소설리스트

12. (18/150)

12.

우리를 마중 나온 김종국은 훤칠한 키의 핸섬한 젊은 남성이었다.

남편 승우와 동년배라고 하였지만,

그의 단단한 체격과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인 얼굴 생김새로 인해 

30대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검은 T셔츠에 청바지차림이라고 하는 스포티한 모습이었다.

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사람일 거라고 상상하고 있던

남주는 그의 첫인상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어서오세요...오늘 밤은 너무 무리한 부탁을 드려...죄송합니다.  자, 이쪽으로.... "

웃는 얼굴을 띄우면서, 김종국은 우리를 맞이해 주며,

우리 두 사람을 넓은 식당으로 안내했다.

맥주, 와인병, 그리고 고급스러운 글래스가 놓여져 있고, 

이미 식사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장에게 듣고 있던 것 같은 김종국의 아내가 준비한

상차림과는 달리, 호화로운 요리를 배달시킨 것이었다.

남주가 사는 아파트의 2배는 될 것 같아 보이는 넓은 거실을, 무심코 둘러 보았다.

대형의 벽걸이 TV, 그리고 고가의 문고본 책들로 가득찬 책장.

다른 한쪽의 벽에는 가족일까, 디즈니랜드의 입구에서 미소짓고 있는 초등학교 정도의

여자 아이 두 명과, 어린 사내 아이와 함께 촬영된 부부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다.

사진안의 아내는, 쇼트 컷 차림의 청초한 아름다운 여성이 보였다.

"집이 굉장히 넓으시네요, 여기"

김종국으로부터 권유받아 슈트의 윗도리를 벗고 식탁에 앉은 남주는, 

무거워진 분위기를 돌리려고,  그렇게 말해 보았다.

"아니에요, 상당히 낡았어요, 게다가. 역에서도 너무 멀기도 하구요"

김종국은 조금 겸손 한 것처럼 대답한다.

이 맨션을 팔고, 부모와 동거하기 위해서 그 토지를 구입하려고 한 것일까.

남주는 문득 생각을 했다.

"사모님은 화이트 와인 어떠세요?"

이미 와인병을 들고 그렇게 묻는 김종국에게 남주는

"아, 저는 그만큼 술을 잘 마시지 못해요···"

라며 주저 해 보였다.

"아, 저는 사모님께서 함께 마셔 주는 편이 편한데....

   자...., 오늘은 부디....."

김종국은 엷은 미소를 띄우면서, 남주에게 와인병을 들이대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코 강요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부인, 뭐, 천천히 마셔도 좋으니까, 오늘 밤은...."

김종국에게 비위를 맞추려는 것 같이, 사장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차는 두고 택시로 돌아간다며,

김종국에게 글래스에 맥주를 찰랑찰랑 따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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