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탁?"
나는 흡연실의 유리창 넘어에서, 부하 여직원이 부르는 것을 무시하고, 전화를 계속했다.
사장이 말하려는 것은 , 먼저 계약을 하고 있던 사람은 나와 같은 40대 초반의 남성으로, 아내, 그리고 아이가 3명 있는 가정이라는 것. 임대 맨션에 살고 있지만, 부모와 동거를 하고 싶어, 토지를 구입 후, 단독주택 건축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쪽 압력에 따라 계약에서 진 형태로, 이번 계약건인 토지에서는 손을 뗀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남성이 우리쪽에서 한마디 정도는 감사의 태도를 나타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한다 ...라는 것이었다. ( 아휴.....이게 무슨 가위바위보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
"그런 것이라면 문제없지요. 당장이라도 내가 전화할까요"
나는 빨리 이 건을 마무리하려고, 사장에 그렇게 제안했다.
"아니, 저쪽 편에서도, 그런 딱딱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반대로 이것도 어쩌면 인연이라고 생각하는 데, 식사라도 함께 어떻습니까?"
"식사요?"
"예....그래서, 김승우씨는 회사 일도 있고 해서, 사모님만을 초대하고 싶은데...."
"아내 혼자서만, 말입니까?"
나는 그 이상한 제안의 의미를 헤아리고 있었다.
창밖의 부하 여직원은 나의 진지한 모습을 헤아렸는지, 목에 매단 ID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체념한 얼굴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예. 그렇다고 해도, 저쪽 분도 휴일이 아닌 평일에. 월요일이나 화요일의 밤이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이 바쁜 남편까지 연루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이번 건에 대단히 적극적이었던 사모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뭐, 이런 것이랍니다"
사장은 그렇게 힘겹게 말을 꺼내, 나의 참석을 만류하고 있었다.
확실히 이번 토지 계약 건에서는, 아내의 적극성이 한 몫을 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내의 열의에 부동산 업소의 사장도 우리의 손을 들어 주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물론, 그날 밤의 사건도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아내 혼자만 참석하게 해서, 귀찮은 요구사항을 들어주게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나는 사장의 그 제안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 혼자만 나오게 해서, 계약 위약금에 대한 배상금이라든가, 이상한 요구를 억지로 승낙하게 해 버린다면 곤란할 것이다.
"아니, 그 점은 내가 보증해요. 상대방의 가족들도 함께 한다고 하고, 나도 동석할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장님도?"
나에게는 그날 밤의 사건이 다시 떠 올랐다.
거기에는 등으로부터 땀을 흘리는 사장의 육체에 팔을 두르고 안겨 있던, 전라의 아내, 남주의 모습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