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53화
1학기는 무난하게 지나가 버렸다. 도찬호가 없어서 경쟁 상대가 없다보니 성적에 대한 부담도 없어졌고,
동기들과 거리가 멀어져서 외톨이가 됐지만 그런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선태가 날 가지고 놀았다.
선생님은 내가 선태 때문에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전혀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작품인양 만족스러운 듯했다.
“하아....하아....으윽....와...오고 있어....”
지금은 선태와 같이 내 방에 있다.
죽어도 지키고 싶었던 최후의 보루마저 그에게 함락당하는 중이다.
“선배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저랑 할 게 있어요.”
그는 대외적으로는 착실하고 성실한 학생의 모습을 연기해야했기 때문에 방학이 되자마자 가족에게 돌아가 집안일을 돕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여자들을 망가뜨리고 다니는 그의 모습을 아는 건 지난번 찾아왔던 친구 두 명이나, 그를 거쳐 간 여자들 정도밖에 없었다.
“뭐, 뭔데?”
나는 그의 목소리 톤이 바뀐 것만으로도 벌써 겁을 집어 먹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내 방으로 온 뒤 그는 작은 케이스를 꺼냈고, 나는 또 피어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파르르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피어싱이 아니었다. 금속으로 된 가는 막대기 몇 개가 들어 있었다. 연필보다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두꺼워져 남자 손가락만한 두께가 되기까지 여러 굵기의 막대기였다.
우선 그는 나를 다리를 벌리고 침대에 눕게 한 뒤, 항문에 진동하는 딜도부터 쑤셔 박았다.
흐응....
그가 딜도로 항문 구멍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내가 점점 쾌감에 취해가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그의 할 일을 시작하려고 했다.
“무, 무슨 짓이야! 거긴 안 돼!”
나는 깜짝 놀라며 손으로 사타구니를 가려 버렸다.
그는 내 보지를 벌리더니, 아까 꺼냈던 막대기 중 가장 가는 것으로 요도 입구를 살살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배를 좀 더 여성스럽게 만들어드리려는 거예요.”
그는 구석에 있던 근사한 가방을 열더니, 가죽 수갑을 꺼냈다.
그는 항상 도구들을 멋드러진 가방이나 케이스에 담아 다녔고, 도구들을 사용할 때 나에게 협박을 하거나, 동의를 구하는 따위의 짓을 하지 않았다.
그저 본인이 내키는 대로 행동할 뿐이었다.
나는 결국 팔은 뒤로 돌려서 묶이고, 다리도 오므리지 못하도록 무릎을 묶여서 침대 위쪽에 줄로 당겨졌다.
다리를 M자로 벌린 채로, 그가 막대기로 요도를 살살 건드리는 탓에 찌릿찌릿한 묘한 감각과 수치심을 그대로 받아야 했다.
“조금 뻑뻑하네요,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으으윽!.....
그가 막대기를 살살 찌르자 마치 바늘로 찌르고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한 통증이 요도를 타고 아랫배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처음으로 관통당해보는 건데도 그 찌릿찌릿한 통증이 살살 쾌감으로 느껴졌다.
“흐으응....아파....”
“선배, 요도도 성감대인 거 알고 있어요? 처음 삽입의 거부감만 극복하고 나면 보지처럼 이쪽으로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작은 약병을 꺼내더니, 요도를 찌르던 막대기의 끝을 그 약병에 담갔다.
“근육 이완제예요. 이걸 적셔주면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안 돼....그러지 마....”
나는 공포에 질린 채로 고개를 저었다. 보지가 헐렁헐렁해지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항문이나 요도가 풀어져서 대소변을 줄줄 흘리고 다닌다면, 그래서 기저귀라도 차고 다녀야 한다면,
그건 정말 벌레 같은 삶 아닌가.
하읏....으읏.....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막대기를 찔러 넣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요도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고통을 참았다. 이완제를 바른 뒤로는 막대기의 움직임이 더 격렬해졌다.
더 깊숙이 들어오고, 구멍을 벌리려는 것처럼 빙글빙글 돌려졌다.
한참 그렇게 고문을 당하고 나니 보지와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는 게 멈추질 않았고, 뒤통수와 턱도 덜덜 떨렸다.
“그만....그만해줘....”
나는 덜덜 떨면서 억지로 짜내듯이 말했지만, 그는 그저 씨익 웃어 보일 뿐이었다.
“선배, 이제 이걸로는 지겹죠?”
그는 막대기를 바꿔 들었다. 아까 것보다 살짝 두꺼운 막대기였다. 거의 차이가 안 날 정도였지만, 민감하고 좁은 요도에게는 그 차이도 바늘과 대들보만큼이나 크게 느껴졌다.
으으윽.....아윽....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나는 포기하고 고통을 견디는 대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기로 했다.
“좋아요, 잘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건 그가 찔러주는 막대기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대한 요도에서 힘을 푸는 것이었다.
가끔 깊이 들어오면서 찌릿한 통증이 올라오면 본능적으로 요도가 오그라들었지만, 그럴수록 더 고통스러워지기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요도에 최대한 힘을 풀고, 막대기가 수월하게 오갈 수 있도록 해줘야 했다.
하지만 그러면 점점 그가 원하는 대로 쾌락 속으로 끌려갔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다.
으아아악!!
그러다가 갑자기 나는 허리를 뒤틀며 비명을 질렀다. 깊숙이 들어와 있던 막대기에서 찌릿한 전기 충격이 전해진 것이다.
“하하, 선배 구멍이 상당히 풀린 거 같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해보죠.”
딱!....딱!.....
막대기가 요도를 쑤시다가 이따금씩 정전기 같은 전기 충격이 요도 깊숙이, 방광을 지나 자궁까지 자극하며 찔러 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허리를 뒤틀고 어금니가 부서질 것처럼 이를 물고 참아야 했다. 이미 보지는 애액으로 흠뻑 젖은 채로 전기 충격 때문에 구멍을 여닫으면서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요도에 박혀 있는 금속 막대기에서 자글자글한 전기 자극이 계속 흘러 나왔다.
이전의 전기충격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유발했지만 이건 달랐다. 요도가 점점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뻐끔거리는 보지처럼 요도도 꾸물꾸물 뒤틀리며 뻐끔거리는 게 느껴졌다.
하반신이 쾌감과 고통과 얼얼한 감각으로 범벅이 됐고, 구멍들이 엉망으로 풀어져서 내 의지를 벗어나 제멋대로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차라리 허리를 잘라버리고 편해지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는 항문에 박혀 있는 딜도도 끊임없이 쑤셨기 때문에 구멍 세 개가 완전히 풀어지고, 점액 범벅이 돼 있었다.
“그만....미칠 거 같아....죽어....으아아....진짜 죽어....”
나는 울면서 고개를 세차게 휘저었다.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전기 충격이 머리까지 올라오는 것처럼 찌릿찌릿하고, 몽롱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먹먹해져갔다.
촤아악!!
그리고 잠시 뒤, 그가 자글자글 전기를 흘려 넣던 막대기를 요도에서 뽑아냈고, 그러자 소변이 분수처럼 뿜어져 올랐다.
“어때요 선배? 기분 좋죠?”
나는 허리가 활처럼 휘어진 채로, 내 의지를 벗어나서 마구 뿜어져 나오는 소변이 끝날 때까지 강렬한 사정감에 취했다.
남자이던 시절 자위할 때보다 더, 수십 배는 더 강렬한 사정감에 허리가 빠질 것 같았다.
선태는 내 소변을 뒤집어 쓴 채로 나를 보며 씨익 웃으며 말했다.
“선배 이제 막 처음으로 뚫었을 뿐이에요. 방학이 되기 전에 완전히 뚫어줄 테니 걱정 마세요.”
그가 다시 자글자글 전기가 흐르는 막대기를 요도에 찔러 넣기 시작했지만, 나는 완전히 탈진해서 고개를 가누지도 못했다.
그날 밤, 나는 열댓 번 정도 그렇게 강제로 소변을 뿜어댔다.
아니 소변이 아닌 거 같았다. 처음은 소변인 게 확실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소변이 아닌 뭔가였다.
야동에서 보던 조수라는 거 같다.
밤새 그에게 요도를 시달리고 나니 그가 내 방에서 나간 뒤에도 요도의 얼얼한 감각이 사라지질 않았고, 내가 마사지해도 절반정도는 마비된 감각이 돌아오질 않았다.
미친 새끼....날 어떻게 만들어 버리려는 거야....
그의 전기를 이용한 짧은 고문 끝에,
[개발 레벨]
[가슴 : 3/9], [유두 : 3/9], [보지 : 3/9], [음핵 : 3/9], [항문 : 3/9], [요도 : 1/9]
[복종도 : 남 4/9 여 1/9], [노출증 레벨 : 3/9]
기어이 요도 레벨이 오르고, 남자에 대한 복종도도 4로 올랐다.
한참이나 전기 고문을 당한 탓인지 몇 시간이 지나도 하반신의 얼얼한 감각이 사라지질 않았고, 깊은 새벽이 될 때까지도 잠에 들 수가 없었다.
간신히 잠이 들 무렵, 몽롱 기분이 어쩐지 쾌감을 받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 돼서 자연스럽게 손이 보지로 갔다.
흐으응....
가볍게 자위를 하다가 그가 놓고 간 요도용 막대기 케이스가 눈에 띄었다.
꿀꺽....
요도도 성감대라고 했지, 스스로 부드럽게 하면 어떨까.
나는 가장 가는 막대기를 꺼내서 살살 요도를 찔러보기 시작했다.
흐으응....
그러자 여전히 찌릿찌릿한 통증이 약간 올라오긴 했지만, 그보다 강한 쾌감도 같이 올라왔다. 보지를 쑤실 때나 항문을 쑤실 때와는 또 다른 쾌감이었다.
흐응...하으응....
처음에는 스스로 하는 대도 잔뜩 긴장해서 심장이 벌렁거렸지만, 조금 지나자 찌릿찌릿한 통증마저도 쾌감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요도 자위에 온전히 몸을 맡길 수가 있게 됐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막대기 크기를 점점 늘려가면서 자위할 때였다.
촤악!...
“으악!”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수를 뿜어버린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며 덮고 있던 이불을 치워 버렸지만, 이미 이불들이 조수로 엉망이 된 상태였다.
하아....방수요 깔고 할 걸....
선태가 날 가지고 놀 때는 항상 방수요를 깔고 했었지만, 나 혼자 잘 때는 그 감촉이 불편해서 치워뒀다.
대충 이불들을 세탁기에 쑤셔 박아두고 오니 기분이 팍 식어버려 잠들 수 있었다.
“선배, 그럼 잘 연습해두세요.”
드디어 방학이 시작됐고 선태가 헤어지면서 남기고 간 말이다.
연습이란 조수를 사정하는 걸 말했다.
처음 요도를 뚫린 뒤로 그는 꾸준히 내 요도를 가지고 놀았고, 요도 개발 레벨을 순식간에 2까지 올려 버렸다.
그리고 그가 말한 ‘여성스러움’이라는 것의 정체도 알게 됐다.
그는 막대기와 전기 자극을 이용해서 내 요도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나갔고, 성적 자극을 받으면 스스로 열리도록 개발을 해 나갔다.
그래서 마침내 절정을 할 때 마치 남자처럼 조수를 뿜으며 사정하도록 만들어 버린 것이다.
“선배, 여자는 숨기는 게 있어서는 안 돼요. 절정을 받았으면 그걸 남자한테 보여줘야죠.”
자신이 나를 완전히 굴복시켰다는 것을, 나를 절정 속으로 빠뜨려놨다는 걸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날 사정하는 몸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흐으....
그리고 그게 더 자연스러워지고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방학동안 요도 자위를 이용해서 완전히 개발해두라는 것이었다.
그 전이었다면 스스로 요도를 쑤시면서 비참한 심정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었다.
피어싱을 위해 뚫렸던 상처에 연고를 바르던 때와 달리, 그의 당부와 상관없이 나는 요도 자위에 흠뻑 빠져 지냈다.
후우....얼마 만에 나오는 거지.
방안에서 자위만 하다가 밖으로 나오니 기분이 또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유미가 없으니 방에서 나올 일이 없었다.
그동안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자괴감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야!”
오랜만에 유미의 얼굴을 보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잊어버릴 수가 있었다.
바다는 결국 포기했고 도시 변두리에 있는 산의 어느 계곡으로 가기로 했다. 작년에 동기들과 갔던 산을 피하기로 했다. 어쩐지 동기들이나 1학년들이 그곳으로 또 엠티를 갔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었다.
지난번 겨울 여행에서의 실패를 생각하고, 이번에는 어딘가를 돌아다닐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와, 미친 안 무거워?”
나는 그녀의 가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예 먹고 싶은 것들을 커다란 케리어에 잔뜩 싸온 것이다.
“에이, 그래도 막상 가면 다 먹어, 없어서 뒤늦게 아쉬워하는 것보다 낫지.”
“나한테도 좀 줘.”
나는 별 생각 없이 옷가지나 조금 챙겨왔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번 동기들이랑 왔을 때랑은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시끌벅적한 것도 좋았지만,
계곡에 돗자리를 깔아두고 아무 말 없이 누워있는 것도 좋았다.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도 좋았고, 차가운 물에 담가놓은 발목에서 올라오는 한기도 좋았고, 울퉁불퉁해서 불편한 등의 감촉도 좋았다.
“하아....좋다....”
내가 길고 편안한 한숨을 내쉬면서 말하자, 유미도 동의했다.
“평생 이러고 있었으면 좋겠다. 천국이 따로 없네.”
도시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왔기 때문에 그냥 아무 펜션이나 잡았는데도 주변에 사람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브라를 항상 챙겨 입고 다니네? 불편하지 않아?”
유미의 말에 움찔 했다.
“불편하긴 하지만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더 불편하더라.”
“하긴, 헤비 캐논은 몰라도 소드 헌터는 뛰어다녀야 하니까.”
다행히 그녀도 납득해줬다.
그녀가 괜히 브라 이야기를 꺼내자, 겨우 잊고 있었던 피어싱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하게 숨길 수는 없었다.
“한솜아?....너...”
실컷 놀고 난 뒤, 펜션 샤워실에서 망연자실한 채로 거울에 가슴을 비춰보고 있을 때였다. 속옷차림의 유미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가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미는 온천 때의 일을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들어온 거 같았지만, 덕분에 가슴에 달려 있던 피어싱을 들키고 말았다.
다급하게 손으로 가슴을 가렸지만, 그녀의 말투를 보니 이미 봐버린 거 같다.
“아무 말 하지 말아줘....”
내가 고개를 숙인 채로 말하자, 그녀가 뭔가 말하려는 듯하다가 문을 다시 닫고 나갔다.
하아....
내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유미는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미안해....볼 생각은 없었는데....”
오히려 그녀가 먼저 나에게 사과했다. 아무래도 샤워실 문을 마음대로 열고 들어온 건 잘못이니까.
하지만 평소였다면 나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아냐....”
나도 힘없이 대답했다.
“....그런데, 언제 달았어?”
피어싱을 말하는 듯했다.
“얼마 안 됐어.”
“....그래서 요즘 브라를 입고 다녔구나.”
“맞아, 사실은 그거 때문이야.”
“도대체 왜?”
그녀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투로 물었고, 사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
도대체 왜 피어싱을 달아둔 건지, 선태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그걸 보고 만족스러워 했던 선생님에게도 묻고 싶다. 처음으로 명찰을 달았던 도찬호에게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나는 괜히 시선이 내 가슴으로 내려갔다.
“나도 모르겠어.”
나는 이 대화를 그만하고 싶었지만, 유미는 멈추지 않았다.
“니가 단 건 맞아?”
그녀는 수상한 불안을 눈치 채고 물었다. 하지만 남자 이야기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에게 선태 이야기를 꺼내기란 쉽지 않았다.
아니, 사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녀가 선태를 죽여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자식은 터무니없이 뒤틀려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유미도 나와 같은 꼴이 돼 버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존심이 강한 그녀는 선태가 보여줬던 사진들 속의 여자들처럼 보지가 꿰매어져 버릴지도 모르지.
“응, 대학생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뭐....그렇긴 하지. 대단하네.”
그녀의 시선이 내 가슴에 꽂혔다.
꿀꺽....
그녀가 침을 삼키는 게 나한테까지 들렸다.
“혹시 나한테 보여줄 수 있어?”
그녀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구경이나 해보자는 표정으로 물었다. 절반쯤은 기대로 인한 웃음으로, 절반쯤은 그걸 마주해야 할 불안으로 차 있는 애매모호한 표정.
나는 한참이나 고민한 끝에, 조심스럽게 옷을 걷어 올려서 가슴의 피어싱만 보여줬다.
같은 여자인데도 엄청나게 부끄럽다.
그녀는 눈이 커져서는 시선으로 뚫어버릴 것처럼 젖꼭지를 째려봤다.
“이제 그만!”
마침내 그 시선을 참지 못하고 나는 옷을 내려 버렸다. 어쩐지 야한 기분이 돼서 보지가 살짝 젖어있는 게 느껴졌다.
“으, 으응.”
그녀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그 이후로는 피어싱에 대한 말을 전혀 하지 않은 채로 며칠간 펜션에서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