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544화 (544/599)

<-- -->

괴룡왕 바하무트 격살자라니 참으로 낯뜨겁기 짝이없는 칭호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실버라는 이름의 드래곤이 단번에 나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리라. 그건 그렇고 이 빌어먹을 엘더 드래곤놈들 정보를 뿌릴거면 제대로 내 잘생긴 얼굴과 함께 현상금 딱지 'WANTED $199,999,999'라도 붙여놨어야지 괜한 시비에 얽혀들게 만들고 말이야.

"바, 바하무트 격살자? 그말인즉슨 필멸자 레벨은 진즉에 아득히 초월해버린 수준이란거 아니야. 실버 대장, 일부러 나 엿먹일려고 말 안한거지."

"그럴리가. 나도 방금의 브레스를 보고 알아봤을뿐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동족같지는 않는데다, 폴리모프 상태에서 브레스를 쓸 수 있는 드래곤이라니 들어본적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애시당초 블타 네가 명령체계를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한게 문제의 시초아니였던가?"

"큭! 그렇게 말하면 나도 할말은 없지만 처음 내가 쉐도우 브레스를 얻어맞았을때 얼마나 놀랐는지 알기나해? 그림자 용 일족의 고룡 어르신이라도 나타난줄 알고 드래곤 하트가 철렁했다고. 그나마 같은 계열의 브레스라 상쇄 및 저항해서 다행이지 만약 같은 위력의 다른 속성 브레스였으면 아마도 지금의 나는..."

블타라는 이름의 쉐도우 드래곤이 아직도 두려움에 가득찬 눈동자로 나를 흘깃거리며 말했다. 확실히 쉐도우 브레스와는 상극인 디바인 브레스까지 갈 필요도 없이 그냥 아무 속성의 브레스만 사용해도 이제 갓 성룡(成龍)이 된 저 애송이 쉐도우 드래곤따위는 얼마든지 한줌 재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광룡병에 걸렸으나 엄연히 고룡(古龍)인, 그것도 꽤나 연배를 잡수신 쉐도우스틸과 근 10년동안 아웅다웅하다보니 저 블타라는 드래곤이 귀엽게 여겨져 손속에 사정을 뒀을뿐 이제 막 성룡이 됐다고해서 봐줄 생각은 추호도 없는 나였다. 아무튼 힘의 우위가 명확하게 갈리자 드래곤 감찰대의 리더인 실버 드래곤도 더는 곧이곧대로 심문을 밀어붙일 수 없었는지 폴리모프를 시전했다.

그렇게 환환 빛무리와 함께 나타난 은발청안의 미남자는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성인 남성중 가장 잘생긴 외모를 지니고 있었는데 소위 말하는 만찢남(만화를 찢고나온 남자)의 결정체였다. 어찌나 얼굴에서 빛이 나는지 아야사가 잠깐 시선을 빼았겼을 정도. 아 이건 살짝 빈정상한다. 확 마 얼굴 거죽을 산채로 벗겨버릴까.

"당신 정도의 존재가 해츌링처럼 연약한 존재를 괴롭히는 취미를 갖고 있진 않을거라 믿고 심문은 건너뛰기로 하겠습니다. 그 대신 한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질문을 하는건 좋은데 할려면 간단명료하게 빨리 해라. 나는 지금부터 아야사랑 그간의 회포를 풀기 위한 재회의 섹스를 하러가지 않으면 안되거든."

"그 괴룡왕 바하무트의 최후는 어땠습니까?"

"아아 그거 말인가. 아주 추하기 짝이 없었지. 드래곤을 잡아먹는 드래곤이란 위명이 무색하게 죽음이 코앞으로 닥쳐오자 내 바짓가랑이를 붙들면서 제발 살려달라고 울부짓더군. 물론 감히 내 행성을 파괴하려고 했던 녀석에게 자비를 베풀다니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마치 바퀴벌레를 밟아죽이듯 가볍게 으깨주었지."

"그렇습니까... 전 우주에 적수가 없을것 같았던 그 괴룡왕에게도 천적은 있었던 모양이군요."

실버 드래곤의 폴리모프 남성체가 갑자기 두 눈을 감고 애수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러자 안그래도 하이레벨이였던 외모가 버프를 받기 시작했기에 나는 급히 두손으로 아야사의 눈을 가려버렸다. 혹시나 그럴일은 없겠지만 아야사가 저 실버 드래곤에게 반하기라도 한다면 용제성에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다시 한번 정식으로 제 소개를 하도록하죠. 제 이름은 실버스타인, 동료들은 보통 실버 대장이라고 줄여부르곤 합니다만 거기에는 단순히 짧아서 부르기 편하다는 것 외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푸른눈의 은룡족의 유일한 생존자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제가 유일한 생존자가 된건 그 괴룡왕 바하무트가 저희 일족의 대부분을 몰살시켰기 때문으로 거기에는 제 양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엘더 드래곤님들로부터 괴룡왕 바하무트 격살자에 관한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직접 만나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글쎄, 그런 말뿐인 감사 인사같은건 솔직히 필요없는데 말이지. 어차피 누군가의 복수를 위해서 바하무트와 싸운것도 아니고 순전히 내 눈에 거슬려서 밟아 죽였을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말이야."

"그렇다고해도 옥사건님께서 제 평생의 응어리진 한을 풀어주셨다는 사실에 변함은 없..."

"그렇게 고마우면 빨리 이 시덥잖은 현장검증 좀 정리하고 빨리 꺼져. 나는 그간 응어리진 정욕을 풀기 위해서라도 빨리 아야사를 으슥한곳으로 데려가야 하거든? 아 그리고 혹시나 싶어서 말하는건데 앞으로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때 출동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괜한 트집을 잡아서 지구촌 마을 사람들을 귀찮게 굴지는 마라. 애초에 드래곤이 한두마리도 아니고 천지 삐가리인 이 용제성에서 해츌링을 괴롭힐만큼 담큰 녀석이 어디 있다고 나참. 설마 그 놈의 룰때문에 이 정도 편의도 못봐줄 요량이라면 앞으로 나한테 말걸 생각하지 말고 그럼 이만!

아 마지막으로 칼로도프, 저 밍밍이란 해츌링한테 세계명작동화 100선 음성테이프 같은거라도 좀 갖다줘. 앞으로 다신 아야사한테 동화책 읽어달라고 못하게."

그 지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이 장소에 붙어 있을 이유를 찾지 못한 나는 아야사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갑작스런 통보에 멍때리고 있는 드래곤 감찰대와 칼로도프를 뒤로한채 이매망량의 물결레 올라 마을 인근 숲속으로 향했으니 어느 누구도 쫓아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 * * *

"아앙, 아앙, 아앙! 사건님 너무 겨, 격렬합니다. 조금만 살살... 아흐으으으읏!"

"오랜만에 만난건데 이정도쯤은 괜찮지 않아? 어차피 아야사 너도 그동안 욕구불만에다 그 밍밍이라는 엄살쟁이에다 어리광쟁이인 해츌링을 돌보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거 아니야. 내가 이번에 제대로 힘써서 아주 그냥 머릿속이 새하얗게 만들어줄테니까."

라고 말하면서 나는 아야사의 여전히 지방 비율이 예술적인 허벅지를 들어올려 어깨에 걸친 후 한층 더 격렬하게 섹스를 이어나갔다. 내가 임의로 학다리 교미라고 이름붙인 이 체위는 사타구니의 각도를 최대한 이격시켜(속된말론 보지를 최대한 벌려) 자지를 깊숙히 삽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근 넉달만에 맛본 아야사의 보지는 여대생 시절처럼 싱싱한 맛은 없었지만 오래전에 담근 와인이 숙성 과정을 거친것 마냥 그윽한 맛을 풍겼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론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아야사의 쫄깃한 보지가 집요하게 내 자지를 물고늘어져 놓아줄 생각을 않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야사가 운동을 즐기는 타입이 아님에도 이정도 조임이라니 확실히 그녀는 확실히 타고난 명기임이 틀림 없었다.

브륫브륫, 꿀럭꿀럭꿀럭꿀럭!

당연히 얼마안가 3번째 사정을 앞두게된 나는 단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질내사정을 해버렸다. 어차피 임신은 불가능한 씨없는 수박(정확히는 유전자 형질변환의 문제)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콘돔도 없이 생보지에 싸지르는 기분은 더없이 지극한 육체적, 정신적 만족감을 선사했다.

그렇게 내가 아야사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매만지며 쾌감의 여운을 만끽하는 와중에 갑자기 VOT(Vaccine Of Things) 단말기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다른 누군가가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걸어온 모양이였는데 하필이면 아야사와 진득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이때 연락을 하다니 여간 성가신게 아니였다. 대충 건성으로 대답후 끊어버릴 요량으로 통화버튼을 누른 순간 화려한 비취보석 악세사리로 장식한 묘령의 여성이 나타났다.

-옥사건군 왜 이렇게 통화를 늦게 받... 으흠흠! 이런 제가 한창 바쁠때 연락을 한 모양이군요. 나중에 다시 통화할까요?

"그럴 필요 없고 할 말있으면 빨리 해. 마침 잠시 쉬어가려는 타이밍이였으니까."

-그렇다면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끊겠습니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당신이 용제성에서 직접 두눈으로 확인해야할만한 사안이 3개정도 있어요. 첫째는 신앙 링크 오염으로 용태가 위중한 세라프스양을 만나보는 것. 둘째는 지구에서 괴룡왕 바하무트에게 마스터가 살해당한 성룡 삼인방을 만나보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론 엔도미야님께서 직접 의뢰하신 퀘스트에 관한건데 사실 저도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옥사건군과 연결시켜 달라는 이야기만 전달받았을뿐이에요. 귀찮게 굴 생각은 없지만 모두 옥사건군의 도움이 필요한 것들이니 언제 한번 시간을 내서 제 드래곤 레어로 찾아와줬으면 좋겠어요. 가급적이면 오늘 안으로 늦어도 내일까지는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