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543화 (543/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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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사 망마! 어디 갔었어 나 동화책 읽어준다고 했으면서

"죄송합니다, 밍밍님. 지금바로 책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아니 잠깐! 굳이 그럴 필요없어. 이 문제는 내가 해결할테니까 아야사 너는 잠깐 물러나 있어."

손바닥을 들어올려 아야사를 제지한 나는 칼로도프 일행을 헤치고 해츌링 '밍밍'에게 접근했다. 그러자 목장에 발랑 드러누워 징징거리던 녀석이 낯선 얼굴의 등장에 짧을 팔다리를 열심히 휘저어 뒷걸음을질을 쳤다.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해도 어린애는 어린애. 거기다 고아라는건 과거 어떤 형태로든 부모 드래곤을 여의었다(드래곤 정도 되는 생명체가 자기 자식을 버릴리는 없으므로)는 소리였으니 이방인의 존재를 두려워 할만도 했다.

"오구구구구. 우리 밍밍이 동화책이 읽고 싶어쪄염?"

"다, 당신 누구야. 아야사 맘마 불러와! 안그러면 나 호루라기 불거야!!"

"좋아, 어디보자 그럼 혹시 선녀놔 난봉꾼 이야기라고 혹시 들어봤니? 본래 제목은 선녀와 나무꾼인데 내가 살짝 각색을 했거든. 그러니까 옛날 옛날에 어느 난봉꾼이 목욕중인 선녀의 선녀옷을 훔쳐 그걸 빌미로..."

"호루라기 분다고 했잖아!"

밍밍이가 안그래도 빵빵한 볼을 한껏 불려가며 호루라기를 불자 예상과는 달리 헛바람이 들어가는듯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호루라기에 대한 반응은 빨랐으니 이 근처에서 순찰을 돌고 있던건지 아니면 텔레포트를 해온 것인지 저 하늘 멀리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비행물체의 정체는 독수리 5남매도 아니고 일렬로 날아오른 드래곤 5마리. 최소 성룡급으로 보이는 그들은 비늘색은 달랐지만 동일한 색의 휘장을 매단체 서서히 마을로 접근해왔다.

"해출링 전용 호루라기 아티팩트의 구조신호를 듣고 찾왔습니다. 잠시 검문에 협조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레이스 일단 해츌링에게 외상의 흔적이나 술법의 마력흔이 있는지 확인해주게."

"알겠습니다, 리더."

해츌링 혼자 살기엔 지나치게 넓다고 여겨진 우리였지만 5마리나 되는 성룡이 착륙하자 무슨 3평짜리 고시원마냥 좁게 느껴졌다. 그렇게 그레이스란는 이름으로 불린 그린 드래곤이 폴리모프를 시전하자 환한 빛과 함께 녹발미녀가 등장해 새끼 드래곤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이 울어재끼는 밍밍. 아니 이 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진짜!

"으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앙!!!"

"디텍션 매직! 흐으음... 이렇다할 외상은 없습니다. 딱히 술법이 시전된 흔적도 없고요."

"그렇다면 그 울음소리의 원인은?"

"지금 단계에선 특정할 수 있는 병명이나 확대 증거는 없습니다. 혹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만 비늘에 윤택이 흐르는걸 보면 그럴 가능성도 낮죠. 해츌링때는 영양상태가 아무리 좋아도 정신적인 상태가 바로 비늘에 드러나는법이니까요."

"울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이렇게 서럽게 운다라 이른바 꾀병이라는건가. 하지만 드래곤 감찰대 수칙에 따르면 해츌링이 울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끝가지 이유를 추척해 조서를 작성하라고 되있으니 여기있는 인간들을 심문할 수 밖에 없겠군요. 어디보자 이 마을, 지구촌의 촌장은 아야사 크로스데일이라고 하는 인간인가. 혹시 지금 여기에 있다면 잠시 취조에 응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헤에 이 마을의 이름이 지구촌이였나. 그거 참 재미있군 그래. 이봐 이 지구촌의 촌장은 바로 나다. 그러니까 엄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지말고 볼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흐음? 그럴리가. 그 아티팩트 수첩에 아야사 크로스데일은 여성개체라고 되어 있는데 당신은 남자이지 않은가."

"그거야 어제까지의 이야기고."

"하룻밤 사이에 아야사 크로스데일의 성별이 바뀌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런 종족이 아주 드믈게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고서를 통해 본적은 있지만 너희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용제성밖을 떠돌아야 했지만 본래 지구의 리더였던 내가 다시 그자리를 돌려받은 것 뿐이라고. 아 여기선 촌장이라고 했나?"

나는 드래곤 무리의 리더인듯한 실버드래곤에게 말을 걸면서 눈으로는 녹안녹발을 한 여인의 쓰리 사이즈를 살폈다. 과연 그린 드래곤의 폴리모프 여성체 답게 굉장히 글래머러스하면서도 얼굴에는 귀티가 잘잘 흘렀는데 마음같아선 그녀가 뭔가 시비라도 걸어서 간음할 명분을 줬으면 하는 바램이였다.

물론 바램은 바램이였을뿐 그레이스란 이름의 드래곤은 상관의 명령에만 반응하는 수동적인 인물인지 밍밍의 옆에서 말없이 대기하고 있을뿐 아무런 딴지도 걸지않았다. 하지만 사람 아니 용이 5마리나 있으면 그 중에선 다소 반항아 기질이 다분한 녀석이 있기 마련이였으니, 온몸이 칠흑처럼 검은 성룡 한마리가 입가를 비죽거리며 나를 잡아먹을듯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 시비를 걸어, 어서 시비를 걸라고!!

"그말인즉슨 당신의 본래 이 지구촌 주민들의 리더였다는 소리군요. 하지만 용제성에서 촌장이라는 직위에 담긴 의미는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꿀 수 있을만큼 가볍지않습니다. 드래곤들과 이주민 사이의 연걸점이 되어줄뿐만 아니라 마을에 필요한 물자 출납 및 마을 공동행사 스케쥴 편성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죠. 그뿐만 아니라 해츌링 육아의 총책임자이기도 하니 임의로 아무에게나 시킬 수 는 없습니다. 정 촌장을 바꾸고 싶다면 드래곤 장로회에 연락해 인적성 검사를 받은 후 적합한 절차를 밟아주세요."

"아 정말 아까부터 왜 이렇게 빡빡하게 구시나. 애초에 이미 밍밍에게 이렇다할 외상이나 술법이 없는걸 확인했으면 얌전히 물러날것이지 이렇게 범인 취급하며 못살게 굴거야? 기껏 어리광쟁이 해츌링을 드래곤족 대신 돌봐주고 있는데 이러면 우리도 영 섭섭해."

"그 마음 십분이해합니다. 하지만 절차는 절차. 간단한 질답만 나누고..."

"아 정말 아까부터 왜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시나. 애초에 실버 대장이 인간들에게 너무 살갑게 구니까 이것들이 주제도 모르고 우리랑 동급인줄 알잖아. 고향별이 멸망당해서 용제성에 얹혀사는 주제에 말이야. 그러니까 이런 건방진 인간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실버 대장을 대신해서 내가 시범을 보이도록 하지."

아니나 다를까 예의 검은 드래곤이 갑자기 명령체계도 무시한채 갑자기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호흡기관에 막대한 음에너지를 집약시키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는 쉐도우스틸과 마찬가지로 쉐도우 드래곤 일족이였던 것이다.

아무래도 지구촌 마을 근처의 동산이라도 날려버려서 무력시위를 할 요량인 모양인데 잘못 걸려도 한참 잘못 걸린셈이였다. 감히 나 아크리퍼 앞에서 브레스 자랑질이라니 어림도 없지. 마침 이 드래곤 감찰대는 내가 괴룡왕 바하무트를 무찌른 압도적인 힘의 소유자라는걸 전혀 모르는듯 했으니 이는 충분히 정당방위라고 할만했다.

"볼타, 그만둬! 너의 브레스는 주변 자연환경을 파괴할뿐만 아니라 침식할 가능성이..."

"쉐도우 브레스 받아치기!"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무리의 리더인듯한 실버 드래곤이 뭐라든간에 나는 목구멍이 뜨겁다 못해 타버릴정도로 호흡기관을 예열시켰다. 잠깐이지만 공허충(空虛蟲)들을 첨가할까하는 생각도 해봤으나 그랬다간 아무리 음에너지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쉐도우 드래곤이라해도 즉사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오롯이 쉐도우 브레스의 힘만으로 상대를 참교육하기로 했다.

그렇게 양쪽 입에서 넘실넘실 뿜어져 나온 어둠의 마력이 맞충돌하니 처음 아주 잠깐은 백중세를 이르는듯 했지만 얼마안가 내쪽의 쉐도우브레스가 거침없이 상대의 것을 밀어내 칠흑의 드래곤을 격추시켰다. 그러자 어안이 벙벙해 하던 드래곤 감찰대원중 리더인 실버 드래곤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동료의 추락을 빙결계 술법으로 받아냈다.

와장창창창창창!

내구도가 약한 얼음벽을 층층히 쌓아 낙하시의 충격력을 최소화 한 것이다. 과연 술법의 종주인 드래곤 답게 무영창으로 제법 상위 넘버링의 술법을 연달아 펼쳐낸 셈이였는데 덕분에 맨바닥으로 곤두박질 칠뻔했던 칠흑의 드래곤 '볼타'는 간신히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심지어 쉐도우 드래곤의 비늘에는 기본적으로 음에너지에 대한 내성이 있었기에 브레스 싸움에서 밀린것치곤 제법 멀쩡한 모습이였고 거동이 불편한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바닥에 착지한 녀석은 몸을 둥글게 만채로 오돌오돌 떨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같은 계통의 브레스를 사용한 나를 훨씬 나이가많은 쉐도우 드래곤 즉 정체를 숨긴 고룡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였다. 이 귀여운 녀석 한방에 나가떨어질거면서 유세떨기는.

"드래곤보다 강력한 브레스를 사용하는 인간... 그렇군요. 이제야 알겠습니다. 당신이 바로 엘더 드래곤님들께서 말씀하셨던 괴룡왕 바하무트 격살자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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