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25화 (325/599)

00325  vol.10 Oxogan The Goddess of the Moon  ========================================================================= Reg

'아흥, 아흥! 거기가 너무 뜨거워!!'

'이제 슬슬 끝날때도 되지 않았어?'

'그만 좀 해 이 짐승같은 새끼야!'

진짜 뜨거워서 김이 모락모락 날정도의 비비앙 칼빌레이와의 정사를 마무리하고 나는 그녀를 죽부인마냥 끌어안고 복도 한가운데에서 축 늘어지고 말았다. 각종 영약과 가호로 몸보신을한 내가 이정도니 비비앙쪽이야 완전히 팍팍 쉰 파김치가 됐음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였다.

나는 귓가에 입김을 불어넣어도 반응이 없는 비비앙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으며 서로의 알몸을 최대한 밀착시켰다. 율리안 헉스포드가 괜히 비비앙과의 하룻밤을 보내자마자 허겁지겁 프로포즈를 하고 그 이후 스토커마냥 집요하게 쫓아다녔던게 아니였다.

비비앙은 입술, 젖가슴, 엉덩이, 보지 어느것 하나 장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것이 없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명품 섹스돌이란 칭호가 아깝지않은 여자였던 것이다. 다른식으로 표현하자면 다소 모호한 얘기일 수 있지만 바이올라와 카멜리아의 경우 누가 여배우 아니랄까봐 금방이라도 영화 스크린에서 튀어나온 히로인 느낌이라면, 비비앙은 애니메이션 비디오에서 튀어나온 히로인 느낌이 났다.

뭐 개인적인 표현일 뿐이니 제 3자는 동의하지 않을 수 도 있었지만 중요한건 옛 어른들 말씀중에 틀린것 하나 없다는 것이였다.

"반찬은 고기, 야채 가리지말고 골고루 먹어야 건강해진다."

"끄응. 뜬금없이 그게 무슨 헛소리야? 사람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반찬먹을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일찌감치 알고는 있었지만 너는 율리안보다 저질이야."

"확실히 정신상태는 썩어빠져서 저질일지 모르겠지만 아랫도리 상태는 율리안보다 고품질 아니야? 율리안은 이미 죽어서 흙으로 돌아갔으니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힘들겠지만 비비앙 네 보지는 분명 기억하고 있을것 같은데 말이지. 어느 자지가 더 꽉 끼든?"

"말같지도 않은 소리하지마, 이 쓰래기 새끼야! 그보다 앱솔루트 모나크를 잡을 방법은 생각해뒀어? 또 시베리아 대륙 포격같은 엄한 소리를 하면 나는 그냥 혀깨물고 자살할거야."

"뭐 그거야 지금부터 천천히 생각해보면 되는거지. 왕원희란 이름의 대학교 과동기가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녀석들도 생각이 있다면 함부로 인질을 건들지는 못할테니까."

"그런데 앱솔루트 모나크가 인질의 생환을 대가로 달에 신전을 지어달라고 요구했잖아. 사실 그 정도 요구면 그냥 들어주면 되는거 아니야? 무슨 아크리퍼 너의 언데드 군단을 넘겨달라는 것도 아니고 달에 조형물 몇개를 짓는건 종합 리조트까지 건축한 너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잖아."

"뭐 그렇기는 한데."

비비앙의 말대로 달에 신전을 짓는다는 무슨 고대 설화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도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였다. 색향천월관이라고 하는 도시형 전함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을 컨트롤 타워로 삼고 모델명 고블린(Goblin)의 메카닉로이드를 앞세우면 고전양식의 신전따위는 열흘도 안되서 완공할 수 가 있었다.

물론 내부 인테리어에 해당하는 조잡한 문양들을 세세하게 그려넣는 일은 조금 까다로울 수 있겠지만, 그래봐야 완공기간은 한달을 넘지않을터였다. 문제는 앱솔루트 모나크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달에 우주정거장도 아니고 신전따위를 지으려고 하냐는 것이였다.

아크엔젤 하희빈이 서울에 지은 성당과 유사한 디자인을 지닌걸 보면 분명 그녀가 연루된 일임은 확실한것 같은데 현 단계에선 정보가 부족해 섣불리 유추를 할 수 가 없었다. 그렇게 내가 잠시 고민에 빠진사이 비비앙은 그깟 신전따위 지어주는게 평화적인 길로 가는 타협점이라 생각했는지 끈덕지게 나를 졸라왔다.

"혹시나 그 달의 신전이 문제가 된다고 해도 이 탈 구축함급 함선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의 함포라면 단번에 박살낼 수 있지않겠어? 시베리아 대륙도 날려버릴 수 있는 화력이 있는데 100평 조금 넘는 신전이 문제겠냐고."

"뭐 굳이 함포를 날릴필요도 없이 건설과정에서 기둥마다 다이너마이트를 매설하면 되는 일이긴해. 재깟놈들이 지구도 아닌 달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건설과정을 시시각각 감시할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말이야."

"그렇지? 그러면 어서 그 앱솔루트 모나크에게 협상의 메시지를 전해서 왕원희란 친구의 생사부터 확인을 해봐. 나는 율리안에게 반쯤 감금당하다시피 생활한적이 있어서 인질의 기분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아. 지금 그녀는 너말고는 마땅히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극도록 불안한 상태일거야."

"아니 딱히 친구라고 할정도는 아니긴 한데... 아야!"

때꼼!

내가 자신과 폭풍섹스를 할때와는 달리 별다른 의욕을 보이지 않자 비비앙이 옆구를 냉큼 꼬집어왔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기지개를 키면서 열심히 허리를 놀리느라 뻐근해진 근육을 풀며 뭐라도 하는 시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일반적인 히어로라면 비비앙의 말마따라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빠져있을 왕원희를 걱정하며 바늘방석에라도 앉은듯 안절부절해 했겠지만, 나는 딱딱한 맨땅에 방석없이 앉은정도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뿐이였다. 내가 왕원희 목숨을 구해준적이 있든 없든간에 나로인해 평범한 대한민국의 소시민중 한명인 그녀가 납치를 당한건 사실이니 말이다.

"좋아, 그러면 나는 잠깐 아크엔젤한테 갔다올테니까 비비앙 너는 백월교 성당 근처에서 보호색 모드로 대기하면서 내가 신호하면 성당을 포격할 준비나 하고 있어."

"뭐, 뭐라고? 그게 무슨소리야. 평화적인 방법으로 앱솔루트 모나크랑 타협하기로 했었잖아."

"내가 언제? 나는 시베리아 대륙을 통채로 날려버리는 일을 최후의 수단으로 보류해 두겠다고 한적은 있지만 앱솔루트 모나크랑 평화적으로 타협하겠다고 한적은 없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야. 상대방이 인질을 잡고 협박을 해온다면 우리 또한 인질을 잡는게 도리 아니겠어? 백월교의 천외천 세력과 아크엔젤의 기적을 보고위해 몰려든 수백명의 신도들 정도라면 제법 괜찮은 인질이 될 수 있겠지."

"...이이익!"

"그렇다고 너무 무대포로 포격을 가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런 표정짓지마. 아크엔젤이랑 말이 잘 통하면 평화적으로 끝날 수 도 있다고. 그럼 갔다올게, 우리 핑크돼지양."

찰싹!

나는 마지막으로 비비앙의 풍만한 엉덩이를 손바닥 자국이 남을 정도로 찰지게 때려준 다음 옷가지를 챙겨서 격납고로 향했다. 사실상 내쪽에서 앱솔루트 모나크에게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딱히 맞인질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하희빈과의 만남은 필연적인 것이였다.

마지막으로 봤을때는 김여령 여사가 죽은 일로 상당히 미안해하는것 같던데, 이번에는 그년이 어떻게 나올지 심히 기대되는걸?

*    *    *    *

"아이고 목사님 하교주님 좀 만나게 해주십쇼. 저희 어머니가 칠순이 되시고 나서부터 제대로 걷지를 못하십니다. 부디 디아나님의 은혜를 입게해주십쇼."

"잠깐만요. 그쪽 사정이 딱한건 알겠지만 나이가 칠십이나 됐으면 노환이 오는게 당연한것 아니에요? 그보다 저희 아들을 좀 봐주세요, 목사님. 오토바이로 피자배달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서 고작 이십대 초반에 앉은뱅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부디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에게 기적을 보여주세요."

"이보시요, 목사양반. 나 삼각주 물산 사장인데 돈은 달라는대로 줄테니까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는 성수를 주시요. 살아있는 신의 화신이라 일컬어지는 하교주라면 그 정도는 가능하겠지요? 돈 안되는 것들이랑 이러쿵 저러쿵 시간낭비하지 말고..."

"비켜요, 비켜. 아니 이 양반들아. 딱봐도 무당처럼 보이는 사람을 붙들고서 무슨 목사님, 목사님 하고 있어. 게다가 은혜니, 기적이니, 성수니 차라리 굿을 한판 해달라고 부탁하지 그래."

서울처럼 땅값이 살벌한 곳에 세운 건물치고는 단층에다가 비효용적으로 보이는 백월교의 성당. 그곳에는 현대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 몰려든 신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얼마나 사람이 많으면 대기번호표를 뽑는 기계까지 따로 있었지만 나는 순번 따위는 무시하고 인파를 헤쳐나가 백월교의 멤버로 보이는 이 앞에 섰다.

어렴풋이 얼굴이 기억날듯 말듯한 그 남자는 하희빈과 고급 중식레스토랑에서 유체화 상태에 돌입한 나의 이매망량들을 알아본 영매계열의 능력자였다. 그때는 똑같이 계량한복을 입은 여동생과 손까지 잡고 있었던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지금은 혼자였다.

"다, 당신은...?"

"너라면 내가 따로 명함같은걸 주지않아도 내 신원을 알아보겠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피를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하희빈 그년 불러와!"

"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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