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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15화 (1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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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군대를 다녀온적이 있는 놈이 상급자의 방에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와? 물론 들어왔다기 보다는 내 방에 있던 아바타로 본체에서 제어권을 이양한것 뿐이지만 그게 그거라는것쯤은 알고 있겠지? 작업장에 가면 용린춘이라는 작업지휘관이 있으니가 내가 보냈다고 말하고 그 사람이 하라는대로 해. 군 계급상으론 상사인데다가 용린검가에서도 장로직을 맡고있는 사람이니까 깍듯히 모시는거 잊지 말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도 오기가 생겨서 가만이 쳐내버려두었더니 끝까지 은근슬쩍 내 가슴을 쳐다보네? 내 가슴이 그렇게 좋냐?"

"그...그게 모양이 너무 아름다우셔서 저도 모르게 그만 히익! 컼"

쐐애애애액

어찌어찌 이 상황을 모연하나 싶어 긴장을 풀었던 나는 복부에 느껴지는 맹렬한 통증에 숨이 탁 막혔다. 단순한 타박상이 아니였다. 이건 분명 장파열감이다. 목구멍에서 핏물이 솟구치는걸 간신히 삼켰다. 용린은리 사저의 방에 피를 토했다간 동정심이 아니라 추가 타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었다. 방금의 타격으로 깨달았다. 용린은리 사저가 장난으로 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나에게 경고의 의미가 담긴 일격을 가했다는 것을.

주먹이 너무빨라서 이매망량들로 타격을 흡수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이라면 장파열쯤이야 금새 재생할 수 있지만 그런 공격을 가한 용린은리 사저의 서슬퍼런 기세 자체가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VOT 온라인을 할때는 사망에 이를만한 데미지를 입어도 이렇게 고통스럽지 않았다. 불에 타죽든 냉기에 얼어죽든 일정 수준 이상의 고통이 유저에게 전해지는 일따위는 전 세계적으로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새삼 이게 게임이 아닌 현실이라는걸 다시 복기하고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러지 않으면 핏물을 토해낼것 같았다.

"야 옥사건 내가 우습냐?"

"아...아닙니다."

"딱히 가슴이 노출되서 수치스러워서 그러는게 아니야. 하도 많은 전장을 전전하다보니 내가 여자로서의 감각같은건 닳아 없어졌거든. 그런데 말이야. 상급자의 말을 우습게 알고 까불어대는 녀석들은 꼭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더라고. 다른건 몰라도 그건 정말 내가 꼭지가 돌아버릴 정도로 경멸하는 행동이거든.

본체는 안전한 곳에 두고 아바타로 활동하니까 세상이 우스워? 목숨아까운지 모르겠어?"

"시...시정하겠습니다."

"저번에 동부전선에서 네 덕분에 병사들의 피해가 단 한명도 없었지. 내가 아무리 날뛰어도 한 손으로 두 손을 막을 순 없는거니까 솔직히 고맙게 생각하고있어. 그래서 네가 아무리 철딱서니없이 굴어도 참았던건데 말이야. 옥사건 네녀석 하는 꼬라지 보니까 자기가 가진 힘을 맹신해서 나중에는 많은 동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할것 같단말이지."

"그런 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말로는 뭔들 못할까? 사실 인간의 본성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변하는게 아니잖아? 내가 분명 눈을 감으라고 좋게 말했는데도 청개구리처럼 쳐다본걸봐도 알 수 있지. 역시 수컷놈들은 얻어터지기 전에는 여자를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단 말이야. 아무 말도 하지마. 그냥 이 악물고 한 대만 더 맞아라. 그걸로 다 쫑내는거야. 나 뒤끝있는 여자는 아니니까 걱장마. 앞으로 네가 하는 행동에 따라 나는 상냥한 사저가 될 수 도 있고 지옥의 악마가 될 수 도 있어.

그럼 이 악물어라. 방금 일격 너한테 별로 큰 데미지가 아니였다는거 알고 있어. 이번건 아까거보다 좀 더 쌔겠지만 걱정하지만. 안그래도 춘 할아범이 인력이 부족하다고 징징되서 최소한 작업하는데 지장없게 어루만져줄테니까."

쐐애애애애애애애액

이번에는 분명 주먹이 날라올거라는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묵직한 놈으로. 하지만 이매망량으로 타격을 흡수하거나 방어술식을 전개하면 한 대로 끝날게 두 대 세대로 늘어날까봐 나는 다가올 고통을 알면서도 그저 무방비로 기다렸다.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내질러지는 주먹이 내뿜는 파공음이 귓가를 때리며 공포심을 자극했다. 복부를 꿰뚫는 주먹이 타격 지점에서 나선형으로 비틀어지자 내장마저 비틀어지는 기분이다.

아니 아니 그런 기분이 아니라 정말로 장기가 손상됬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내장조각이 섞인 핏덩이를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

정갈했던 용린은리 소저의 방에 때아닌 피바람이 불었다. 나는 그 이후로도 세번이나 핏덩이를 연이어 토해냈고 그렇게 흘러내린 피만으로 작은 웅덩이를 만들 정도였다. 그 뿐만 아니라 내가 VOT 온라인에서 즐겨입던 No.11 검은 장의사복의 내구도는 완전히 걸레짝이 되고 말았다. 간지용으로 입고 다니는 옷이긴 했지만 이제는 수선을 맞길 재봉사 직업을 가진 유저가 없어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용린은리 사저는 여전히 싸늘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볼 뿐이였다.

"내가 씻겨주랴?"

"아닙니다. 잠깐 화장실좀 쓰겠습니다."

나는 검은 장의사복을 대충 벗어서 흘린 피웅덩이를 닦고 감싸서 정리했다. 그 후에 인벤토리에 대충 쑤셔넣자 멀리까지 튄 핏방울들을 제외하곤 얼추 정리가 됬다. 그길로 용린은리 사저의 방에 있는 개인 화장실로 달려갔다. 소령쯤되니까 방에 붙어있는 개인 화장실이 내 6평 원룸만한데다 제법 시설이 잘 갖쳐줘 있다. 물론 그걸 떠나서 여자가 공용 화장실을 쓸 순 없는 노릇이지만.

나는 일단 세면대에서 얼굴에 묻은 피를 비누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은 물론 맹물을 삼킨 후에 가글을 해서 입안에 고인 핏물을 헹궈냈다. 그렇게 핏자국을 씻어내자 어느정도 정신이 말짱해졌다. 약간의 고통이 남아있긴 했지만 손상된 장기들은 이미 재생된지 오래였다. 아예 살이 터져나갔던 복부도 매끈해진지 오래였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은 과연 우월했지만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약간의 무력감을 느꼈다. 이 정도 데미지를 재생하는건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통증이였다. VOT 온라인을 플레이하면서 베히모스의 아귀힘에 온 몸이 으스러진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이번 타격이야 일종의 징벌의 의미였으니 고통에 정신을 못차려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용린은리 사저 수준의 전사와 사생결단을 하게 되었을대 이 정도 데미지에 고통스러워 자지러지면 아무리 월등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곤란하다. 재생력을 믿고 상대의 공격을 버티면서 공격 술식을 발휘하던 내 소톱, 블랙탈론으로 상대를 찢어버리던 해야되는데 아프다고 손을 놓아버리는 꼬라지라니.

"못난 놈"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심기를 굳건히 하고 화장실을 빠져나가려했다. 그런데 화장실 한켠에 있는 변기가 눈에 들어왔다. 아 그러고보니 여기는 용린은리 사저의 개인 화장실이다. 소령이라는 계급과 여자라는 성별의 특성상 아마 용린은리 사저는 대게 여기서 씻고 볼일을 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문뜩 무슨 깡으로 여기를 사용하겠다고 당당하게 외쳤는지 과거의 나는 정말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어찌됬든 얼떨결에 용린은리 사저가 매일같이 씻고 볼일을 보던 장소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그저 욕조를 가리는 방수 커튼과 변기커버만을 봤을뿐인데도 용린은리 사저가 나신으로 샤워하는 모습과 쪼구려앉아 소변을 보는 모습이 상상된다. 그 상상이 아까 관찰했던 용린은리 사저의 가슴끝 산딸기에의해 더욱 자극되어 부풀어졌다. 정말이지 수컷의 본능이라건 그렇게 신나게 얻어터지고 나서도 고개를 들다니 대단한것이다. 하긴 이러니 저출산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가정을 이루는 사람은 나타나게 되있고 인류가 명맥을 유지하는것 아니겠는가?

생명공학과 출신으로서 그런것들이 다 호르몬의 장난이라는걸 논리적으로 알고있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그런쪽으로 휘둘릴 수 밖에 없는것이다. 아마 다시는 여기로 들어올 일이 없을텐데 기념으로 용린은리 소저가 앉았던 변기커버에 나도 살을 맞대볼까?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럽게 변기를 향해 다가갔다.

"씻으러 들어간사람 안에서 살림 차렸나? 왜 이렇게 꾸물정거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군인은 5분안에 세면을 마무리해야된다는거 몰라! 피흘린게 자랑이야? 빨리 튀어나와!!!"

사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몹쓸생각을 했었습니다. 나는 변기로 향하던 걸음을 유턴하여 바로 화장실에서 튀어나갔다. 그런 내게 뭔가가 던져졌다. 나는 또 한대 더 맞는건가 싶어 움찔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내 팔에 닿은것은 묵직한 주먹이 아니라 빳빳하게 다려진 군 제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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