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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백작 조교와 사육의 영지-87화 (87/144)

00087 암캐와 암컷들 =========================

“이 암컷들이야 말로 혼자서는 젖통 무게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어, 젖통을 사육당하기 위해 태어난 진정한 가축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늙은 사육사가 관리당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가축의 등장에 흥분한 듯 목소리의 톤이 올라갔다. 100여년 가까이 되어오는 가축의 역사상 지능저하와 세뇌에 의해 인간에게 사육당해 왔지만 가축자체는 인간보다 육체적으로도 생존력으로도 뛰어난 존재였기 때문이다. 사육사들의 입장에서 가축 따위가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내심 불쾌했었다.

하지만 야생이건 보통 환경이건 홀로 살아갈 수 없고 사육사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야하는 가축의 등장은 사육사들에겐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아마도 이런 커다란 발견에 의한 희열감 때문에 백작에게 이런 가축의 등장을 알리지 않고 좀 더 확실해질 때까지 교배와 실험을 반복했던 것 같다. 단순한 돌연변이가 아닌 가축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진화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만.”

돌연 백작의 손이 올라갔다.

사육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으려 하고 있었지만 중단당한 탓에 살짝 들려있는 백작의 손을 잠시 동안 멍하니 응시하였다.

백작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사육사의 멍한 눈초리를 보고 한마디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외교권만 가질 수 없다 뿐이지 하나의 작은 왕국이나 마찬가지인 변경백의 영지에서 백작의 말은 법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너그럽게 용서해 주기로 했다. 백작 자신조차 놀랄만한 대단한 물건을 일찍 완성한 공을 인정해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낮아지는 어조에는 물건을 앞두고 맛보지 못하는 탓에 숨겨지지 못한 작은 짜증과 지루함이 묻어났다.

“후... 대단한 발견이긴 하지만 어차피 나의 가축임은 변함없다. 물건이자 암컷일 뿐이지”

길어지는 부연설명에 백작이 손이 들린 채로 지긋한 시선이 사육사를 향했다.

“네, 네! 죄송합니다. 그만 무심코 흥분했습니다....”

법. 그것도 매우 잔혹하고 사정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는 지배자의 시선을 느낀 사육사는 정신이 번쩍 들며 사과했다.

뜨겁게 이글거리던 열기 위로 찬물을 뒤집어쓴 같았다. 아무리 평생 충성을 바치고 능력 있는 사육사라 해도 지배자에게 있어선 대체품을 찾기 조금 힘든 물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백작은 잔혹하고 폭력적이지만 그만큼 자기 기반을 위해 봉사하는 자기 사람을 내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냉혹하게 소리 소문 없이 뒤처리를 행할 만큼 뛰어난 지배자였기 때문에 눈밖에 날만한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았다.

꿀꺽.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군침이 목울대를 넘어갔다. 뜨겁던 방안의 온도가 미지근해 지며 적막감이 넓은 접견실을 침묵에 빠뜨렸다.

열렬하게 말을 이어나가던 사육사가 침묵하자 아무도 말을 잇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은 지능대문에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보지물을 흘리던 메리도 난생 처음보는 암컷가구의 모습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 방안에서 서열이 최하인 제시는 입을 열지조차 못한 것은 당연했다.

물론 자신의 서열을 의식하고 조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축에 겨우 익숙해져가는 제시에게 생물체를 벗어난 거대 젖가슴 침대는 짜릿하고 뜨거운 쇼크를 선사해 사고를 잠시 마비시켰기 때문이었다.

유일하게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인간은 이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 밖에 없었다.

백작은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가 한결 마음에 든 것처럼 천천히 거대한 젖통들로 채워진 침대로 다가가 천천히 감상을 시작했다.

“확실히... 대단하긴 하군”

백작이 침대의 매트리스를 둘러싸고 고정하고 있는 뼈대니 기둥처럼 등을 보이고 있는 젖통암컷들의 희고 매끈한 등을 보고 감상을 내뱉었다. 바닥에 무릎 꿇은 툭 튀어나온 엉덩이 라인부터 매끈하게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허리와 등의 라인은 아름다웠다.

“이제까지의 물건은 젖가슴 침대라기보다 암컷침대에 가까웠었지. 조그만 젖통들을 억지로 모아 만든 탓에 침대를 구성하는 부분은 암컷의 몸통이 대부분이었어.”

좌우 각각 4마리, 위아래 한 마리씩 매트리스처럼 젖가슴을 모아놓은 젖통암컷들은 누가 봐도 ‘젖가슴 침대’라고 할 수 있는 훌륭한 가구였다.

물컹-

“히유읏! 흐응....! 히으.....”

사육사가 손을 댈 때에는 신음을 참으며 조용하던 젖통암컷이 백작의 손길에 달뜬 신음성을 입술사이로 흘렸다. 자신을 길러주고 침대로 조교까지 마쳤던 사육사가 조심스럽게 대하는 인간이 가축이자 물건의 재료인 자신이 모든 육체와 마음을 바쳐야 할 주인님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축과 가구에게 있어 주인님의 명령과 육체, 그리고 심지어 육체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자신이 모든 것을 바쳐 섬겨야할 성스러운 것이었다.

가축과 암컷가구가 중고로 잘 팔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주인의 명령이 아니면 주인을 바꾸기가 매우 힘든 것이다. 그리고 고급일수록 그 정도가 심해 귀족들의 가축과 가구는 도난당하면 폐기할 수밖에 없을 만큼 심했다.

“다른 살결이 아닌 이 젖통 위에만 누워있을 수 있다니”

손을 젖통들 사이의 틈으로 넣어보려 했으나 단단히 모아져 있는 유압에 의해 주먹이 반도 들어가지 않았다. 정말 여러 개의 젖통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젖통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틈이 없는 하나의 물건이었다. 약간은 뜨거운 체온과 진한 듯 풍겨오는 암컷의 냄새가 난로를 따로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뜨겁게 수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작의 시선이 매트리스라 할 수 있는 젖통의 바깥으로 이동했다. 침대라 함은 누웠을 때 느끼는 부드러움과 푹신함도 중요했지만 바깥의 모양과 디자인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암컷 침대는 이점에 있어 다소 암컷들을 모아놓은 복잡한 모양이어서 암컷가구의 부드럽고 단순한 곡선과 음란한 맛이 떨어졌었다.

천천히 침대의 바깥둘레를 이동하던 백작의 시선은 침대의 제일 가장자리이며 아랫부분으로 이동했다.

“무릎 꿇은 다리와 엉덩이는 침대의 다리나 마찬가지군.”

“으흣.... 흐응.....”

허리를 굽혀 자세를 낮추고 엉덩이의 감촉을 확인했다.

바닥에 닿아 침대의 다리처럼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만큼 거대한 젖통을 받치고 있는 엉덩이가 탐스러웠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갈라진 엉덩이의 틈새가 바닥을 지탱하는 모습은 화려한 장식이 새겨진 귀족들의 침대다리처럼 보였다. 묵직하고 탐스런 암컷의 엉덩이는 단단하게 바닥을 딛고 자신들의 젖통위에 누울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총 4쌍의 엉덩이가 좌우 침대의 다리처럼 차가운 바닥을 딛고 넓게 벌려진 조갯살로 흡판처럼 바닥에 붙어있었다. 그리고 머리와 발이 위치하는 위아래 쪽에서 각각 한 개의 엉덩이가 나머지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었다. 바닥과 붙어있는 엉덩이의 갈라진 틈에서는 축축한 습기와 함께 음란한 암컷 특유의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듯 했다.

“허리부터 몸통은 기둥”

유난히 부드러운 엉덩이를 놓고 잘록하게 이어지는 등골을 따라 손끝을 스치며 올라갔다. 안정감있는 가구의 다리처럼 둥글게 퍼진 엉덩이 위로는 가늘다고 할만한 허리가 있었고 기둥처럼 세워진 등에는 뒤로 단단히 결박된 양팔이 좌우의 다른 암컷들과 이어져 있었다. 가죽으로 구속된 양팔은 그 위에 또다시 아름답게 치장된 가죽과 섬세하게 빛나는 쇠사슬로 묶여 아름다운 침대의 둘레를 구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장 위로 올라가면 귀족들 사이에서도 보기 힘들만한 미모를 뽐내고 있는 갸름한 얼굴이 솟아나와 있었다.

“얼굴은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을 향해있으니....... 육변기나 걸레, 암컷의 고기구멍 정도겠어”

백작의 말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을 가진 10개의 머리는 젖통이 있는 쇄골 부근정도부터 드러나 젖가슴 침대 바깥둘레에 솟아나 있는 형태였다. 마치 침대에 누우면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안전 기둥 같은 느낌이었다. 그것이 아름다운 암컷의 얼굴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예. 백작님. 바닥을 핥는 걸레교육부터 백작님의 뒷일까지 처리할 육변기 교육까지 전부 마친 젖통들입니다. 물론 최고급 육변기만큼은 안되겠지만 전혀 불편함이 없으실 정도는 될 겁니다.”

나이든 사육사가 눈치있게 백작이 가질만한 의구심을 앞서 해결해 주었다. 백작의 서늘한 눈초리로 인해 느꼈던 긴장이 가축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풀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육사에게 백작은 주인이자 모든 사육시설을 좌주우지 할 수 있는 절대자나 마찬가지였다. 이정도의 담력과 눈치가 없었다면 자신이 이렇게 까지 오랫동안 백작에게 보고하는 중요한 임무를 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 작품 후기 ============================

kurosx13/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마음껏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많이 보면서 쉬다왔습니다. ㅎㅎ

나리얀/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과박스는 수위제한이 좀 심한것 같던데 엘러시아시리즈가 연재되고 있다니 놀랐네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작품 있으면 알려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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