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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백작 조교와 사육의 영지-41화 (41/144)

00041 영지시찰 =========================

백작은 굴복하지 않는 기사라는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천천히 내뱉었다.

입모양을 움직이고 있는 백작의 시선은 정확하게 제시의 파란 눈동자를 향해 있었고 보석같이 빛나는 부분을 지긋이 노려보았다. 물결치는 황금빛 금발과 푸른 눈동자는 긴장에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굴복하지 않는 기사......”

제시는 자신을 뜻하는 듯한 단어에 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지금 끝까지 호그장남에게 충성을 지키며 백작의 능욕에 버티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 한 것 같았다.

얼마 전 추가적인 지원병력을 대가로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라는 권유마저 들었던 터라 백작의 말이 우회적인 협박처럼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이 주변을 둘러보게”

대화의 주도권을 완전하게 휘어잡은 백작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귀족의 예법이 담긴 우아한 자세로 양팔이 한 쪽씩 날개처럼 펼쳐졌다. 물 흐르듯 움직이는 세련된 움직임에 제시의 시선이 절로 양팔에 이끌리며 팔의 방향이 끝나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이 도축장으로 끌려오는 가축이 전부 식용암컷이라고 생각하는가?”

백작의 팔이 뻗어나간 끝에는 주인의 손에 이끌려온 여러종류의 암컷가축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마다 장소는 다르지만 신체 어느 한곳이 쇠사슬에 꿰이거나 구속당하여 주인의 손에 생명의 자유를 결정당한 모습이다. 소처럼 평범하게 코뚜레를 하고 있는 암컷가축부터 젖가슴 끝에 분홍빛 유실이나 보지살이나 클리토리스를 겹겹이 수차례 링에 꿰인채 고통스럽게 얽매인 암컷도 있었다. 개목걸이나 손발을 얽매인 평범한 모습은 오히려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만큼 숫자가 적었다.

“......하지만 식용암컷만이 도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 상황에서 제시의 머릿 속에는 암컷 가축이 도축당하지 말아야한다는 주장은 이미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짐승처럼 네발로 기어오건 두발로 걸어오건 간에 반항을 포기하고 얌전히 자신의 목숨을 주인에게 맡겨 고기가 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제시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도 모르게 흐려진 제시의 눈에는 그들이 부당한 짓을 당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암컷가축 중에서도 가장 쓸모가 없기 때문이지. 실제로 가끔씩 특별한 식용암컷이 보이면 애완용이가 포니걸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네. 물론 지금처럼 반대의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지”

백작의 말대로 식용 이외에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식용암컷이라면 저렇게 두발로 걸어다니는 암컷가축이 섞여있을 수가 없었다.

‘저건 확실히 포니걸이 분명해’

제시는 다른 종류의 암컷가축을 알아볼 순 없었지만, 보통 기어다니는 게 익숙한 가축 중에서 유일하게 두발로 곧게 펴진 자세를 유지하는 포니걸의 자세를 알아차렸다. 더구나 포니걸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은 일반 가축과는 달리 군살하나 없는 조각같이 매끈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구별하기가 쉬웠다.

‘분명 아직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포니걸일 텐데 어째서...’

아직도 조각같은 허벅지 근육을 자랑하는 포니걸도 목에 쇠사슬을 매달고 포니걸의 증표와 자랑인 포니부츠조차 벗겨진 채 도축을 기다리는 무리에 섞여있었다. 뒤꿈치와 앞꿈치가 일직선이 될만큼 아찔한 포니부츠를 포니걸이 벗을 수 있는 시간은 수면시간과 마굿간에서의 정해진 휴식시간 밖에 없었기 때문에, 포니걸이 포니부츠를 벗겨져 걸어다닌 다는 것은 이미 포니걸로서의 존재를 박탈당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저는... 호그장남님의 기사, 그 분은 저를 버리시지 않으실, 겁니다”

주군의 이름을 꺼내는 제시의 입이 어느 때보다도 무겁게 열렸다.

게다가 언제나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 주저하지 않았던 어조는 자신도 모르게 추측성으로 바뀌어 말을 끝맺고 있었다.

“하하하! 물론! 물론이고말고!”

백작이 강철같던 제시의 충성심에 그어진 얇디얇은 실금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광소했다.

가축이라 할지라도 눈앞에서 주인에게 강제로 생명의 불꽃을 꺼뜨려지는 상황에 심적 충격을 받은 것이다. 다신을 빼놓고 돌아간 사절단이 열 번은 넘게 왕복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고서도 아무 연락이 없는 상황도 분명 제시의 마음에 큰 불안을 계속해서 심어주고 있었다.

‘지금까지 투자한 것이 이제야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는군!’

백작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순간이야 말로 제시의 금간 충성심에 자신의 씨앗을 심어 호그장남에 대한 불신을 심어줄 절호의 기회였다.

“호그장남도 분명 자네의 이런 노력을 알고 적절한 보상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네. 이리도 충성을 다하는 뛰어난 기사를 버린다면 주인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지!”

스스로 주군을 부정하게 만드는 씨앗을 심을 한마디를...

“그렇지 않은가 제시 경?”

“.... 그렇습니다 백작님. 분명 제 주군은 저를 위해서 백작님이 원하실만한 보상을 준비하느라 늦어지고 계신 것이 분명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지금의 질문조차 주군에 대한 모욕으로 여겨 분노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제시는 백작의 말이 하나의 구원인 듯 마냥, 허황된 진실에 기대어 희망을 붙잡는 일밖에 하지 못했다.

‘강철이라도 끝없이 두드리면 휘거나 깨지는 법이지’

미약고문으로 인해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24시간 원하지 않는 발정상태로 인해 끝없는 절정감과 끝없이 정신을 피로하게 하는 비인간적인 참혹한 경험들... 이 모두가 강철같던 여기사의 마음을 서서히 갉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어허! 이년이?! 쓸모없는 네년에게 주인님께 봉사할 마지막 기회를 주는데도 반항하는 거냐!”

제시가 주군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고 있는 순간, 도축장 한구석이 소란스러워 졌다.

“주인님! 제발...! 저는 아직 일할 수 있습니다! 저를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포니걸주제에 보지도 제대로 조이지 못하고, 짐마차도 제대로 끌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이냐. 얌전히 따라오너라!”

주인에게 끌려오는 포니걸이 반항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반항이라고 해봤자 엄청난 다리 힘으로 끌려가지 않게 버티고 서있는 것에 불과했지만, 마차조차 가볍게 끌고가는 힘 앞에서 주인은 꿈쩍도 하지 못했다.

가축 중에서는 애완가축과 함께 최고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포니걸답게 도축에 반항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그래봤자 각인되다시피 한 충성심 때문에 주인에게 끌려가지 않는 게 최대의 반항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제발 주인님! 발목을 약간 접질렸을 뿐, 10년 넘게 주인님을 모셔온 저를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흑흑흑”

“이년이! 가축주제에 주인의 피와 살이되게 해주겠다는데, 감히!!”

포니걸로서는 가장 수치스러운 자세인 네발로 엎드리는 자세를 취하고 하늘 높이 솟아있던 머리를 땅에 처박았으나 주인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한낱 가축이 주인에게 반항하며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불쾌한 듯 포니걸의 젖꼭지와 보지에 달려있는 장신구에 사슬을 연결시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아흐으으윽...!”

주인의 손에 잡힌 투박한 쇠사슬은 한 때 포니걸을 빛나게 해주었던 젖꼭지와 보지피어싱에 연결되어 코뚜레에 끌려가는 젖소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물론 이 포니걸의 경우는 유두뚜레와 보지뚜레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다른점이었다.

“저, 저건...!”

제시는 유두와 보지에 달린 피어싱에 연결된 쇠사슬에 이끌려 강제로 끌려가는 포니걸의 모습에 경악했다.

유두와 보지뚜레에 이끌려 정말 가축처럼 끌려가는 포니걸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내 유두와 클리토리스에 달린 체인과 똑같아...!’

이제껏 부끄럽고 걸을 때마다 유두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단순한 장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자신의 체인은 가축의 유두보지뚜레였던 것이다.

‘백작이 이 체인을 잡고 나를 가축처럼 다룬 것이었어!’

제시는 방금 전 미약에 흥분해 백작에게 유두와 클리토리스에 연결된 체인을 붙잡힌 채, 타릭 앞에서 절정하며 정신을 잃어버린 것을 떠올렸다.

============================ 작품 후기 ============================

저도 완벽한 플롯은 구상해두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중요 뼈대 구성과 해당 에피소드의 기승전결 이외에는 그때 그때 약간 충동적으로 쓰는편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모든분 감사합니다.

재미있으셨다면 '추천' 한번 클릭해주세요. 손가락 몇번 움직임이 작가에겐 큰 힘이 됩니다 ^^

주시는 쿠폰들도 정말 감사하게 받고있습니다. 언제 주셨는지 시간도 떠서 보고있는게 기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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