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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쇼타의 변태목록-116화 (116/142)

〈 116화 〉 스위치 이단심판관 (19)

* * *

마르가리타는 예상 외로 순순히 식사 초대를 받아들였다. 최근 내가 연인들과 달콤하다 못해 녹아내릴 것만 같은 성애를 잔뜩 하며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걸 짐작했을 터인 데도 그녀는 담담히 내 방에 찾아와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니. 담담히는 아닌가.'

마르가리타가 들어오자마자 코에 진한 애액 향기가 방 안에 물씬 풍겼다. 자위를 얼마나 한 건지 그 향의 근원지가 본디지 너머 그녀의 꽃잎에서 풍기고 있다는 걸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음마라 그런지 유독 애액 향기는 냄새라 칭하지 못하고 향기라고 칭할 정도로 향긋한 냄새였다. 물론, 맡고 있으면 굉장히 음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마르가리타는 뭐가 잘못됐냐는 듯이 자못 당당한 언행을 고수하고 있었다. 확실히 이단심판관다운 몸가짐과 자기제어의 모습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식사하기에 앞서 산미가 있어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는 와인을 마실 예정인데 이게 또 주향마저 감미로워서 그녀가 풍기는 애액향을 어느 정도 가려줄 것이다.……아마도.

동그란 원형 식탁을 하나 두고 좌석으로 그녀를 안내한 뒤에 의자를 빼 앉으라고 권했다.

매너에 가볍게 감사를 표하는 그녀의 인사를 받은 후에 나는 와인병의 마개를 땄다.

뽕.

'……음란마귀가 꼈나.'

어째서 와인병 딴 소리가 내 여자들한테서 자지 뺄 때 소리가 연상되는 건지, 원. 마르가리타의 음마 애액향에 나도 괜히 음란한 기분이 드는 모양이다.

그래도 향기로운 주향이 방 안에 사악 퍼지면서 흡족함을 자아냈다. 그녀 또한 주향이 좋았는 지 코를 킁킁거리더니 입가에 미소를 걸었다.

"와인향이 좋네요."

"링고 남작령의 농장에서 딴 과일을 담근 50년산 와인이라고 하네요."

"50년산?…비싸지 않나요?"

값을 걱정하는 듯이 묻는 그녀에게 나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백작에게 와인 한 병 샀다고 걱정하는 사람은 마르가리타 씨가 처음이네요. 뭐, 그래도 초면에 실수가 좀 있었긴 했지만… 앞으로마르가리타 씨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생각이니 그에 대해 미리 감사하는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어머. 수고는 성자님께서 더 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이 있는 걸 어쩔 수 없는 걸요. 제 둘째 부인을 생각해서라도 감사를 받아주세요."

"아아. 그렇군요. 그분께서는 확실히 이번 사태를 걱정하실 만하죠."

"제 아내이기 이전에 고국의 왕족이니까요."

티타니아가 요정왕국의 왕족 출신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흑마법사 조직의 수령이나 다름없는 제1 간부는 타락요정(다크엘프)이라고 한다. 그러니 걱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처지이기에 내가 진정으로 감사를 표하고 있다고 받아들인 마르가리타는 편한 자세로 의자에 기대며 그저 식사를 즐기기로 한 모양이다.

"그럼 한 잔 주시겠어요?"

"물론이죠."

자신의 앞에 준비된 투명한 와인잔의 기둥을 잡아 내미는 그녀.

요청한 대로 나는 그 안을 핏빛이 감도는 붉은 액체를 채워주었다. 내 와인잔에도 채운 다음 자리에 착석하고 마르가리타와 건배를 나누었다.

쨍.

조금 소리가 큰 게 유리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지만 귀족이 사용하는, 그것도 황족이 사용했던 와인잔답게 내구성을 강화시키는 마법까지 세밀하게 인챈트를 새겼다고 하니 바닥에 떨어뜨린다 해서 깨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세하스가 보증했으니 괜찮겠지.

"……."

"……."

와인을 마시자마자 식사자리에 찰나의 침묵이 사르르 내려앉는다.

맛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의 이유 때문이었다.

'생각보다도……존나 맛있네.'

내 예상 이상으로 와인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식도를 부드럽게 타고 흐르는 감촉. 마셨음에도 배를 채웠다는 느낌보다도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는 산미 깊은 풍미는 식욕을 돋구었다.

술이야 취하는 용도로만 마셨기에 전문적인 지식은 일절 없는 나조차 감탄을 일게 하는 훌륭한 와인이었다. 이래서 링고 남작가가 농원으로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이 도는 건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종족인 음마 미망인조차 살짝 붉어진 뺨에 얇은 손바닥을 얹고는 감탄을 흘렸다.

"하아아. 정말 훌륭한 와인이네요."

"그러게요. 저택 지하에 브랜드 높은 와인들이 보관되어 있다고 들었는 데 그중에서도 괜찮은 걸 꺼내온 거거든요."

"후후. 그런 걸 저랑 마셔도 되는 건가요? 사모님들께서 질투하시겠네요."

"애초에 이게 아니어도 같이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질투할 걸요? 마르가리타 씨의 미모는 아직 현역에서도 정상에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우시잖아요."

"어머어머. 애 딸린 엄마한테 그런 말씀을 하셔도 소용이 없답니다."

손사래를 치며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마르가리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웃음이 요사스러워지는 게 진심이 가득한 아첨이 기분은 좋은 모양이다.

그나저나 마르가리타 정도면 저 빵빵한 맘마통만으로 이미 절반은 먹고 들어가서 충분히 남자들을 홀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걸까나. 아니면 예의치례 저렇게 대답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식욕이 돋은 우리는 그 뒤로 식사를 시작했다.

잘 구워서 육즙이 적당히 흐르는 부드러운 고기부터 싱싱한 야채로 곁들인 샐러드까지 맛없는 반찬이 없는 호화로운 식사였다. 주방장에게 부탁했더니 힘 좀 쓴 모양이다.

그녀와 교단에 대해서, 혹은 이단을 어떻게 심판하는 지에 대한 주제로 수다를 떨며 식사를 이어갔다. 이단심판관답게 주신 아가사를 칭찬하는 말 몇 마디 툭툭 던지니 눈을 빛내며 좋아라하는 모습이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 같아서 조금 당혹스러운 때도 있었지만 광신도라고 아비 누나가 말한 걸 떠올리고 그러려니 했다.

그렇게 식사 시간이 종국에 가까워질 쯤, 드디어 선배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미약이 내 [만독불침]을 뚫고 효과를 발휘하는 게 체감됐다.

식탁보에 숨겨져 있는 좆이 혈관이 두드러질 정도로 빳빳하게 발기했으니까.

"우으…."

"성자님?"

"왜요오오?"

"……."

날 보며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마르가리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좋아. 이제 작전대로 간다.'

작전 '적반하장'을 실현할 때가 찾아왔다.

***

와인을 다 마신 레온이 만취한 기색을 내비치자 마르가리타는 당혹스러웠다. 황성 연회장에서 보았던 게 맞다면 레온은 술고래에 가까울 정도로 주량이 강했던 걸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 그의 핏줄에 야만족이 아닌 음마의 핏줄이 흐르는 게 아닐까 하고 잠깐이지만 있을 리가 없는 망상까지 했던 그녀였기에 마음 편히 레온과 와인을 계속 마셨던 거다.

그런데 의외로 레온이 고주망태가 되기 직전의 상태가 되어서는 헤실헤실 웃으며 비틀거린다. 자신이 몰랐을 뿐이지 이 와인의 도수가 굉장히 높았던 걸까.

"어떡한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수박 같은 가슴을 식탁 위에 얹는다.

워낙에 커서 이렇게 해야 편하게 있을 수 있지만 타인의 시선 때문에 천박해 보일까 봐 자제하던 그녀는 레온이 만취하자마자 편하게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사태를 정리할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평소였다면 음마의 환영술로 재웠겠지만 '신의 사도인 성자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라는 광신도로서의 이념이 그 선택지를 즉각적으로 머릿속에서 배제시켰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레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비틀거리면서도 재빠른 발놀림으로 마르가리타에게 다가갔다. 이단심판관으로서 이단과 싸워온 그녀가 반사적으로 혈검을 만들어 반격을 날리려다가 레온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뭉쳐지던 피를 서둘러 산화시켰다.

"마르가리타 씨!…딸국."

"왜 그러시…… 어머?"

술에 취해서 그런 걸까. 레온의 바지는 앞섬이 부푼 정도가 아니라 찢어질 기세로 팽팽하게 텐트를 치고 있었다. 예전에 가슴 때문에 와이셔츠가 맞지 않아 단추가 뜯어져 날아간 경험이 떠오르며, 레온의 음경이 너무나 커서 바지의 지퍼단추가 날아가는 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레온이 뿌리는 염기에 반응한 음마의 누적된 성욕이 발기한 왕자지를 보고 아랫배를 뀽뀽 울리며 어서 안기라고 재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종족이 음마라는 사실이 이렇게까지 곤란했던 적이 없던 마르가리타는 레온의 부름에도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까딱 잘못했다간 그대로 레온을 덮칠 것 같았기에.

"책임져주세요!"

"……뭘, 말인가요?"

그래도 성자의 저 진심 가득한 외침에 대답하지 않는 건 신도로서 불성하다고 판단한 건지 간신히 대답하는 그녀에게 레온은 대뜸 바지를 내렸다. 팬티까지 훌러덩 무릎 아래로 같이 내린 그가 한 척에 다다르는 풀발기 왕자지를 깠다.

그 모습에 두 동공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눈을 떠는 마르가리타. 코앞에 가까운 거리에서 발정 난 수컷의 냄새로 흠씬 풍기자 음마(서큐버스)의 본능이 외친다.

어서 눈앞의 보물을 취하라고!

'안 돼…. 안 돼……. 성자님을 해하는 행위를 할 수는 없어……!'

절륜하니 교접을 통한 정기흡수 정도야 당연히 버틸 수 있겠지만, 마르가리타는 자신이 없었다. 섹스를 시작하게 된다면 분명 흡혈 행위까지 할 자신의 미래가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진다. 섹스와 흡혈로 이뤄지는 이중 정기흡수라면 제아무리 성자라 하더라도 버티기 힘드리라.

입술을 안쪽으로 말아 가지런한 치아로 자국이 남을 정도로 짓씹으며 간신히 견디는 그녀에게 레온은 만취한 이처럼 당당하게 개소리를 꺼냈다.

"마르가리타 씨…… 마르가리타가 너무 야해서 자지가 가라앉질 않는다고요. 본디지에 속 비치는 전신망사나 입는 이 공공음란녀!"

"……흣."

"당신 때문에 내 자지가 매일매일 얼마나 힘든 지 아세요? 덕분에 내 여자들만 죽어나가고 있다고!"

'억울해!'

그건 자신이 할 말이 아니던가! 매일같이 연인들과 섹스하며 고성방가를 저택에 울리게 하는 성자의 작태에 음마인 자신은 빠르게 성욕이 누적되어 괴롭고도 외로운 나날을 보내지 않았던가. 자신을 괴롭혀 놓고 도리어 본인이 괴롭다며 책임지라고 저렇게 뻔뻔하게 적반하장으로 나오다니.

마르가리타는 억울하기 짝이 없었으나 성자에게 그런 사실을 따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이 사태부터 넘어가자, 라고 생각할 때였다.

와락. 덥썩.

"?!"

레온이 다짜고짜 그녀의 손을 낚아채더니 자신의 좆을 붙잡도록 이끌었다. 광신도의 이념이 간신히 본능을 억누르고 있지만 이렇게 훌륭한 자지가 손에 잡히자 그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손이 움직였다.

스윽. 스윽. 스윽. 스윽.

"그러니까 가라앉도록 마르가리타가 빼 줘요."

"그, 그건…."

"받아들였잖아! 열심히 대딸하면서 이제 와서 뭘 발을 빼! 열심히 손대딸 해!"

"……."

머릿속에 빅뱅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혼란에 빠진 마르가리타. 그러나 그녀의 손은 본능에 충실하겠다는 것처럼 열심히 고기막대를 훑으며 대딸을 했다.

한편, 레온은 레온대로 곤란했다. 남편을 복상사시킨 음마 미망인의 대딸 테크닉은 과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뛰어났다. 검을 잡고 단련했음에도 여체의 손바닥은 혼혈임에도 여러 유전자를 잘 이어받은 아비 누나의 육구 같은 보드라움을 갖고 있었으며, 테크닉은 검파로 단련한 황녀기사 앨리스의 대딸과 맞먹는 기량을 지니고 있었다.

좆대가리에서 나와 고기막대를 타고 흐르는 흥건한 쿠퍼액이 그 증거였다.

'설마 대딸만으로 이렇게 기분이 좋을 줄은 예상 못했는데.'

탁탁탁탁.

쿠퍼액이 윤활유로서 대신하자 한결 더 매끄러워진 대딸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진다.

"크읏! 싸, 싼다!"

뷰르릇. 뷰르르르륵. 뷰퓻뷰퓻. 뷰퓨우우욱.

"……."

심상치 않은 기세로 전립선이 요동치더니 그야말로 포탄처럼 쏘아진 정자들이 중력까지 역류하더니 그대로 마르가리타의 얼굴을 더럽혔다. 거의 십 초 동안 이어진 사정이 간신히 끝나고 약간의 현타가 찾아온 나는 지성이 진해진 눈빛을 했다.

그런데…….

"…할짝."

닦아주냐고 묻기도 전에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가 근처에 묻은 정액을 핥아 올리더니 그대로 꿀꺽 삼켰다.

"할짝. 할짝. 할짜악."

그리고 반복되는 행위. 상당히 관능적인 미망인의 혀놀림에 살짝 작아졌던 자지가 다시 풀발기하여 고개를 치켜 들었다. 하지만 [직감]이 그 순간부터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기대를 배신한 적이 없던 [직감]의 경고였지만 나는 그곳에서 도망칠 수가 없었다. 내가 쥐게 한 거지만 정액을 핥기 시작했을 때부터 마르가리타가 스스로 손아귀에 악력을 넣어 자지를 꽈악 붙잡았으니까. 식은땀을 흘리는 내게 입가 근처의 정액을 깨끗하게 핥아 먹은 마르가리타가 눈길을 향했다.

"……꿀꺽."

눈에 이성과 지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어두운 동공.

아르잔느가 성욕에 잠식되어 발정이 났을 때조차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저것은……심연이다.

그래, 심연이었다.

내 좆을 쥔 채로 다른 손을 자신의 뺨에 얹은 마르가리타는 광대가 승천하며 사특하기 짝이 없는 요사스러운 눈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은 숙련된 창녀마저 가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천성적인 요부의 얼굴이었다.

이윽고, 그녀의 입이 벌어지고­

"하아아아아아아아………!"

뭔가가 해방된 것처럼, 꾹 참고 있던 숨을 내쉰 것처럼 진하다 못해 농밀하기 짝이 없는 염기가 한숨이 되어 뿜어진다.

뭔가 잘못됐단 걸 직감했을 때는 늦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자님."

음마…… 진정한 의미로 각성한 서큐버스 미망인의 눈빛에는 옅은 굴종욕과 동시에 짙은 지배욕이 깃들어 있었다.

­이건 다 성자님 때문이에요. 알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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