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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쇼타의 변태목록-115화 (115/142)

〈 115화 〉 스위치 이단심판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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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지 않는 공명정대한 광신도 이단심판관 마르가리타를 꼬신다는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합류한 티타니아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몇 번 씩 기막을 치지 않고 저택이 떠나가라 교성을 질러준 연인들의 도움 덕분이다. 마르가리타를 꼬드긴다는 아비 누나의 제안을 내가 받아들이고 그걸 연인들에게 설명했더니 이제는 미망인까지 꼬드기는 거냐며 짜게 식은 시선을 보내오더라.

그래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기색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무언의 동의랄까.

기막을 안 치고 신음을 저택에 울리게 하는 게 조금… 아니, 많이 창피하기는 하지만 동의를 얻어서 할 수 있었다.

첫 날은 요정왕족의 꿀이 뚝뚝 떨어지는 교성.

둘째 날은 황녀기사의 무력함이 담긴 신음.

셋째 날은 여우 성녀의 듣는 이가 다 발정이 날 듯한 요분질 소리.

넷째 날은 암말 성기사의 찰진 엉덩이 소리.

그렇게 되니 마르가리타뿐만이 아니라 사용인들에게마저 문제가 생겼다. 저택 주인의 하루가 멀다하고 일대를 울리게 하는 짐승 같은 교접에 사용인들마저 참지 못하고 눈이 맞은 이들끼리 관계를 맺다가 허리가 나가서 밀렸던 휴가를 단체로 내버렸다.

덕분에 매일 같이 다크서클이 늘어나며 세하스가 죽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죄책감이 새록새록 성장하는 기분이다. 세하스 미안.

문제가 있다면 그만큼 마르가리타의 눈가도 다크서클이 짍어지고 점점 눈에 시뻘건 핏줄이 서는 혈안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와 연인들의 농밀하고도 진득한 사랑나눔에 음마인 그녀는 밤잠을 매일 같이 설치고 있는 듯했다.

심지어 가주인 내게 올라오는 보고에 의하면 가끔 허공을 바라보며 부르르 떨다가 애액을 왈칵 쏟아 저택의 복도를 더럽히는 광경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상당히 기괴한 광경이지만 사용인들도 뿔과 날개 등등의 외형을 보고 음마(서큐버스)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동정을 하거나 이해한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평범한 인간도 발정이 나서 눈이 맞으면 섹스를 하고 휴가를 제출하는 상황에 음마인 그녀가 오히려 아무와도 관계를 안 맺고 버티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기에 그랬다. 다만, 매일같이 침대 시트를 갈아 청소를 하는 시녀들이 힘들다고 호소를 한다나.

아무래도 나와 사고를 치지 않도록 매일 밤에 홀로 자위를 하는 모양이다.

'생각보다 정신력이 강하네. 평범한 인간도 못 참는 걸 며칠이 지나도록 참아내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대단해.'

역시 이단심문관도 아니고 이단심판관 쯤 되면 모든 면에서 엘리트를 초월하는 실력자라는 걸까.

원초 계획은 음마에게 교성을 대놓고 들려줘 발정시켜 자발적으로 내게 다리를 벌리도록 하자는 거였다. 음마(서큐버스), 그것도 남편을 잃고 지조를 지킨 지 꽤 된 미망인의 성욕을 자극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 데 아무래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이쪽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꼬시려고 들지 않으면 이 지조 있는 미망인은 끝까지 다리를 벌리지 않으리라.

그나저나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무리하지 않고 음마 미망인 이단심판관을 내 여자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할 게 무엇이더냐? 그냥 그 커다란 좆으로 푹찍 해주면 좋다고 앙앙거리는 게 음마다, 계약자여! 그냥 찾아가서 덮치고 교배프레스로 심연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조성검이 오늘따라 폭주하는 낌새를 보인다. 얘, 계속 냅둬도 괜찮은 거 맞겠지? 설마 나중에 힘을 얻었다며 의인화해서는 내게 처녀막을 뚫으라고 강요를 하는 전개는 아니리라 믿는다.

­근데 어찌 보면 폐하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 후배.

"아니, 선배? 머리라도…… 책표지라도 찢어졌어?"

아르미사엘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이를 하는 듯한 어조에 내가 크게 당황하며 물었다.

­책표지 안 찢어졌거든? 그러니까 걱정 마셔.

툴툴거리는 걸 보면 어디 페이지 하나 빠지지는 않은 것 같은데.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일단 일리가 있다는 거야. 후배는 음마의 종족특징에 대해 좀 알아? 수인이면 성욕이 쌓이다가 발정기에 한 번에 풀리는 것처럼, 뭐 그런 거 말이야.

"그냥 밤일을 잘하고 환영마법에 특출 난 것과 피가 얼마나 진하냐에 따라 피와 그림자를 다루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있을 수 있다는 것 정도려나."

­틀린 말은 아니네. 하지만 부족한 점을 좀 보완해줄까 싶네.

얌전히 다음 말을 기다리자 예상대로 선배가 설명을 시작했다.

­음마는 보통 쾌락에 적극적이고 솔직해. 어떤 의미로 말하자면 쾌락을 갈구하는 만큼 쾌락에 약한 면모를 갖고 있지. 정신력이 아무리 굳건하더라도 종족의 쾌락허접스러운 면모는 육신에 유전자 단위로 데이터 베이스가 깔려 있으니 후배의 그 훌륭한 물건으로 몇 번 찔러주면 알아서 넘어올 가능성이 높아.

"…그럼 그냥 미약 쓰면 더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

음마들이 그렇게 쾌락에 내성이 떨어진다면 부작용이랑 중독성이 없는 순도 낮은 미약을 쓰면 알아서 발정이 극대화되서 안기려고 찾아오지 않을까. 하지만 선배는 내 계획이 달성될 수 없는 이유를 알려주었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음마에게는 미약이 통하질 않아.

"응? 그래?"

이번 대답은 아르미사엘에게서 나왔다.

­그렇다, 계약자여. 때문에 음마는 알코올에도 면역을 갖고 있어 취하지를 않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날 뿐이지 취하지 않아서 보통 술고래가 아니니라. 한때 본녀도 낚여서 악마의 계약을 맺은 적이 있었지.

­예전에 음마랑 술내기를 하다가 진 걸 얘기하는 거야.

둘의 얘기에 새로운 정보를 접했다. 설마 음마에게 술이란 그저 열기를 내게 해주는 음료에 불과했을 줄이야. 그래서 황실이 개최한 연회장에서 그렇게 와인을 물 마시듯이 집어 마셨던 걸까.

그나저나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선배의 설명을 듣고 나니 아르미사엘의 닥치고 강간하라는 얘기가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무사히 꼬신다 하더라도 내가 강간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으며 연인들과의 관계에도 불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실패할 가능성은 워낙 높은 데다가 위험해서 언급하기도 싫고.

그러나 관계를 가져서 압도적인 쾌락을 주입해 뇌수를 정액으로 가득 채우고 내 좆에만 매달리게 만들자는 저 의견에는 일정부분 동의한다.

보유한 방대한 스킬들을 떡치는 데 사용하면 규격 외 사이즈인 용자지에 상당히 익숙해진 내 여자들도 까무러치며 기절하는데 그걸 미망인 음마가 견딜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보다 자연스럽게 그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무드가 중요한 법이다, 무드가. 중요해서 두 번 말했다.

용병으로 활약할 때 활동하던 이들을 보면 눈만 맞아도 대화를 나누어 의사를 결정해 섹스를 갖던 이들이 파다했다. 다만, 그 또한 억지로 강요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뜻이 통할 때를 의미한다. 그러다 여성 쪽에서 꺼려하면 남성 용병이 살살 꼬드기며 방으로 유도하고 같이 하룻밤을 보내는 광경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 녀석들이 어떻게 했더라.'

분명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같이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었던 걸로 기억한다. 술을 마셔서 알딸딸한 감각에 취하게 만들어 기분이 업! 되면 그때 넌지시 제안하여 꼬드기는 것이다.

단, 이 방법이 알코올에 면역이 있는 음마에게는 쓸 수가 없다는 건데.

……아, 잠깐만. 뭔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했다.

"일단 둘 다 다시 휴면모드 들어가고."

­계약자?!

­후배여!

성검과 마도서의 애원을 무시하고 검집에 납도하고 책을 닫았다. 휴면 모드에 들어간 둘을 방에 두고 그대로 복도로 나가 방문 옆에 설치되어 있는 종을 들어 따랑따랑 울렸다.

그러자 금방 세하스가 복도 저 끝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품위를 잃지 않게, 그러면서도 재빠른 발걸음으로 내게 다가와 공손히 고개를 숙인다.

"네, 백작님. 무슨 일이십니까?"

"오늘 점심은 이단심판관 님에게 대접을 좀 해볼까 해서. 내 방에서 단둘이서 대화를 나누며 감사랑 사죄를 좀 전하고 싶은데 그녀를 식사에 초대해줄래?"

사죄한다니까 죽어 가던 세하스의 두 눈에 생기가 다시 감돌기 시작했다. 이제 저택을 교성으로 채우며 사용인들이 밀린 휴가를 단체로 내는 꼴을 보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세하스도 나름 내가 마르가리타에게 무언가 작업을 치려고 그런 괴상하고도 망측한 행위를 펼친다고 어림짐작은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에게 미안하게도 착각이지만 굳이 그를 지적해 수정할 마음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당장 가서 아스모데우스 이단심판관 님께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 수고해줘."

"얼마든지 불러주십시오. 그럼 저는 이만­"

"아, 참. 연회장에서 그녀가 와인을 가장 많이 마시더락고. 그래서 선물로 와인도 준비하고 싶은데 저택에 와인이 있나?"

"물론, 준비되어 있습니다."

세하스가 자부심이 넘치는 얼굴을 했다.

"전전대 황제께서 와인을 즐기시는 취미가 있었기에 저택 지하에 작지만 뛰어난 와인들이 보관된 창고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선별해서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

유능한 집사가 있으니 너무나 편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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