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41)

색기발랄 16 

저번 주말의 하늘은 꽤 괜찮았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더니 먹구름이 잔뜩 몰려 이따금씩 비를 뿌려대는 그 장관은 마치 내 마음의 갈증이 씻겨나가는 듯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일년 365일 내내 비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몇 번인가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지만, 나는 파란 하늘에 햇빛이 내리쬐는 맑은 날씨보다는 이렇게 우중충한 흐린 날씨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변태같다고도 하지만, 취향이니 존중해 주시죠? 사실 맑은 하늘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활짝 개인 날씨라면 여러가지 귀찮은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것도 날씨가 맑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오빠~ 이것 좀 봐요!"

저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정소연의 모습이 보인다. 굉장히 신난 얼굴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만나서 정소연과 데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거, 저거 호랑이 맞죠? 어흥 하는 호랑이요!"

"......"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한 눈으로 호랑이를 바라보던 정소연은 또 어느샌가 다른 곳으로 달려가 없어졌다.

정소연을 데리고 온 이곳은 어린이 대공원이다.

모처럼 떡치는거 말고 데이트할 기회를 가지게 된 정소연이 가고 싶다고 졸라댔던 곳이다. 그래서 오긴 왔지만... 솔직히 왜 어린이 대공원인지 모르겠다. 역시 애같은 녀석이라 그런가?

만약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 이렇게 어린이 대공원같은 곳에 올 일은 없었겠지. 어디 틀어박혀서 이야기나 좀 한다던가, 아니면 모텔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의 날씨는 아주 상쾌(다른사람의 입장으로)하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돌게 됐다.

그래도 나름 데이트라면 데이트일 텐데, 저 꼬맹이는 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또 어디론가 달려가기 때문에 데이트라고 하기도 뭐했다. 그냥 지가 어린이 대공원에서 동물들 구경하고 싶어서 나를 끌고 온 게 아닐까? 

정소연과의 섹스가 끝나면 매우 아쉬워하는 얼굴로 내 옷자락을 꼭 쥐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모처럼 시간을 낸 거지만... 그래도 저렇게 좋아하는 얼굴로 맘껏 즐기고 있으니 이건 또 이거대로 좋을지도 모른다.

꽉 끼는 청바지에 하얀 운동화를 신고, 하얀 자켓에 사과머리를 하고 있는 정소연은 정말로 예쁘고 귀엽다. 솔직히 취향으로 따지자면 현아보다 정소연 쪽이 좀 더 내 스타일이다. 난 저렇게 귀여운 애가 맘에 들거든. 그 귀여운 얼굴에 비해 몸매는 마치 시위라도 하듯 탱탱하게 부풀어 있으니 침대에서 가지고 놀기에도 딱이다. 흠... 보면 볼 수록 정말 탐나는 녀석이다. 아마 현아가 없었다면 나는 아무 망설임 없이 정소연을 내 여친으로 만들었겠지?

분명 첫 만남은 술집에서 지나치다가 삘이 꽃힌 사이인데. 그 이후로 정소연은 거머리처럼 날 쫓아다닌다. 명분도 있다. 정소연은 날 좋아하니까. 

비록 현아가 있어서 거절하긴 했어도, 정소연은 개의치 않다는 듯 여전히 나를 따라다닌다. 뭐 솔직히 이정도면 남들 앞에서만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말할 뿐이지, 하는 짓은 애인이나 다름없지 않나? 떡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이렇게 대놓고 데이트까지 하고 있으니까. 분명 섹파와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나 역시도 어느샌가 정소연을 단순한 섹파라고는 생각치 않게 됐다.

* * *

아웃백에 왔다.

런치 메뉴를 노리고 12시가 되자마자 들어섰다. 나도 좋아하는 곳이긴 하지만, 정소연은 정말 눈에 하트가 그려져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오빠... 나 정말 여기 좋아해요..."

"어... 그래. 얼른 시키자. 배고프지?"

아마 여기서 점심을 먹고 모텔에 들렀다가 나오면 얼추 3시에서 4시쯤 되겠지? 현아는 거의 6시쯤에 오니까 아직 여유는 있다.

부쉬맨 브레드를 시작으로 런치 메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프는 역시 양송이 스프가 진리 아니겠어? 난 버섯은 별로 안좋아 하는데 이건 입맛에 맞다.

크리스피 치킨샐러드와 본저 베이비백립이 나오고, 투움바파스타에 에이드까지. 솔직히 이거 둘이서 먹을 자신이 없다. 세명 정도는 돼야 괜찮은 메뉴인데...

"...아. 맛있다. 행복해..."

어느새 우리 앞에 놓여진 음식들이 다 사라졌다. 정소연... 무서운 계집애.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이런저런 잡담을 했다. 

정소연은 점심 즈음에 나랑 만나서 놀고, 저녁시간이 되면 자기 남자친구를 보러 간다고 한다. 오늘처럼 이례적으로 아침부터 만나서 놀 때에도, 결국 저녁이 되면 남친을 보러 가는 거다. 음, 왠지 나랑 비슷하다. 나도 낮시간에는 정소연을 만나고 저녁때 현아를 만나니까.

"넌 저녁때 남친 만나면 안미안해?"

"응? 뭐가요?"

"이렇게 낮에는 나 만나서 떡치고... 저녁때 남친 얼굴 보면 미안한 생각 안드냐는 거지."

"흐응..."

여전히 저 콧소리는 의미를 알 수 없다. 긍정인 것 같기도 하고 부정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의미 자체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고. 아무튼 묘한 소리다.

뭔가 생각을 하는 눈치더니, 이내 입술을 내밀면서 중얼거린다.

"...을이오빠는 현아언니 만날때 미안해 해요? 오빠도 낮에 나 만나서 떡치고 저녁때 현아언니 만나잖아요."

"...글쎄. 솔직히 미안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그쵸? 나도 그래요. 남친은 남친이고 오빠는 오빠니까요."

......

남친은 남친이고 나는 나라...

남친에게 주는 애정은 따로 있고 나에게 줄 애정은 또 따로 있다는 말인가? 둘은 전혀 다른 존재이니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말?

글쎄, 나는 조금 틀리다.

나도 현아와 정소연을 동시에 만나긴 하지만, 현아는 현아고 정소연은 정소연이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에게 있어서 어디까지나 주는 현아고, 정소연은 만나도 그만, 안만나도 그만인 사람이지. 물론 정소연이 들으면 입이 대빨 튀어나올 정도로 실망스럽겠지만, 그게 사실이다. 

만약 현아가 알게 된다거나, 더이상 정소연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질 때가 오면... 나는 정소연을 놓아줄 것이다. 막말로 버린다는 소리다. 딱 그정도의 위치니까, 지금의 정소연은.

"남친은 일해요. 이제 좀있으면 군대간다는데... 그때까지만이라도 좀 놀면 좋을텐데. 한 푼이라도 더 벌어놓고 가겠다고 일하더라구요. 그래서 일 끝나는 시간에 만나서 놀아요."

"군대? 어휴. 거길 어떻게 가. 그래서 그렇게 맨날 만나서 노는거야? 좀있으면 못보니까?"

"아뇨. 맨날 보는 건 아니구요. 일주일에 서너번 정도? 만나서 딱히 하는 것도 없어요. 얘가 요즘들어서 내 몸을 자꾸 탐내가지고... 지 한번 쌀 때까지 하다가 금방 끝나고, 그리고 저녁이나 먹고 조금 놀다가 헤어져요."

"그래? 그래도 걔는 너 힘들게 하지는 않겠네. 너 나랑 하고나면 죽을려고 하잖아."

"...그래도 오빠랑 하는게 나아요. 걔는 진짜 딱 지 혼자만 싸고 그만하니까..."

......

당연히 그럴꺼다.

내 좆맛에 길들여진 정소연이 토끼같은 남친한테 만족할 리가 없지. 물론 무조건 오래 하는게 좋은건 아닌데, 적어도 몇 번 흔들다가 찍 싸고 관두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어?

"음... 오빠는..."

정소연이 운을 띄운다. 뭘 말하려고 뜸을 들이지?

"...그 때, 우리오빠한테 현아언니 올려놓고 나서 어떻게 됐어요?"

......

전혀 생각치도 못한 말이 나왔다.

역시 이 계집, 그 때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 때의 난 현아가 박우리와 섹스하고 그 보지에 좆물을 담아내는 것이 보고싶어서 그런 짓을 저질렀었다. 정소연도 분명 내가 현아를 박우리 위에 올려두는 걸 똑똑히 봤었지. 하지만 그것에 대해 묻지 않아서 그냥 지나가는 건가 했다.

그 이야기가 지금 이 자리에서 나오다니... 뭘 말하고 싶은 거지?

"핸드폰으로 찍었었잖아요... 언니가 우리오빠꺼 잡고 흔드는거. 그리고 모텔 가서 그렇게 올려두길래 뭘 하려는 걸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을이오빠는 여전히 현아언니랑 사귀고 있고... 우리오빠하고는 이제 연락 안해요?"

"어... 그게..."

확실히 그 날 이후로 박우리와 연락한 적은 없다. 물론 만난 적도 없고. 

하지만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여전히 박우리는 현아를 노리고 있을 테고, 현아의 마음속에도 어떤 모습으로든 박우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확실히 매듭지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박우리를 한 번은 더 봐야 하는데... 말이 쉽지 솔직히 박우리를 만나기가 꺼려진다. 

"오빠, 오해하지 말고 들어요. 난 아직도 현아언니랑 우리오빠가 수상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그 때... 모텔에서 내려오는 둘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겉으로는 오빠랑 사귀는 척 해도 밖으로는 우리오빠 만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

"물론 생각이 그렇다는 거에요. 아니라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테이블 아래로 그런 손장난 하는 것까지 봐버렸으니... 그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 난 모르니까요."

......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어쩌면 현아는 박우리를 마음에 품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아는 매일같이 여기로 와서 나와 시간을 보내고 막차가 끊기기 전에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가끔 오는 것도 아니고 매일같이 그러고 있으니, 그 사이에 박우리를 만날 시간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혹시 핸드폰으로 문자나 주고 받으면서 연락하는 거라면 내가 모르겠지만... 적어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내가 매일같이 현아의 옆에 있으니까.

이런 나의 생각을 정소연에게 말해 줬다. 지금의 현아는 예전의 현아도 아니고, 매일매일 내 옆에 있으니 박우리를 만날 시간은 없다고.

몇 번 눈을 깜박거리던 정소연은 은근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오빠, 순진한 거에요? 현아언니가 우리오빠를 만나는 게 꼭 여기로 와야지만 만나는 건 아니잖아요. 오빠 만나기 전에 이미 우리오빠가 언니네 동네로 넘어가서 만나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일찌감치 여기로 넘어와서 우리오빠랑 만나다가 오빠 만날 시간 되면 헤어질 수도 있구요. 우리처럼요."

......

그런가, 아니... 그렇구나. 그런 수도 있구나.

만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못만날 것도 없는 거였다. 애초에 박우리가 현아가 사는 동네로 넘어가서 만나는 방법도 있고, 아예 일찌감치 이쪽 동네로 넘어와서 박우리랑 놀다가 나를 만날 시간이 되면 그제서야 헤어지는 방법도 있다. 왜 그생각을 못했지?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굳어있자, 정소연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오빠. 난 정말 오빠가 걱정되서 하는 말이에요. 오빠가 그렇게 좋아하는 현아언니가 어느날 보니 우리오빠랑 당당하게 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서 추궁했더니 이미 그 둘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 뭐 이런 스토리... 꼭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거 아니라구요? 만약 정말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애초에 싹을 잘라버려야 맞는 거잖아요. 안그래요?"

"......"

물론 맞는 말이다.

현아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은 이미 예전의 그것과는 다르다. 아무 남자한테나 다리를 벌리고 자지를 받아들이는 그런 현아의 모습은 이제 더이상 상상조차 하기 싫다. 만약 그런 조짐이 보인다면, 애초에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내가 막아줘야 한다. 난 현아의 남자친구니까.

하지만 어떻게? 정말 정소연이 말한대로 그 둘이 그런 식으로 만나고 있다면, 내가 나설 자리는 없어진다. 그렇게 방치하다가 어느날 그 둘이 나한테 '우리 사귀는 사이야, 너랑은 끝이야'라는 말이라도 나왔다가는... 그 때의 충격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물론 현아를 믿고 싶다. 이제 다시는 그러지 않을 꺼라고 생각하고 싶다.

근데 믿으려는 마음이 클 수록, 다른 한 구석에는 그것을 믿지 못하는 마음도 커진다. 그러지 않을 꺼라고 믿으면서도 한 편에서는 분명 그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이게 바로 의처증인가?

한 번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내 마음속의 불안은 점점 커져갔다.

정소연과 이렇게 차나 마시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둘은 모텔에서 서로의 몸을 끌어안으며 섹스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화해 볼까?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금 당장 여기로 오라고 할까?

만약 받지 않으면? 그리고 박우리도 받지 않는다면? 그럼 이것은 기정사실인가?

내 얼굴이 참으로 볼만했나 보다. 나를 바라보던 정소연이 살짝 겁먹은 표정이 됐다.

"...오빠. 괜찮아요?"

"...어. 괜찮지. 현아가 그럴리가 없잖아?'

"안그렇다면 다행이겠죠."

"......"

뭘까, 저 말투는.

왠지 현아와 박우리가 이미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살짝 비꼬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니, 지금 내가 예민해서 그런 건가? 정소연은 오로지 날 걱정 할 뿐인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

"...근데 오빠... 조금 웃긴거 알아요? 오빠도 지금 이렇게 나 만나면서 할꺼 안할꺼 다 하면서... 왜 현아언니가 그러는 건 못참아요? 오빠가 나랑 즐기는 것처럼, 현아언니도 단순히 즐길 뿐이라면. 서로 문제될 꺼 없잖아요?"

......

이건 또 무슨...

그러니까 난 정소연이랑 실컷 떡치고 다니면서 현아가 그러는건 왜 눈에 불을 키고 열받아 하냐는 건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

맞다. 충분히 먹힐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발목을 잡을 생각이라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만약 그게 문제라면... 오늘 이후로 너랑은 만날 일 없겠네. 내가 그러니까 현아도 상관없다 라고 말하려거든 말이야. 알겠어? 너랑 만나는게 현아의 면죄부가 되는 거면 진짜 이거보다 더 웃긴 것도 없지."

"......"

정소연이 말이 없다. 저 귀여운 얼굴이 무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으니 왠지 섬뜩하게 보이기도 한다. 가만... 저 무표정한 얼굴은...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

"...농담이에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소연의 표정은 예전의 얼굴로 되돌아 왔다. 그 무표정한 얼굴이 가면이었던 것 처럼. 아니면... 이 쪽이 가면인가?

"우린 뭐... 그냥 서로 즐기는 사이잖아요? 부담가질 정도로 깊은 사이도 아닌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우리가 이러는 걸 현아언니가 알게 되서 그러는 거라면 또 몰라도..."

"...그럼 그런 말을 하지 마 임마."

"네. 그냥... 언니가 부러워서요."

심호흡을 한 정소연이 곧 나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테이블에 있는 핸드폰 등을 챙기는 모습에 나도 슬슬 일어날 준비를 했다.

이제 막 일어나려는 찰나, 정소연이 다시금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그래도 오빠, 역시 신경쓰이긴 하죠? 현아언니가 오빠 안만날 때 뭘 하는지."

"......"

"흐응... 이건 어때요? 오빠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 있으면 되는 일인데."

......

이번엔 또 무슨 말을 할 셈일까.

근데 신기하게도, 정소연의 말에는 뭔가 사람을 잡아당기는 매력이 있다. 쓸때없는 말이라도 그것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마력이 정소연의 말에 섞여 있다.

어느덧 내 귀에 입술을 가져다 댄 정소연이 소근거리듯 말했다.

"내가... 우리오빠를 미행해 볼께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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