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인간 1권 4장 3부
모리다가 다시로와 히죽거리면서 애기를 나누다가 가와다를 향해 말했다. "오늘밤은
사장님과 내가 도야마 부인을 실컷 즐겁게 해드리기로 했어. 돈을 지불했으 니 물건은
이쪽 것이야. 자네 이견은 없겠지?" 그러자 가와다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럼요.
이미 양도한 물건인데, 남의 떡에 침을 흘리면 되겠습니까? 구워 먹든 삶아 먹든
어르신 마음대로 하심시오." "좋아, 그럼 도야마 부인을 사장님 방으로 옮기게."
"알았습니다. 헤헤헤, 사장님과 두목이 오늘 이후로 동서지간이 되는 셈이군요."
"하하하, 뭐 그런 셈이지." 토지 브로커인 다시로가 불룩 튀어나온 배를 흔들며
웃었다.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술자리 여흥으로 게이코의 관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재갈이 풀린 게이코는 째지는 소시를 지르며 날뛰었지만, 여전히 뒷짐결박되어 있는
처참한 신세 였다. 이내 아까까지 시즈코 부인이 당했던 비참한 몰골로 묶여졌다.
"엄마, 엄마! 살려줘." 시즈코 부인은 퍼득 고개를 들고 게, 게이코, 하고 비통한
소리를 지르며 게이코 쪽으 로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이봐, 멋대로 움직이면
곤란하지. 이제부터 사장님과 두목에게 듬뿍 사랑을 받을 차 례야." 가와다는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섹 잡아끌더니 자, 걸어, 하고 부인의 엉덩이를 발 로 밀었다.
시즈코 부인은 풀썩 고개를 떨군 채 어깨를 떨며 가와다에게 끌려 복도로 나갔다. 그
뒤를 모리다와 다시로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뒤따라 갔다.
다시로의 침실은 이층 복도를 두 개쯤 돌아선 막다른 곳에 있는 방이었다. "엉덩이를
좀더 흔들어보는 게 어때? 도야마 부인." 다시로는 걷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그런 굴욕에 허덕이 면서 시즈코 부인은 포박된 몸을 할미꽃처럼
구부리고 꺼지듯이 걸었다. 다시로의 침 실로 들어서는 것을 일 분이라도, 일 초라도
늦추구 싶은 간절한 몸부림이었다. "자, 어기야 부인." 다시로는 방 앞에 오자 취기로
휘청대면서 주머니를 뒤져 열쇠를 꺼내 모리다에게 건 네주었다. 모리다는 그것으로
문을 열고, 익살스런 포즈로 시즈코 부인의 어깨에 손을 얹어 안으로 밀어넣었다.
"자, 들어가시죠, 도야마 부인" 그곳은 한껏 멋을 부린 다다미방으로 모과나무 탁자와
병풍 등이 격식에 맞춰 놓여 있 고, 안쪽의 방 한 칸이 침실로 쓰이는 듯 꽃 모양의
물색 이불이 깔려 있다. 그 안은 목욕탕이었다. 다시로와 모리다는 시즈코 부인을
목욕탕으로 밀고 갔다. 하dis 타일이 깔린 커다란 욕실에 부인을 밀어넣은 가와다는
얼굴을 숙인 채 희미하게 떨고 있는 부인에게 말했 다. "사장님과 두목이 몸
구석구석까지 깨끗이 씻어주실 거야." "그럼 두목과 사장님, 천천히 즐기십시오. 저는
그 사이에 잠자리하고 술상 준비나 해 놓겠습니다." 가와다는 부인의 오랏줄을
다시로에게 건네주고 애교 띤 미소를 지었다. 목욕탕은 조 금 전부터 난방이 돼
있었던 듯, 욕실 가득 뿌연 증기가 서려 있었다. 시즈코 부인은 욕실 구석에 몸을
작게 웅크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다시로와 모 리다는 그런 시즈코 부인의
모습을 핥듯이 바라보면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시즈코 부인은 욕조 가장자리게 뺨을
대고, 격하게 흐느꼈다. 죽기보다 괴로운 모습을 야비한 사내들에게 드러내고, 다시
악마나 다름없는 다시로와 모리다에게 희롱을 당 해야 하다니..... 부인은 차라리 이
자리에서 죽어버렸으면 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 다. 설령 구출된다고 해도, 더 이상
자신은 밝은 곳에는 나갈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다 . 시즈코 부인의 뇌리 속엔 도야마
가에 시집가고 나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 덜커덩 하고 욕실 문이 열리자,
부인은 퍼뜩 제정신으로 돌아와 허벅지를 딱 밀착시키 고 몸을 더욱 움츠렸다. 알몸이
된 다시로와 모리다가 들어왔다. "헤헤헤헤, 부인. 우리 둘이서 깨끗하게 씻어줄게."
모리다가 그렇게 말하고 욕조의 물을 퍼올려 쏴아― 하고 선 채로 어깨에서부터 끼얹
었다. 물방울이 구석에 쭈그려앉은 부인에게까지 튀었다. 다시로는 욕조 안에 거대한
몸을 담갔다. "아아, 좋다. 자, 부인 사양하지 말고 이리로 들어와." 시즈코 부인은
참을 수 없어 일어나 욕실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모리다가 시즈코 부인의
매끈매끈한 양 어깨를 뒤에서 잡았다. "어, 어딜 가는 거야. 밖에는 부인이
무서워하는 가와다가 있다구. 그리고 사장님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잖아. 자, 탕
안으로 들어가서 사장님에게 깨끗이 씻어달라고 하라 구." 그러더니 시즈코 부인의
오랏줄을 끌고, 욕조 앞까지 끌고 와 결박한 그대로 탕 안으 로 밀어넣으려고 했다.
"뭘 꾸물대고 있어. 빨리 들어가지 않고." 모리다는 욕조 앞에 우뚝 선 채, 욕조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부인의 엉덩 이를 세게 갈겼다. 시즈코 부인은 얼굴이
빨개져서 입술을 깨물고 있다. "하하하, 사장님. 사장님이 그렇게 정면에서 눈을
접시만하게 뜨고 쳐다보고 계시니까 부끄러워서 그러나 본데요?" 시즈코 부인은
모리다의 말에 한층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모리다는 부인의 홍 조 띤 뺨을
쿡쿡 찌르더니 시즈코 부인의 몸을 안아올리려고 했다. "무, 무슨 짓이에요. 그만둬!"
다시로도 거들어 마침내 두 사람은 시즈코 부인의 부질없는 저항을 간단히 제압하고
욕조 안으로 밀어넣었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수증기 속에 탕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
는 시즈코 부인과 다시로. 그곳에 모리다도 점프하여 들어갔다. "헤헤헤, 사장님.
도야마 녀석, 자기 마누라가 이곳에 이런 몰골로 우리들과 같이 목 욕하고 있으리라곤
꿈에도 모르겠죠?" 모리다가 말하자 다시로도 싱글벙글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
이것으로 옛날 원한을 갚은 셈이야. 나중에 부인의 숲을 조금 깎아서 도야마 녀석에게
보내줄까? 필시 깜짝 놀랄 거야. 하하하!" 다시로는 그렇게 말하고 시즈코 부인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아 자기 쪽으로 돌려놓았 다. "부인, 오늘밤은 이 모리다 두목과
같이 뼈에 사무칠 때까지 즐겁게 해줄게. 아무리 울고불고 해도 이 방 밖에서는
들리지 않아. 걱정 말고 맘껏 신음 소리를 질러대라고. " 모든 것을 체념하고 얼굴을
숙이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코를 들어 올리고 콧구멍 청소 를 시작한 모리다가 자못
재밌다는 듯이 놀려댔다. "콧구멍 청소가 끝나면 입 안하고 귓 구멍까지 해줄게.
후후후, 어때, 도야마 부인. 우리들 의외로 친절한 남자들이지?" 시즈코 부인은
귓볼까지 붉게 물들이고 다시 오열하기 시작했다.
쿄오코는 이 자리를 빠져나가 야마자키에게 전화 해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시즈코
부인과 게이코를 먼저 위험에서 구출해야 할지 망설였다. 게이코를 괴롭히는 데에 몰
두해 있는 하자쿠라단과 모리다파의 야쿠자들, 그 틈에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야마자키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지만, 그러나
그들이 이곳에 구출하러 오는 사이 이층을 끌려간 시즈코 부인이 온갖 야비하고
잔학한 방법으로 희롱당할 게 분명했다. 어쨌든 일단 시즈코 부인을 위험에서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고 결심한 쿄오코는 살짝 그 자리를 빠져나와 복도로 나왔다.
이층으로 올라가자 붉은 양탄자가 깔린 복도의 양옆에 방이 죽 붙어 있었다. 쿄오코는
그 하나하나를 열어보며 나아갔다. 이층 어딘가에서 시즈코 부인이 음란한 학대를 받
으며 괴로워 몸부림치고 있다고 생각하자 쿄초코의 가슴이 심하게 고동쳐왔다. 가장
구석진 방의 문을 열려고 했을 때, 움찔 몸이 경직되었다. 가와다 일행의 웃음 소리가
들려오고, 시즈코 부인의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쿄오코는 숨을 삼키고
살며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살금살금 걸어 장지문 틈새로 침실 을 엿보던 쿄오코는
그만 앗! 소리가 나올 뻔했다. 침실의 도코노머 기둥에 시즈코 부인이 알몸인 채
묶여져 있었는데, 참혹하게도 한쪽 다리가 로프로 높이 매달아져 있었다. 부인은 그
처참한 모습으로 다시로아 모리다의 안주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가와다는 다시로와
모리다의 술잔에 술을 따르면서, 비굴하게 굽신굽신 머리를 조아리 고 있었다.
다시로는 충혈된 눈으로 시즈코 부인의 부드러운 살결을 응시하고 있었다. "좋은
포즈군, 부인. 남편이 뵜다면 뭐라고 할까. 후후후." 다시로는 입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사교계의 꽃이라든가 절세 미인이라는 칭송을 받 던 도야마 부인이 지금은
비참한 모습으로 다시로와 모리다에게 희롱당할 순간을 기다 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무용수가 춤을 추고 있는 모습 같은데, 안 그런가? 도야마 부인." 모리다가 맥주를
병째 들이켜서, 느릿느릿 시즈코 부인 곁으로 다가갔다. 시즈코 부인 은 퍼뜩 얼굴을
들고는 매달린 한쪽 다리를 필사적으로 흔들며 외쳤다. "다, 다가오지 말아! 제발
내게 다가오지 말아!" 모리다는 다시로 쪽을 보며 빙긋이 웃어보였다. "사장님, 역시
사장 부인이라서 이런 어마어마한 꼴을 당하고도, 아직 숫된 면이 남아 있는데요.
다가오지 말라고 앙탈을 부리다니. 이거 지금 길들여놓지 않으면 나중에 상품으로
내놓기 힘들겠는데요?" 다시로도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격하게 흐느끼기 시작한
시즈코 부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홱 치켜들었다. "후후후, 부인. 그만한
일로 참지 못하고 그렇게 울면 되나." 그러자 가와다가 모리다와 다시로에게 말했다.
"어르신들, 너무 부인을 애태우는 것 아닙니까? 여자라는 것은 몸을 허락한 남자에겐
온순해지는 법입니다. 게다가, 어르신들은 색에 대해서는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
도의 수완가이시잖아요. 두 분이 교대로 공격하면 아무리 부잣집 마나님이라 해도 어
르신들의 말씀에 순종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 시즈코 부인의 매달아 올려진 한쪽
다리를 올려다보면서 감탄했다. "정말 멋진 다리야. 저 오동통한 허벅지 좀 봐.
색기가 넘치는군." 한참 음란한 눈을 번뜩이면서 부인의 그곳을 바라보던 모리다가
다시로의 팔을 쿡쿡 찔렀다. "이제 슬슬 맛을 볼까요. 사장님." "그럼, 이쯤에서
방해꾼은 퇴장하도록 하죠." 가와다는 의미 있게 웃고 방을 나가려다가 문득 시즈코
부인에게 시선을 보냈다. "준비 됐지, 도야마 부인. 오늘밤은 사장님과 두목을 충분히
만족시켜 드려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