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7화 (48/333)

* 소녀시대와 9 대 1 과외하기 마흔 일곱 번째 과외 .

“ 오빠 잘 보고 있어야 돼 ? ”

“ 민식오빠 , 나도 좀 봐줘 ∼ ”

“ 알았어 . 두 명 다 잘 봐줄테니 걱정마 ∼ ”

설리와 크리스탈은 빅토리아의 말에 날 잠시 아쉬운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한 숨을 푹 쉬며 다시 연습실 중앙으로 걸어갔다 .

그리고는 자신이 안무를 추는 모습을 봐달라며 거의 애원하듯 말을 했다 .

나는 둘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알았다는 제스쳐를 취한 뒤에야 미소를 띄며 연습실 중앙에 멈춰섰다 .

“ 언니, 이번엔 거울 보지 말고 민식오빠 보면서 춰요 - ”

“ 민식이 ? 나야 뭐 상관없지만, 루나하고 엠버는 어때 ? ”

“ 나는 별로 상관없어 / 암 파인∼ ”

“ 으잇 .. 부담스럽게 . ”

나를 쳐다보며 안무연습을 제안한 그녀는 설리였다 .

그런 그녀의 제안에 에프엑스 멤버들은 한 표의 반대도 없이 모두 찬성을 하며 일제히 몸을 내 쪽으로 돌렸다 .

시선을 나를 향해 집중시키는 그녀들의 눈빛을 보자 난 무척이나 부담스러워서 시선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 지 몰랐다 .

“ 오빠 ! ”

“ 응 ? ”

“ 딴 데 쳐다보지 말고 여기 쳐다봐요 ! 여기 ! ”

그렇게 잠시 에프엑스의 눈길을 피하는 나에게 설리가 그 모습이 껄끄러웠는 지 날 큰 소리로 불렀고

난 그 모습에 설리를 향해 얼굴을 돌려보며 말했다 .

그러자 설리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명치를 누르면서 여길 쳐다보라 말했다 .

설리야, 거기는 쳐다보기는 부끄럽고 너의 얼굴을 쳐다봐줄게 .

안무연습 전 가벼운 장난은 끝나고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그녀들의 모습은 연습 전 장난끼어린 모습이 아니었다 .

곧바로 진지한 모습으로 바뀌고는 무대 위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같은 면모를 보여줬다 .

섬세한 손놀림, 버라이어티한 안무에 나는 넋이 빠진 아이처럼 다섯명의 여자들을 돌아가며 쳐다보았다 .

특히 ‘ 라라라라라라라라 - ’를 난무할 때에 추는 볼터치춤이란 . 왠지 몸치인 나도 따라하게 만드는 참으로 쉬운 춤이었다 .

음악이 끝나자, 나는 얼굴 앞에서 행했던 손놀림을 멈추고 아무 것도 안했다는 듯 시크하게 굴었지만 이미 그녀들은

내가 행한 행동을 봤다는 눈빛을 지으며 점점 내게 다가왔다 .

“ 오빠, 우리 춤 따라한거야 ? ”

“ 응? , 아.. 춤? 왠지 나도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미천하지만 손좀 끄적거려봤어 . ”

“ 으핫 - 오빠 귀여워~ ”

“ 아! , 설리야. 언니들. 오빠.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속이 좀 쓰라려서.. ”

역시나 내가 예측했던 대로 설리는 볼터치춤을 따라한 나를 뚫어져라 주시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날카로운 설리의 눈빛에 핑계를 치려다가 사실대로 말했고, 그런 수줍어하는 나의 모습에 설리는 내가 귀엽다며

나의 양볼을 손가락으로 집은 뒤 위 아래로 흔들었다. 나는 당황해했지만 여기서 버럭 소리를 지른다면 설리가 뻘쭘해할까봐

역시나 젠틀맨의 정신을 발휘해 당황스러움을 멋쩍은 웃음으로 무마를 시켰다 .

그러자 옆에서 꺄르르 웃던 크리스탈 아니, 수정이가 갑자기 배에서 복통이 느껴지는 지 잠시 표정을 찡그리더니 우리에게

화장실을 가겠다고 말하고는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 으으.. 긍데 스리야 너 게스 느 블자브면 느드 느 블 자느다 ( 근데 설리야 너 계속 내 볼 잡으면 나도 니 볼 잡는다? ) ”

“ 히힛, 잡아봐라- 잡으면 난 오빠 입에다가 뽀뽀해버릴거야. ”

만약 내 주위에 나를 지켜보는 세 명의 삼 자의 시선이 없었더라면, 그녀의 부드러운 볼을 콰악 잡아버렸겠지만 

그러다간 상황이 어떻게 풀어져나갈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설리의 볼살을 손가락으로 집는 건 그만두고 그냥

가만히 설리에게 꼬집힘을 당한 채로 그녀가 풀어줄 때까지 버텨봤다 .

“ 호호, 설리야 이제 민식이 나줘. 자꾸 볼살 늘리니깐 불쌍해보여 - ”

“ 그럴까 언니? 잇챠- 오빠, 치엔언니 때문에 볼 그만 늘리는거야. 나한테도 고맙다고하고 치엔언니한테도 고맙다고 해. ”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설리의 제 1차 볼살늘리기를 종결시켜줄듯한 기세의 빅토리아누나가 손바닥을 허공에 휘저으며

오늘은 이 쯤에서 그만 두라고 말을 했다. 설리도 언제 끝내야할 지 고민되었었는지 빅토리아의 말에 곧이 곧대로 따르

면서 빅토리아누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자신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하라고 나에게 말했다 .

하핫.. 설리야, 지나친 하극상은 복수를 낳는단다? 그게, 무엇인지 바로 보여줄게.

“ 네,네.. 빅토리아 누님 감사드립니다- , 설리누님도 감ㅅ.. ”

나는 자유가 된 볼살을 어루만지면서도 빅토리아누나에게만은 진정으로 감사하단 의미에서 직각으로 인사를 날렸다.

난 인사를 하고난 뒤, 곧바로 설리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설리는 나를 아래로 흘겨보며 팔짱을 끼며 날 쳐다봤다.

으윽,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댓가는 바로치뤄야겠지 ?

// 꽈악 - //

“ 꺄악! 오빠 내 볼 잡았써- 가만 안둬. 반드시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뽀뽀해버릴거야. ”

“ 따라올테면 따라와보시지- 내가 그리 쉽게 잡힐 줄 알ㄱ.. 어엇 !? ”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설리에게 인사를 하는 ' 척 ' 만 하면서 두 손으로 설리의 볼살을 좌우로 잠깐 늘린 뒤

손과 몸을 곧바로 빼며 연습실 이 곳 저 곳을 종횡무단 뛰기시작했다 .

나에게 볼살을 꼬집힌 설리는 씩씩거리기 보다는 뭔가 의지에 가득 찬 미소를 띄며 나를 종종걸음으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잡힐 생각이 없었고 소싯적 솔트레이크 올림픽을 보며 갈고닦았던 스피드스케이팅 실력을 연습실 안에서

거리낌없이 보여주었다. 나와 설리의 주말시트콤 ' 하와 수 ' 를 방불케하는 콩트에 수정이를 제외한 나머지 에프엑스 멤버들은

하나같이 배꼽을 잡으며 깔깔 웃어대었다. 나는 그런 웃음소리를 듣고 설리를 더 골려먹을까 생각하는 도중에

아뿔싸,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했던가 . 연습실에서 잘 하던 스케이팅 스텝이 청담동 다이아몬드 스텝이 되버린 듯

엉켜버리면서 나는 그대로 차가운 바닥과 아스트랄한 융합을 시도했다.

// 철푸덕 - //

“ 히히, 내가 가만 안두겠다고 경고했지? 잠깐만 기다려, 립글로스 다시 바르고 - ”

‘ 허허허.. 어차피 잡히게 됬으니 이왕이면 체리향으로.. ’

설리는 비참하게 넘어져있는 나의 어깨를 자신의 손으로 꾸욱 누르곤 못 움직이게 한 다음,

나에게 몇 마디를 던지더니 입술을 오므렸다 펴는 행동을 취하면서 고개를 돌려 립스틱 같은 것을 입술에 바르기 시작했다 .

그렇게 시간이 몇 십초가 지나자 그녀가 립스틱을 입술에 다 발랐는 지 연분홍색 입술을 오물오물거리며 제대로 익었는 지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곤 씨익 웃어보이면서 그 앵두같은 입술을 나를 향해 점점 움직였다.

나는 앞으로 벌어질 행동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그저 눈을 질끈 감았다.

// 쪼옥 - //

“ 원래 입술에다 하려했지만,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깐 볼에다 한거야. 다음에 잡히면 사람들이 있어도 입술에다가 뽀뽀해버릴꺼야. 알았지? ”

“ ... ”

나의 입술에서 느껴질 줄 알았던 설리의 감촉이 볼에서 느껴져왔다 .

설리가 나의 볼에 뽀뽀를 하던 그 수줍은 순간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내 콧잔등에 닿으며 달콤한 체리향을 풍겼다 .

난 설리가 뽀뽀를 하고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자, 잠시 벙쪄있었던 나의 정신적 아해를 소환하고 나도 정상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 근데 수정이는 왜 이렇게 안 와? ”

“ 나도 몰라, 오빠가 갔다와봐 . ”

“ 여자화장실에 내가 왜 갔다와, 갈려면 네가 가야지. ”

“ 그럼 정정당당하게 가위바위보로 갈 사람 정할래? ”

“ 무슨 가위바위보야.. 여자화장실인데 설리 네ㄱ... 그래, 가위바위보 하자. ”

정상인으로 돌아오자 마자 꺼낸 첫 마디. 바로 ‘ 몇 십분 전 말 한마디를 하고 사라져버린 수정이의 행방 ’에 대해 묻는 질문이었다.

나의 질문에 설리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원 상태로 돌아오면서 나보고 갔다오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해댔다.

하지만 ‘ 김.민.식 ’란 석 자의 이름을 가진 나란 남자는 쉽게 명령에 굴하지 않는다.

나는 애써 시크한 척을 하며 설리에게 책임을 돌렸으나 설리는 갑자기 주먹을 들더니 나를 때리려는 행동을 취하려다가 ‘ 가위바위보 ’ 라는

참으로 상큼한 10대 소녀다운 제안을 했다. 나는 이에 대해서도 따지려들었으나, 갑자기 느껴진 설리의 살기어린 눈빛을 보고는 곧바로

꽁지를 내리며 가위바위보를 할 준비를 했다.

“ 안 내면 갔다오기, 가위바위보! ”

.

.

“ 우와아아- 내가 이겼다!! ”

주사위와 패는 던져지듯, 내가 남자임을 표시하는 주먹도 허공에서 멈춰섰다.

그리고는 0.5초동안의 서로가 낸 손가락의 웅크림과 폄 정도를 보았다.

“ 민식오빠, 오빠가 얼른 갔다와. ”

후훗, 그래요 내가 졌어요. 난 주먹을 냈는 데 설리양은 아직은 여자이신지 보자기를 내덥디다.

마치 쓰디 쓴 블랙커피에 가루약과 간장을 섞은 느낌이더군요.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쳐들어가서 감히 숙녀의 생리적현상을 강제적으로 훔쳐보게 되다니,

물론 나의 뉴런들이 좋아서 파티를 벌이고 있겠지만 패자인 나를 쳐다보는 눈빛들이 있으니 ‘ 망했다 ’라는 눈빛을 우선적으로 비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 그래도 남자인 내가 어떻게 여자화장실을 갈 수가 있어 ! ”

“ 오빠.. 뽀뽀 또 당하고 싶어? 이번엔 입술에? ”

“ 가..가겠습니다. ”

나는 최후의 반항을 그녀들에게 해보았지만, 에프엑스의 실세인듯한 설리가 묘한 웃음을 띄며 나에게 협박을 바로 날려버렸다.

나는 일단 살고자하는 생존욕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곧바로 연습실 문을 박차고 나와 통로 끝쪽에 있는 여자화장실을 향해

두려움과 호기심이 적절하게 섞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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