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20)

앳되어 보이는 귀여운 외모.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빛의 머리. 작고 가녀린 몸을 검은 로브로 가린 밀리나는 오늘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단장을 한 그녀는 오늘도 그녀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움직였다. 

  현재 밀리나는 이 아라반드 후작령의 영주인 자하크 후작의 변기노예다. 본디 드네프 남작의 금지옥엽 외동딸인 그녀는 드네프 남작이 전대 후작의 암살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되고 연좌제로 인해 노예로 신분이 격하되었다. 그런 밀리나는 대륙 최고의 조교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루카벤의 교육을 받았고 이렇게 노예로서 다시 태어났다. 

  밀리나는 자하크의 방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어제 밤늦게까지 영지의 업무를 본 자하크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밀리나는 그녀의 주인에게 다가갔다. 어제도 아라반드 후작령을 위해 늦게까지 일한 주인을 위로하는 것은 노예로서의 본분. 밀리나는 한 존재를 위해 이렇게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할 수 있는 노예가 된 계기를 마련해준 죽은 아버지 드네프 남작이 고맙기까지 했다.

  "주인님, 이만 일어나세요."

  밀리나가 깨우자 자하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근 들어 쌓여만 가는 업무 탓에 밤에 노예들을 안아주는 시간마저 줄은 그는 어제 밤늦게까지 업무만 한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생생한 표정이었다. 이는 뱀왕의 체력이 잠깐의 잠으로도 몸을 제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주인님."

  "아, 그래."

  밀리나의 인사에 간단히 대답하고 자하크는 침대에서 벗어나 그의 바지를 내렸다. 그러자 밀리나는 즉각 자하크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뒤 자하크의 페니스를 입안에 머금었다. 

  노예로서 밀리나의 역할은 변기. 자하크의 소변을 그녀의 몸에 받아들이는 것이 그녀의 본분이었다. 이 역할은 자하크가 소유한 네 명의 노예들 중 오직 밀리나에게만 부여된 임무였다. 자하크는 자연스럽게 밀리나의 입에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밀리나는 이제는 익숙해진 소변의 맛을 느끼며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그 소변들을 남김없이 마셨다. 

  뒷정리까지 마치자 자하크가 씻을 물을 가지고 유네아가 들어왔다. 유네아가 가지고 온 물로 씻은 자하크는 밀리나와 유네아의 시중을 받으며 옷을 갈아입은 뒤에 샤리나와 아를린이 식사시중을 위해 기다리고 있을 식당으로 향했다. 

  방에 남은 밀리나와 유네아는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간단히 정리를 마치고 이제 방에서 나가려는 순간, 밀리나는 유네아의 기색이 평소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유네아 언니, 왜 그러세요?"

  "으, 응!?"

  유네아는 뭐라도 들킨 것처럼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노예가 된 순서를 따지면 밀리나는 엄연히 유네아의 선배지만 밀리나는 유네아를 언니라고 불렀다. 나이도 유네아가 더 많고 같은 남작 가문의 영애이지만 로텐 남작의 세력은 드네프 남작의 세력과 비교과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문이 멸문당하고 노예 신분이 된 그녀들에게 귀족 시절 아버지의 세력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밀리나는 처음 유네아에게 샤리나나 아를린처럼 "님"자를 붙였다. 이렇게 언니라고 부르는 것은 그동안 세 여자가 밀리나에게 같은 노예인 자신들에게 "님"자를 붙일 수 없다고 막 얼러서 겨우 이렇게 만든 것이었다.

  "화장실이라도 가고 싶은 거예요?"

  "으, 응? 뭐……. 그리 급한 것도 아니니까."

  "밖에서 처리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요?"

  어느 날부터 자하크는 노예들의 소변을 절대 화장실에서 보지 못하도록 못박아내렸다. 그는 노예들에게 소변을 보고 싶으면 아라반드 가 저택 바깥에 있는 정원에서 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노예로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고 그저 자하크란 개인에게 굴복한 샤리나, 아를린, 유네아는 자하크의 말대로 바깥에서 소변을 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그녀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자하크는 금세 그녀들에게 또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 제안은 세 노예에게 더욱 꺼려지는 일이었다. 자하크의 제안은 간단했다.

  "어서 저를 사용하세요, 언니."

  자하크의 변기노예인 밀리나를 사용할 것. 밀리나는 자하크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였다.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서 자신은 인간이면서더 변기인 존재다. 자하크 외의 인물의 소변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허나 같은 노예의 신세가 되었고 그녀들보다 어린 밀리나를 변기처럼 사용하는 일을 다른 세 노예가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때문에 그녀들은 최대한 소변을 참았다가 마지못해 밖에서 일을 보았다. 

  밀리나를 제외한 세 노예들은 절대 자하크가 지정한 곳 외의 장소에서 소변을 보거나 너무 참다못해 그대로 실금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다. 자하크는 만약 이러한 경우가 생기면 혼쭐을 낸다고 했었다. 어떻게 혼날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엄청 아플 거라는 것은 겪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었다.

  "하, 하지만……."

  "주인님께서는 저를 언니들의 변기가 되라고 하셨어요. 그러니 부담가지지 마세요. 저는 지금 노예보다도 못한 노예의 소변을 받는 변기일 뿐이에요."

  밀리나는 유네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유네아는 밀리나의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러는 사이에 유네아는 밀리나가 입고 있는 드레스 치마에 얼굴을 집어넣었다. 속옷착용은 금지이기에 밀리나의 눈앞에는 유네아의 보지가 보였다. 

  밀리나는 조심스럽게 유네아의 보지에 입을 가져다댔다. 그리고 혀로 유네아의 요도구를 살짝 자극했다. 유네아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밀리나에게 외치며 방광 안에 찬 액체들을 밖으로 배출했다.

  "아, 안 돼! 미, 밀리나! 나와!"

  밀리나는 능숙한 솜씨로 유네아의 오줌을 마시기 시작했다. 밀리나에게 오줌을 먹이는 유네아는 알 수 없는 느낌에 몸을 떨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그 쾌감과 시원함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유네아의 오줌이 멈추고 밀리나는 깔끔하게 뒷정리까지 해준 뒤에 치마 속에서 얼굴을 꺼냈다. 그리고 유네아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지금 그녀는 어째서인지 힘을 전혀 줄 수가 없었다.

  "헤에, 배가 빵빵해요. 샤를린, 아를린 언니. 주인님. 그리고 유네아 언니의 오줌까지. 다들 저를 변기로 사용해줬어요."

  정말로 밀리나는 아침부터 네 사람의 오줌을 마신 탓인지 배가 무척 부풀어있었다. 유네아는 그런 밀리나를 보며 쓴웃음을 짓더니 이내 그녀를 품에 안았다. 

  어떻게 보면 밀리나와 유네아는 너무도 똑같은 점이 많았다. 그녀들은 아버지의 욕망에 의해 자하크의 노예로 전락했다. 그 때문인지 밀리나는 세 명의 노예 중 유독 유네아를 잘 따르는 편이었고 유네아도 그만큼 밀리나를 동생처럼 아껴주었다.

  "언니랑 이제 같이 씻지 않을래?"

  "네."

  배가 무거운지 잘 일어나지 못하는 밀리나를 일으켜주고 유네아는 그녀와 함께 목욕탕으로 향했다. 가문은 몰락해 노예가 되어 가족을 잃은 소녀들은 그렇게 친구로, 언니로, 여동생으로 자신들끼리의 관계를 새롭게 쌓아나가고 있었다.

  자하크의 업무실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원래 그의 업무실에는 자하크와 혹시 자하크가 급할 때에 사용하기 위한 밀리나 뿐이었다. 허나 갈수록 늘어나는 업무 때문에 어느 정도 실무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 쌍둥이 자매와 유네아가 자하크의 업무를 도와주는 비서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들 셋이 비서역할을 하는 일에는 많은 이점이 있었다. 혹여 어떤 이가 비서를 매수하거나 비서가 첩자일 가능성을 배제했고 그녀들은 충분히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유능한 인력을 무료로 운용할 수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들은 자하크의 성노이기 때문에 자하크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그 구멍을 범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현재 자하크의 앞에서 보고를 하고 있는 안드레이 폰 베르노프 남작은 이런 자하크의 업무실 분위기가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는 로텐 남작의 반란사건으로 숙청당한 외무를 담당했던 가신 레이돌프 경이 죽은 이후, 남작의 작위를 받은 뒤 그의 후임이 되었다. 덕분에 베르노프 남작은 첩보와 외무를 동시에 관장해 더욱 질적인 정보를 자하크에게 가져올 수가 있었다. 

  "어느 정도 증거를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엘살리온 백작령을 치는 일에 별다른 제재는 없을 것입니다. 애초에 여기저기서 서로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움직이는 지금 증거의 정확성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자하크가 베르노프 남작에게 명령한 것은 엘살리온 백작령을 치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증거조작이었다. 베르노프 남작은 엘살리온 백작령인 일레인과 연계해서 자하크를 죽이려고 했다는 증거를 만들었고 자하크는 이 증거를 바탕으로 엘살리온 백작령을 칠 생각이었다.

  "수고했군. 제국의 상황은 어떤가?"

  "여전합니다. 중앙정부의 영향력은 직할령에 머물러있고 다른 영지들은 이합집산하며 서로의 야욕을 채우기 바쁘지요. 사실 따지자면 아라반드 후작령은 이 대열의 후발주자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다행이 주위의 영지들도 이 대열의 후발주자이나 아직 대열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라반드 후작령에게 있어서 기회입니다."

  일레인 사건과 로텐 남작의 반란사건으로 대충 내부를 정리한 자하크는 이제 밖으로 뻗어나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일차적 목표로 그가 실종되었던 엘살리온 백작령으로 결정했다. 그곳에는 그의 부하들인 리자드맨들도 있기 때문에 매우 공략이 쉽다고 자부했다. 

  베르노프 남작이 물러나고 그 다음 자하크가 면담한 이는 바로 그의 친구인 디아카였다. 디아카는 자하크에게 인사를 하고 그의 옆에서 업무를 돕는 샤리나와 아를린에게 눈인사를 보냈다가 자하크의 시선을 받고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군사들의 훈련도는 최근 들어서 몹시 양호합니다. 무기도 영주님의 선견지명으로 마련하신 돈으로 좋은 것들로 착착 구입하고 있고요. 물론 상인들에게는 최대한 우리들이 무기를 사고 있다는 정보를 흘리지 않도록 부탁하고 있습니다."

  자하크의 선견지명이란 바로 노예시장을 이야기하는 거였다. 최고의 조교사와 최고의 재료들만을 엄선해서 만들어 파는 아라반드 노예시장은 개장한 지 일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소문은 널리 퍼져있었다. 

  이번에도 로텐 남작 사건에 연루되어 노예가 된 여자들이 엄청난 가격에 팔려나갔다. 특히 일레인 사건 때에 노예가 된 이들 중 몇몇은 로텐 남작 사건에 연루된 귀족이 사간 경우가 있기에 그녀들은 두 번이나 팔려 자하크 후작령에 막대한 재산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지금 노예시장은 휴업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노예가 팔린 지금 새로 노예로 만들 소재가 없기 때문이었다. 자하크는 아라반드 노예시장을 고급화할 생각이었기에 후작령의 평민을 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또 그런 짓을 했다가는 그의 정책으로 마련한 하층민의 강력한 지지를 스스로 무너트리는 결과였다.

  "엘살리온 백작령을 쉽게 삼킬 수 있을까?"

  "물론이지요. 엘살리온 백작은 늙고 무능한 작자. 그의 휘하에 있는 가신과 기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군대는 그들을 쉽게 물리치고 그 영토를 합병할 수 있습니다."

  디아카는 자신이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하크도 디아카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엘살리온 백작령은 지금 아라반드 후작령에게 있어서 너무도 쉽게 잡아먹을 수 있는 사냥감이었다. 

  이번 엘살리온 백작령 공략은 아라반드 후작령에게 몇 가지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먼저 영토가 늘어나고 새롭게 강해진 아라반드 후작령의 위상을 주위의 영지에 떨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라반드 노예시장을 위한 새로운 소재도 구할 수 있고 리자드맨들이 있는 엘살리온 백작령이니 그들을 위한 여자들을 구해줄 수도 있었다.

  "너에게 기대하겠어, 디아카 폰 아젤."

  "맡겨만 주십시오. 영주님께 언제나 승전보만을 바치겠습니다."

  디아카와의 면담이 끝나고 자하크는 그 외에 다른 이들도 만나 간단히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맡은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확인했다. 다행이 새로 자리에 앉은 그들은 젊고 능력이 있으며 충성심이 강한 이들이었다. 자하크는 그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열심히 일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했다.

    "아, 오늘은 너희들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

  업무를 보는 도중 갑자기 자하크가 이야기를 꺼냈다. 면담은 모두 끝난 상태. 이제 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자하크의 말에 일을 보던 샤리나, 아를린, 유네아. 그리고 자하크의 책상 밑에서 지금까지 그의 페니스를 애무하던 밀리나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유네아는 곧 자하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하크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이 뱀왕임을 노예들에게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에 3대 뱀왕이 되었다. 그리 알아두도록."

  순간 유네아는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뱀왕이라는 단어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면서도 너무 간단하게 말을 마치는 자하크의 태도가 너무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한편 처음 자하크가 뱀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샤리나와 아를린 그리고 밀리나는 그녀들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이내 자하크의 말뜻을 깨닫고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자하크가 이런 장난을 칠 사람이 아닌 것을 잘 알기에 그녀들은 놀란 얼굴로 자하크를 쳐다보았다.

  "뭘 그리 놀라지? 내가 뱀왕이든, 평범한 인간이든 너희들이 내 노예인 것은 변화가 없지 않나?"

  자하크의 말에 세 노예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하크의 말은 옳았다. 그녀들은 자하크에게 종속된 존재들. 자하크가 인간이건 뱀왕이건 그의 노예인 점은 변함이 없었다. 자하크는 그의 능력을 사용했다. 세 노예가 가지고 있는 어색함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순식간에 자하크의 능력에 의해 세 노예는 자하크가 뱀왕이라는 사실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능력을 사용한 자하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밀리나에게 계속 페니스를 자극하라고 했기에 그의 바지는 반쯤 벗겨진 상태였다.

  "다들 지금 내 앞에 나란히 엎드려라. 지금 이 자리에서 사용해주마."

  자하크의 말에 네 노예는 즉시 자하크의 앞에서 엎드렸다. 크기가 다른 엉덩이들을 바라보며 자하크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어느 계집부터 범할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내 방안은 암컷의 신음으로 가득 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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