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20)

엘살리온 백작령 점령은 너무나도 손쉽게 끝났다. 엘살리온 백작의 무능으로 백작령의 사정은 최악이었고 영지의 백성들은 점령군인 아라반드 후작령의 군대를 오히려 반겼다. 절대 백성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엄명이 있었기에 후작령의 병사들은 그들을 환영하는 백성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뭐 백성들이 알아서 그들의 편의를 보아주었으니 딱히 약탈하거나 징발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엘살리온 백작령은 완전히 아라반드 후작령에 점령되었다. 자하크는 엘살리온 백작령의 귀족들 중에서 청렴한 편에 속한 이들을 포섭했다. 설령 포섭이 안 되어도 자하크는 그들을 그냥 풀어주는 자비를 보였다. 

  허나 청렴하지 못하고 제 사리사욕을 부린 귀족들은 자하크의 포섭기회조차 받지 못했다. 그들은 자하크에 의해 가족들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운명 외에 다른 길은 존재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모두 목이 잘렸고 여자들은 아라반드 노예시장을 위한 새로운 재료가 되어 그 곳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자하크는 루카벤에게 비밀리에 지시 하나를 내렸다. 지금은 목이 잘려 내걸린 늙은 엘살리온 백작이 가장 아낀 손녀를 이번 일을 기념하기 위한 박제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뭐 그녀의 행방은 전쟁 도중 실종으로 처리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후우, 어쩌다가……."

  자하크의 저택에 장식되는 박제들을 청소하는 일은 유네아의 몫이었다. 살아있는 것만 같은 박제들의 피부를 조심스럽게 닦아내며 그녀는 나직이 한숨을 쉬웠다. 이번에 박제가 된 엘살리온 백작의 손녀의 나이는 이제 겨우 13이다. 

  장래가 기대되는 외모를 지닌 어린 소녀는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공허한 표정으로 뱀왕의 저택을 꾸미는 장식품이 되고 말았다. 이런 박제들을 볼 때마다 유네아는 속으로 안도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녀 대신으로 어머니인 로텐 남작 부인이 박제가 되었지만 일단 그것이 유네아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엘살리온 백작령의 행정은 금방 제상태로 돌아왔다. 애초에 엘살리온 백작이 살아있을 때에 오히려 엘살리온 백작령의 사정은 더욱 최악이었다. 

  "행정조사 도중에 이상한 일을 발견했습니다. 마을 몇 개가 최근 초토화되었습니다."

  "엘살리온 백작령의 일이니 뭐 어쩌겠나? 우리의 군대는 아닐 것이고 아마 지나가는 몬스터나 도적 떼가 저지른 짓이겠지. 군대를 보내 근방의 몬스터나 도적 떼를 잡아 죽이게."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초토화된 마을들은 바로 자하크가 그를 위해 수고해주는 리자드맨들에게 넘겨준 마을이었다. 리자드맨들은 이번 전쟁에서 그럭저럭 활약을 해주었다. 상대가 너무 약해 큰 공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자하크는 그를 위해 수고한 리자드맨들에게 엘살리온 백작령의 마을 몇 개를 그들에게 내주었다. 

  자하크의 허락을 받은 리자드맨들은 그들에게 할당된 마을들을 공격해 남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여자들을 납치했다. 그녀들의 운명은 이제 리자드맨들 부락에 끌려가 그 곳의 산란실에서 수없이 범해진 뒤, 그들의 알을 낳다가 마지막에는 그들의 한 끼 식사가 되는 것뿐이다.

  "아직도 그 머리에 귀족이란 정신이 박혀있는 거냐! 네 년은 이제 한낱 노예란 말이다!"

  "꺄악!"

  한동안 휴식기간을 가졌던 아라반드 노예시장의 조교실은 연신 조교사들과 조교되는 노예들의 소리로 정신이 없었다. 조교사들은 꽤 긴 시간의 휴식으로 쌓인 힘을 지금의 조교로 모두 풀 생각인지 이번 조교에 대한 그들의 열성은 대단했다. 

  그렇게 승자에게는 별 탈이 없는, 그리고 패하고 재수없는 이들에게는 끔찍한 시간이 흘러갔다. 그 시간동안 엘살리온 백작령이란 이름은 사라지고 그 곳은 이제 아라반드 후작령 그 자체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아라반드 후작령에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아라반드 후작령 서쪽과 인접에 있는 바라드 백작령의 영주 바라드 백작이 보낸 사신이라고 했다. 제국 북방의 드넓은 초원지대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초원민과 제국 주위에 자리 잡은 작은 왕국들 중 하나인 툴만 왕국과 인접해 여러 무역으로 부를 쌓은 바라드 백작령의 사신을 자하크는 만나보았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자하크 폰 아라반드 후작님. 바라드 백작님의 명령으로 그 분의 말씀을 전하고자 왔습니다."

  "무슨 말이오?"

  "후작님도 소문을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바라드 백작령 북쪽에 인접한 카프카스 남작령이 잔악하고 야만스러운 초원민들의 약탈자들에게 공격을 받아 영주성까지 함락되는 치욕을 겪었습니다."

  "아아, 들었소."

  척박한 초원지대에서 유목생활을 하기에 제국 북방의 초원민들은 간혹 그들의 재물이 모자라면 제국 내로 약탈을 감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경우 그들의 공격을 받은 카프카스 남작령은 제대로 그들을 막지 못해 영주성까지 함락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거기에 남작 가의 사람들이 전멸까지 했다.

  "잔악한 그들은 영주성을 함락한 뒤, 야만인들을 상대로 분전한 카프카스 남작을 말로 짓밟아 죽이고 그의 가족마저 처참히 살해했습니다. 남자들은 카프카스 남작과 똑같은 말로를 겪었고 여인들은 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그 야만인들에게 수없이 범해진 뒤, 음부에 검이 꽂혀 죽었습니다. 바라드 백작님께서는 이런 야만인들의 행위를 듣고는 분노하시여 아라반드 후작님에게 제국의 신하로서 함께 야만인들을 벌하고자 하십니다."

  자하크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초원민들의 행동은 자하크를 비롯한 서로 세력을 넓히는 영주들이 하는 일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은 타 영지를 점령하면 영주와 그 가족들을 처형하거나 노예로 삼는다. 그들의 행동은 초원민들의 행동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더구나 자하크는 엘살리온 백작의 손녀를 박제로 만드는 만행마저 저지르지 않았던가. 만약 바라드 백작이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그는 자하크를 초원의 야만인보다도 야만스러운 인간이라 욕하며 백작령의 군대를 후작령으로 향했을 것이다. 물론 그 즉시 백작은 파멸할 테지만 말이다.

  "바라드 백작의 뜻은 잘 알았소. 허나 그대도 알다시피 아라반드 후작령은 아직 엘살리온 백작령을 흡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안이 아직 어수선하오. 사신은 일단 물러가시오. 생각을 조금 해본 뒤에 바라드 백작의 제안에 대한 대답을 하리다."

  "알겠습니다, 아라반드 후작님. 부디 바라드 백작님이 원하시는 대답을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사신은 대기하고 있던 시종의 안내를 받아 물러났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샤리나가 물이 담긴 잔을 들고 자하크에게 다가왔다. 자하크는 샤리나에게서 잔을 받아 물을 마셨다.

  "어쩌실 생각인가요?"

  "바라드 백작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지. 초원민을 치는 일은 확실히 이익이 있으니까."

  "초원민들을 노예로 삼으실 생각이신가요?"

  샤리나의 말에 자하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샤리나는 자하크의 생각을 맞춘 것이었다.

  "아라반드 노예시장에 끌려간 여자들의 조교가 마치고 그녀들이 팔리면 또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지요. 하지만 주인님께서는 제국 내의 평민들을 아라반드 노예시장의 재료로서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제국 바깥의 사람들이라면 다르겠지요?"

  "잘 아는구나."

  "주인님과 함께 지냈던 시간은 헛된 것이 아니니까요."

  자하크의 노예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존재는 샤리나와 아를린이다. 어렸을 때에 그의 어머니가 자하크를 낳다가 돌아가셨기에 큰 누나인 샤리나는 자하크의 유년시절 누나이자 일레인 대신에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다. 

  생각해보니 자하크는 그의 인생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존재가 샤리나와 아를린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아버지인 자비에르 폰 아라반드는 아내에게 살해당했고 그 아내인 일레인은 자하크가 직접 잔인하게 꿰뚫어 죽였다. 샤리나를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하던 자하크는 샤리나의 치마를 들어올렸다. 

  자하크의 눈앞에 샤리나의 음모, 금빛의 링이 눈에 들어왔다. 샤리나는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자하크의 행동에 가만히 있었다. 자하크는 왠지 샤리나의 음모가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아라반드 노예시장에서 팔리는 노예들은 모두 음모가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이 음모, 거추장스럽군."

  "그, 그러신가요? 꺄앗!"

  자하크는 샤리나의 음모 한 가닥을 잡고 거칠게 뽑아버렸다. 샤리나는 아픔에 비명을 질렀다. 샤리나의 머리색과 같이 녹색빛을 지닌 음모를 바닥에 턴 자하크는 다시 한 가닥을 거칠게 뽑았다. 너무 세게 뽑은 탓인지 샤리나의 음모가 뽑힌 자리에서는 핏방울이 맺혔다.

  "날을 잡아서 다 밀어야겠어. 일단 샤리나, 네 본분을 다해라."

  "네, 주인님."

  어느새 커진 페니스를 꺼내며 자하크는 샤리나에게 명령했다. 샤리나는 자하크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페니스를 한입에 머금었다. 잦은 펠라치오로 샤리나의 실력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었다. 그녀는 능숙하게 주인의 페니스를 핥고 빨며 자극을 가했다.

  "다리를 살짝 벌리도록 해."

  페니스를 입에 넣고 빠는 샤리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자하크가 즐기는 일 중 하나였다. 옛날, 자하크가 뱀왕이 되기 전의 그 청초했던 샤리나의 얼굴과 지금의 얼굴을 비교하며 얼마나 그녀가 음란해지고 저속해졌는지 확인하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자하크의 명령에 샤리나는 살짝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 다리를 벌려 생긴 공간에 자하크는 그의 발을 집어넣었다. 그의 발은 곧장 샤리나의 보지로 향했다. 그는 샤리나의 클리토리스에 달린 링을 발가락으로 잡아 그대로 잡아당겼다.

  "으읍!"

  샤리나는 신음을 흘렸지만 용케 그녀는 펠라치오를 멈추지 않았다. 자하크는 발가락으로 링을 잡아당기며 샤리나의 음핵을 희롱했다. 그 자극 때문인지 자하크는 그의 발가락이 서서히 젖어가는 것을 느꼈다.

  "이런 발가락으로 느끼는구나. 하긴 너와 같은 음란한 암컷노예는 어디든 보지를 문질러주면 상관없지?"

  자하크는 음순을 발가락으로 훑었다. 샤리나는 본디 소중하게 여겨져야할 장소가 발가락으로 농락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자하크가 발가락으로 자신을 농락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기뻤다. 

  이윽고 자하크의 페니스에서 정액이 분출되었다. 자하크는 무심코 발가락으로 잡은 링을 사정의 순간 세게 잡아당겼다. 샤리나는 마치 음핵이 그 상태로 찢겨질 것만 같은 아픔을 느꼈지만 끝까지 참아내며 입안에서 분출한 자하크의 정액을 마셨다. 뒤처리까지 깨끗이 하고 샤리나가 페니스에서 입을 떼자 자하크는 샤리나가 흘린 애액이 묻은 발을 샤리나의 볼로 한 번 닦아내며 명령했다.

  "내 발도 깨끗이 해라. 네가 흘린 애액으로 더러워졌으니까."

  "네, 주인님."

  샤리나는 그녀의 보지를 농락한 자하크의 발을 붙잡고 그 끝을 정성스럽게 핥았다. 노예인 그녀에게 자하크의 신체 어느 부위도 절대 더럽거나 하지 않았다. 주인인 자하크의 신체는 노예인 그녀의 그 어떤 것보다도 고귀하다. 즉 샤리나는 자하크의 발, 심지어 발의 때보다도 못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걸 상기한 샤리나는 얼굴을 붉혔다. 마치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행위는 자하크의 발에게 자신이 그 발보다도 못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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