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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키의 스킬 설정에서 동물 탐지와 테이밍을 빼먹어서 그동안 티어18 이라고 표기를 했었습니다.
이건 전부 작가가 설정집 글자도 제대로 못 읽는 바보 같은 짓을 해서 벌어진 참사입니다.
독자님들의 원활한 감상을 방해한 점, 연참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시스템 공지.
작가의 노안으로 발생한 '검성 아키' 님의 능력이 재조정 됩니다.
○티어18 -> 티어20 으로 재조정 됩니다.
○스킬 '테이밍' , 스킬 '동물 탐지' 스킬이 정상 적용됩니다.
○패시브 '스킬 반경 증가' 가 12에서 14로 재조정 됩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동향
하늘에서 끝없이 블링크 하며 서로를 노리는 레나와 특수 파견대.
레나는 생각보다 잘 싸운다. 상대의 배후로 블링크 해서 적수로 머리를 노리는 모습.
특수 파견대 놈들이 번번이 피하고 있지만, 오히려 공세를 하고 있는 건 레나다.
신기하네. 아니…. 호스티스였다며. 뭐 저렇게 공중전이 능숙한 거야?
지난 5년간 저 여자도 어지간히 수라장을 겪었나 보다. 저런 게 익숙할 정도면.
그렇게 쪽수에서 밀려도 호각을 이루고 있지만, 내가 쟤들이 저러고 있는걸 지켜볼 필요가 없다.
지상에 머무르면 레나에게 무효화와 매혹 콤보를 당하니 어쩔 수 없이 무효화가 닿지 않는 하늘에서 싸우고 있는 녀석들.
그 말은 나에겐 더없이 좋은 상황이라는 거다.
믿었던 비행과 블링크의 배신을 느끼게 해줄 시간.
녀석들이 싸우고 있는 곳 바로 밑으로 블링크 한다. 그리고 써지는 스킬 사용 불가 지대.
"어어어어!?"
"으아악!?"
"꺄아아악!"
레나를 노리던 특수 파견대도, 매혹에서 풀린 녀석도, 한창 잘 싸우고 있던 레나도.
전부 그 자리에서 떨어진다. 자신에게 적용되는 중력.
그 힘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제법 높게 날고 있던 레나와 특수 파견대기에 떨어지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 끝은 정해져 있다.
운이 정말 좋지 않다면 그대로 땅과 격렬한 포옹을 하고 고깃덩이와 빛이 될 게 뻔한 상황.
나는 떨어지는 레나에게 날아가 그대로 안았다.
"주인님!!!"
"고생 많았네. 도망가라니까 왜 안 도망갔어."
쿵 쿵 쿵 쿵 쿵 쿵
나와 레나가 땅에 사뿐하게 도착할 때쯤 하늘에서 떨어진 파견대 녀석들이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땅에 처박힌다.
쿵!
그리고 마지막 하나.
일곱 번째로 울리는 둔탁한 음. 그리고 터져 나오는 빛.
불쌍한 파견대 놈들. 특수 파견대까지 올라가느라 제법 고생했을 텐데. 이렇게 허무하게 추락사라니.
"깜짝 놀랐었다구요오. 허어엉."
레나도 공중에서 비행과 블링크가 안 됐을 때 아찔했을 거다.
그제야 나의 목을 끌어안고 펑펑 우는 여자.
그런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자 레나는 지금이 기회라는 듯 내게 안겨 잔뜩 어리광을 부린다.
뭐, 제법 수고했으니까 이 정도는 봐줘야지.
"비행 있던 녀석들은 죽었어?"
"네에…. 저놈들이 죽였어요…. 코인도…."
"뭐, 상관없어. 죽은 놈들이 먹었다고?"
"네에."
레나를 안은 채로 파견대 놈들이 죽은 곳으로 가서 코인을 먹었다.
파견대 일곱을 합쳐서 내게 들어온 코인 2,400만. 음…. 두 군데 구덩이에 있던 코인에 파견대가 가진 코인을 합친 거잖아?
1억2천이라. 짭짤하네. 그래 이 정도는 돼야지.
"레나. 고생 많았어. 그럼 가서 다시 섬 정리 하는 거 계속해."
"히잉. 조금 더 안아주시지…."
그런 레나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꽉 움켜잡았다.
매혹이 걸린 여자에게는 포상과 같은 행동. 안겨있던 레나는 허리를 쭉 피며 작게 야한 소리를 낸다.
고작 가슴을 만진 정도로 이 정도라니. 매혹은 정말…. 어휴.
"이걸로 끝낼래? 아니면 나중에 제대로 상 받을래?"
"에에? 당연히 나중에죠! 잊지 마세요! 주인님! 꼭이에요! 꼭!"
게이트를 열어주자 냉큼 넘어가는 레나. 그러면서 나에게 손으로 키스를 날린다.
나는 못 본 척하고 게이트를 닫고 탐지를 한번 돌렸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반응. 좋아. 여기까진 됐어. 됐는데….
아직 연구소 두 개가 남았다. 거기에 있는 구덩이 안에 있는 코인들.
아. 그걸 주울 사람이 없네. 으. 귀찮아라….
아무 곳이나 가서 네 명을 매혹해오는 것과 내가 구덩이 100개씩 두 곳을 직접 도는 것.
잠깐 고민해보지만 쉽지 않다. 귀찮음 vs 귀찮음. 과연 어느 게 덜 귀찮을까?
아. 아무래도 혼자 200번은 힘들다. 매혹 그거 해오는 데 얼마나 걸린다고.
하늘로 올라가 블링크 몇 번을 하니 도시가 보인다.
탐지로 살펴보고 남자건 여자건 보이는 대로 재웠다.
근데 어차피 스킬 사용 불가 지대에서 하는 거니 굳이 매혹이 아니어도 상관없잖아?
그렇게 남녀 가리지 않고 네명 정도를 재운 뒤 게이트를 연다. 다시 도착한 연구소.
네 명을 염력 촉수로 붙잡고 또다시 외계인 모드로 구덩이에 있는 코인을 주웠다.
역시, 이게 편해. 나 혼자 어느 세월에 이 코인을 다 줍고 있냐고. 힘들게.
남은 연구소의 구덩이까지 전부 줍고 나서 고생해준 짱개 넷에겐 안식을 줬다.
들어오는 코인. 이야. 달달하다 정말.
결국, 최종적으로 나에게 들어온 코인은 9,200만 코인.
5등분 한 거니까…. 4억 6천만 코인이다. 어마어마한 양이네. 말도 안 되는 양이야.
게다가 아키가 6,500만을 따로 가져갔고 민희 몫으로 1,300만은 빼놨다.
연구소 네 곳, 5억 3천 8백만.
내가 이래서 짱개 놈들 잡는 걸 멈출 수가 없어.
근데 웃긴 건 이래 봐야 100만 명의 목숨이라는 거다.
하. 진짜 감이 안 잡히네. 코인이 억대인데 고작 100만 명이라니.
어쨌든 내 코인 양이 처음으로 억대를 넘어섰다.
1억 3천 800만.
스킬 삭제를 쓸 수도 있는 상황.
이쯤 되면 정말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짱개 놈들은 왜 스킬 삭제를 하지 않을까?
뭔가 이유가 있을 거다. 내가 알고 있는 게 다를 수도 있어. 전체적으로 지워지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스킬을 지우고 다른 스킬을 찍을 수 있는 건가?
아니. 근데 그건 말이 안 돼.
그렇다면 성역 스킬이 삭제되지 않아 스킬 사용 불가 지대를 삭제할 수 없다는 메시지는 뜨면 안 되지.
짱개 놈들이 뭘 지울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건가? 그거 말고는 생각나는 게 없는데.
하지만 그것도 말이 안 된다. 짱개놈들 중에 티어25 이상이 없을 리가 없다.
패시브를 포기한다면 스킬만 티어 25 이상으로 싹 올리는 게 불가능할 리 없어.
스킬 25개 해봐야 30만 코인짜리 스킬로 떡칠을 해도 750만 코인 밖에 안 들잖아.
짱개놈들은 스킬이 티어24 까지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유가 뭘까.
아무리 가장 밑의 스킬부터 지운다고는 해도 녀석들이라면 코인 동원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지들이 보기에 가장 상대하기 좆같은 스킬들은 얼마든지 지울 수 있잖아?
이해를 못 하겠네. 아니. 테스트를 위해서라도 스킬 삭제 하나 정도는 해볼 수 있을 텐데. 아무 쓸데 없는 거라도.
어휴. 뭐 내가 머리를 굴린다고 뭐가 나오진 않겠지. 됐어. 이제 일단은 돌아가자.
아. 민희 몫은 빨리 넘겨야지.
수원으로 넘어가 남자를 데리고 의정부로 다시 넘어간다.
"어머! 또!?"
"어. 일단 받아.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할게."
그렇게 남자를 염력 촉수로 찔러 죽인다.
“진짜 못 말려….”
다시 순간이동. 이번엔 홋카이도로 간다.
풍기는 밥 냄새. 아. 냄새 좋네.
저녁도 먹고 아키도 보고. 기가 막히네.
사실 지금은 아키보단 밥을 먹고 싶다. 하루카의 따뜻한 밥이 먼저야.
흑…. 불쌍한 아키. 저녁밥에 밀리다니.
홋카이도로 순간이동. 집 근처로 가자 밥 짓는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오셨어요!"
"어…."
역시나 해맑은 하루카. 나를 보고 약간 복잡한 표정을 짓는 아키.
나는 자연스럽게 식탁에 앉았다. 그러자 하루카가 다가와서 편하게 말한다.
"아키 상이 오늘 저녁엔 오빠가 올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미리 오빠 저녁까지 준비하고 있었죠."
"그래? 고맙네."
"조금만 앉아 계세요. 밥은 거의 다 됐으니까요. 한 10분 정도면 돼요."
하루카가 주방으로 갔고, 맞은 편에 앉아있는 아키는 나를 빤히 바라본다.
아. 내가 아까 이야기해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건가? 성격도 급하네.
"왜 맨날 거기에 앉아있는 거야?"
"그런 거 말고 내 궁금증이나 채워줘."
"이야기하는 태도가 글렀네. 됐어. 안 해."
"아! 진짜!"
나는 이 상황이 맘에 든다.
뭐라고 해야 하나. 여자에게 배 째라는 식으로 강짜를 부릴 수 있는 상황?
아쉬울 게 없으니 이런 게 가능하겠지.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매혹을 건 것도 아닌데 이렇게 이쁜 여자애한테 꼬우면 말고를 시전할 수 있다니.
참…. 세상 많이 좋아졌어.
"대체 왜 항상 그렇게 짓궂은 거야!?"
"야. 솔직히 그건 아니지. 생각해봐라. 나는 니 원수도 잡아줬어. 죽이지 않고 살려주기도 했고, 맛있는 밥을 해주는 하루카도 소개해줬지. 게다가 오늘은 코인도 얻게 해줬고. 근데 너야말로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왜 그렇게 까칠하게 구냐?"
"어? 그…. 그건…."
"솔직히 말해서 내가 뭐 너한테 요구한 게 있냐? 해달라고 한 게 있느냐? 하루카를 지켜달라고는 했지만, 그건 너에게도 좋은 일이잖아? 대체 너는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 건데?"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다무는 아키.
내가 없는 말을 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니 쟤가 뭐라고 할 말이 있을 리가 없다.
"니가 안 좋은 일을 당했고,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도 이해해. 그리고 오늘처럼 원하지 않는 일에 억지로 이끌려가서 고생한 건 고맙다고 생각해. 근데 내가 너를 막 턱 끝으로 부려먹은 건 아니잖냐. 다 너 좋으라고 한 건데."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는 여자.
그런데 그런 나와 아키의 사이로 하루카가 음식을 들고 온다.
"두 분이 싸우시는 건 마음이 아프지만, 일단 식사는 하고 싸우세요."
심각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밝은 모습으로 식탁을 차리는 하루카.
나는 그런 하루카의 모습에 살짝 놀랐다.
우와. 얘도 장난 아니네. 역시 내가 하루카를 잘못 본 게 맞아.
얘는…. 오히려 멘탈로 따지면 아키보다 강한 게 틀림없어.
전투적인 측면으로는 약하지만, 정신적인 면으로는 강한 하루카.
전투적인 측면에서는 엄청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생각보다 유리 멘탈인 아키.
둘이 잘 섞어서 하나로 만들면 좋겠네. 아. 그럼 장점들이 다 사라지려나.
하루카가 식탁을 다 차렸고, 우리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바로 앞에 아키에게 화를 낸 걸 다 까먹을 정도로 맛있는 밥.
흰밥에 고기가 들어간 국, 고기볶음, 밑반찬 몇 개에 계란말이.
단순한 메뉴지만 손을 멈출 수가 없다.
하루카 이 녀석 어디서 대마라도 재배하고 있는 거 아닌가? 확실히 살펴봐야겠어. 수상해. 말이 안 된다고.
식사가 끝나고 아키는 말없이 하루카를 따라 그릇을 치우더니 설거지를 하러 간다.
피하는 건가? 할 말이 없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아키가 쩔쩔매는 표정으로 주방에서 쫓겨난다.
"두 분 하던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닌거 같은데 여기로 오시면 안 되죠. 아키 상? 가서 오빠랑 이야기 마무리하세요. 설거지는 제가 할 거니까요."
그런 하루카를 멍하니 바라보는 아키.
거봐. 하루카 쟤 장난 아니라니까.
주방 옆에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서 있다가 결국은 힘없는 발걸음으로 식탁에 앉는 아키.
"하아."
식탁에 앉자마자 한숨부터 내쉬더니 자세를 바로 하고 나에게 고개 숙이며 말한다.
"성철 상. 미안합니다. 제가 너무 무례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뭐하냐. 됐어. 너한테 사과나 감사 인사받자고 그런 거 아니니까. 그리고 성철 상이 뭐냐? 오빠라니까."
"사람이 어렵게 말을 꺼냈으면 좀 받아줘야…."
"이것 봐. 또 투덜거리네. 사과한 거 맞아? 안 받아준다고 뭐라고 할 거면 뭐하러 사과 하는 거야?"
내말에 움찔하더니 입을 다무는 아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재밌다. 아. 미치겠네.
기분이 나쁘다거나 짜증 난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
그냥 이 여자애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고나 할까?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마음 같아서는 푸하하 하고 크게 웃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니 열심히 속으로 참는다.
"됐어. 됐고. 내가 뭐 너한테 뭘 바라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어렵게 대할 거 없어."
"그런데."
"응?"
"자꾸 나한테 바라는 게 없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말할수록 바라는 게 있는 거 아냐?"
"진짜로 바라는 거? 있긴 있지? 내가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냐? 니가 나한테 수줍은 얼굴로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거."
내 말을 듣고 또 울컥하려다가 이번엔 참는 아키.
올. 이번엔 참았어. 그래도 조금씩 발전은 하고 있네.
"후우…. 내가 여기 앉는 이유는 별거 없어. 그냥 여기가 내 자리라서 그래."
"그래? 별거 없네. 하루카가 정해준 건가?"
"어."
"알겠어. 그럼 그건 그렇고. 니가 궁금한 건 그거지? 아까 니가 니 손으로 베어버린 놈들이 뭐 하는 놈들인지?"
"말을 왜 꼭 그렇게…."
"또 불만?"
"하아. 아니야. 계속 말해줘."
"얼마나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그놈들은 말했다시피 짱개야. 그리고 녀석들은 인도와 동남아에서 수많은 사람을 데려와 코인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지."
어느새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으로 온 하루카가 자신도 들어도 되냐고 물었고 나는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두 여자에게 짱개들의 코인 공장과 연구소, 인도와 동남아의 상태에 대해서 말해줬다.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파래질 정도로 놀라는 두 사람.
하긴, 곱게 자란 일반인들이 듣기엔 조금 어질어질한 내용이긴 하지.
저런 반응이 어느 정도는 이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