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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뷰
비행 스킬의 좋은 점은 스킬을 쓴 다음 굳이 날지 않고 바로 해제해도 숙련도가 오른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비행과 해제를 반복해서 중얼거리고 물약을 하나 들이키자 옆에서 민희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정도로 해야 하는군요."
"남들과 똑같이 주어진 시간인데 앞서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아…. 물약 먹으면…. 기분 이상하지 않아요?"
"글쎄. 회복 포션 중은 50개쯤 먹으니 어지럽긴 하더라."
"미쳤어…. 난 제일 작은 거 두어 개만 먹어도 어지럽던데."
"그래? 그 정도야? 두 개만 먹어도 어지럽다고?"
"네."
"그건 또 몰랐네. 그래도 다들 작은 거 20개 정도는 먹던데."
"이걸 또 하는 사람이 있어요? 당신 말고?"
"어."
"이런…. 나는 그냥 얌전히 죽어야겠네. 이길 자신이 없네요."
"걱정 마. 너는 안 죽일 테니."
"하아…. 세상이 미치니까 사람도 미치는군요."
"이상하네. 그 정도는 아닐 텐데?"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전 물약 도저히 못 먹겠더라고요. 뭐…. 죽기 싫으면 먹긴 하지만."
"근데 어쩔 수 없어. 스킬 올리려면 이 짓은 필수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스킬 숙련을 병행한다.
어떻게든 오늘 비행을 마스터 해놔야 페이즈 아웃을 배우고 내일 써먹지.
가능하면 페이즈 아웃도 고급까지는 만들고 싶은데…. 그건 쉽지 않겠지. 일단 스킬 찍어보고 중급까지만이라도 올려야지.
"아 참."
나는 배낭에서 종이를 꺼내 민희에게 줬다.
"이게 뭐예요?"
"스킬 표."
예전에 여러 장 복사해놓아서 다행이네.
"스킬 표요? 와…. 이걸 다 적어놓았다고요?"
그러면서 눈이 종이에서 떨어지지 못하는 민희.
차근차근 스킬을 읽어보는 그녀. 나는 계속해서 스킬 숙련을 하며 민희를 바라봤다.
알몸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 이상하게 야하단 말야.
분명 미나나 안나에 비해 이쁜 건 아닌데….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 여자다.
그러니 이만큼 신경 써주는 거지만.
"저기…. 담배 피워도 돼요?"
"마음대로."
딱히 흡연자에게 싫은 감정이 있는 게 아니기에 흔쾌히 대답하자 민희는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담배를 꺼내고 입에 문 뒤 불을 붙였다.
사실 저 모습을 보고 싶어서 괜찮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퇴폐미. 고작 담배 하나로 무슨 퇴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저걸 보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들 거다.
가느다란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우아하게 한 모금 빤 뒤 허공에 연기를 뿜는 모습.
흡연자가 아니라도 맛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말 다 했지.
"별것이 다 있네요…. 혹시 당신이 배운 스킬이 '스킬 광역 무효화' 이건가요?"
"맞아."
역시 똑똑한 여자다. 스킬 표만 보고 맞추다니.
하긴, 그 스킬은 이름이 알아보기 쉽게 쓰여 있어서 스킬 효과를 본 민희는 바로 알 수 있었겠지.
"아하…. 수납을 빨리 마스터해야겠네…. 바로 다음에 배울 수 있잖아?"
"어…. 그거 찍으면 너랑 못 만날 수도 있는데."
"어머? 왜요?"
"나는 나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곁에 두지 않아."
"헤에…. 무슨 소린지 알겠네요."
"기분 나빠도 어쩔 수 없어. 그게 내가 살아온 방식이니까."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
"죽는 것보단 낫잖아."
"흐응…. 어떻게 하면 당신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나?"
종이에서 시선을 뗀 민희는 나를 그윽하게 바라본다.
하…. 여왕님. 그렇게 바라보시면 제가 가슴이 두근거리잖습니까.
"글쎄. 니가 나를 죽이면 안 되는 확실한 이유가 생기면? 근데 모르겠네. 그거야 내 마음 아닐까? 나라고 모든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 어차피 승희나 미나, 세아와 안나에겐 이미 마음을 열었다.
민희라고 불가능하진 않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덥석덥석 사람을 믿을 수는 없다. 지금도 반사를 걸고 있으니까.
"뭐, 그거야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나한테 푹 빠지게 만들면 되겠지."
그러면서 다시 종이를 바라보는 민희.
"좋은 자신감이야."
그렇게 피고 있던 담배를 끈 민희. 그러더니 종이를 내려놓고 와락 내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침대에 반쯤 기대있는 나에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침대에 파묻혀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
정말…. 손하나 꼼짝할 생각도 못하고 온 신경이 입술에 몰리는 느낌이다.
부드러운 입술, 요망한 혀, 그리고 담배 향.
잠깐의 격렬한 키스가 지나가고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옆으로 내려가 종이를 든 민희.
하…. 방금 무슨 일이 있던 거지? 키스만으로 사정할뻔했네. 슈발.
"어때요? 조금 신뢰가 생기나?"
"하하하…."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미치겠네 정말.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야.
"그래…. 배워. 배우는데…. 탐지나 투명화 둘 중 하나는 배운 다음 배워야 해. 공격보단 생존이 먼저야."
"당신도 참 고집 있네요. 느긋하게 살라고 했는데…. 그러지 못하겠어."
잠깐 정적.
종이를 보는 민희와 숙련을 계속하는 나.
입에서 옅게 나는 담배 향이 묘하게 나를 자극한다.
한 번도 담배 냄새가 좋다고 느껴진 적이 없는데…. 거참. 담배 향이라고 표현할 정도가 되다니.
분명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여자한테 콩깍지가 씐 게 분명해.
비행은 이제 96퍼센트. 남은 건 4프로. 숫자로 80번. 물약 두번.
후우…. 쉽지 않다. 정말. 그래도 하긴 하네. 아직 남긴 했지만.
"파티. 이건 무슨 스킬이에요?"
"나도 몰라. 아무런 설명이 없었으니까."
"파티…. 생일 파티라도 열어주는 걸까요?"
"그럴 리가. 근데 진짜 그런 스킬이면 웃기겠네."
"같은 일행이 되는 스킬일까요? 근데 이게 무슨 소용이 있지?"
"그러게. 나도 궁금해. 매번 마스터 할때마다 스킬 만든 새끼들 면상을 꼭 보고 싶어지더라고."
"왜 설명이 없을까요?"
"멍청한 새끼들이 스크립트라도 빼먹었나 보지."
"배워서 알아볼 수도 없고."
"내 말이."
다시 종이를 보는 민희.
"이거 체력 증가, 신체 능력 증가…. 뭐 이런 증가 스킬들은 뭐에요?"
"아. 그건 패시브."
"패시브?"
나는 민희에게 패시브 스킬에 대해서 모두 설명해줬다. 특히 체력 증가 스킬에 대해서.
물약 효율이 높아진다는 소리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는 모습.
게다가 패시브는 단지 코인만 있으면 된다는 소리에 오히려 인상을 썼다.
"대체 사람을 얼마나 죽여야 한다는 걸까요?"
"그러게. 지금까지 죽인 인간들도 엄청난데."
"와.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정말 무섭네요."
"어쩌겠어. 내 생존 자체가 살육의 증거니까."
다시 종이를 보는 민희.
너무 삭막한 이야기를 했나? 하긴, 사람 죽인 이야기가 그다지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지.
"소환은 뭐고 랜덤 소환은 뭘까요?"
"그러게. 설명 한 줄만 넣어주지."
"회귀는?"
"아. 그거. 나도 찍어보고 싶더라. 대체 뭘 회귀한다는 건지. 내가 과거로 회귀한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닐 것 같고."
"어? 나도 그 생각하고 있었는데."
"근데. 그건 말이 안 돼. 내가 과거로 회귀하면? 지금 이 현실은?"
"어…. 남지 않을까요?"
"그럼 내가 회귀하면 회귀 된 세상은?"
"평행 우주?"
"그래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 하는 거야. 스킬 하나 찍었다고 평행 우주 분기가 생기는 건 너무 거창하잖아."
"흐음…. 그건 그런 거 같네요. 당신 이런 거 생각 많이 하는군요?"
"당연하지. 어떻게 하면 평생 안락하게 살지 늘 고민 하고 있다고.“
“세상이 이렇게 되고 당신처럼 치열하게 사는 사람은 처음 보는 거 같아요.”
“뭐,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노력이라도 열심히 해야지. 근데 웃긴 건 그렇게 해도 노력하는 천재는 못 이겨.”
“생존에 천재가 어딨어요.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당신도 생존의 천재 아니에요?”
“너무 좋은 말만 해주는 거 아냐?”
“흐응…. 원래 사랑에 빠지면 그런 법이죠.”
“헤에…. 나한테 사랑에 빠졌어?”
“글쎄요? 어떨까요?”
저. 저…. 눈웃음. 거기에 애교점.
거기에 남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저 말투.
민희를 보면 세희 같은 건 정말…. 아마추어도 못 되는 거 같다.
사람을 홀리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 어휴.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종이로 시선을 돌리는 민희.
내가 생존의 천재면 이 여자는 밀당의 천재가 아닐까?
"복구, 물질 변이, 통신…. 복권? 증폭? 정말…. 다들 스킬 이름만으로는 알기 힘드네요."
"그래. 드럽게 무책임하지. 거지 같은 놈들."
"되게 싫어하네요."
"새끼들이…. 세상을 이따위로 만들었으면 그래도 친절하기라도 해야 할 거 아냐. 근데 너무 무책임하잖아."
"그렇긴 하죠. 적어도 세상을 이렇게 만든 이유라도 알고 싶은데. 뭐…. 알아도 부질없지만."
"그러게. 의미도 없고 안다고 뭐 달라질 것 같진 않고."
"스크롤 제작. 계약서 제작. 이런 것도 참 궁금해지는 스킬 이름인데."
"포장지는 왠지 그럴듯해 보이는데 딱 뜯어보면 안에 똥이 들어있을 것 같은 스킬 이름이지 않아?"
"혹시 알아요? 안에 금이 들어있을지도."
"금 같은 건 아무 의미 없어. 코인이면 몰라도."
"세상 망하기 전이었으면 코인 투자자인 줄 알겠네."
"그러게. 하. 다 찍었다!!!"
민희와 대화하며 계속해서 스킬을 쓴 덕분에 드디어 비행까지 마스터 했다.
와. 점점 스킬 찍는 주기가 짧아지는 느낌이야.
"비행 스킬도 마스터 한거에요? 와…. 진짜…. 그럼 이제 여덟 번째 스킬 배우는 거예요?"
"어. 이제 뭐가 있는지 봐야지."
그러자 민희가 종이를 내려놓더니 아까처럼 내 위에 올라탔다.
"으음…. 일곱 번째 스킬 마스터한 선물을 줘야겠네?"
"어? 선물이야? 본인이 더 좋은 거 아니야?"
"가만있어봐요. 선물이니까."
그러더니 인벤토리에서 뭔가를 꺼냈다.
뭐지? 저건?
투명하게 맑고 찰랑거리는 액체. 근데 액체의 움직임이 조금 둔하다.
민희는 그 액체 병뚜껑을 열더니 자신의 몸에 붓더니 내 몸에도 뿌렸다.
향긋하고 미끈거리는 액체. 오일?
그러더니 내 몸에 자신의 몸을 바짝 밀착하는 민희.
미끈거리는 오일과 부드러운 그녀의 몸이 내 몸을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와…. 씨…."
"거봐요. 선물이라고 했죠?"
말랑거리는 가슴이 내 가슴과 배를 지나 물건까지 내려간다.
그 감촉…. 거기에 살짝 딱딱해진 젖꼭지의 느낌까지.
그렇게 아래로 내려간 민희는 가슴을 모아 그사이에 내 물건을 끼운다.
미치겠네. 이런 플레이를 받게 될 줄이야.
막 사정할 것 같이 좋다거나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미친 듯이 좋거나 그런 건 아닌데 이런걸 받는다는 게 너무 좋다.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 봉사 받는 느낌.
나를 위해서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감동?
그렇게 손으로 내 몸을 만져주며 가슴으로 계속해서 상반신과 하반신을 왔다 갔다 하는 민희.
대체 이 여자…. 무슨 인생을 산 거야? 의사였다며!?
야동에서만 보던 거잖아? 돌아버리겠네.
그렇게 한참을 정성껏 내 몸을 만지던 민희가 손으로 내 물건을 잡았다.
미끈거리는 손의 감촉. 그리고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자극.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을 만지게 하더니 내 물건을 잡고 흔들기 시작한다.
마치 쥐어짜 내듯 움직이는 그녀의 손이 한참을 움직였고 나는 급격하게 사정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윽."
나도 모르게 나온 신음.
싸기 직전이 되자 민희가 내 귀두를 입에 물었고 계속해서 손을 움직였다.
정말…. 윽윽윽이라는 말이 더 튀어나올 뻔했다.
허리가 들릴 정도로 느껴지는 절정.
보통 자위 할 때는 절정이 오면 자극 때문에 손을 놓게 되는데 민희는 오히려 더 움켜잡고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농담 아니고 순간 천국을 본 느낌.
하늘이 하얗게 변하고 엄청난 쾌감을 느끼며 남겨진 정액을 다 뿜어낸 거 같다.
그렇게 민희의 입에 잔뜩 사정하자 그대로 꿀꺽 삼키더니 나를 보고 웃는다.
"어때요? 선물이 됐어요?"
미치겠다. 안 되겠어. 이 여자랑은 붙어살면 안 될 거 같다.
가끔가다 한 번씩 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자극이 너무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