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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163화 (163/235)

〈 163화 〉 163 히든 던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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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7 / 3:27분 162화 내용 수정했습니다.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

# 기존에 보셨던 분들은 다시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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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던전에 들어가기 위한 장비들을 챙겨왔다. 간단하게 먹을 식량부터 긴급상황에 쓸 물건들까지 모두 챙겨오다 보니 짐의 무게가 꽤 상당했다.

열쇠의 손잡이 부분에는 둥그런 모양으로 된 나침반을 따라가는 중인데, 나침반의 끝이 산 끝을 가리키고 있었다.

산책로가 있으면 편하겠지만, 여긴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목 딱 봐도 험난해 보이는 길과 경사에 다은이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요새 체력 훈련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산길을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무거운 짐을 들고 있으면 말이다.

아공간 가방이라 여기서 무게를 줄이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산을 수색해야 하는구나….”

내가 짐을 좀 더 들어줄까 물어봤으나 고개를 저으며 격렬하게 거부하는 다은이의 반응에 어쩔 수 없이 산을 타기 시작했다.

거친 돌 비탈길, 무성하게 자라난 수풀을 칼로 배면서 말없이 위로 올라갔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대화가 있었으나,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금 들려오는 건 서로의 숨소리뿐이었다.

몇 시간은 걸은 것 같은데, 아직 히든 던전의 입구는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얼마나 더 가야 하려나.'

나침반을 들고 있는 건 나였으니, 일단 가장 앞에 있는 건 나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다은이가 중앙, 끝에는 민지가 서있었다.

"다은아 괜찮아?"

민지의 경우는 전혀 힘들지 않은지 땀 한방을 흘리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고, 다은이의 경우는 조금 지친 게 눈에 들어왔다.

"괘…. 괜찮아. 이 정도는 거뜬한걸!"

"힘들면 짐은 내가 들어 줄게."

"아…. 아니 괜찮은데."

나는 계속해서 거절하는 다은이에게서 짐을 억지로 넘겨받았다.

"다은아 혹시 물 필요해?"

"아 민지야.. 고마워."

민지에게 차가운 얼음물을 받은 다은이는 물을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다. 계속된 산행에 목이 탄 모양이다.

"그럼 잠깐 쉬었다가 갈까?"

"그래. 다은이 상태도 안 좋아 보이고 일단은 좀 쉬자."

"미안해…. 나 때문에."

"괜찮아. 쉬면서 해야지."

그렇게 우리는 적당한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지 무질서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풍경이었다.

__부스럭.

"방금 들었어?"

"응."

민지는 가방을 내려놓고 허리춤에 있던 건틀릿을 착용했다.

"오 몬스터네."

이런 오지의 경우 헌터가 오기 힘들어서 이렇게 몬스터들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각성자가 아니면 이렇게 산에 들어오는게 꽤 위험한 일이 되어 버렸다.

우리의 앞으로 걸어오는 건 곰의 모습을 한 몬스터였다.

곰과 닮은 생김새였으나 눈동자가 붉은색으로 생겨 있었고, 몸에는 돌기 같은 게 나 있었다.

"처음 보는 몬스터 인데."

"크아아아아!!!!"

"일단은 처리하자."

내가 앞장서서 처리하려는 데 민지가 손을 들어 올려 날 막아섰다.

"내가 처리할 거니까…. 가만히 있어."

민지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나가더니, 익숙한 자세를 취했다.

앞발을 내디디면서 몸의 무게를 싣고, 뒷발을 돌려 원심력을 더한다.

동시에 오른손을 앞으로 쭉 뻗으며 주먹을 날렸다.

손끝에 모여있던 대량의 마력이 앞으로 한 번에 쏘아진다.

'핵펀치네.'

__퍼어엉!!!!!!!!!

강한 폭발음과 함께 주변에 있던 낙엽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민지는 손을 가볍게 털고 있었다.

민지의 앞에는 가슴 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곰이 쓰러지는 중이었다.

정확하게 심장을 날린 일격, 이전보다 마력 제어 능력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와.. 민지야! 멋있어!!"

민지도 강해졌구나.

왠지 모르게 괜히 쫄 리는 기분이 들었다. 얼마 뒤 우리는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 뒤 드디어 열쇠와 반응하는 장소를 찾아냈다.

"여기야?"

열쇠를 가까이 가져다 대자 불투명한 문이 생겨났다. 이게 히든 던전의 입구일까?

"우리끼리 들어가도 괜찮을까…?"

"강해지려면 그 정도는 감수 해야겠지."

솔직히 위험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로드 능력이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 세이브 포인트를 저장했습니다. ]

"좋아.. 들어 가자."

의외로 말릴 것 같던 민지도 의욕이 높아 보였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주변에는 중세 시대에서 볼법한 여관 안쪽이었다.

둥그런 의자와 식탁, 목재로 된 바닥과 벽, 뒤늦게 들어온 민지와 다은이도 허공에서 나타났다.

처음 들어와서 그런지 조금 어지러운 기분이다.

“환영합니다. 모험가님! 삐빅!”

“모험가..?”

고개를 돌려 보니 이상하게 생긴 로봇이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동글동글한 느낌이 드는 로봇, 길쭉한 몸통과 동그란 머리에는 이모티콘처럼 보이는 홀로그램이 떠 있었다.

이모티콘이 웃은 표정으로 변하더니 귀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는 도우미 타로입니다! 삐빅!"

*

던전은 다른 차원이라는 말이 있듯, 이 던전 안에는 특별한 규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흔히 RPG 게임 속에 있는 것처럼 로봇을 만진 순간부터 아래쪽에는 HP와 MP 수치가 표시되었다.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증표를 가지고 있으면 이곳을 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삐빅!

증표는 이 열쇠를 말하는 걸까, 내가 열쇠를 들어 올리자 타로가 반응했다.

"나가려면 어떻게 하는데."

"저에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삐빅!"

"나가면 다시 들어 올 수 있어?"

"그렇습니다! 삐빅!"

그러면 던전안에 갇힐 일은 없어 보였다.

"그러면 위험하진 않겠다~! 우리 한번 진행해 보자!"

처음 보는 풍경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동안 훈련의 결과일까.

둘 다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아카데미 내부에서도 별일을 다 겪었으니 이것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다은이는 허공에 몇 번 마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혹시 나도 안되는 걸까 하고 도전해봤는데 항마 능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

거기다 검을 강화하려 하자 MP가 쭉쭉 빠지는 모습에 일단은 멈췄다.

"여러분들은 초보자입니다! 직업을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삐빅!"

"초보자?"

"게임 속에 들어 온 것 같아~!"

다은이의 말대로 게임 규칙이 적용되는 모양이다. 근데,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는 감이 잘 오지 않았다.

먹고 살기 위해 밤이고 낮이고 일하다 보니, 이런 게임을 해본 경험이 적었다.

그래도 헌터 이론이 게임 용어들에서 가져온 게 많다 보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직업을 선택하라고?"

"각 직업에 따라 특화된 능력이 있습니다! 삐빅!"

"다은아.. 이거 나만 보이는 거 아니지?"

"나도 눈앞에 이상한 게 보여…."

마키나 시스템을 통해 익숙해진 홀로그램 창들이 눈앞에 보였다. 마키나 시스템과는 UI 디자인이 조금 달라 보였다.

"흠.. 전사, 도적, 궁수, 마법사라.."

"각자 다른 걸 선택해야 할까?"

"모르겠어…. 김시우 너는 알겠어?"

"글쎄…."

우리는 각자 선택할 직업에 대해서 가볍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각자의 직업을 결정했다. 다은이는 마법사, 민지는 전사. 나는 도적을 선택했다.

“도적? 평소에도 검을 쓰는 거면 전사가 좋지 않아?”

"함정 해제에 보너스가 있다고 하니까. 한 명은 하는 게 좋을 거 같네."

"그렇긴 한데…."

"꺅!"

전직 버튼을 누르자 각자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빛에 놀란 다은이가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위험한 건 없어 보였다.

“헤헤….”

"그럼 기본 장비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삐빅!"

"장비?"

장비는 이미 챙겨온 상황인데, 갑자기 허공에서 방어구와 무기가 생겨났다.

"공격력…?"

[ 기본 단검 ]

[ 내구성 : +1 ]

[ 공격력 : + 10 ]

"장비에 수치가 보이는데…. 시우랑 민지도 보여?"

"우리가 들고 장비는 수치가 없네."

기본 장비를 사용하려 했는데, 이렇게 되면 여기서 지급되는 장비를 사용해야 할 것 같았다.

*

“가슴 부위가 좀 답답해….”

연한 보라색 빛을 띠는 로브를 입은 다은이가 중얼거렸다. 장식 하나 없이 허리띠가 밖에 없는 로브였다.

문제는 다은이의 가슴이 로브보다 크다고 해야 할까, 별거 없는 옷인데도 왠지 모르게 시선이 끌리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다은이의 키를 넘는 거대한 나무 지팡이가 인상적이었다.

"이거보다 더 큰 건 없어?"

평범한 의상에 가죽을 된 방어구를 착용한 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조금 특별한 게 있다면 역시 가슴 부위일까.

커다란 가슴을 압박하고 있어서 그런지 방어구가 많이 타이트 해보였다.

"없습니다! 삐빅!"

"하아…. 짜증 나네."

나는 가죽 재질 의상, 몸을 은신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이런 복장은 필수인 모양이다.

"옷이 전부 그러내."

"그러게…."

둘이 은근슬쩍 내 몸을 훑어보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일단 진행해 보자."

장비를 착용한 우리는 일단 밖으로 나왔다. 지하 미궁의 입구 같이 생긴 걸 제외하고는 주변에는 온통 나무밖에 없었다.

"여기로 내려가는 건가?"

“내가 먼저 갈게…. 방패도 있으니까….”

민지는 방패를 세우고 앞장서기 시작했다.

"잠시만 민지야…."

검을 쥐고 있는 모습이 어색해 보여서 잠깐 자세를 고쳐 줬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해 보였는데, 몇 번 자세를 잡아 주니 금방 좋아졌다.

다은이는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내…. 내려가기나 해…."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먼저 계단으로 내려가는 민지였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석재로 된 커다란 공간이 나타났다.

높이가 한 10m는 넘어 보이는 천장과 함께 벽면에는 빚을 내는 전등들이 일정 간격으로 달려 있었다.

“저번에 4인조 그룹 평가에서 봤던 곳 하고 비슷하네.”

“동굴보다는 신전? 신전에 가까운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야!”

새로운 공간에 들어온 다은이는 주변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둘러 보기 시작했다.

“일단은 앞으로 가볼까?”

“응!”

“알았어.”

석재로 된 벽을 따라 앞으로 걸어가자 슬라임 한 마리가 나타났다.

물방울처럼 생긴 녀석은 통통거리며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저거…. 슬라임이지~?”

“둘 다 내 뒤로 와.”

앞으로 걸어나간 민지가 방패를 검으로 두들기자 슬라임의 어그로가 민지에게 끌렸다.

“민지야. 그것도 스킬이야?”

“응 도발 스킬인데.. 일단은 써지는 것 같아. 그 로봇이 헛소리를 한건 아닌 것 같아.”

잠깐 한눈 판 사이 슬라임이 민지의 코앞까지 와 있었다.

‘뭐 저건 별 볼 일 없으니까.’

내가 잡을 수도 있지만, 둘이 이곳에 적응하려면 역시 직접 사냥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뒤에서 방관하기로 했다.

민지가 방패를 앞에 세우고 한 발짝 앞으로 나가더니 점프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검을 휘둘렀다.

검을 처음 사용하면 저런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 텐데, 그래도 그동안 전투 훈련을 받은 감각이 있는지 한 번에 공격을 성공시켰다.

“삐꾹!”

민지의 공격 한방에 나가떨어진 슬라임은 그대로 쓰러졌다.

“한 방이네..?”

민지는 칼끝을 타고 들어온 묵직한 손맛을 느꼈는지 자신의 칼과 슬라임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알지. 저 느낌.’

검을 휘두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그 특유의 느낌.

“어.. 민지야! 저기 뭔가가 떨어져 있어!”

“어? 어디에?”

쓰러진 슬라임 위에는 전리품들이 떨어져 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탐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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