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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63화 (964/1,419)

〈 963화 〉 964. 모용란과 대면하다.

'이상해.'

선우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모용란의 음란 행위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처를 엿듣는 것까지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염탐을 하거나 자신의 동향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자신과 운가려의 정사를 엿들으며 자위를 하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다는 말인가

몰락하긴 했지만 나름 명가의 귀부인이라는 여자가 말이다.

'왜 일까...왜 그런 짓을 했을까?'

전혀 예상치 못한 경악스러운 상황에

의혹이 끊임없이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굶어서 그런 게 아닐까?'

소양에게 듣기론 이재원은 부인들과 관계가 상당히 소원했다고 하였다.

잠자리를 가진 햇수가 십년은 기본으로 넘어갈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정욕에 굶주려있던 그녀가 자신과 운가려의 정사로 인해 욕구를 참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말이다.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았다.

명가로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져있는 모용란이

자신들의 정사 소리를 엿들으며 자위를 했던 상황자체가 말이다..

'그 도도하고...오만한 모용란이...자위하라니......그것도.........남의 정사를 엿들으면서 말이야..'

욱씬 욱씬

선우는 아랫도리가 욱씬거리는 것을 느꼈다.

고고하고 오만한 모용란이

그 도도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저열하고 천박하게 자위를 행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그 명가로서 자부심으로 가득한 여자가 말이다.'

모용란은 지금껏 겪었던 여인들 중에서

가장 특권의식이 강하며 선민사상으로 똘똘 뭉쳐져있는 여자였다.

스스로를 누구보다 우월하다 여기며 그보다 조금이라도 못나면 하등하다고 여기던 자존심 덩어리인 것이다.

그런 여자가 남의 정사를 엿들으며 천박하게 자위를 하다니

가장 저열하다고 느끼는 행위를 본인 스스로 행하며

자위를 하다니

'꼴리네.'

도도하기 그지없는 모용가의 대부인의 타락이라니

흥분이 절로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자위조차 조절 못할 정도로 욕구불만이 가득 들어차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만 건드려도 지체없이 넘어오게 될 것이다.

스스로 가랑이를 벌리며 박아달라고 애원하게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도도한 그녀를 완전히 타락시켜 정복하고 싶다는 악의적인 정복욕이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정복자로서의 본능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사백만냥이야.

번뜩

순간 머릿속에서 당서윤의 차가운 일갈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더불어 꿈틀대던 정복자로서의 본능을 강제로 억누르기 시작하였다.

사백만냥이라는 막대한 거금이 그의 이성을 원래대로 되돌려놓았기 때문이었다.

'정신차려, 미친놈아!'

짜악

선우는 스스로 뺨을 후려쳐버렸다.

스스로 제정신을 유지하는 나름의 다짐이었다.

도도하고 오만하고 선민의식 가득한 모용란은 정복한다면 분명 극도의 쾌락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고귀한 귀부인의 타락만큼 꼴리는 상황도 존재치 않을 테니말이다.

'하지만 한 번의 쾌락에...사백만 냥은 너무 과하다.'

하지만 과하였다.

극도의 쾌락은 맛볼 수 있겠지만

그 피해가 너무나 막심한 것이다.

어찌 삽입 한 번에 사백만 냥은 전부 태워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자중하자...자중해...나에게....이미 수많은 부인들이 있다고...'

이미 차고넘칠정도로 부인들이 한 가득이었다.

더이상 여인을 늘리는 것은 악수 중에 악수인 것이다.

그것도 사백만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전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말이다.

'무시하자.....오늘은 아무일도 없었던 거야.'

선우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생각하였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이다.

".......상공의....아랫도리가....다시 커졌네요."

그때 옆에 누워있던 운가려가 다시 발기된 선우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아...그게.."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후후훗.......당황하실 필요 없답니다.....소첩이 가라앉혀드릴테니까요."

덥석

이내 운가려는 가녀린 손으로 선우의 아랫도리를 붙잡았다.

슈우욱 슈우욱 슈우욱

그다음 그대로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정성스러운 손놀림으로 말이다.

"으읏....흐으읏.."

그리고 선우는 옅은 신음성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숙련되고 정성스러운 손놀림에 상당한 쾌감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슈우우욱 슈우우욱 슈우욱 슈우우욱

그러자 아랫도리를 흔드는 운가려의 손놀림이 더욱더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쥐어짤듯이 말이다.

"하으으윽...흐으윽..!"

더불어 선우의 신음 또한 아랫도리를 흔드는 속도에 비례하여 점차 커져가기 시작하였다.

"흐으으으으윽!!!!!!!!"

이내 거처 안에는 선우의 쾌감 어린 비명성이 한가득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미쳤어! 미쳤어! 미쳤어!미쳤어! 미쳤어! 미쳤어!미쳤어! 미쳤어! 미쳤어!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콩 콩 콩 콩

거처로 돌아온 모용란은 애꿎은 벽에 쉴새없이 머리를 처박기 시작하였다.

천박하고 저열하기 그지없는 짓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누구보다 고귀하고

누구보다 품격있는

연왕의 후예.

모용가의 대부인이 아니던가

그런 자신이 어찌 남의 정사를 엿듣고 아랫도리를 매만지며 자위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저열하였고 천박하였으며

추악하게까지 느껴졌다.

'죽고 싶어어어어어어어어!'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벽에 머리를 박는 속도가 더욱더 거세지기 시작하였다.

"고모님!"

그 모습을 본 모용계는 당장에라도 달려가

그녀를 말리려고 하였다.

자칫 잘못하다간 그녀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멈추세요, 오라버니."

그런 그를 이화영이 가로막아버렸다.

"제가 말했잖아요, 벽에 머리를 박는 건 어머니 나름대로 고뇌를 빠졌을 때 하는 행위라고요."

"그건 알지만 저러다 다치겠어!"

"그냥 무자비하게 박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마를 내력으로 감싼 뒤 다치지 않을 정도의 충격만을 주고 계세요, 그런 어머니가 다칠 리가.."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이화영은 말을 끝까지 이을 수가 없었다.

모용란이 벽에 머리를 처박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저래도?"

모용계는 의혹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아무리봐도 저러다간 살갗이 그대로 터져나갈 것 같았다.

"........오라버니...당장 말려요! 어머니 이마가 터지겠어요!"

이화용은 다급한 어조로 고함을 내질렀다.

"고모님 멈추십시오!"

이내 모용계는 재빨리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자해에 가까운 행위를 이어가는 모용란을 향해서 말이다.

쿵 쿵 쿵 쿵 쿵 쿵

"어머니 멈추세요오오오!"

하지만 모용계의 만류에도 모용란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고 이화영까지 가세하여 그녀를 만류하기 시작하였다.

*********

"아야야야..."

모용란은 발갛게 달아오른 이마를 매만졌다.

차오르는 수치심에

이마를 내력으로 감싸는 것조차 잊어버린 그녀였다.

그런 상태에서 머리를 쉴새없이 처박으니

이마가 멀쩡할 리 없는 것이다.

'계아와, 영아가 말리지 않았다면 살갗이 벗겨졌겠구나.'

그녀는 조카와 딸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살갗이 벗겨져 흉한 흉터가 남았으리라

털썩

이내 모용란은 침상에 주저앉았다.

"후우우...."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차마 말로 표현조차 하기 역겨운 천박하기 그지없는 짓거리를 저지른 것은 물론

고귀한 육체마저 상하게 만들 뻔하였다.

무엇 하나 되는 일이 없는 것이다.

'.......왜 그때 당가주의 거처를 엿들어서.....'

후회가 되었다.

천리지청술을 이용하여 당가주의 거처를 엿들었던 과거가

차오르는 정욕을 참지 못하고 아랫도리를 매만졌던 행동이 말이다.

짜악

짜악

이내 모용란을 양뺨을 후려치기 시작하였다.

정신차리라는 의미가 담긴 나름의 훈계였다.

'정신차려! 모용란! 너의 언행 하나 하나 너의 행동 하나 하나에 모용가의 위신이 달려있다! 네 어깨에 짊어진 무게를 생각하란 말이야'

모용란은 결연에 의지가 담긴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모용세가를 이끌던 주역들이 전부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지금

모용가를 대표하는 건

바로 자신이었다.

자신의 행동 하나 언행 하나가

모용가의 보여지는 얼굴이라는 소리였다.

언제나 품위를 잃어선 안된다.

언제나 품격을 잃어선 안된다.

연왕의 후예로서

명문가의 후예로서

자부심 가득한 모습을 내보여야하는 것이다.

'그래...그때는..아무일도 없던 거야......지청술을 쓰자마자 곧바로....되돌아온거라고!'

그녀는 머리에 몇번이고 되뇌이기 시작하였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라고

세뇌를 하듯이 말이다.

***********

가주의 집무실

철푸덕

"흐아아아암..."

선우는 책상에 머리를 처박았다.

그리고 늘어지게 하품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젯밤 운가려와 밤새도록 열락의 시간을 보내느라

체력에 상당한 무리가 온 듯하였다.

"어제 재미 좀 봤나봐?"

그때 옆에 있던 당서윤이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재미를 보긴 했지....밤새도록 했으니까."

"누구랑?"

그녀는 의심스럽다는듯한 어조로 물음을 던졌다.

"가려랑."

선우는 대수롭지 않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그래?"

"설마 의심하는 거야?"

"맞아."

당서윤은 부정조차 하지 않았다.

의심을 했다는 사실자체를 말이다.

"날 너무 못 믿는 거 아니야? 아무리 내가 개선우라지만 각서를 쓴 지 하루만에 어기는 파렴치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선우는 나름대로 억울한 표정을 지은 채 항변을 하였다.

"오해야, 선우."

당서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난 널 누구보다 믿어, 아마 세상 그 누구도 나만큼 너를 믿진 못할거야."

당서윤은 확신 어린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전혀 믿는 것 같지 않은데?"

선우는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자신을 누구보다 믿는다는 여자가

어찌 저리 차가운 눈빛으로 어젯밤의 행적을 캐묻는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난 너를 믿지만 네가 가진 아랫도리를 못믿을 뿐이야."

"..............."

"여자랑 관계된 일이면 넌 아랫도리로 생각하더라고."

"............."

선우는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딱히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여자 관련된 일에 과민하게 굴어도 이해해주길 바래, 결국 네 업보니까."

".......네에."

선우는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나저나 별안간 오라버니의 모습을 왜 하고 있는거야? 그것도 집무실에 들어앉아서 말이야."

당서윤은 화제를 돌려 입을 떼었다.

별안간 당가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선우의 모습에 의아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찾아올 사람이 있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찾아올 사람?"

당서윤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게 누군데?"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여자."

선우는 확신 어린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그는 확신하였다.

오늘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여자.

모용란이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모용가의 재건을 위해서 말이다.

************

똑 똑 똑 똑 똑

누군가 집무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들어오시지요."

선우는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은 채 천천히 입을 떼었다.

끼이이이익

그러자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기품과 품격이 넘치는 귀부인이 하나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모용가의 대부인

모용란이었다.

"누군지 물어보시지도 않는군요."

모습을 드러낸 모용란은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발소리, 호흡, 기파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던터라.....구태여 묻지 않았소."

"당가주께서는 참으로 대단하시군요, 그런 세심한 것들까지 전부 기억해 대조를 시키다니 말이에요."

"경지에 다다르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게 될 뿐이오. 그리 대단한 게 아니지."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현기가 절로 느껴지는 어투였다.

"그 경지에 이른 것 자체가 존경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가주"

"하하하하, 모용 부인께선 본 가주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는구려."

선우는 부드러이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금칠이라뇨....그저 사실을 말한 것 뿐입니다."

이내 방 안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겉으로 보기엔 말이다.

"자아, 그럼 이제 인사치레는 이정도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이내 선우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모용가에서 당가에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오?"

"........전부 알고 계셨군요.."

"그게 아니라면 모용 부인께서 구태여 찾아오지 않았을 것 아니오?"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러니 말해보시오, 모용가에서 제시할 조건에 대해서 말이오."

선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아시다시피 현재 모용가는 재력도 무력도 제공해줄 수 없어......재산은 전부 불타버렸고 무인이라고 칭하기엔 어리디 어린 후기지수들 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모용란은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천천히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당가에게 줄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물컹

모용란은 풍만한 가슴에 천천히 손을 올렸다.

'설마...몸을 바치려고? 설마? 그런 전개로 가는거야?.....몸 바쳐 세가를 재건하는...고귀한 부인같은...느낌으로!?'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배덕적인 전개에 대한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차오르는 것이다.

'안돼...사백만냥을..날릴 수는 없어!...거절해야해!...안된다고!'

선우는 내적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느꼈다.

꼴릿하며 배덕적인 전개긴 하였지만

그렇다해도 용인할 수는 없었다.

자신에게는 사백만 냥이라는 거대한 빚더미가 있으니 말이다.

"당가에게 모용가의 미래를 바치겠어요!"

이내 모용란은 결심 어린 외침을 내뱉었다.

추우우우욱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선우의 기대감 가득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처지기 시작하였다.

기대하던 배덕적인 급전개따위는 존재치 않았던 것이다.

다행이라고 여겨야하건만

왠지 모르게 힘이 나지 않았다.

선우는 표정이 씁쓸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산타클로스는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 어린 아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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