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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224화 (225/1,419)

〈 224화 〉 225.저를..어떻게..생각하세요?

파들 파들

선우의 검강을 막아선 설향은 손을 파들파들 떨기 시작하였다.

검을 타고 감당키 힘든 거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으으윽."

절로 신음성이 나왔고 하체도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버텼다.

이대로 꺾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으득

"크으으윽!"

그녀는 이를 더욱 악물고 힘을 더욱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끼이이익

그러자 이내 선우의 검이 천천히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흐읍!"

검이 밀려나자 설향은 몸에 남아있는 힘을 한 번에 폭발시켰다.

그러자 선우의 검이 위쪽으로 튕겨져 나갔다.

설향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검을 어깨방향으로 내리쳤다.

부웅

하지만 그녀의 검은 허공을 가를 수밖에 없었다.

선우가 왼발을 뒤쪽으로 보낸 뒤 그대로 몸을 돌렸기 때문이다.

선우는 그대로 오른손을 뻗었다.

오른손은 그대로 그녀의 가슴을 강타하였다.,

콰당

"으윽!"

그리고 가슴을 강타당한 설향은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앗"

순간 선우는 아차 싶었다.

대련이 너무 흥겨운 나머지 힘 조절을 하는 것을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기준치 이상의 힘을 실어버린 것이다.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재빨리 쓰러져있는 설향에게 다가갔다.

"향매 괜찮아?"

선우는 쓰러져 있는 설향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괜찮아요.."

선우의 물음에 설향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얼마나 아프면 이 엄살쟁이가 이리도 조용히 말을 잇는단 말인가?

선우는 찬찬히 그녀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얼굴은 시뻘겋게 상기되었으며 호흡마저 불안정해보였다.

전혀 안 괜찮아 보였다.

"괜찮기는!"

선우는 그녀에게 소리를 친 후 재빨리 그녀의 맥문을 잡았다.

그리고 맥문에 손을 대보니 맥이 쉴 새 없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분명 이상이 생긴 것이리라

"당장 의원한테 가야겠어."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니에요....괜찮아요.."

"괜찮기는! 얼굴은 상기되었고 호흡은 거칠고 심장까지 빨리 뛰는데 괜찮기는 어디가 괜찮아!"

선우는 설향의 말에 언성까지 높여가며 말을 이었다.

내상이라는게 겉으로는 티가 안 날지 몰라도 언제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때문에 아무리 경미한 내상이라하더라도 꼭 의원에게 보여줘야만 하였다.

그 경미한 내상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설향의 상태는 딱 봐도 경미해 보이지는 않았다.

얼굴이 잔뜩 상기되었고 호흡은 거칠었으며 심장은 빨리 뛰었다.

괜찮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내상때문에 그런 게 아니에요."

선우의 말에 설향은 옥용을 능금처럼 붉히며 말을 이었다.

"아니 얼굴이 빨갛다니까!?"

선우는 그녀의 말에 답답한 듯 소리쳤다.

"부끄러워서 그런 거라고요!"

계속되는 선우의 추궁에 설향은 언성을 높였다.

"....부끄럽다니?"

그녀의 말에 선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끄럽긴 뭐가 부끄럽단 말인가?

"........그...아까 가슴을.."

그녀는 모르겠다는 듯한 선우의 반응에 시뻘게진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깨달은 듯 탄식을 내뱉었다.

생각해보니 장력이 강타한 부위가 그녀의 가슴이 아니던가?

이내 선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건드려서는 안될 부위를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선우는 존칭까지 써가며 그녀에게 사과하였다.

"아..니에요..일부러 하신것도 아닐테고.."

선우의 사과에 설향은 더욱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그렇긴..한데.."

선우는 끝말을 흐렸다.

자신의 부주의 때문에 남자 손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설향의 가슴이 희롱당했다고 생각하니 미안함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만하기로 해요."

설향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합시다."

선우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제안에 수락하였다.

불편한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빠르게 자리를 파하는 것이 나으리라

스르릉

선우와 설향은 쥐고 있던 검을 순식간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객잔이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둘 사이에는 침묵만이 감돌 뿐이었다.

********

저벅 저벅

선우와 설향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객잔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원래라면 설향이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선우에게 말을 걸었겠지만 오늘 그녀는 그저 얼굴만 붉힐 뿐이었다.

오늘 선우와 비무 중에 가슴이 만져진 것이 너무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우우우`

설향은 속으로 우는 소리를 내었다.

어마어마한 수치심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인생의 반을 아미파에 처박혔던 그녀였기에 남녀 사이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슴이 만져지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아는 그녀였다.

연인 혹은 부부가 되어서만 가능한 일을 당한 것이다.

옥용이 더욱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설마 이런 식으로 자신의 처음을 누군가에 허락할지는 상상도 못 하였다.

그리고 그 대상이 동경하고 또 동경하는 선우 오라버니라니…….

설향은 힐끔거리며 옆에 걸어가고 있는 선우를 바라보았다.

떨리는 눈 굳게 다문 입술 심각한 표정까지

꿀꺽

설향은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하고 삼켰다.

저 진지한 모습마저 너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두근 두근

그리고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였다.

`하아..하아..하아`

그리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였다.

어지러울 정도로 열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휘청

그녀는 갑자기 치솟는 열에 의해 저도 모르게 몸을 휘청거렸다.

그런 그녀를 선우가 재빨리 잡아주었다.

"괜찮아요?"

선우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부들 부들

그리고 그의 걱정이 가득 담긴 시선을 마주한 설향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잡아준 선우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따뜻했다.

이 상태로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대로 더 있다간 이상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괜찮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재빨리 선우의 품에서 벗어났다.

선우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괜찮다고 하긴 하였지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니 내상이 도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털썩

선우는 그녀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재빨리 한쪽 무릎을 꿇었다.

"업혀요."

무릎을 꿇은 선우는 뒤편에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네?"

선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설향은 의아한 듯 물었다.

갑자기 이 무슨 돌발행동이란 말인가?

"지금 상태가 좋지 않잖아요. 제 발로 걷는 것보단 업혀가는 게 나을 것입니다."

선우는 그녀에게 정중한 말투로 말하였다.

"으으음"

선우의 말에 설향은 고민에 빠졌다.

그의 등에 업혀가는 것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내상도 안 입었는데 업혀가기는 양심에 찔렸기 때문이다.

설향은 슬쩍 눈을 돌려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널찍하기 그지없는 커다란 등이 보였다.

털썩

설향은 일절의 고민도 없이 그대로 그의 등에 올라탔다.

그의 등을 보니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잘...부탁 드려요,,,"

그녀는 부끄러운지 말을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안전히 모시겠습니다."

선우는 설향의 그런 부끄러운 감정을 느꼈는지 살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벅 저벅

설향을 등에 업은 선우는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따뜻해`

설향은 선우의 등에 파묻은 채 그의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따뜻하기 그지없는 등이었다.

더구나 쫙 갈라진 등의 굴곡이 그녀의 심장을 더욱 콩닥거리게 하였다.

두근 두근 두근

설향의 심장소리가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하였다.

설향은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으나 심장은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후우`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이내 포기를 하였다.

심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선우의 등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내 심장 소리를 듣고 있을까?`

문뜩 그녀는 선우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한없이 밀착된 상태였다.

분명 자신의 심장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녀는 궁금증이 일었다.

선우는 과연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좋아할까? 싫어할까? 관심이 없을까?`

여러 가지 상념이 그녀의 머릿속을 온통 휘젓기 시작하였다.

분명 그는 자신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싫어했다면 밤늦게 불러냈을 때 나오지조차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좋아한다는 이야기인데 얼마큼 좋아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궁금했다.

그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오라버니."

설향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그러십니까?"

"자꾸 이럴 거예요?"

"뭐가 말입니까?"

"왜 자꾸 거리를 두려고 해요. 하던 대로 반말해주세요."

그녀는 잔뜩 볼을 부풀린 채 말을 이었다.

"이게...편해서.."

선우는 말끝을 흐리며 말을 이었다.

비무를 하며 반말을 일관한 그녀였지만 그녀의 가슴을 만진 이후부터는 왠지 모르게 존대가 절로 나왔다.

그 짧은 새 벽이 쳐진 것이다.

"혹시 가슴 만진 것 때문에 그래요?"

선우의 말을 들은 설향은 장난기 어린 말투로 선우에게 물었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부러 언급을 자제하려고 말을 안하고 있었건만 당사자가 대놓고 말하니 당혹스러웠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비무 중이었고 고의는 아니었잖아요."

그녀는 선우를 달래며 말을 이었다.

"오히려 이렇게 거리를 두는 게 더욱 마음이 아파요....오라버니.."

그녀는 울먹이는듯한 목소리로 애절하게 말하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애처로운지 선우는 가슴이 시린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 향매...."

선우는 그런 그녀에게 사과하였다.

듣고보니 자신이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선우의 말에 설향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반응이 마음에 든 탓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장난기가 들었다.

"오라버니."

"응?"

"너무해요."

"뭐가?"

선우는 의아한 듯 말을 이었다.

"얼마나 제가 여자로 안 느껴졌으면 가슴을 그렇게 후려칠 수 있어요."

"그...그건!"

그녀의 짓궂은 장난에 선우는 당황하였다.

"흑흑...제가 그리도 매력이 없나요?"

설향은 과장되게 우는 척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 향매가 얼마나 매력적인데."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달래기 시작하였다.

"아니에요. 저는 정말 매력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여자에요...말도 많고 안하무인에다 가슴도 작잖아요…."

"아니야, 매력이 얼마나 많은데...향매는 말을 재밌게 하잖아! 재밌는 말은 몇 번이고 들어도 즐거워 그리고 안하무인이라니...남의 시선따위는 안보고 살아가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데."

선우는 필사적으로 그녀를 달래며 말을 이었다.

"가슴이 작은 건요?"

".........."

그녀의 반박에 선우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녀의 가슴은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가슴이 머리통만 한 여인들에 비하면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흑...역시 저는 매력이 없어요."

그녀는 거짓 울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아니야 향매, 너무 큰 가슴보다는 향매처럼 적당한 가슴이 더욱 인기가 많아,"

선우는 그녀의 말을 부정하며 다시금 달래기 시작하였다.

"정말요?"

선우의 말에 설향은 반색하며 그에게 물었다.

"물론이지."

"정말 정말 제가 매력적인가요?"

설향은 확인하듯 그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얼만큼이요?"

"엄청나게 많이."

"반할 만큼 매력적인가요?"

"그.,.렇지?"

"그럼 오라버니도 저에게 반했나요?"

"............"

훅 들어오는 그녀의 말에 선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여기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이다.

`무슨 의도지? 장난인가? 장난이겠지? 설마 진심은 아니겠지?`

선우의 머릿속에 수많은 상념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말이 장난인지 진짜 인지 분간이 안 갔기 때문이다.

"대답해주세요....오라버니는.....저를..어떻게..생각하세요?"

설향은 무척이나 떨리는 음색으로 선우에게 다시금 물었다.

꿀꺽

선우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전개였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말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뭐지? 뭐야 이거?"

그녀의 충격적인 발언에 선우는 머리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었다.

"대답해줘요."

그런 선우에게 설향은 무척이나 감미로운 목소리로 재촉을 해왔다.

"나...는..."

그녀의 재촉에 선우는 천천히 입을 떼기 시작하였다.

"지금 둘이서 뭐하는 짓입니까!"

그때였다.

어디선가 들려온 커다란 호통소리가 선우의 귓가를 강타하였다.

움찔

갑작스러운 호통에 선우는 몸을 움찔 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앞쪽에 회색의 가사의를 입고 있는 비구니의 모습이 보였다.

"......불속 사저."

그 모습을 확인한 설향은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불렀다.

"뭐하는 짓이냐고 물었습니다!"

불속사태는 얼굴을 잔뜩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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