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화 〉 무림치매대응반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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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이를 보내고 다시 지하로 내려왔다. 그런데….
“니들 왜 그러고 있냐?”
“오라버니도 벗어.”
연이는 벗으라는 말에 그치지 않고 손짓 한번에 내공으로 내 옷을 날려버렸다. 반사적으로 몸을 가리려다가 다른애들도 일단 다 알몸이라서 그대로 있었다.
“왜 다들 벗고 있어?”
“지하의 규칙이야. 오라버니.”
눈앞에 펼쳐지는 이 살색의 향연이 지하의 규칙이라고?
“여기서는 다 벗고 있는거야. 알았지?”
연이도 거실 바닥의 털깔개에 누워서 알몸으로 나긋나긋하게 뒹굴고 있었다. 다들 얼굴을 붉히고 손으로 가슴과 가운데를 가리고 있는걸보면, 이거 연이가 강제로 벗겼구나.
“꼭 뭘 하자는게 아니라. 평소에 이러고 있으면 오라버니가 불끈…. 저기 봐 얘들아.”
“어머.”
“주인님….”
“오늘도 건강하네.”
“….”
다들 내 아랫도리를 쳐다보기에 내려보니 기운차게 벌떡 일어서 있다. 어흠. 이건 생리현상이지 야. 눈앞에 이런 애들이 화끈하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모여있는데. 아. 이제야 실감이 난다. 나는 하렘을 이루었구나.
“하여간 오라버니도 앉아 얼른. 하려는 이야기 마저 해야지.”
“야 그런데 이거 너무 민망하지 않냐.”
“가족끼리 민망할게 뭐 있어.”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닌….
“그런데 계속 이러고 있어서 내가 익숙해지면 어쩌게?”
“흐흥. 오라버니, 나는 둘째치고 애들 몸매좀 봐. 이게 계속 본다고 남자가 익숙해져서 참을 수 있는 몸매인지.”
음. 솔직히 인정한다. 이건 못 참지.
“자 오라버니 빨리.”
나도 적당히 깔개 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애들의 눈이 슬금슬금 내 기둥에 머물렀다가 떨어지고, 머물렀다가 떨어지고. 아니 뭐 다들 욕구불만이야 뭐야. 왜들이래? 내가 지금 연이랑 한참 떡을쳐서 현타가 와서 아무렇지도 않은건가? 잠깐 생각하는 사이에 연이가 매끈한 알몸으로 내 품을 파고 들었다.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 헤헤.”
“아….”
“너무해요….”
“하루종일 했으면서….”
“….”
다들 탄식을 하고 있지만 자윤이는 숨만 색색 쉬면서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무슨 의미지? 오늘 밤에 잡아 먹겠다는건가?
“어흠. 그래서, 삼랑?”
“응?”
“왜 다들 모이라고 한 거에요?”
“아 이야기 할게 조금 있어서.”
“이야기 해 오라버니. 얘들아 여기 한 자리 비었는데?”
앉아 있던 날 기어이 바닥에 눕히고서는 연이가 한쪽 팔을 차지 했다. 그리고는 천연덕 스럽게 반대편을 가리킨다. 왜 가만히 있는 애들을 자극하고 그러냐.
“그럼 제가….”
남은 네 사람 중에서 제일 가까이 있던 자윤이가 그대로 비어있는 팔을 베고 들러붙어버렸다. 화란이나 린이는 이야기를 한다니까 잠시 기다리려고 했던 모양인데. 두 사람의 고운 아미가 살짝 찌푸려진다.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으면 계속 이러다가 시간 다 보낼것 같다.
“동창을 칠거야.”
“갑자기요?”
화란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갑자기는 아니고, 주변에 죄다 간 보는놈들만 있어서 파주에 와 있는 놈들을 우리끼리 친다.”
“아…. 네. 주인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겠네요.”
“사천 인근 무림문파들에게 은혜를 입히고 아군으로 삼는다는 계획은 폐기야.”
“응. 삼이가 결정했으면 그대로 따를게.”
이미 연이와는 다 이야기가 된 내용이라서 그런지 연이는 이야기를 들을 생각도 없이 온 몸을 나에게 비벼대기 바쁘다. 그렇게 하고는 더는 못한다고 기절까지 했으면서. 나는 손을 빼내 연이의 다리 사이를 툭 건드렸다.
“꺄읏! 예민하단 말야!”
“금방 멀쩡해질 수 있으면서 엄살은.”
지금도 연이는 내공을 다 흩어 놓고 자연체로 뒹구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까 격렬하게 해 대면서 부어오른게 가라앉지 않은 모양이다.
“흐흥…. 오라버니가 사랑한다고 해 줬으니까 기념으로.”
“…네?”
“…주인님?”
“삼아?”
“주공?”
아니 그렇게 한꺼번에 한 마디씩 하면서 눈에 힘 주지 말아줄래. 무서우니까.
“어흠. 아무튼 말야. 거기 근처의 동태를 살피는건 무영문이 해 줄거고, 우리 본진인 성도에 동창이 드나드는지는 만복회가 봐 줄거야.”
“말 돌리지 말구!”
“맞아요 삼랑!”
“아, 그리고 하나 더! 무영문은 동창에 이미 신상이 다 노출되어버려서 직접 잠입은 불가능하니까 무영신투를 치료하고 반로환동 시킬거야!”
“하아아….”
“주공 아무리 그래도….”
아니 저기 얘들아 이야기에 좀 집중을 해 주지 않을래.
“그래요, 연이언니 한테만 사랑한다고 한건 뭐, 그럴 수 있다고 쳐요. 그런데 여기서 여자를 또 늘리겠다구요 삼랑?”
“아냐 화란아. 여자를 늘리는게 아니고, 반로환동을 미끼로 무영신투의 충성을 받겠다는거지.”
“그러나 주공, 주공의 취향이….”
“내 취향이 대체 왜!”
“당 소저는 차버렸잖아요 주인님….”
아냐 그게. 당 소저를 차 버린건 당가애들이 간을 봐서 그러는거고.
“삼아, 혹시 내가 마음에 안드는것도 그것때문인거야? 내가 나이가 어려서?”
“어허, 서령아 누가 마음에 안든다고 그래. 그런 소리 하지마.”
서령이를 끌어당겨서 안아주려니 팔이 두개 밖에 없어서 연이와 자윤이에게 붙들려 있다. 이런 젠장.
“지금도 역시 최고령 두 언니를….”
“나이 이야기 하지 말아라 서령아….”
최고령 소리에 연이와 자윤이가 흠칫 고개를 들어 서령이에게 눈을 흘긴다. 앗차 그러고 보니 연이랑 자윤이가 동갑이지.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얘들을 밀어 낼 수도 없다.
“내 취향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말 좀 들어 얘들아….”
“나도 나이가 들면 삼이가 사랑한다고 해 주겠죠 린 언니?”
“음…. 주인님은 나한테도 사랑한다고 하신 적이 없으니까 좀 멀긴 하겠다.”
연이와 자윤이는 나한테 들러붙어서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이고, 화란이와 린이 서령이는 눈이 점점 풀리면서 구시렁거리고 있다.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고. 아우…. 나는 그냥 공중수레 탔을때 처럼 노곤하게 늘어져 있는거만 생각했지 이게 순식간에 개판이네.
“인간적으로 연이 네가 수습좀 해야 하는거 아니냐?”
“오라버니가 열심히 허리를 놀리면 다 해결될텐데 뭐하러.”
“자 하여튼, 이름도 모르는 무영신투를 반로환동시킨다고 같이 뒹굴지는 않을거고. 무영문애들 회복만 되면 바로 동창을 들이치는거야. 알겠지?”
아무래도 도망을…. 가면 또 연이처럼 눈물을 뚝뚝 흘릴까봐 그러지도 못하겠고.
“그냥 한 번 애들도 압박해 보는거야 오라버니. 신경쓰지마.”
“와…. 언니 진짜.”
여기서 여유로운건 연이밖에 없다. 얘는 날더러 애정표현을 해 주라고 하더니 지가 자꾸 자극을 하면 어쩌자는건지.
“차차 하자고 차차.”
오늘 연이를 신나게 괴롭혀주긴 했지만, 당장 오늘부터도 준비할 일이 많았다. 연이만 만족시켜준 꼴이 되고 말았는데 어쩔 수 없다. 일단 동창놈들 뚜따부터 해야한다. 결심이 섰으면 최대한 빠르게.
“알겠어요. 연이언니한테는 불만이 많지만, 오늘은 그냥 넘어갈게요.”
“미안해 얘들아. 그치만 오라버니가 곧 다 안아줄거야.”
“후우…. 아무튼 동창을 빨리 정리하면 된다는거죠 주인님?”
“그, 그래. 오늘은 자윤이하고 잘게.”
기왕 자윤이가 옆에 들러붙었으니, 오늘은 자윤이를 꼭 끌어안고 자야겠다. 화란이도 린이도 적당히 납득하고는 깔개위에서 뒹굴거리며 나를 툭툭 건드렸지만 서령이만 계속해서 구시렁거렸다.
“역시 나이가….”
그거 아니라니까 서령아.
그리고 다음날. 연이는 아침부터 무영문의 토굴로 가서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뻥을치고 무영신투를 데리고 나왔다. 무영신투도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도가니가 영 시원찮은지 토굴에서 올라오는데 연이가 거의 부축하다시피 올라왔다. 자윤이는 마의와 함께 무영문 사람들의 상처를 살피고 있고. 화란이는 배윤성이한테 간밤에 이상한 기색이 없었는지를 보고 받으러 갔다. 배윤성이도 만복회주라서 사실 이미 동창의 감시목록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화란이가 다른 사람의 이목을 속이고 직접 간다. 린이와 서령이는 오늘도 둘이서 칼을 맞대러 갔다.
연이와 나는 무영신투를 데리고 장원내의 비어있는 건물로 들어왔다. 연이보고 이야기 하라고 눈짓을 했더니 연이가 고개를 흔들며 나보고 이야기 하라고 한다. 일단은 내가 문주니까 앞으로 나서서 이야기를 해야겠다.
“미사여구는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소. 동창을 살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거야, 현재는 해동장씨의문에서 저희를 거두어 주셨으니 따로 더 말씀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명하시면 따르겠습니다.”
“현재 파주에 있는 동창의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데, 무영신투의 솜씨가 필요합니다.”
“보시다시피, 이젠 경공 한 번 펼치기도 버거운 몸입니다.”
“그걸 만약에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떻습니까?”
“…불가능한 일을 미리 가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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