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무림치매대응반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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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연이는 겹쳤던 몸을 풀고 침상에 나란히 누웠다. 손은 연이의 가슴에 두고. 음. 말랑말랑하고 좋다.
“요즘 자꾸, 응. 오라버니가 생각도 복잡한것 같고.”
“좀 그렇긴 했지?”
“어제는 특히 더 그랬지…. 나도 막 자꾸 오라버니한테 확인받고 싶고. 나 개인을 떠나서 말이야.”
“그건 무슨 소리야?”
“오라버니가 우리한테 관심이 너무 없다는 이야기야. 다들 불안해 해. 요즘에는 그, 응…. 관계도 자꾸 피하려는것 같고.”
아니 그거는 환경이 안되니까 그러는거지. 그리고 밤 되면 자꾸 오늘은 누구랑 잘거냐고 눈치주는게 불편하기도 하고.
“그러려고 지하 만들었잖아? 쾌적하고 좋네.”
사천에 도착하자 마자 당가도 나를 괴롭히고, 동창도 나를 괴롭히고. 현자타임을 찐하게 느끼면서 생각해보니 왠지 뭔가 방향이 잘못된것 같기도 하고 막 그런 느낌이 든다. 물론 이건 어제 무영문애들한테 관군이 밀고 내려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겠지만. 솔직히 그 병력이 밀고 내려온다는데 지금까지 내가 준비하려던게 별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중화의 인해전술이란건 굉장하다 정말.
“동창부터 조지자.”
“응. 그게 좋을것 같아.”
“너하고, 나하고, 화란이, 린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자윤이는?”
“자윤이도 같이가긴 할텐데, 서령이하고 같이 외부에서 튀는놈들을 때려잡는게 나을것 같아.”
아직 서령이를 데리고 그런곳에 잠입하긴 조금 위험도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자윤이는 혹시나 마교의 무공이란것을 누가 알아 볼 수도 있을까봐.
“아, 연아. 너 혼자서 무영신투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겠어?”
“가능은 한데 왜? 설마 오라버니 또?”
“또는 뭔 또야.”
“하아…. 당 소저는 뻥 걷어차놓고 무영신투는 받아들이겠다고하면 난 진짜 오라버니의 취향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취향입니다. 존중좀…같은 개소리를 할 생각은 없다. 얜 또 뭔 소리야….
“그렇게 안 하려고 너보고 하라는거 아냐.”
오늘 배윤성이가 별 문제 없이 반로환동과 환골탈태에 성공을 하면 무영신투도 된다. 연이가 무영신투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 내가 정상이된 무영신투를 반로환동,환골탈태 패키지로 조져주면 충분히 가능했다. 물론 오늘은 말고. 아까 배윤성이를 그렇게 해 줄때 기력소모가 생각보다 엄청 심했다. 확실히 연이랑 합동으로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음. 일단 그래도 예전처럼 막 떡을치고 그래야 될 필요는 없으니까.
“흐으으음…. 의심스러워 오라버니. 소문주로는 안되는거야? 가급적이면 소문주가 낫겠는데.”
“유하는 내가 단시간에 강하게 만들어 줄 수가 없잖아? 거기다 용모파기도 동창에서 들고 있다고 하고.”
세력은 그렇다고 치고, 우리파티의 전력을 강하게 만드는건 역시 노고수들을 반로환동 시키는게 훨씬 효율이 좋다. 코찔찔이들의 내공이 뻥튀기된다고 애들이 강해지진 않지만, 늙어 노쇠한 고수들을 반로환동 시키면 기본이 전술핵이다. 생명의 원천이 팔팔하게 살아난 고수들은 긴 시간 쌓아온 깨달음을 폭발시키고 최적화된 육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상상이상의 강자로 탈바꿈한다. 안 쓸 이유가 없지.
거기다 이번에 동창을 피해서 도망친 무영문도들은 죄다 동창에 노출된 상태라고 하니까 그런 측면에서도 무영신투를 반로환동시켜서 써먹으면 딱이지. 설마 젊어졌다고 생각을 하겠어? 무영문을 경계하기 위해 해 놓은 조치들도 무영신투의 전성기 이상 경지가 되면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을거고.
윤성이? 윤성이는 솔직히 잘 구슬리면 나한테 충성할 것 같아서.
“일단 애들 좀 모아보자.”
“응? 오라버니, 날 사랑한다더니 한 번으로 끝이야?”
“자꾸 도발하면 못 일어나게 해 주는 수가 있다?”
“흥, 누가 두려워할줄 알고?”
나를 돌아다보며 의기양양하게 도발적인 표정을 짓는 연이를 그대로 덮쳐 눌렀다. 오늘의 컨셉은 낮에도 이기고 밤에도 이기는거다.
“흐으으응…. 안…. 그만….”
나는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죽겠다 젠장할. 두시진 정도는 그냥 연속으로 계속 쑤셔댄것 같은데. 중간에 딱히 몸을 닦거나 그러지도 않아서 연이의 아랫도리는 온통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계속 짜넣기만 하고 빼지는 않다보니 꾸역꾸역밀려나와서.
“잘못했지?”
“네에에에….”
반쯤 눈이 풀린 연이에게 마지막으로 입을 맞춰 준 다음에 침상에서 내려왔다. 몸에 묻은 체액들을 내공으로 태워버리고 옷을 입었다. 한 번 씻어야겠다. 혹시 이 밑에 씻을곳도 만들어 놨나? 목적이 그거니까 있겠지?
“연아, 혹시 씻을…. 됐다. 자라.”
두시진 동안 내공까지 동원해서 전신을 애무하고 박아댔더니 완전히 정신이 풀린모양이다. 흠. 이러라고 있는 무공경지가 아닐텐데 솔직히 내공의 보조를 받으면서 하니까 훨씬 더 좋았다. 나도 연이도.
“밖에 누구…. 뭐 하니?”
지하에 나무 문을 만들기도 애매해서 천으로 가려놓은 모양인데, 천 밖에서 린이와 서령이가 숨을 죽이고 안쪽을 살피고 있었다. 아까 있는건 알았는데 별 다른 기척이 안느껴져서 신경을 껐더니만. 린이가 서령이의 기척까지 감추고 있었나보다.
“씻으시게요?”
“응. 그러려고. 니들은 수련하던거 아니었어?”
“아니 그렇긴 했는데, 너하고 연이언니가 너무 격하게…. 그…. 응.”
나이를 떠나 나하고 첫 관계를 가진 다음 몇 번 관계를 가지지 못한 린이와 서령이에게는 너무 자극적이었나보다.
“다른애들도 좀 불러 줘. 여기 혹시 다 같이 모일만한 방이 있어?”
“네, 주인님. 자윤언니만 불러오면 돼요.”
“잉? 화란이도 내려와 있어?”
서령이가 자윤이를 부르러 올라가고, 화란이가 내려 와 있다는 거실로 향했다. 대체 이 안에 뭘 얼마나 만들어 놨는지 기감으로 더듬어 보면 넓이가 상당하다. 린이와 서령이가 수련용으로 쓰는 룸도 따로 있는 것 같은데.
“어머, 삼랑. 몸은 괜찮아요?”
“…고작 이 정도로 뭘.”
“연이언니는 이러면 오늘 밤은 제외죠?”
“그, 그렇지?”
“흐으응….”
“왜. 뭐.”
“아니에요, 자윤언니도 내려오고 연이언니도 정신차려야 하니까 올라가서 윤성이나 좀 보고 와요. 아까부터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벌써 끝났어?”
“네에. 아주 신이 났던데요?”
“잘 됐나보군.”
“하여튼 삼랑 나오시면 인사드린다고 각잡고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 올라 가 보세요.”
“그럼 잠깐 갔다 올테니까 연이도 좀 깨워놔.”
“네에.”
화란이가 가르쳐주는 통로로 가 보니 길게 뻗은 통로 끄트머리에서 또 가지처럼 여러갈래길이 있었다. 위에 내 이름이 써져 있는걸 보면 이게 내 방으로 가는 통로일거다. 몸을 튕겨서 올라가는데 이거 제법 깊이가 깊다. 에지간한 지하철역은 싸다구 날리겠는데. 뭘 얼마나 파 놓은거야. 거기다 내 방 밑에서는 전실처럼 또 공간이 있어서 윗쪽의 동태를 살핀다음에 빠져나갈 수 있도록 되어있다. 출입구의 이중 위장은 당연하고. 어째 오래 걸린다 했더니 별걸 다 준비했네. 이 정도면 이 구조로 옆에 하나 더 만들어서 그냥 관군이 밀고 내려와도 쉘터처럼 써도 될지도.
“형님!”
“누가 형님이냐.”
“저에게 새 인생을 열어 주셨으니 형님이지요!”
내 방에서 나오니 바로 앞에 배윤성이 무릎을 꿇고 있다. 아. 새퀴 오바는.
“동네 시끄럽게 하지말고 들어와라.”
“넵!”
응접실쪽으로 나가려다가, 일단은 배윤성의 젊은 얼굴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는것이 좋을 것 같아 그냥 내 방으로 들였다.
“앉아. 차 같은건 없다.”
“차가 문제입니까 지금.”
“그래. 몸 상태는.”
“날아갈 것 같습니다!”
“저번에 잔머리 굴리다가 나한테 깨지고 나서 내가 줄곧 말을 편하게 했는데…. 이제 외양으로 봐도 네가 나보다 어려보이니 그냥 계속 편하게 하겠다. 문제 있나?”
“없습니다! 대형으로 모시겠습니다!”
“살살. 살살.”
기분이 지나치게 업된것 같은데. 뭐. 그 심정을 모르는바는 아니다. 무공을 익히고 있고, 제법 재산도 많아서 좋은거는 다 챙겨먹으니 건강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지만 자연스러운 노환은 있었을거다. 그런게 싹 사라졌을거고. 환골탈태를 거치며 내공이 펑펑 샘솟는 몸이 되었을테니까 아주그냥 날아갈 것 같겠지.
“이게 다, 네놈이 군소리없이 목을 내놔서 얻은 행운이다.”
“행운이라뇨. 형님이 제게 내려주신 은혜죠. 저같은 놈한테 이렇게 큰 호의를 내려주시니 정말…. 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제가 곁에서 충심으로 모시겠습니다!”
“일 없다. 그보다, 그 상태로도 만복회를 이끄는데 문제는 없겠느냐?”
“성붕문이는 제가 젊을적부터 같이 다니던 놈이니 전혀 문제 없을겁니다. 외부행사에는 붕문이를 보내거나 만복회주의 신패를 지참하면 충분합니다.”
“그럼 됐다. 가서 일 봐라. 아, 어지간하면 밖에서 네놈 젊어졌다고 소문내지 말아라. 알아서 잘 처신할거라 믿으마. 안그러면 내가 다시 거둘테니까.”
“이유는 짐작이 가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역시 눈치빠른놈이다. 만복회주가 반로환동한건 숨기면 숨길수록 이득이다. 그쪽세계에서도. 사실 그런 의미에서는 반로환동보다 만복회주가 예전에 비해 엄청난 고수가 되었다는게 중요한거겠지.
“젊어졌다고 여자 너무 찾지 말고. 뼈삭을라.”
“흐흐흐. 그게 제일 체감이 클거 같은데 말입니다.”
“알아서 하고. 며칠은 적응도 좀 필요할테니까 깝치지 말고 얌전히 성내에 동창놈들이 들어오는지 동향이나 살펴.”
“넵 형님!”
당장에 가면같은건 없으니 윤성이는 적당히 옷 소매를 찢어 눈 아래를 가리고 장원을 빠져나갔다. 오늘 기생들 여럿 죽어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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