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1화 〉브래돈 영지 침공 (61/200)



〈 61화 〉브래돈 영지 침공

브래돈 영지의 영주 젝손은 인간 모험가들을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제거해서 희희낙락했다.

젝손은 즐거운 기분에 자이언트 엔트 대장군 무흐자에게 이 일을 보고했다.

“내가 염탐하러 온 인간 모험가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는 거 아니요! 크하하하하!”

무흐자는 조용히 젝손의 말을 듣고 의견을 말했다.

“아직 좋아하기는 이릅니다. 인간은 집요합니다. 염탐꾼들이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으니 인간들은 다음에  큰 병력을 보낼 겁니다. 20명 수준이 아닌 진짜 군대가 올 겁니다.”

“거 무흐자님 말도 맞는구먼. 어떻게 해야 하겠소?”

“저희의 숨은 패는 자이언트 엔트의 존재입니다. 지하의 바라인 시에는 제 군대와 4명의 군단장이 있습니다. 총 11만 명의 대군이지요.”

자이언트 엔트 군대는 총 21만 명으로 여왕 근위병 2만 명, 대장군 직속 3만 명, 8명의 각 군단장 직속 2만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흐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인간들은 브래돈 영지의 인간 병력의 수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거고, 맞춰서 군대를 보낼 겁니다. 하지만 저희 대군에는 수적으로 매우 열세겠지요.”

“그럼 인간들이 오면 인해전술로 밀어버릴 거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우리는 인간들이 우리의 모든 전력을 알지 못 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지상이 아닌 저희의 홈그라운드인 지하에서 싸워야겠지요.”

“무흐자님만 믿겠소.”

---------------------------------------------------------

제갈, 던전 기사단 140명, 3만 명의 병사들, 범죄자 514명이 북게일의 서쪽 봉쇄지역에서 출발해서 브래돈 마을로 진격했다.

범죄자들은 반강제로 전쟁에 참여시켰다.

범죄자들에게는 전쟁 이후에 모든 죄를 사면하고 인당 100골드씩 준다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무장이 빈약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제갈은 군대를 3개로 나누었다.

1군은 제갈, 던전 기사단 40명과 1만의 병사들, 범죄자 214명으로 이루어져서 동쪽에 있는 브래돈 마을 정문을 공략한다.

2군은 던전 기사단장 안드라와 49명의 기사, 1만의 병사, 범죄자 150명으로 브래돈 마을의 북쪽에서 내려가며 공격한다.

3군은 던전 기사단 부단장과 49명의 기사, 1만의 병사, 범죄자 150명으로 이루어졌으며 브래돈 마을의 남쪽에서 올라와서 공격한다.

 전술은 어떤 촉수도 빠져나가지 못 하게 하겠다는 의지였다.

적당히 야영하고 진격하다 보니 제갈의 눈에 브래돈 마을이 보였다.

정찰대를보내서 얻은 정보로는 브래돈 마을 주변에 특별한 건 없었다.

2군과 3군은 각각 알아서 브래돈 마을의 북쪽과 남쪽으로 갔다가 브래돈 마을을 향해 진격할 것이다.

브래돈 마을은 정문을 완전히 걸어 잠그고 있었다.

브래돈 마을의 목책과 돌벽 위에 감염자들이 무기를 들고 서 있는 게 보였다.

감염자들은 병사가 아닌 일반인이 대부분이었고 궁전 지하의 영상에서 봤던 괴수들도 보였다.

제갈은 풋 하고비웃었다.

괴수 몇십 마리와 오합지졸들로는 게일 왕국의 정규병을 이길 수 없다.

1군은 브래돈 마을의 정문에서 적당한 거리에 멈추고 진열을 가다듬었다.

맨 앞열의 범죄자들이 성문을 부수는 충차를 잡거나 사다리를 들었다.

중열은 근접 병사 위주, 후열은 원거리 병사 위주에 기사들, 제갈이 위치했다.

심지어 발리스타도 가져왔다.

제갈이 기다리자 이윽고2군과 3군도 서쪽을 둘러싼 형식으로 북쪽과 남쪽에 자리했다는 전령이 왔다.

제갈이 신호를 보내자 옆에 있는 마법사가 하늘로 거대한 붉은 빛을 발사했다.

이내  게일 군대가 브래돈 마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앞열의 범죄자들이 충차를 이끌고 정문을 향해 돌격하고 사다리를 들고 나무 벽을 향해 달려가자 브래돈 마을에서 화살, 마법, 산성 점액으로 대응했다.

제갈이 신호를 보내자 게일 군대 후열의 궁수가 쏘아 보낸 어마어마한 화살의 비가 브래돈 마을로 내리꽂혔다.

발리스타를 한 번 쏠 때마다 나무 벽이 쿠와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져 나갔다.

범죄자들이 나무 벽에 가까워지자 곳곳에서 촉수 지뢰가 터지면서 범죄자들이 날아가고 꽂히고터져버렸다.

이것 때문에 범죄자를 쓴 거였다.

제갈이 신호를 보내자 중열에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우와아아 하고 고함을 지르며 나무 벽을 향해 돌진했다.

충차를 끌던 범죄자들이 촉수 지뢰로  죽어버려서 뒤에서 오던 병사들이 충차를 이어 잡고 끌었다.

배에서 촉수가 나온 괴물이 충차를 향해 산성 점액을 뿌렸지만 이어서 사제가 만든 신성 방어 마법에 막혀버렸다.

제갈의 명령으로 발리스타의 강력한 화살이 그 괴물한테 날아갔다.

슈우우우웅

옆에 있던 다른 괴수 인간이 오러를 두른 손톱으로 화살을 쳐서 튕겨내 버렸다.

제갈이 혀를 찼다.

“쳇. 생각보다 강한 놈들이군.”

하지만 게일 왕국의 던전 기사단의 상대는 안될 것이다.

병사들이 벽에 사다리를 설치하고 위로 올라갔다.

 위에서 백병전이 벌어졌다.

정규병의 칼날에 일반인이었던 감염자들이 도살당했지만, 괴수 인간들이 생각보다 강해서 그들이 손톱을 내지를 때마다 정규병이 고깃덩이가 되어버렸다.

마을의 정문이 충차로 인해 부서지자 제갈이 후열에게 진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기사들이 정문을 향해 돌진했다.

궁수와 마법사들이 전진하며 기사들을 원호했다.

괴수들이 먼저 마을 안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괴수들이 사라지자 감염자들이 후퇴했다.

병사와 기사들이 마을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제갈은 근위병들과 함께 천천히 마을 정문을 넘었다.

아마 2군과 3군의 상황도 비슷할 거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알았는데 너무 쉽게 들어왔고 예상보다 적들의 수가 많지 않았다.

제갈이 의문을 가지며 중얼거렸다.

“괴수들은  어디로 간 거지? 그리고 감염자의 수도 예상보다 적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1군이 마을 입구 광장과 동쪽을 점령하고 2군과 3군이 마을의 서쪽, 북쪽, 남쪽을 점령해서 서로 만났다.

범죄자들은 거의 다 죽어버렸지만, 정규병은  피해 없이 마을을 점령했다.

마을에는 남아 있는 괴수나 감염자가한 마리도 없었다.

제갈은 영상에서 봤던 촉수 장식물 브라니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제갈과 기사단이 광장에서 전쟁의 결과를 토론했다.

제갈이 말했다.

“영상에서 본 괴수들은 한 마리도 죽이지 못했는데 이 마을 안에 없습니다. 감염자도 생각보다 적습니다. 적들이 이미 후퇴를 계획한 것처럼 보이는군요.”

던전 기사단장 안드라가 의견을 냈다.

“하늘로 날아간  아니면  마을 어딘가에 숨어 있거나 지하로 가지 않았을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갈은 병사들에게 마을 수색을 명령했다.

 병사들이 지하로 통하는 땅굴 입구가 있는 건물을 5채나 발견했다.

제갈이 보고를 듣고 외쳤다.

“젠장! 이 촉수들이 땅굴로 도망간 모양입니다! 나무 벽에서 싸우던 놈들은 알파 개체가 도망가기 위한 시간벌이일지도 모릅니다. 보하크 숲으로 벗어나기 전에 빨리 추격해야 합니다! 던전 기사단과 2군, 3군은 당장 군대를 나눠서 5개의 구멍으로 들어가십시오. 저와 1군은 마을을 탐색하고 주둔지를 세우겠습니다.”

총 5개의 땅굴 입구에 각각 적절한 모험가 파티를 맞춘 기사 24명과 4,000 명의 병력이 들어갔다.

남은 15명의 범죄자는 반강제로 아무 땅굴 입구로 들어갔다.

범죄자들이 들어가기 싫다고 울부짖었지만, 몇 명을 본보기로 죽이자 순순히 들어갔다.

제갈과 1군은 마을을 꼼꼼히 수색하고 광장 주변의 건물을 군대의 주둔지로 만들기 시작했다.

던전 기사단장 안드라는 23명의 기사와 4,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하나의 땅굴로 들어갔다.

땅굴 벽에는 긴 간격으로 발광석이 박혀서 어두우면서도 적당히 밝았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땅굴이 넓어져서 인간 15명이 손잡고 걸어가도 되는 크기가 되었다.

안드라가 쾌활한 목소리로 옆에 있는 전 모험가 동료이자 부하인 주스프에게 말했다.

“우리 옛날 던전 탐험 생각나지 않냐?”

“그러게 말입니다. 촉수놈들이 생각보다 능력이 좋은데요?”

“어차피 몬스터일 뿐이야. 여기는 새로운 던전이고 우리는 공략만 하면 되지. 옛날처럼 해보자고 친구.”

“네. 단장님.흐흐흐.”

1시간을 아래로 기울어진 굴을 걸어가자  공동과 4갈래 길이 나타났다.

주스프가 물어봤다.

“단장님. 병력을 나눕니까?”

“아직 병력은 많아. 일단 나누자.”

그들은 기사 6명과 1,000명으로 나뉘었다.

안드라와 주스프는 같은 팀이 되서 한  갈래의 굴로 들어갔다.

1시간을 더 걸어가자 굴이 3갈래로 나뉘었는데 정면, 바닥, 위로 굴이 파여있었다.

안드라가 고민하다가 말했다.

“이놈들은 벽을 타고 다닐 수 있는 것 같다. 저 위에 굴이 뚫려있는 건 우리도 못 올라가.”

주스프가 또 물었다.

“병력을 정면과 바닥으로 또 나눌까요?”

“아니다. 이대로 정면으로 가자. 더 나누면 위험해. 다음번에 또 새로운 갈래가 나뉘면 그대로 지상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거대한 동굴을 만들 정도면 생각보다 수가 많아.”

안드라와 주스프 팀은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더욱더 깊이 들어갔다.

1시간 30분을 걷자 저 앞에 길이 꼭지각이 넓은 3 각뿔의 형태로 나뉘어 있었다.

안드라가 탐험 종료를 선언했다.

“이 던전은 우리의 역량을 넘어섰어. 이 앞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 전문 탐사대를 조직해서 보내야 해.”

안드라와 주스프팀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30분 정도 걸어가고 있을  앞에서 두두두두하는 진동이 약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안드라는 모험가였던경험으로 이것이 적들이라는 것을알아채고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앞에서 적들이 온다! 모두 전투대형으로 정렬!”

주스프가 긴박하게 소리쳤다.

“도망가야 하지 않습니까!”

“아니! 도망가면 오히려 더 깊숙한 곳으로 유도된다! 여기서 버텨야 살아남아!”

앞열에 방패병들이 자리를 잡고 그 뒤로 근접 병사, 궁수, 마법사, 사제와 후열을 지키는 근접 병사가 자리 잡았다.

안드라는 무투가로 너클부위에 뾰족한 징이 달린 쇠장갑을 끼고 근접 병사와 같이 섰다.

주스프는 궁수이기에 후열에 자리했다.

두두두두 땅이 울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이윽고 앞에서 철갑으로 무장한 180cm 높이의 거대 두더지들 수십 마리가 나타났다.

거대 두더지들은 머리에 두꺼운  투구를 쓰고 있었다.

철 투구에는 충돌로 인한 데미지를 높이기 위해 뾰족뾰족한 철 구조물들이 달려 있었다.

안드라가 단호한 얼굴로 고함을 질렀다.

“방패병은 양손으로 방패 잡아! 사제는 방패병에게 신체 강화 보조하고 홀리 베리어 전개! 궁수와 마법사는 전원 최강 공격 실시!”

땅굴이 울리며 거대 두더지들의 돌진이 인간들에게 가까워져 갔다.

두두두두두두

마법사와 궁수가 가장 강력한 공격을 날리자 마법과 화살의 망이 거대 두더지들에게 쏘아지고 충돌했다.

콰가가강 콰강 파지직

앞열의 거대 두더지들의 철판이 버티다가 어느새 부서지면서 거대 두더지들이 찢어지고 폭사했다.

하지만 그 뒤에서 오는 거대 두더지들이 그대로 앞열을 밟고 돌진해서 앞열의 방패병들과 충돌했다.

콰강 콰가가가강 

거대 두더지들의 어마어마한 운동량에 의해 방패가 찌그러지고 앞열의 방패병들이 토마토 터지듯 터지며 날라갔다.

거대 두더지들은 뒷열의 방패병들까지 파쇄하며 나아갔다.

방패병들이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악! 내 손이 뭉개졌어!”

“살려줘!!”

거대 두더지들은 여러 명의 방패병을 고깃덩이로 만들고 운동량을 다 써서 멈춰버렸다.

거대 두더지들이 지나간 곳은 새빨간 토마토즙같이 붉은 피와 살점만이 보였다.

제2 기사단장 안드라가 고함을 질렀다.

“멈췄으니 모두 죽여!”

근접 병사들이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지르며 거대 두더지들을 공격했다.

거대 두더지들이 끼에에엑 하고 괴성을 지르며 철갑으로 둘러싸인 몸을 마구잡이로 흔들고 병사들에게 충돌했다.

안드라의 양손에 오러가 맺히고 오른팔의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안드라가 거대 두더지의 투구에 오른손으로 스트레이트를 먹이자 거대 두더지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파파파팡하면서 풍선 터지듯 터져버렸다.

주스프가  화살이 거대 두더지의투구 틈새로 정확히 들어가서 눈을 뚫고 뇌까지 들어가서 즉사시켰다.

인간 병사들의 얼굴에 희망이 서렸다.

인간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살 수 있어!”

“나가자! 나가자!”

하지만 인간 병사들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간 병사들의 앞과 뒤에서 거대한 군대가 오는 소리가 땅굴을 울리며 들렸기 때문이다.

안드라가 긴박하게 명령했다.

“근접 병사의 반은 후열로 가라!”

이윽고  수 없는 수의 자이언트 엔트들이 인간 병사들의 앞과 뒤의 굴에서 돌진해왔다.

자이언트 엔트들은 곤충 껍질 같은 갑옷과 투구를 입고 손에는 장창과 방패를 들고 있었는데 마상창 시합을 하는기사처럼 장창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앞으로 향하고 있었다.

자이언트 엔트들은 질량과 돌진 속도로 인한 운동량으로 인간들에게 장창을 박아 넣을 셈이었다.

인간 병사들이 공포로 비명을 질렀다.

“여긴 미쳤어!!”

“으악! 막아!”

이미 거대 두더지들의 돌격을 막느라 방패병들을 많이 잃은 상황이었다.

자이언트 엔트들이 돌진하자 인간 병사들이 장창에 꼬챙이처럼 팍팍팍하고 꽂혔다.

꽂힌 병사들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악!”

“쿨럭! 쿨럭!  배...”

인간 5명을 장창에 꽂은 자이언트 엔트가 한 팔로 장창을 들더니 휘둘러서 털어냈다.

장창에 꽂힌 인간들이 쭈욱 미끄러져서 땅에 떨어졌다.

그들이 떨어진 자리에 피가 물감처럼 번졌다.

인간 마법사들과 궁수들이 자이언트 엔트에게 원거리 공격을날렸다.

자이언트 엔트들은 방패로 막으며 장창으로 근접 병사들을 찔렀고, 뒤에서 투창을 든 자이언트 엔트들이 강한 팔힘으로 투창을 날렸다.

자이언트 엔트 창병 중간중간에 경갑옷을 입고 손에 이상한 문양이 새겨진 돌을 들고 있는 자이언트 엔트 주술사들이 있었다.

자이언트 엔트 주술사가 돌에 마나를 집어넣자 돌이 빛났다.

이후 한 인간 병사의 아래 흙이 원뿔형으로솟구치며 병사의 몸을 꿰뚫고 갈라버려서 내장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다른 주술사의 돌에서는 굳어진 흙의 창이 날아가서 인간 병사들을 꿰뚫어버렸다.

인간 사제들이 최선을 다해서 힐링 마법을 써서 겨우 전선이 유지되지만  수 없이 쏟아지는 자이언트 엔트들로 인해 인간 병사들이 전멸할 지경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