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6 - (2). 조 부장의 시점 2. (42/50)

# 36 - (2). 조 부장의 시점 2. 

황급히 자리를 뜬 조 부장이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약물과 술로 범벅이 된 머리 속이 이 와중에도 긴장이 된다는 것은 이 상황이 정말로 심각하다는 반증이었다. 312호를 박차고 나와 3층 비상계단으로 도망친 조 부장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깊은 고뇌에 빠져들었다. 

'어.. 어떡하면 좋지.'

바로 그 순간, 공교롭게도 양복 바지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울렸다. 조 부장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어 화면에 수신된 메시지를 확인했다.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익명의 번호로부터 메시지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것도 한 통이 아니라 서너 통이 연이어 날아오고 있었다. 

[조 부장님, 실망입니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하실 수 있습니까?]

[당장 본사에 보고 하겠습니다.]

액정에 떠오르는 문자들. 그것은 하나의 번호로부터 날아오고 있었다. 누가 이런 메시지를 보낸단 말인가? 조 부장은 미칠 것만 같았다. 아마도 방금 전 방에 모였던 놈들 중 한 명이겠지?

안 된다. 이럴 순 없다. 놈들이 입을 잘못 놀리는 순간 자신의 인생은 끝장이다. 조 부장은 억지로 돌아가지 않은 두뇌를 팽팽 굴렸다. 머릿 속에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최음제로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떠올린 묘안이라는 것은 남들이 보기엔 혀를 찰 정도로 한심한 계책이었지만, 그는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최고의 해결책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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