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335화 (1,302/2,000)

1318. 여대 잠입-18-

도훈은 미션 조건 하나를 완료했음을 확인하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담배 좀 피워도 되겠습니까?"

"네? 신부님이 담배도 피우시나요?"

"흡연은 딱히 금지 사항이 아니거든요."

"아···."

도훈이 고뇌하는 표정으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물론 그의 담배는 특별한 아이템의 힘이 담겨 있었다. 바로 연기력을 올려주는 메소드 담배였던 것.

'미션도 해치웠으니 아이템 제약 풀린 것 맞지.'

[네, 이제부터는 주인님 원하는대로 하셔도 됩니다.]

도훈이 담배를 입에 물고 연기를 내뱉었다.

별것 아닌 행동이었지만, 연기력이 배가된 그의 표정은 우수에 젖은 고독한 사제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저는 이제 신부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네? 그, 그게 무슨···. 혹시 저 때문에···."

"자매님 때문이 아닙니다. 저 스스로 규율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아아, 죄송해요. 제가 부제님에게 몹쓸 짓을···."

"아닙니다. 신께선 항상 저희를 시험에 빠뜨리십니다. 저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고, 결국 유혹에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저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그냥 제가 없던일로 하면 안 될까요?"

"신께선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아니,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부제가 되어 여교도와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평생 저를 괴롭힐 것입니다."

"그, 그치만···. 아까 처음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물론 처음은 아니지요. 하지만 사제의 길을 걷기 전에 벌어졌던 일입니다.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 뒤로는 과거의 삶과 이별했으니까요."

"아···. 신부님이 괜히 저 때문에···. 너무 죄송해요."

"아닙니다. 제가 참았어야 했습니다. 저는 끝내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신을 모시기에는 제 의지가 그만큼 나약했던 것이지요."

도훈의 절절한 참회 연기에 지수는 금방 울것처럼 눈시울을 붉혔다. 마치 자기가 신실한 사제를 방탕한 길에 빠뜨린 것 같은 죄책감이 든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도훈이 의도했던 바였다.

"흑, 죄송해요 신부님.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후-. 꼭 신을 모시는 방법이 사제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신학교는 그만두겠지만, 종교를 버리지는 않을 겁니다."

"아···. 신부님 정말 죄송해요. 저 때문에···."

"아닙니다, 자매님. 그보다는 의식을 치르지 못한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의식이요?"

"해당 의식은 자매님이 처녀여야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물론 자매님의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수호천사처럼 늘 지켜주시기 때문에 큰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매님 내 면에 있는 욕망을 늘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제··· 내면의 욕망이요?"

"이런 말씀 드리기 죄스럽습니다만, 자매님에겐 음탕한 기운이 흐르고 있습니다."

"제, 제가요?"

"네. 스스로 느끼지 못하셨습니까?"

"그게 무슨···."

도훈은 진지한 눈빛으로 지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매님은 타고난 천성이 정욕이 강한 타입입니다. 소위 말해 요부라고 볼 수 있죠."

"제, 제가요? 전, 맹세코 남자를 유혹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요?"

"그렇다면 철저히 남자들의 접근을 훼방하는 존재가 곁에 있었을 것입니다."

"훼방이라면···."

지수는 도훈의 말에 문득 운전수이자 경호원인 김씨의 존재를 떠올렸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함께 어울리던 꼴페미 친구들까지.

"그렇죠. 어쩌면 그 존재들의 도움으로 내면에 가진 기운이 전달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곁에 없다면 곧바로 남자들에게 유혹의 기운을 뿌리게 될 것입니다."

"아···. 설마!"

지수는 도훈을 만나러 오기 전 헌팅 당한 기억을 떠올렸다.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다니자마자 곧바로 잘생긴 훈남 한 명이 대시해 왔던 것.

'세상에. 그럼 정말로 나에게 그런 기운이?'

물론 헌팅하러 온 남학생을 연기했던 것은 도훈이었다. 정체불명의 모자를 써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한 다음, 음성 변조로 목소리를 바꿔 말을 걸었던 것이었다.

"제 말씀이 맞죠?"

"아···. 그, 그런 것 같기도."

"지수 자매님께서 품은 기운은 다른 말로 '도화살'이라고도 합니다."

"도화살이라면···."

"남자가 끊이지 않고 항상 꼬이는 운명이라는 뜻입니다."

"아···."

"저는 구마 사제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무속 신앙이나 불교나 도가의 교리도 다양하게 공부했습니다."

"그, 그럼 어떻게 하죠? 제가 정말 도화살을 가진 운명이라면 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도훈은 말을 멈추고 침묵했다.

의도된 침묵은 지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마, 말씀해 주세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죠?"

"지수 자매님은 아마 남자 없이는 못 사는 여자가 될 것입니다."

"제, 제가요?"

"솔직히 대답해 주십시오. 아까의 섹스가 어떤 느낌이었나요?"

"그, 그건 갑자기···."

"대답해 주셔야 합니다."

도훈의 물음에 지수가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 좋았···."

"그렇죠?"

"그, 그치만 원래 좋은 게 아닌가요?"

"아닙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좋은 게 맞지만, 첫 관계부터 그렇게 크게 느끼는 여자는 흔치 않습니다."

"그럼···."

"그것이 바로 도화살의 운명을 타고난 색녀라는 증거입니다."

"아···."

"지수 자매님은 이제 섹스의 쾌락을 알았기 때문에, 남자들에게 풍기는 기운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남자가 쉼 없이 꼬일거고, 그 때문에 수많은 고초를 겪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아, 그럴수가···."

"그래서 제가 의식을 통해 음탕한 기운을 없애려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 실패하고 말았죠."

도훈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지수도 도훈을 나무랄 순 없었다.

결국 도훈도 이 일로 인해 신부의 길을 접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둘다에게 잘못이 있다고 봐야했다.

"시, 신부님! 그럼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

"저는 이제 신부가 될 수 없는 몸입니다. 그렇게 부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너무 면목이 없습니다."

"아아···. 그럼."

"그냥 도훈이라고 부르세요."

"제가 더 어린데 어떻게 이름을 막 부르겠어요."

"편한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그럼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아까 박힐 때는 신부 오빠라고 잘도 소리치더만.'

[그러니까요.]

'스님으로 분장 안한게 어디냐? 절 오빠라고 하면 더 웃길 뻔.'

"네, 그게 편하면 그렇게 부르십시오."

"도훈 오빠, 그럼 혹시 다른 방법은 없는 건가요? 저는···

. 저는 그렇게 문란하게 살고 싶지 않아요. 그건 제가 생각해도 너무 혐오스러워요."

"음···. 물론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방법이 있다는 소리에 지수가 반색했다.

"뭔데요?"

"지수님의 도화살은 쉽게 말해서, 음란한 기운을 타고 났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바로 그런 기운에 반응해서 자매님께 끌리는 것이죠."

"아···."

"하지만 음욕을 주기적으로 잠재워 준다면 겉으로 기운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기적이라면···."

"네. 자주 풀어 주시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다만, 자매님의 기운이 워낙 강해서 마땅한 상대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그럼···."

"네. 남자친구를 만드셔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강한 사람으로요."

"그, 그건 곤란해요."

"네? 왜 그러시죠?"

"그게···."

지수가 망설이며 대답했다.

"아버님이 많이 엄하세요. 남자친구란 말을 꺼내기만 해도 집에서 쫓겨날 거예요."

"하지만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기운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음, 저희 삼촌이 있는데···. 아니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요. 어제 저를 데리러 오신 그 분이에요. 저한텐삼촌 같은 기사님인데, 그분이 저를 매일 감시하고 있어요."

"감시라고요?"

도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되물었다.

지수도 설명이 곤란했는지 대충 얼버무렸다.

"아, 암튼 그런게 있어요. 이렇게 학교에 있을 땐 괜찮은데, 남자를 만나는 순간 삼촌한테 바로 걸릴거에요. 그러면 아버지 귀에 바로 들어갈 거구요."

"그렇군요."

"그리고 오빠 말대로라면 강한 남자를 찾아야 한다면서요."

"네. 보통 사람은 자매님의 기운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속된 말로 기빨린다는 표현처럼, 버티질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까요. 남자친구를 몰래 사귀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그런 남자를 찾을 수 있겠어요."

"듣고 보니 쉽지 않은 문제긴 하군요."

도훈이 일부러 여지를 남기자 지수가 이때다 싶어 제안했다.

"그럼 오빠가 저 좀 도와주세요."

"네?"

"오빠라면···. 저를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 아니 자매님."

"이제 신부도 될 수 없다면서요. 그러면 상관 없잖아요."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으잉?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왜 한 발 빼십니까?]

'준다고 덥석 먹으면 탈 나는 법이야. 최대한 뜸을 들여야지.'

"왜 그러시죠? 제가 그렇게 별로 인가요?"

"그런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방금 사제의 길을 포기한 제가 어찌 자매님을···. 안 될 것 같습니다."

"아···."

지수는 도훈의 거절을 예상 못 했다는 듯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이번엔 떼를 쓰기 시작했다.

"솔직히···. 오빠도 조금은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네?"

"아니, 의식을 잘 치렀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물론 저도 못 참긴 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저는 도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건···."

"그러니까 조금은 책임감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흠···."

"물론 제 남자친구가 되어달라곤 안 할게요. 평생 해달라는 뜻도 아니고요. 다만 제가 적당한 남자를 찾을 때까지만 도와주시면 안될 까요?"

"적당한 남자를 찾을 때 까지만요?"

"네. 남자친구 문제는 제가 아버지를 설득해 볼게요. 저도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고, 연애 한 번 못해보고 결혼하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요. 아버지를 설득해서 남자친구를 사귈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신부님이, 아니 도훈 오빠가 저를 책임져 주세요."

"아니···."

'개이득!'

[이게 이렇게 됩니까?]

'아주 넝쿨 째 굴러 들어오는 구나.' 도훈은 얻어낼 것은 충분히 얻어냈다고 판단하고 마지 못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음, 정 그렇다면···. 적당한 남자친구를 사귈 때 까지만·

··."

"앗, 정말요?"

"듣고보니 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으니까요."

"고마워요, 오빠!"

지수가 갑자기 도훈을 와락 껴안았다.

"자, 자매님."

"이제 신부님도 안 하실 거라면서요. 자매님 이라고 말고 이름으로 불러주면 안 돼요?"

도훈을 껴안은 지수가 어리광을 부리듯 말했다.

자매님이란 호칭을 들으면 자꾸 죄책감이 들어서 하는 소리였다.

"그, 그럼 지수님이라고."

"님자 빼고요. 오빠니까 말 편하게 하세요."

"그, 그럴까?"

도훈이 어색한 듯 말을 놓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표정과 몸짓이었다.

[정말로 가증스러운 연기력이군요.]

'메소드 담배가 이렇게 효과가 좋네.'

[이제 어쩌실 겁니까? 원하는 대로 지수양도 공략하고, 그녀와 특별한 관계를 맺으셨는데요.]

'박회장에게 접근할 때까지 최대한 지수를 내 것으로 만들어 놔야지.'

"알겠으니 이제 그만 놓아주시면···."

"싫어요!"

지수는 계속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몸에서 난 땀냄새가 묘하게 그녀를 자극했는데, 스킨십을 하고 있으니 불쑥 성욕이 다시 불이 붙은 것이었다.

"허허 참."

"오빠."

"네?"

"아니, 말 편하게 하시라고요."

"으, 응."

"나 정말 그 도화살인가 뭔가 있나봐요."

"왜?"

"지금 또 하고 싶어요."

"아니, 그게 무슨···."

지수가 도훈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키스를 퍼부었다.

연애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서툰 키스였지만, 도훈이 능숙하게 그녀의 혀를 받아들이며 리드했다.

"후음, 흥···."

도훈의 현란한 드리블에 지수의 얼굴이 금방 빨개졌다.

"어, 어뜩해."

"왜 그래?"

"나 진짜로 또 하고 싶어 졌어."

지수가 도훈을 끌어안은 채로 방바닥으로 쓰러졌다.

"아, 아니 이러면 안되는데."

"한 번만요. 오빠가 그랬잖아. 도화살을 누르려면, 강한 기운으로 눌러줘야 한다고."

"그래도 이건···."

도훈이 만류하는데도 지수는 막무가내였다.

거침없이 도훈의 상의를 탈의 시키더니, 자기도 옷을 다시 벗었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두 사람은 동방을 뒹굴며 애무를 시작했다.

[저런···. 지수양이 진짜 맛 들였나 본데요?]

'말했잖아. 농담이 아니라 지수는 진짜 그런 과라고. 난생처음 좆맛을 봤으니 쉽게 잊을 수 있겠어?'

[정말로 지수양을 길들이실 작정입니까?]

'당연하지. 내 좆 없으면 숨도 못쉬게 만들어 버려야지.' 아까는 소극적이었던 지수가 이번에는 훨씬 과감하게 행동했다.

도훈의 위에 올라탄 채 그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 아···."

"나 진짜 이런 거 해보고 싶었어요. 해봐도 되죠?"

"안되는 건 아닌데···."

도훈이 신부의 길을 포기했다는 것도 지수에겐 희소식이었다. 더 이상 거리낄게 없어진 지수는 훨씬 과감하게 움직였다.

도훈의 젖꼭지를 빨던 한 손을 내려 대물을 움켜쥔 지수가 또 한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빠. 원래 남자들은 이렇게 커요?"

그 질문에 도훈이 피식 웃었다.

"아니, 내가 좀."

"역시. 그럴 것 같았다니까."

상반신을 타고 내려간 지수가 도훈의 가랑이 사이에 안착하더니 대물을 한입에 물었다.

"흡!"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