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4화 〉 예슬이와 놀이동산에서 (4)
* * *
나는 거의 강제로 예슬이의 긴 검은색 생머리에 고양이 귀 머리띠를 씌워 주었다.
“와! 예슬아, 너 고양이 귀 머리띠 하니까 너무 귀엽다.”
정작 씌워 줄때는 부끄러운 티를 팍팍 내더니, 막상 머리띠를 하고나자 예슬이도 마음에 드는지 거울로 자기 얼굴을 바라보며 말한다.
“진짜 귀여워요?”
예슬이가 살짝 윙크를 하니 고양이 귀도 따라서 앞으로 숙이며 인사를 한다.
아, 진짜 너무너무 귀엽다!
요염한 섹스 상대로야 미씨나 밀프녀들이 끌리기도 하지만.
역시 건전한 데이트를 하기에는 여동생 스타일의 귀요미가 딱이지!
나는 당장에 예슬이의 손을 잡고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했다.
예슬이도 마음에 드는지 거절하지 않는다.
그렇게 예슬이에게 어울리는 검은색 고양이 머리띠를 사고는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서울랜드 안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눈에 띄는 놀이기구가 있었다.
최근 유행하는 라바 캐릭터를 타고 빙글빙글 회전하는 놀이기구였다.
아이들도 타는 걸로 봐서는 별로 안 무서울 것 같았지만, 첫 놀이기구니까 워밍업 정도로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라바 트위스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예슬아, 우리 저거 타자. 라바 귀엽다.”
라바 트위스터를 바라본 예슬이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저, 저거 막 하늘 위로 빙빙 돌면서 회전하는 거 아니예요?”
“응. 맞아. 왜? 예슬이 놀이기구 잘 못 타? 저렇게 어린아이들도 타는데?”
라바 트위스터는 사실 어린이용에 가까운 놀이기구였다.
“아, 아니예요. 혹시 시현오빠가 무서울까봐 그렇죠. 타, 타요! 나 놀이기구 완전 잘 타요! 에이 사실 저건 좀 시시하다.”
“아, 예슬이 놀이기구 잘 타는 구나. 다행이다. 일단 처음이니까 워밍업으로 저가 타고 다음에는 샷드롭 타러 가자! 요즘 서울랜드에서 제일 무서운 놀이기구 중에 하나인데, 재미있데!”
“네! 제일 무섭다고요?”
예슬이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내 손을 잡고 라바 트위스터를 타기 위해 입구로 다가갔다.
두 명이서 같이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예슬이와 나는 같이 라바에 탔다.
그리고, 천천히 라바가 빙빙~ 돌면서 하늘 위를 날기 시작했다.
라바를 타고 공중을 날며 서울랜드의 멋진 풍경을 보는 건 좋았지만, 아함~ 생각보다 훨씬 더 안 무서워서 지루 할 정도였다.
내 손을 꼭 잡고 있는 예슬이를 바라보았다.
예슬이도 그닥 무섭지 않은지 표정의 변화가 없다.
역시 이건 어린이용이구나.
그런데, 이상하게 마치 마네킹처럼 너무 얼굴이 굳어있다.
[다 끝났습니다. 오른쪽 출구로 나가시면 됩니다!]
놀이기구가 멈추자 안내멘트가 나왔다.
예슬이가 라바에서 내리며 파랗게 질린 얼굴로 우윽! 소리를 내며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히익. 흐윽. 히엑..........”
응? 설마 예슬이 이거 무서웠던 건가?
나는 예슬이가 걱정되어서 말했다.
“예슬아. 괜찮아? 너 무서우면 샷드롭은 나 혼자 타도되는데.”
예슬이가 귀엽게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말한다.
“아니예요! 무섭긴. 빙빙 돌아서 어지러워서 그래. 하, 하나도 안 무서워요. 가, 가요! 샷드롭 타러!”
아, 역시 예슬이도 무서운 건 아니었구나.
이게 너무 빙빙 돌아서 어지러운 거였어.
샷드롭은 그냥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거니까 예슬이가 타도 문제없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예슬이와 함께 샷드롭이 있는 곳으로 갔다.
웅성웅성웅성!
역시 샷드롭은 서울랜드의 인기 놀이기구여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줄을 서면서 먼저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줄 서서 샷드롭을 구경하는 예슬이의 눈동자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정사각형 모양의 프레임에 설치된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하늘 높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끝도 없이 올라간다.
사람들이 하늘 위로 올라갈수록 내 손을 잡고 있는 예슬이의 손이 마치 사시나무 떨리 듯 부들부들 떨린다.
“시, 시현오빠. 왜 저거 끝도 없이 올라가요? 고장 난거 아니예요? 저 사람들 다 죽는 거야?”
“응? 우리 예슬이 농담도 잘하네? 그런데 높기는 높다. 100M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니.”
“배.... 백 미터!!!!”
예슬이의 다리가 후들후들 거린다.
“왜 그래, 예슬아. 지금 다리 떨고 있는 거야? 무서워서 못 타겠어? 무서우면 여기 앞에서 잠깐만 기다려. 혼자 타고 올게.”
예슬이가 떨고 있던 잘 뻗은 섹시한 다리를 겨우 진정시키며 말한다.
“아니야. 시현오빠. 나 괜찮아요. 진짜 괜찮아. 하이힐 신어서 다리 균형 잡기가 힘들어서 그래요! 무섭긴! 시현오빠 같은 남자도 타는데. 여자인 내가 설마 이 따위 게 무섭겠어요! 자, 빠,빨리 타요! 아, 재미있겠다.”
아, 예슬이 하이힐 신어서 다리가 떨렸던 거구나.
역시 예슬이는 담이 커서 놀이기구도 잘 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줄이 점점 짧아지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벌써 우리 차례네요. 재미있겠다. 시현오빠.”
예슬이의 입은 웃고 있는데, 얼굴은 굳어 있어서 괴상한 표정이었다.
“응. 예슬아. 그런데 너는 하나도 안 무서워? 나는 막상 타니까 좀 떨리는데.”
“무섭긴요. 하지만 우리 시현오빠가 무서우면 굳이 안타도 되는데. 우리 내릴까요? 응?”
그때 마침 안전바가 어깨위로 내려오며 안내방송 멘트가 흘러나온다.
샵드롭, 안전바 내려갑니다. 팔이나 물건이 끼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구요. 샷드롭 잠시 후 카운트 다운과 함께 출발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안전바가 어깨위로 내려오자 예슬이가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린다.
“시현오빠. 아직 안 늦었어요. 시현오빠 무서우면 내가 말할게요. 우리 내려요.”
“아니야. 예슬아. 원래 스릴이 있어야 놀이기구가 재미있지!”
그 때, 안내방송이 나온다.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손잡이로 안전바 꽉! 잡아주세요.
“어 예슬아. 이제 샷드롭 올라가나 보다!”
내가 설레어서 예슬이에게 소리치며 예슬이를 바라보니, 예슬이가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얼굴로 멍 때리고 있다.
마치 넋이 나간 사람 같아 보인다.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샷드롭이 미친 듯한, 속도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
쿠아아앙!!!!!!
그리고..........
“꺄!!!! 꺄아아아악! 어, 아빠아아아아!!!! 흐끅. 내 내려줘!!! 제발!!!! 내려달란 말이야!!!!!! 사, 사람 살려!!!!!!
예슬이가 아빠를 찾으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하앙! 하아아앙! 흐아아아앙!!! 흐끅. 흐끅.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야!”
예슬이가 신음소리인지 흐느끼는 소리인지 모를 비명 소리를 내 지른다.
사실 내가 느끼기에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샷드롭이 높이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덜컹!
드디어 정상에 다다랐는지 샷드롭이 멈추어 섰다.
진짜 100M라는 높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 났다.
서울랜드 뿐만이 아니라 서울대공원.
심지어 과천 일대가 다 보일 지경이었다.
공기가 맑고 청량하다.
거기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기분이 더 할 수 없이 상쾌.........
“흐끅. 흐끄극. 아빠... 내려 줘요. 잘 못 했어요. 저 아직 죽기에는 너무 어려요. 흐아아아앙!”
울고 있다.
일진녀 예슬이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예슬이가 걱정되어서 말했다.
“예슬아. 괜찮아? 무서운 놀이기구 못타면 못 탄다고 말을 하지.”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예슬이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예슬이가 안전바를 양손으로 꽈악 잡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불쌍해 보이면서도 초딩처럼 너무 귀엽다.
“흐윽. 내려주세요. 잘못했써요. 앞으로 착하게 살 테니까. 나 좀 내려 줘어.......흐끄극 흐끅. 흐. 흐아아아아아앙!!!!”
큐아아아앙!!
정점에 다다른 샷드롭이 굉음을 내려 아래로 곤드박질 치기 시작한다.
“끼악! 꺄아아아악!!!!!! 아빠아아아앙!!! 흐윽. 그, 그만! 제발 그만해에!!! 흐윽”
거의 바닥까지 곤두박질 친 샷드롭이 다시 올라간다.
푸슈슈슉
“흐윽. 또? 또 가는 거야? 흐아아앙! 하, 하지 마! 제바알.... 이제, 제발 그만 해 주세요! 용서 해 주세요!!!”
그런데 예슬이가 내 뱉는 말을 듣고 있으니, 이상하게 자지가 꼴린다.
아빠. 제바알. 그마안.
윽. 나는 어디까지 변태인 것인가?
자괴감이 들긴 하지만, 놀이기구 타는 것보다 예슬이 신음소리를 듣는 데 더 정신이 팔려있다.
몇 번이고 샷드롭이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흐아아앙. 아빠아아아아앙. 차, 참을 수가 없어요! 흐윽. 이제 용서해 주세요. 그만..... 흐윽 나 진이 다 빠져 버렸어. 실신할 것 같단 말이야. 흐끅. 흐끅. 제발 이제 그만 멈춰 주세요. 이렇게 빌게요. 용서해주세요. 또, 또 온다아! 아아아앙앙!”
예슬이가 고양이 귀를 펄럭펄럭 거리며 빨간색 치파오를 입은 채 계속해서 야한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신음소리를 내 뱉고 있다.
윽.
이건 참기 힘들 정도로 자지가 발딱 서고 있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샷드롭이 지상에 내래서고 안전바가 올라갔다.
"아쉽지만 샷드롭 여기까지였고요. 서울랜드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안내원의 멘트와 함께 드디어 샷드롭에게서 예슬이가 해방되었다.
진이 다 빠져 버려서 창백해진 얼굴로 예슬이가 샷드롭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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