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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 미소년이 살아남는 법-250화 (249/413)

〈 250화 〉 두근거리는 마음(1)

* * *

모르갔나: 님들, 우리팀 병신 새끼들 다 리폿 좀요. 그리고 럭슈님 존나 잘하시네요. 한수 배웠습니다!

슈우욱~!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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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하게 마무리 된 게임.

“오빠! 시현 오빠! 우리가 이겼어요!”

너무 기뻐서 소리를 치며 유시현의 품에 안기는 강세나.

유시현도 기분이 좋아서 자기도 모르게 그런 세나를 꽈악 껴안는다.

뭉클뭉클하면서 기분 좋은 부드러운 느낌이 가슴을 통해 전해진다.

몸에 딱 붙는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세나.

그녀의 탱탱한 젖가슴이 유시현의 가슴에 와 닿은 것이다.

“세, 세나야. 잘했어. 정말 잘했어!”

세나의 몸에서 나는 기분 좋고 상큼한 비누냄새.

평소 유시현이 가장 좋아하는 깨끗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향수다.

‘이상하게 세나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

사실 미유키, 예슬이와도 말을 놓기는 했지만, 지금 세나와 있을 때처럼 자연스럽게 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이 먼저 원해서 말을 놓게 되었던 것.

하지만 세나와 있으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스킨십이 이루어진다.

마치 오래된 연인 같은 느낌이다.

‘분명 세나와 제대로 데이트를 하는 건 오늘이 처음 일 텐데.’

세나와 함께 있으면 자꾸만 심장이 두근거리고 세상이 봉숭아물이 든 것처럼 아름다워 보인다.

‘이런 기분 분명 언제인가 아주 오래전에 느껴본 것 같은데.’

유시현은 이 신비로운 분위기에 매혹 당해버릴 것만 같다.

어렸을 적.

토요일 오후.

집에서 어머니가 만든 쿠키 냄새가 나고, 아버지는 포장지에 쌓인 장난감을 건네고 있다.

너무나 평화롭고 행복하다.

그래.

이건 주말 오후 ‘집’에 온 것 같은 포근한 기분이야.

유시현은 자기도 모르게 세나의 그리스 여신 같이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본다.

모자를 쓰고 있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세나의 크고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

오뚝한 코.

하얗고 작은 얼굴.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지?’

세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아름답다고는 느꼈지만, 지금과 같은 감정은 아니었다.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세나가 자신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유시현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아. 아니야, 세나야.”

세나가 크고 붉은 홍안의 눈동자로 유시현을 바라보자, 부끄러워서 볼이 붉어졌다.

“그런데. 오빠.”

“응?”

세나가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오빠. 럭슈가 어떻게 갑자기 수풀 속에서 나타난 거예요?”

사실 세나는 이겨서 기쁘기는 했지만, 궁금했다.

아무리 유시현이 ROL을 잘한다고 하지만, 마법사도 아니고.

상대 모르갔나는 아직 미드에 있는데, 어떻게 럭슈만 그렇게 빨리 한타에 합류 할 수 있었던 건지.

“아, 그거. 그건···”

유시현이 ROL 화면을 가리킨다.

“세나가 탑에 갱 온다고 순간이동을 들었었잖아. 기억 안나?”

세나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 거린다.

“아~맞아요. 오빠! 나 순간이동 들었었지. 깜빡했다. 헤헤.”

세나가 귀엽게 웃으며 유시현에게 머리를 기댄다.

‘뭐, 뭐야! 얼굴은 그리스 여신처럼 예쁜데, 행동은 또 왜 이렇게 귀여운 건데!’

원래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가장 호감을 느낄 때는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당할 때다.

살짝 귀여운 여자가 머리를 기대며 아양을 떨어도 마음이 흔들릴 텐데.

세나의 미모는 그야말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될 정도로 어마무시하다.

‘심장이 자꾸만 두근두근 거려.’

유시현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세나.

그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유시현.

진정한 첫 사랑은 그렇게 갑자기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 * * * *

사실 세나의 성격은 완벽하게 반으로 나뉜다.

자신과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는 무장해제 상태의 골드리트리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줄 수 있다.

그리스 미의 여신처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미소녀가, 아양떨며 애교를 부린다면.

사실 그녀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을까?

그러다보니 유시현이 세나에게 점점 더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건 남자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유시현은 지금의 골드리트리버 세나와 완벽하게 대조되는.

차가운 얼음여신 강세나에 대해 전혀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강세나에게 말 한마디 붙이는 것조차 어렵다.

아예 무시당하거나, 서릿발처럼 차가워서 심장을 얼려버릴 것 같은 말투로 거절당할 뿐이다. 그리고 유시현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은 강세나의 차가운 모습만을 알고 있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은 부서지기 쉬워서.

꼭꼭 숨겨 두었다가 좋아하는 사람만을 위해서 오픈하기 때문이다.

“오빠! 고마워요. 오빠 때문에 같은 팀원들한테 ROL 잘한다는 말 들었어요. 처음이에요!”

세나가 유시현의 손을 잡고 흔들며 기뻐한다.

하얗고 부드러운 세나의 손....

계속해서만 잡고 싶다.

“정말? 세나가 좋다면 다음에 또 ROL 같이 하자.”

“오빠아···· 너무 좋아요!”

...

..

.쪽♡

다음에 또 ROL을 같이 하자는 말에 세나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유시현의 볼에 살짝 입 맞추고 말았다.

솜사탕 같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입술 감촉.

“세, 세나야....”

갑작스러운 세나의 볼 입맞춤에 유시현의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유시현도 깜짝 놀랐지만, 정작 볼 키스를 선사한 세나는 더욱 당황했다.

“오, 오빠! 미안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어색하게 사과를 하는 세나.

‘어떡해! 시현 오빠가 너무 좋아서 볼에 키스 해 버렸어! 시현오빠가 아무 남자에게나 볼 키스하는 이상한 여자로 보면 어떡하지! 난 몰라....’

당황해서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발을 동동 굴리는 강세나.

그런 세나를 유시현이 멍한 얼굴로 바라본다.

‘세나의 입술. 분명히 내 볼에 닿았어! 눈처럼 차갑고 꽃처럼 향기로워서. 심장이 마구 뛰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

유시현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진정시킨다.

“고, 괜찮아. 세나야.”

“오빠···”

좀처럼 볼키스 때문에 어색해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PC방의 어두운 불빛 때문에 더 기분이 이상야릇해진다.

세나가 용기를 내어 유시현의 손을 잡는다.

“오빠! 우리 이제 그만 나갈까요? 시, 시나 간식도 사야하고요...”

지금같이 분위기가 어색할 때는 애완동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마침 시나도 세나의 마음을 아는지 귀엽게 애교를 부리며 유시현의 다리에 몸을 비빈다.

“냐옹. 냐아오옹. 간식냐옹!”

‘응? 방금 시나가 간식이라고 한 것 같은데? 설마 고양이가?’

살짝 아기 고양이 주제에 지능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유시현 이었지만, 일단 어두침침한 PC 방을 벗어나기로 한다.

세나의 손을 잡고.

PC방을 나오자, 아직도 해는 중천에 떠 있다.

기분 좋은 상쾌한 공기와 높은 하늘.

한 여름의 데이트는 유시현과 세나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든다.

“오빠. 제가 한강 옆에 좋은 Pet 상점 봐 놓았어요. 거기로 가요.”

“그래. 세나야. 가자.”

“네. 오빠!”

밖에 나와서도 여전히 손을 꼬옥 잡고 있는 세나와 시현이.

“오빠, 저.... 손이 시려요. 그러니까 오빠 손 놓으면 안 돼요!”

“무, 물론이지! 세나는 손이 차구나. 어쩐지! 시원하다 했어. 지금은 더운 여름이니까, 세나랑 항상 손잡고 다녀야겠다. 나는 더위를 많이 타서...”

물론 되지도 않는 변명이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시현

이도 세나도 붙잡고 있는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 * * * *

일요일 오후.

차는 생각보다 많이 막히지 않았다.

한강 앞에 있는 PET 상점에 도착한 시현이와 세나.

시나를 품에 안고 PET 상점.

‘고양이 천국’에 들어간다.

“어서 오세요! 찾으시는 물건이라도 있으신가요?”

반갑게 맞아주는 고양이 천국 종업원.

PET 상점답게 제법 귀엽게 생긴 남자가 종업원이다.

원래 애완용품이나 꽃 가게 같은 곳은 남자 종업원이 귀여울수록 매출이 올라간다.

“아기 고양이를 키우려는데. 필요한 물건이······”

세나가 시현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차가운 말투로 말한다.

평소 귀엽다는 말을 많이 듣던 PET 상점 종업원.

자신에게 전혀 관심 없는 세나의 말투에 살짝 자존심이 상한다.

보통 남자친구 혹은 남편이랑 같이 와도 여자들은 귀여운 자신에게 관심을 주기 마련인데.

은근슬쩍 떠 보기로 한다.

“아. 그러시구나. 그런데 두 분은 애인 사이에요? 너무 잘 어울리신다.”

애인 사이냐는 말에 시현이의 얼굴이 당황해서 빨개진다.

“아, 아니요.”

반면에 세나는.

“아직은요!!!”

지금은 아니지만 꼭 시현오빠를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아. 그러시구나~ 두 분이 너무 다정해 보여서 애인 사이로 오해했네요.”

친절하게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펫 샵 종업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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