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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373화 (373/800)

나 혼자 비만 오크 37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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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후우가 본격적으로 스피카 성을 공략하기 위해 떠나기 전.

파후아가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원정에 나섬에 따라, 샤이탄, 루나, 그리고 에일라는 급히 한 자리에 모여 새로운 작전을 마련했다. 포털을 통해 허브로 모인 셋은 아주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내리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야했다.

"저희는 일심동체. 맞습니까?"

"싸워도 침대에서 싸우는 거야. 알겠지?"

"물론. 이견은 없다."

싸우더라도 침대에서. 누가 더 주인을 즐겁게하느냐로 싸워야지, 서로 견제하느라 전쟁에서 패배하는 건 바라지 않는다.

"주인님께서는 저희끼리 싸우게 된다면, 분명 누구 하나는 잘라내실 분입니다."

"그렇지. 특히 이런 전쟁에서 서로 질투해서 병력을 보내지 않거나 한다면...."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셔도 속으로는 크게 실망하실 터."

셋은 지금까지 봐온 파후우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그리고 셋은 같은 생각을 주고받았다.

"각 구역마다 최소 병력이 배치되어있기는 하지만 위험할 수 있어. 그 레비즈라는 인간, 나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야."

"성기사단의 단장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전투력은 약한 편이다. 그 정도로도 루나와 비슷하다면...성기사단 전체가 왔을 때 얼마나 끔찍할 지는 상상이 되지 않는군. 아버님이 이끄는 아리에스 기사단에 준하는 전력이 될 것이다."

"성검의 용사가 이끄는 기사단과 견줄 정도.... 그럼 무조건 그녀를 제압해야겠군요."

셋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년을 잡아서 바치면 되겠어."""

새로운 여자를 잡아다가 바치면 그 순간은 인질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파후우는 그만큼 전공에 따라서 보상을 해줄 것이다. 설령 육체가 피곤하다고 하더라도, 샤이탄에게는 강제로라도 보상을 얻어내는 모종의 방법이 있다.

"그럼 레비즈가 어디로 가느냐가 문제군."

"이렇게 하자. 에일라, 우리 서로 서로 지원가는 거야."

루나와 에일라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던전이 공략당하기 시작하면 에일라가 평원으로 병력을 끌고나와 적의 진지를 습격해 적의 후방을 공략한다.

라스베가스가 공략당하기 시작하면 루나가 엘프들을 이끌고 포털을 타고 넘어와 적과 맞서 싸운다.

샤이탄은 그 가운데에서 중계 역할을 하여 병력을 즉각 투입한다.

"위기상황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거면 주인님께서도 왈가왈부하지 않으실 겁니다."

파후우는 던전마다 최소 병력을 배치하기를 바랐지만, 그렇다고 다른 곳이 무너지는데 계속 자기 구역만 지키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기존에 열린 포털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병력을 신속히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때는 이렇게...."

셋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냈다. 파후우가 남긴 작전의 메뉴얼에 덧붙여, 각 전장마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짜냈다.

"...만약 라스베가스에 적 전력이 모여 성벽이 뚫리게 될 경우. 이렇게 해다오."

에일라는 루나와 샤이탄에게 자신의 전략을 알렸다.

"주인님께서 스피카 성 전체를 인질로 삼으신다면...우리는 토벌대 천 명을 포로로 삼을 것이다. 라스베가스를 제물로 삼아."

* * *

카앙, 카앙!

창과 검이 부딪힌다. 여신교의 깃발을 건 창이 크게 옆으로 휘날렸고, 은빛의 검은 호선을 그리며 창을 튕겨올렸다.

"뭐하는 거야?! 고작 그 정도로 엘프들을 적으로 돌린 건가?!"

"아니다!"

레비즈는 철저히 수세에 몰려있었다. 창을 휘두르는 것도 어디까지나 끈덕지게 달려드는 루나를 견제하기 위한 공격이지, 결코 루나를 해코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억지부리지 마라! 우리는 숲을 건드리지 않았어!"

"아냐! 건드렸어! 여왕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는 걸!"

"뭔가 착오가 있던 게 분명하다!!"

"우리 여왕님이 틀렸다고 말하는 거야?!"

"큭...!"

레비즈는 수렁에 빠져버렸다. 도대체 어디서 오해가 생겼는 지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엘프들이 분명히 '마왕군의 편'을 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마왕군의 편을 든 계기가 자신 때문이라는 것. 레비즈는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제국력 XXXX년, . 여신교 성기사단 레비즈가 이끄는 던전 토벌대가 엘프의 숲을 무단으로 침범한 것을 계기로, 엘프들이 마왕군에 합류하다.〉

오랜 세월 엘프들은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마왕군의 편이 되어 싸우게 되면, 분명 그 시발점이 역사서에 남게 될 게 뻔했다. 레비즈는 후세에 그런 오명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 그래! 처음부터 네놈들은 한 패였어! 이미 진작에 마왕군에 들어갔던 거야!"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던전에 있던 다크엘프들이 그 증거다! 소수의 다크엘프들을 마왕군에 진상하는 걸로 엘프의 숲은 화를 피한 것이야! 동료를 팔아 넘긴 거지!"

"이게 미쳤나...!"

루나는 낭설을 주장하는 레비즈의 말에 울컥해 화가 치밀었다. 횡설수설하는 레비즈는 루나를 향해 마구잡이로 제 가설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마왕군이 이길 것 같았느냐! 엘프들은 겁쟁이라고 하더니, 던전의 마물들에게 범해질까봐 두려웠구나! 20명을 오크들에게 바치고 자기들은 살아남아 색을 유지하고 있다니, 여신께 부끄럽지도 않느냐!"

"이건 정식으로 교단에 항의하겠어."

"오냐! 항의하라! 나는 교단에 엘프의 진실을 낱낱히 밝히겠다! 엘프들은!"

레비즈는 악을 쓰며 창을 휘둘렀다.

"마왕군에 다리를 벌려서 살아남기를 선택한 창녀들이라고!"

"너 죽었어!!"

루나는 다시 높이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 레비즈는 빠르게 창을 회수해 루나를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쫄래쫄래 도망치지마!"

"저리 꺼져라, 오크의 씨받이!"

"너 이--! 좋아, 너 진짜 가만히 안 둬! 너는 내가 잡아다가...오크 씨받이로 만들어버릴 거야!"

"흥!"

검날과 창날이 다시 부딪히며 불꽃을 일으켰다. 레비즈는 철저히 루나의 공격을 피하고 막으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누가 놓칠 줄 알고!"

"비켜라!"

루나가 뒤를 쫓고, 레비즈가 도망치며 광장은 쑥대밭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루나가 레비즈를 막고, 레비즈는 루나를 돌파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포털.

"포털을 부서버리겠어-! 갈보 엘프!"

"누구 맘대로! 넌 진짜 내가 잡아다가...!"

루나의 눈에 은빛의 섬광이 튀었다.

"내가 직접 너를 조교실에 처박아버리겠어!!"

포털을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의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 * *

한편.

사방으로 흩어진 병사들은 골목골목을 조심스레 돌아다니며 주변을 탐색했다.

"적 마물이 숨은 흔적은...?"

"없는 것 같은데."

"인질들이 잡힌 흔적은?"

"그것도 없어."

"그럼 도대체 남아있는 흔적은 뭐야?"

"마물들이 드나든 흔적, 집안이 도둑맞은 것처럼 뒤집어진 흔적, 그리고...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이 살았던 흔적."

병사들은 빈 집들을 탐색하여 많은 정보를 얻어냈다. 특히 자비야바에 살았던 이들 중 청년이 자신의 집을 발견해 집안을 탐색하며 얻은 정보는 금보다도 귀했다.

일기.

청년의 누나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는 물론 내용이 너무나도 충격적이라 쉬쉬할 수밖에 없었다. 청년은 일기를 읽고 기절해버렸고, 다른 병사들은 일기를 조심스레 밀봉하여 숨겼다.

"이곳은...정말 미친 곳이군."

병사들은 슬픔에 잠겼다. 일기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아마 이곳은 전쟁이 끝나고 난 뒤 교단에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여 도시 전체에 불을 질러도 모자랄 정도였다.

"모두 미쳤어."

인간이 짐승으로 전락하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까딱 잘못하게 되면, 병사들 또한 짐승이 될 수 있을 법한 곳이었다.

파바박!

막 여러곳을 두리번거리던 병사의 뒷덜미에 화살이 꽂혔다. 정확히 방어구가 닿지 않는 약점을 노린 화살촉에 골목에 자리잡은 병사들은 한곳에 모여 방패를 들어올렸다.

"틀렸어, 즉사야!"

"젠장, 어디서 쏜 거야?!"

병사들은 패닉에 빠졌다. 혹시나 싶어 위를 올려다봤지만 그곳에는 날아다니는 마물은 없었다.

새애액!

재차 화살이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방패 아래로 드러난 허벅지에 화살이 꽂혔다.

"아악!"

병사는 화살이 꽂힌 무릎을 꿇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화살촉의 끝에는 뭔가 끈적한 붉은 점액이 묻어있었다.

"독인가?!"

"아, 아냐! 저거 미약이다! 미약이 분명해!"

"미약?!"

"발정제!!"

병사들은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감이 좋은 한 병사가 적의 위치를 파악했다.

"저기, 2층집!!"

병사들은 그들의 정면에 놓인 2층집 유리창을 주시했다. 검은 새대가리 그림자가 급히 창문 아래로 몸을 숨기는 게 눈에 들어왔다.

"들어간다!"

병사들은 집의 입구를 틀어막았다. 방패를 든 병사들이 화살을 막고, 그 사이에 칼 좀 쓰는 병사 셋이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저벅. 저벅.

1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셋은 본능적으로 괴물이 2층에 숨어있음을 깨달았다.

하나, 둘, 셋-

"""으아아아!"""

병사들은 기합과 함께 계단을 달려올라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우웁!"

거의 알몸에 가깝게 넝마가 된 옷을 입고 있는 여인 둘이 구석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정면에는 까마귀 괴인이 발가벗은 상태로, 흉측한 자지를 빨딱 세운 상태로 활대를 잡고 방안을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여인들이 위험하다. 병사들은 급히 까마귀 괴인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크어억!!"

까마귀 괴인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칼에 베여 쓰러졌다. 병사들은 알몸의 괴인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칼을 수 차례 찔러 확실하게 괴물을 처리했다.

푸욱, 푸욱.

찌를 때마다 붉은 피가 튀었다. 병사 둘이 투구를 벗고 벌벌 떨고 있는 여인들에게 한쪽 무릎을 꿇으며 손을 뻗었다.

"안심하십시오. 저희가 구하러 왔습니다. 성기사단의 단장님이 이끄는 토벌대입니다."

"아, 아으. 으아아...."

산발이 된 여인들은 병사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아아악!! 흐아, 으아아아앙!"

"아, 안심하십시오. 이제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나신에 가까운 여인이 자신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자, 병사들은 당황한 듯 하면서도 여인을 가볍게 토닥였다.

"이 망할 괴물같으니라고...응?"

까마귀 괴인의 목을 자르려던 순간, 병사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툭.

까마귀 괴인에게서 까마귀 머리가 떨어져나왔다. 그 아래에는 인간 남자의-불과 하루 전에 납치되었던, 자신과 함께 토벌대로 달려나왔던 남자가 입에 재갈이 물린 채 죽어있었다.

"이, 이거 이상-"

푸----욱!!

뒤돌아 선 병사의 눈에 피보라가 스쳤다. 사로잡혀있던 여인들이 손에 단검을 쥐고, 병사들의 목을 찔렀다.

"뭐, 뭐야...?"

"뭐긴 뭐겠어. 임기응변이지."

목놓아 울던 여인은 입술을 가볍게 내밀며 단검을 집어던졌다. 병사는 급히 팔을 들어올려 단검을 막았다.

푸욱.

그러나 또다른 여인이 던진 단검은 피하지 못했다. 그는 명치에 박힌 단검에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무릎을 꿇었다.

"어, 어째서...?"

"간단해."

여인은 얼굴에 튄 핏방울을 닦아내며 남자의 위에 올라탔다.

"우리 군단은 평범한 마왕군과 달라서...인간들도 있거든."

"서, 설마...!"

"그래. 안드라스 탈 쓴 사람들, 전부다 인간들이야."

여인은 머리에 탈을 쓰는 시늉을 하며, 남자의 바지를 벗겼다.

"에게? 쯧."

여인은 단검과 남자의 빳빳하게 선 성기를 비교하며 혀를 찼다.

"이건 작아서 어디 쓰지도 못하겠네."

"그럼 어떻게 해?"

"구울 먹이가 되겠지."

"이 악마같은 년들이-"

푸욱.

여인들의 행동은 빨랐다. 빛처럼 빠른 손길이 병사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악마같다니, 말이 좀 심하네."

여인은 싸늘하게 식어가는 병사를 향해 침을 뱉으며 넝마를 벗어던졌다.

"단검보다 짧은 게. 언니, 내가 밖으로 나갈게. 언니는 여기서 계속 사람들 낚아줘. 알겠지?"

"조심히 다녀. 무리하지 말고."

나신의 여인은 옷장안에 숨겨둔 옷을 급히 챙겨입었다. 그와 동시에 옷장 속에 쑤셔넣은 안드라스의 탈을 머리에 쓰고, 잘려진 남자의 목을 들고 창문으로 뛰었다.

쿵쿵쿵!

계단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인은 황급히 단검을 붙잡고 벽에 달라붙었다.

"괜찮--"

와장창!

유리창이 깨지며 까마귀 괴인이 도망쳤다. 단검을 손에 쥔 여인은 벌벌 떨며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아으. 으아아...."

"젠장...! 한 마리에 이렇게 당해버린 건가...!"

올라온 병사들은 2층의 참상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론 눈썰미 좋은 병사 몇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으아아악! 거, 건드리지마아! 여신님, 살려주세요! 꺄아아악!!"

"지, 진정하세요! 저희는 당신을 구하려고 온 겁니다!"

"꺄아아아아아악!!"

미쳐 발광하는 여인을 앞에두고, 그들은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레비즈가 루나와 싸우는 사이, 토벌대는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인질'들을 하나 둘 구출해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참고.

루나가 레비즈 상대하러 온 것 빼고 전부 주인공과 샤이탄 합작품인 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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