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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258화 (258/800)

# 258

타천사 발라크.

본래는 천사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을 그녀는 던전의 주인 〈발라크〉가 되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던 도중, 화염사자 바퓰라에게 쟁탈전이 걸려 패배했다고 했다.

그리하여 타천사가 된 불쌍한 여인.

일단 바퓰라 세력의 아래에 있었기에 현재 '포로' 신분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생각에 따라서 우리의 아군이 될 수 있었다.

"오크와 교미를 하다니, 이 걸레같은 년들이-----!!"

...내가 기절한 샤이탄과 그레모리를 상대로 떡치던 모습을 걸리지만 않았다면.

* * *

"으읍, 으으으읍!!"

〈발라크〉 Lv.54, ★★★.

"이건 엄청 난감하네."

레벨도 낮고 별도 낮다. 그런데 사람을 짜증나게 만든다. 기껏 바퓰라에게서 살려줬더니, 고작 사랑을 나누는 것 가지고 난리를 피우길래 입을 막아버렸다.

"타천사라고 해도 자존심이 있다 이거겠죠."

"그러니까 말이야. 타락한 주제에."

당장 모멸적인 말을 들은 그레모리와 샤이탄이 가장 발라크에 대해 짜증을 내비쳤다. 둘은 당장이라도 포르네우스에게 보내 촉수나무 속으로 박아버리자고 성을 내고 있었고, 나는 그걸 간신히 진정시켰다.

"야. 너 평소처럼 해. 슬라임으로 미약 먹이고 강제로 먹으라고."

"아니면 그냥 죽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이름은 '발라크'. 군단의 부하 중 아무나 발라크의 이름을 부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만."

"이대로 그냥 죽이자?"

"읍읍!!"

발라크는 눈을 희번득 뜨며 몸서리를 쳤다. 나무 밧줄에 의해 꽁꽁 묶인 상황에서도 우리에 대한 혐오를 숨기지를 않고 있었다.

"야. 내 말 못 들었어? 그냥 미약 먹이고 해버려. 신성력 때문에 거슬리는 거야?"

"아니. 그게 나름의 원칙이라는게 있는데...."

나는 씩씩거리는 그레모리에게 나의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섹...아니 나의 '라스'는 적어도 상호간의 합의가 이루어진 행복을 섞는 거지, 한쪽이 일방적으로 쾌감을 느끼는 게 아니거든?"

"그럼 나나 샥스, 그리고 대부분의 모험가는 뭔데?"

"남의 집에 멋대로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무뢰배들인데 내 멋대로 하는 건 당연하지."

"그 무슨 해괴한 논리야."

"남의 목을 따려고 들어왔으면 자기도 따먹힐 각오는 하고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미친 새끼."

"백 번 천 번 맞는 말씀입니다."

그레모리는 허탈하게 웃었고, 샤이탄은 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그레모리를 막대했고 샥스를 막대하는 건 둘이 내 던전을 침입한 '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놈들은 상대로는 그냥 목을 날려버리든 노예로 삼든 시체를 구울로 바꿔서 마석으로 만들든, 그도 아니면 미약 팍팍 먹이고 목장으로 보내든 아무 양심의 가책이 없단 말이야. 그런데 얘는 되게 애매하지 않냐? 적이라고 하기에는 엄청 난감하지."

굳이 따지자면 적-바퓰라-의 노예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체계가 잡혀가는 만큼 공정하게 대해야지."

비슷한 예로 암두시아스에게 발려 부하로서 우리 군단을 공격하러 들어왔다가 나의 부하가 된 듀라한 키메리에스가 있지 않은가.

"키메리에스에게 했던 것처럼 일단-"

"미약 먹이고 듀라한 처녀성 가지고, 나중에는 목만 자지에 끼워서 달고 다녔던 녀석이 하는 말이 참 웃기네."

"......."

그레모리의 일침에 나는 할 말을 잃었고, 점점 더 발라크의 표정이 흉악해졌다. 입에 물린 나무 줄기 재갈만 아니었다면, 당장에라도 혀를 깨물고 자진이라도 시도했을 눈빛이었다.

"아니, 그, 뭐냐...."

"우리가 대신 얘기해줘?"

"주인님은 진짜로 강간을 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걸리십니까?"

"......."

정곡이 찔렸다. 왠지 모르게 나는 어깨가 움츠러들고 둘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아니, 그, 뭐냐. 강간플레이는 그레모리 너나 루나, 아니면 에일라 불러서 하면 실감 나잖냐."

간접 체험에 연기라고는 해도, 셋은 진짜로 그런 것처럼 잘 따라줬다.

온갖 변태 플레이를 섭렵한 마조 마녀 하나.

강한 존재이면서도 뒤에서 개처럼 박히는 걸 좋아하는 마조 엘프 하나.

이미 첫 만남부터 능욕으로 시작하여 시시각각 능욕중인 공주 기사 하나.

비단 셋이 아니더라도 륜이나 샤이탄, 그외 다른 이들에게 부탁을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행위였다.

"진짜로 하는 건 조금...."

"그러니까 너한테 시비도 안 건 녀석을 상대로 강제로 하는 건 싫다 이거지?"

"그렇지. 쟤가 무슨 우리한테 칼을 들이민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

'차라리 바퓰라의 명령을 따라서 우리를 진짜로 도모하려고 했으면 양심의 가책이라도 없는데.'

그랬으면 지금쯤 그레모리와 샤이탄이 누운 가운데에서 미약에 절여진 채 박히고 있었겠지만, 발라크는 그저 우리에게 혐오만 내비치고 있을 뿐이었다.

"씁, 어떡하지? 일단 직접 물어나 볼까."

나는 발라크의 입에 물린 재갈을 풀었다. 그리고 자진하지 못하도록 바로 경고했다.

"혀깨물어도 죽지는 않겠지만, 그런 시도라도 했다가는 너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숨도 쉬고 싶지 않아. 더러워."

"어쭈? 말 하는 거 봐라?"

"정액 뚝뚝 떨어지는 자지 덜렁거리면서 나한테 말 걸지 마."

"......저런."

나는 발라크로부터 한 걸음 물러섰다. 한창 하던 도중이라 나나 그레모리, 샤이탄은 옷 한 벌 걸치지 않은 나체였다.

"근데 어쩌지? 여기는 이게 기본인데."

"흥, 거짓말 하지마. 중간에 다 봤다고.... 다들 검은색 이상한 옷이라도 입고 다니는 거. 저거 봐."

발라크는 눈으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길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마석을 챙겨오는 엘프-륜과 루나가 있었다.

"엘프들은 옷을 입고 있잖아. 너희같은 더럽고 변태같은 마족과는 달리-"

"주인님, 무슨 일이에요?"

"얘 일어났네? 언제 일어났대? 근데 또 왜 저러고?"

륜과 루나는 아예 위의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한걸음에 륜에게 달려가 륜의 귀를 만지작거렸다.

륜, Lv.69, ★★★☆☆.

"와. 루나가 옆에 붙어서 경험치 쩔해줬는데도 레벨이 안 올랐다고? 그레모리처럽 74렙도 아닌데? 화염사자 서브 던전을 두 번이나 돌았는데?"

"나오는 사자들 싹다 죽이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벽'에 부딪힌 모양이야. 시스템이 어떻게 보이는 지는 모르겠지만...뭐 곧 성장하지 않을까?"

루나는 등에 한아름 챙겨온 중급 마석 보따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발라크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신성력 쓰는 애라서 잘 챙겨봤는데 표정이 안 좋네. 무슨 일 있어?"

"...당신이 엘프의 여왕? 다크엘프인데...?"

"응. 쟤한테 박혀서 절정할 때마다 신성력 광선을 날렸던 사람이야. 기억 안 나니?"

찰싹!

발라크는 고개를 돌리며 루나의 뺨을 머리카락으로 후려쳤다. 전혀 아프지는 않겠지만, 명백한 거절의 제스쳐에 루나는 눈만 휘둥그레 뜰 뿐이었다.

"무슨 상황이야?"

"루나야. 쟤가 우리 떡친다고 욕한다."

"음...천사님이 참 그렇네."

루나는 이해가 간다는 듯 하면서도 두 손을 들었다.

"쟤들 금기 장난 아니잖아."

"하긴...너도 그 때 금기 범했다고 세상만사 다 때려치우려고 했지."

"결과적으로는 아니게 됐지만."

루나는 역시 눈치빠르게 모든 상황을 단편적인 맥락만으로도 이해했다. 멀뚱멀뚱 쳐다보던 륜은 표정을 굳히며 발라크에게 으르렁거렸다.

"그러니까 쟤가 주인님이랑 하는 거 더럽다고 경멸한다 이거죠?"

"그런 셈이지. 마족끼리 더럽다고."

"안 되겠어요. 쟤한테 증명해야겠어요. 주인님이랑 하는 건 전혀 더럽지 않다고-"

"그러면서 은근슬쩍 분위기타서 박히려고 하지마라."

"칫. 대신 청소는 해드릴게요. 언니, 같이."

륜은 툴툴거리며 벗으려던 옷을 다시 주섬주섬 챙겨입었다. 그러면서 륜은 루나를 이끌고 자연스레 내 앞에 쪼그려 앉아 자지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여긴 미쳤어."

하이엘프와 다크엘프-심지어 한 명은 여왕이 오크의 스틱을 빠는 모습에 발라크는 졸도까지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절하지 못했고, 시선만 피할 뿐이었다.

"어머. 어딜 눈을 감아. 똑똑히 쳐다보라고."

그레모리와 샤이탄이 발라크를 내 귀두 앞까지 끌어다놓았다. 마치 사극에서 사약을 받는 대역죄인마냥 발버둥치는 모습이 미안하기까지 했다.

"후후, 걸레같은 년들? 야. 내가 천사들이 타락하는 경우가 어떤지 다 알고 있는데."

그레모리는 발라크의 머리칼을 움켜쥐며 고개를 꺾었다. 덕분에 눈꺼풀이 살짝 떴고, 나는 발라크의 수치심 가득한 얼굴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여신은 자비로운 존재입니다. 여신을 옆에서 보좌하는 천사들 또한 아무리 실수를 하더라도 봐줄 겁니다. 그런데 타락을 했다? 그 경우는 하나 뿐이죠."

샤이탄은 발라크를 비웃으며 자신의 꼬리를 발라크의 아래로 밀어넣었다.

"마물이랑 한 겁니다. 이 녀석."

"닥쳐---!!"

"아오, 시끄러."

하도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길래 나는 나도 모르게 자지를 잡고 아래로 때렸다. 딱딱한 사랑의 매는 발라크의 이마를 '딱' 소리가 날 정도였다.

"어으, 어...."

발라크는 충격과 혼란에 빠져 눈동자가 흔들렸다. 무엇에 얻어맞았는지 깨닫자 얼굴을 붉히며 씩씩거리기 시작했다.

"이 천벌받아 죽을 마족 새끼들!! 바퓰라랑 다를 게 없어! 아니, 너희들은 더 해!!"

"더한 건 인정하는데...아오. 짜증나네."

바로 아래에서 계속 시끄럽게 구니 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걸 어떻게 써먹을 방법 없을까.'

타천사도 나름 맛있을 것 같기는 한데, 사람이 이런 식으로 나오니 섰던 자지도 금방 기가 죽을 정도였다.

"이런 애들 보통 아무리 절여놓아도 끝까지 발광하던데."

"그렇기는 하죠...? 타락하고도 던전 주인이 된 것만 하더라도 의지 하나는 확고한 것 같고요."

"그럼 어쩔 수 없지. 목장으로-"

"잠깐만."

그레모리가 발라크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씩 웃었다.

"모처럼 잘 됐다. 너 아직 소환시설 등급 개떡이지?"

"...거 개떡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고. 이제는 소환 시설 같은 거 필요 없게 됐잖냐. 자급자족이 가능한데."

"흐흐, 바보야. 솔로몬 님 도움을 받는 거 꺼리는 건 아는데, 그래도 들으면 또 재미있을 걸? 샤이탄, '그거' 아직 가능하지? 얘랑 나랑."

"......사용은 가능합니다만, 진짜로 하실 겁니까? 아까우실텐데요."

샤이탄은 인상을 굳히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레모리는 전혀 개의치 않고, 몸을 일으켜 내 귀에 웃으며 속삭였다.

"야, 허락만 해줘. 타천사 처녀 따먹게 해줄테니까."

* * *

〈잠시 뒤.〉

두근, 두근.

발라크는 완벽하게 구속된 상태에서 눈물을 흘렸다. 온몸은 손가락 하나 꼼짝 할 수 없도록 밧줄로 꽁꽁 묶여있고, 말조차 할 수 없게 입에 구속구까지 채워넣었다.

발라크에게 허용된 것은 오로지 눈.

발라크는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을 직접 눈으로 봐야만 했다. 눈을 감고 싶었지만, 발라크에게는 눈을 감을 자유조차도 없었다.

"눈 감으면 찌를 겁니다."

서큐버스는 자신의 꼬리를 발라크의 조갯살을 살살 긁으며 경고했다. 맨들맨들한 꼬리의 감촉이 닿을 때마다 타천사는 헛구역질이 나왔다.

"으읍, 읍."

하지만 박히지 않기 위해서라면 버텨내야했다. 발라크의 전신이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잘 보십시오. 〈그레모리〉의 모습을."

서큐버스는 오크의 앞에 무릎을 꿇은 붉은 머리의 마녀를 가리켰다.

츄.

마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로 꿇어앉아, 오크의 발기한 자지에 입술을 맞췄다. 발라크는 눈물이 핑 돌았다.

"이걸로 〈그레모리〉의 이름은 주인님께 돌아갔습니다. 그리고...당신이 그레모리의 일부가 될 차례죠."

"읍, 읍읍!!"

이름을 잃은 마녀는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발라크의 앞에 섰다. 입술에 묻은 쿠퍼액을 닦아낼 생각도 없이, 마녀는 발라크의 얼굴을 붙잡으며 활짝 웃었다.

"얘, 혹시 위에 보이니?"

마녀는 눈으로 자신의 머리 위를 가리켰다. 발라크는 그녀의 정수리 위에 떠오른 단어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부하합성〉 서로 다른 두 부하를 하나의 개체로 합성합니다.

# 주체: ####, Lv.75, ★★★★.

# 객체: 발라크(타천사)

# 합성 결과

'환생결정' 사용 시 발라크, 타천사, Lv.??, ★★★★☆.

"으, 으으으읍!!"

"눈치 빠르네. 역시 던전 주인이라 그런가? 아나보네?"

마녀는 발라크의 입에 물린 구속구를 풀었다.

"고마워. 새로운 몸을 제공해줘서 말이야. 후훗."

"싫어------!!"

마녀는 발라크의 얼굴을 붙잡고 입술을 맞췄다.

우우우웅----!!

아래에서 마법진이 보라색으로, 무지개빛을 내뿜으며 빛나기 시작했고, 마녀는 발라크-타천사를 향해 활짝 미소지었다.

"너, 내 처녀가 되어라."

그것이 의식이 완전히 끝나기 전, 타천사가 들은 마지막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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