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비만 오크-206화 (206/800)

0020635일차 -------------------------

루나의 여왕 능력 2. 던전 내 엘프, 다크엘프들에 대한 절대 명령권.

권위와 전설에 의한 복속이기는 하지만, 엘프종은 루나의 명령에 복종했다. 그에 따라 다크엘프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갤러해드를 덮치기 위해 막사로 떠났고, 륜은 루나에게 안겨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저는 주인님께 안기고 싶은데요."

"안 돼. 오늘 쟤 옆은 저 부끄럼쟁이 서큐버스 아가씨 거야. 자, 엘프면 여왕 말 들어야지? 오늘은 언니랑 같이 있자."

"언니 그러다가 할 때 되면 갈 거면서."

"당연하지. ...한 번씩 넣고 나면 너도 같이 할래?"

"그런 거라면 뭐."

여왕으로 자라지 않은 이가 여왕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루나의 화술은 여왕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물론 루나의 설득에 다른 부하나 엘프들이 금방 넘어갔지만.

"흠흠, 루나야. 그럼 너 신성력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거냐?"

"...무한에 가깝지? 아마도."

여왕의 능력 3. 한계를 보이지 않는 신성력. 비록 성흔의 모양에 따라 신성력이 발현되지만, 루나의 저장고는 한계를 보이지 않았다.

"음.... 나중에 그것도 가능하겠다."

"너 지금 나를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루나탱크?"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불쾌한데."

"미안."

루나는 눈을 지긋이 뜨며 나를 노려봤다. 출산을 하던 때 날렸던 신성력 눈뽕처럼, 내가 루나를 아래에서 받쳐들고 루나의 배를 튕기며 여신포(砲)를 쏘는 건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루나야. 이 던전에 있는 모든 마물들은 신성력에 닿으면 상당히 아파한다. 내가 괜히 갤러해드를 따로 편성한게 아니다? 갤러해드가 숨시는 것 만으로도 주변에 피해가 가니까 그런 거지. 아아, 바로 간접흡연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담배 연기가 아니라 신성력이 되겠지만, 의미만 통하면 그만이었다.

"간접흡연이요?"

"연초 태우는 거 얘기인가?"

하지만 이 세계의 문명은 간접흡연의 개념이 없는 듯 했다. 오직 내 꿈을 통해 현대문명의 문화를 일부나마 알게 된 샤이탄만이 내 말 뜻을 이해했다.

"주인님께서는 무의식 중에 당신과 갤러해드가 내뿜는 신성력이 다른 마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을까 걱정하고 계십니다. 예를들어...당신과 키스한 뒤에 주인님께서 라임과 키스를 한다면?"

"아.... 침에 신성력이 남아있던게 라임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런 셈이죠."

다르기는 하지만 제법 비슷한 비유였다. 내 말에 루나는 바로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 던전에서 나의 자리는 어디야?"

"일단 여기는 안 되지."

군단의 허브나 다름없는 내 던전은 온갖 인간과 마족이 드나드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루나는 이곳에 있을 수 없다.

'플라우로스 던전도, 라스촌도, 라스베가스도, 하물며 남작령에 세워질 아발론에도 마찬가지.'

마족이 중심이 되어야 할 곳에는 무조건 갈 수 없으며, 그렇다고 일반 엘프 상태로 밖으로 나가자니 또 엘프의 숲에서 나오게 될 수호대가 마음에 걸렸다.

"그러니까 루나, 너는 이 던전에 자리를 잡자."

"지금 장난해?"

"장난 아닌데. 나에게 아주 좋은 계획이 있거든."

나는 발로 바닥을 크게 굴렀다. 시선도 바닥으로 내려가니, 루나는 그제서야 눈치를 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렇지."

"아하."

"이해했습니다."

루나에 이어 륜도, 샤이탄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과연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을까? 나는 가장 의심스러운 륜에게 물었다.

"륜, 루나가 배치되기 가장 적절한 곳은 어디지?"

"......주인님한테 밟히는 거요?"

"그건 침대 위의 포지션이고."

정답이기는 하지만 다른 문제의 정답이었다. 나는 이번에는 샤이탄에게 물었다.

"샤이탄, 네가 한 번 답을 해보거라."

"...엘프의 숲을 발로 짓밟으시겠다는 것 아니셨습니까?"

"그건 장기적인 계획이지."

샤이탄도 오답이었다. 라스군의 일원 답게 륜은 색정적이고 샤이탄은 거시적이었다. 가장 미시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었다.

"루나, 네 방이 어디냐?"

"여기."

루나는 발 뒷꿈치로 바닥을 꾹꾹 눌렀다. 검지를 세워 아래를 가리키자, 둘은 그제서야 나와 루나의 의도를 이해했다.

"아하."

"과연."

"그래. 내가 지금은 일인당 건물 한 채 주지는 못해도, 건물 안에서 층 하나 정도는 주고 싶거든. 그리고 애초에 청소한 것도 루나 덕분이잖냐."

나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가리켰다.

"지하 1층은 루나의 방이다."

임시 명명, 루나와 초콜릿 공장.

* * *

"그러면 주인님, 제가 루나 여왕님을 보좌하여 지하 1층을 꾸미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우리 공주님이랑 내 방 멋지게 꾸며볼테니까, 너는 그 동안 다른 일 하고 있어. 후후."

샤이탄과 루나는 둘이서 지하 1층의 개발을 온전히 맡기를 원했다. 루나의 방이라는 말도 있기는 했지만, 지하 1층 이후로 이어질 공간은 엘프 부대가 쭉 늘어지게 될 것이다.

"라임, 슬라임 드래곤들을 이끌고 지원을 가다오. 혹시나 막힌 곳이 있으면 뚫고, 차원석 나오면 바로 샤이탄에게 보고하라."

꾸르륵.

라임은 슬라임 드래곤을 타고 샤이탄과 루나의 뒤를 따랐다. 내식대로 던전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루나가 두근두근 거리는 걸 보니 원하는 대로 시켜주고 싶었다.

"나, 내 방을 가져보는 거 처음이야!"

루나는 자신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에 몹시 기뻐했다. 470년만에 자신의 방이 생긴다고 하는 것에 저리도 기뻐하는데 그 정도는 충분히 허락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방 하나 쯤 만들어줬는데 원하는 대로 박게 해주겠지!'

맨날 후배위만 하기에는 질렸다. 첫 경험마저도 후배위로 하겠다고 엉덩이를 들이밀면 결국에는 또 뒤로 박지 않겠는가. 때로는 정상위로 두 우유통이 내 방망이질에 맞춰 흔들리는 걸 보고싶었다.

"주인님, 그러면 진짜 지하 1층은 셋에게 맡기실 거예요?"

"루나 방이니까. ...물론 샤이탄이 던전 인테리어에도 재능이 있으니까, 믿고 맡기는 거지. 실제 공사는 라임이 하고."

디자이너 샤이탄, 인테리어 업자 라임, 노동자 슬라임 드래곤. 셋의 조합에 따라 지하 1층은 루나가 원하는 대로, 그리고 솔로몬 72 던전의 모습 답게 꾸며질 것이다.

"플라우로스 던전에서 넘어오는 포털이야 1층에 계속 있다고 쳐도, 63위 안드라스 던전을 지정해서 넘어오면 지하 1층에 쳐들어오지 않겠냐. 루나도 본업을 살려야지."

"이제 주인님을 수호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맡기실 생각이세요?"

"물론. 내 정을 갈취하려면 자기 밥값은 해야지?"

우리 던전에서 놀고 먹는 존재는 그 누구도 없다. 행복한 라스를 위해서는 모두가 열심히 자기 맡은 바 일을 해야하는 곳, 그곳이 바로 진정한 라스토피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인님, 다크엘프 언니들은 여기에 배치할 생각이세요? 오는 족족 잡아다가 계속 갤러해드에게 검게 물들게끔?"

"꼭 갤러해드가 아니더라도 오크들이면 충분하지. 음...이참에 내 아들들 아내는 전부 엘프로 만들어버릴까? 우리처럼."

"......히힛."

나와 륜은 손장난을 치며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다크엘프들을 찾아 막사로 향했다. 이미 막사의 문은 뜯겨져 나갔고, 떡방아 찧는 소리가 막사 너머로 메아리와 함께 울려퍼졌다.

"꺄아아아앙!!"

감귤 쥐어짜이는 소리가 내 귀를 찔렀다. 나는 벽을 노크하고 슬쩍 안으로 들어가 다크엘프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흐아아아!"

갤러해드는 성검을 찔러올리는 것으로 타락한 다크엘프에게 마무리를 날렸다. 감귤, 솔라는 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했다. 나는 갤러해드가 저지른 참상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너...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군단장님, 별 것 아닙니다."

갤러해드는 막사의 한켠에 서로를 끌어안고 기절한 다크엘프들을 가리켰다. 그들의 하복부에는 모두 갤러해드가 뿌린 성적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심지어 갤러해드가 자신의 성검에 꼽은 감귤도 안에서 찌걱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일검에 모두 보내버렸습니다."

"......그래."

<수확> 오크 성기사(갤러해드)의 씨가 익어가는 중

#수확대상 : 다크엘프 4개체

#예상시각 : 29일 23시간 뒤 ( 30일 )

성검의 폭풍은 대단했고, 갤러해드와 다크엘프들의 상성은 발군이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날짜와 남은 시각에 나는 오한이 들었다. 그리고 힘없이 기절한 네 명의 엘프들, 그리고 여전히 천장을 향해 꼿꼿히 서있는 갤러해드의 성검에 기가 질렸다.

"...분명 갤러해드를 덮치라고 명령을 내렸을텐데?"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군단장님."

갤러해드는 머뭇거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어차피 아무리 소리를 죽여봐야 륜에게도 들리게 되겠지만, 갤러해드는 나만 알고 있으라는 양 아주 작게 속삭였다.

"사정할 때 신성력을 아주 살짝 넣어 사정했더니, 한 번에 절정하면서 가버렸습니다."

"......."

그거, 뱃속에서 거의 스턴건 쏜 격이 아닐까...?

* * *

잠시 뒤.

의식을 되찾은 솔라와 엘프 탐색대는 우리 던전을 찾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집 나간 어린 엘프가 여왕이 될 것이다? ...조금 그런데."

"예. 신탁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솔라는 갤러해드의 성검을 맛 본 이후 상당히 고분고분해졌다.

'던전 앞에서는 그 난리를 피우더니.'

금기를 범하고도 밖에 나갔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난 이후, 네 명의 엘프들은 던전 내에서 욕구 충족에 아무런 망설임이 없었다. 그에 따라 갤러해드와 마구잡이로 1:4 난교를 펼쳤고, 갤러해드의 조부격인 내게도 예를 갖췄다.

"그래. 어찌됐든 여왕은 탄생했지. 방구성 한정 여왕이지만. 그래서 솔라, 너희들은 이 던전의 다크엘프 여왕이 엘프 여왕으로서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통이니 따라야한다는 입장, 그리고 금기를 범한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입니다."

"즉, 내분이 일어난다."

"예."

나같아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뭔가 방법을 강구해야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상념이 빠르게 지나쳐가는 가운데, 나는 솔라의 배를 보자마자 기책이 떠올랐다.

"솔라야."

"예."

"우리 갤러해드 맛있더냐?"

"......."

솔라는 고개를 푹 숙였다. 갈색 피부와 은발이 된 머리칼 덕분에 인상이 더 표독스러워지기는 했지만, 라스의 즐거움을 깨달은 이상 적어도 갤러해드 앞에서는 요조숙녀를 방불케했다.

"그래. 맛있어야지. 아무렴 맛있고 말고. 그래서 내가 네게 하나의 제안을 하려고 한다."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우리 던전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5성이 될 때, 여왕이 될 수 있는 것 같거든?"

꼭 그런 건 아닐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루나가 환생으로 5성으로 진화하지 않았는가. 갤러해드의 종자는 우수하니, 다른 엘프들에게도 같은 확률이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얘를 순백의 여왕으로 만들 것이다."

나는 내 옆에 달라붙은 륜을 솔라의 앞에 들이밀었다. 솔라는 륜을 보고 복잡한 시선이 되었지만, 내가 륜을 집중적으로 키운 덕분에 지금은 륜이 소라보다 훨씬 강했다. 힘적으로나 지위적으로 륜은 이 던전에서 솔라보다 한참 위의 존재였다.

"루나가 지하의 여왕이 된다면, 륜이 지상의 여왕이 되는 게지."

레벨 상승과 조건 만족을 통한 진화가 불가능하다면, 처녀막을 깨버리고 환생시켜버리면 그만이었다. 3성까지는 몰라도, 륜은 4성이 되는 순간 암두시아스의 뿔을 이용해서라도 깨버리자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5성으로 진화하잖아? 그럼 여왕 탄생이다. 실제로 될 지 안 될 지는 모르지만."

"...엉망진창이군요. 륜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조금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근데 실제로 그렇게 안 되어도 상관없어. 왜냐? 내가 왕이 되고 얘가 여왕이 되면 그만 아니냐. 엘프 여왕같은 건 아무 문제가 아니야."

나는 륜의 네번째 손가락을 손가락으로 감싸며 단언했다.

"우리 군단의 왕후가 될 존재다. 대외적으로 흰 피부의 여왕을 원하다면 그렇게 해줘야겠지. 물론 너희들도 그걸 위해서 한 가지 도움을 줘야겠다."

나는 그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밖에서는 정순한 엘프인 척 하다가, 꼴리면 여기로 놀러와. 친구를 데려와도 좋고...가족을 데려와도 좋고. 오크부터 인간, 조류, 촉수, 수인 등등 파트너는 많으니까. 그래...클럽 라스베가스, 이곳에서 다크엘프로서 원나잇을 즐기는 거지. 그래...."

"우리를 성욕으로 살 셈이십니까?"

나는 그들에게 손가락 두 개를 펼쳤다.

"인당 두 명씩 지인을 라스베가스로 데려와. 그러면 걔들도 이 행복을 느끼게 될테고, 너희들은 더욱더 즐겁고 행복한 라스를 즐기게 해주마. 그래...갤러해드에 다른 오크 하나 끼워서 2:1로 하게 해줄 기회를 주마. 흐흐흐."

"........"

이미 엘프들은 깊은 수렁에 빠져있었고, 그들은 망설이다가 결국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 작품 후기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