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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만 오크-168화 (168/800)

0016829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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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우로스 던전을 나의 것으로 만든 나는 포털을 통해 바로 던전으로 돌아왔다. 슬라임 드래곤들은 바로 저장고에 있는 체액 젤리를 집어삼켰다. 서브 던전에서 파밍한 슬라임 드래곤은 우리의 영양 간식이자 미약이지만, 슬라임 드래곤들의 체력 회복 수단이기도 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주인님."

"쉬운 전투였지. 메어리, 이 녀석 회복 시켜라. 목소리가 쉬어서 듣기가 상당히 거북하더군."

나는 라임이 챙겨온 아무르를 메어리에게 건넸다. 메어리는 내 지시에 따라 아무르를 챙겨 침대에 눕혔고, 마력을 일으켜 아무르를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나는 그레모리와 샤이탄에게 플라우로스로부터 전해들은 정보를 공유했다.

"플라우로스가 65위와 한 판 거하게 붙었다. 이겼으니 살아남았을테고, 그 과정에서 제법 많이 다쳐서 내가 플라우로스를 털어먹는 것도 몹시 쉬웠지."

"잘 됐네. 빨리 돌아와서 다행이야. 안 그래도 이야기할 문제가 있었거든."

"무슨 문제?"

"랜슬롯."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무슨 문제인지 너무나도 잘 알 수 있었다.

"그것 때문에 일부러 일찍 돌아온 거다. 랜슬롯은 지금 어디있지?"

"낳고나니까 액손실 온다고 바로 기네비어 잡아다가 침실로 들어갔어. 지금 기네비어 상대로 열심히 침대 위에서 싸우는 중이야. 낳은 알은 이거."

그레모리는 조심스레 자신이 안고 있던 알을 내게 보였다. 거무틱틱한 묵빛이 오크의 알 치고는 범상치 않아보였다. 종족은 오크로 난수고정이지만 직업과 등급의 차이가 나는 만큼, 과연 어떤 존재가 부화할 지 기대가 되었다.

"그럼 바로 부화...부모가 그래도 보는 게 좋지 않을까?"

"그건 그렇네요. 저도 제가 주인님 알 낳으면 제가 직접 보고싶을 거예요."

"딱히 상관은 없을 것 같지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알았어."

그레모리는 지나가던 오크를 불러 지시를 내렸다. 오크들은 끊임없이 거대한 돌덩어리들을 수레에 실어 라스베가스로 옮기고 있었다.

"가는 길에 잠깐 랜슬롯에게 들려서 전해줘. 얘 왔으니까 슬슬 적당히 하고 이쪽으로 오라고."

"알겠습니다."

오크는 다시 수레를 끌고 공동을 넘어갔다. 수레에는 전부 가고일을 반듯하게 잘라놓은 돌조각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제 어느정도 작업에 효율이 생긴 모양인지, 가고일을 아주 반듯하게 잘려있었다.

수레가 공동을 넘어가 이후, 우리는 다시 전후의 상황을 공유했다.

"나 갔다 온 사이에 적습은 없었지?"

"없었어. 아-무것도.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안심해. 너 거기 다여온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래?"

"쟁탈전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다른 포털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던전에서 포털을 열어 공격하러 오는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세력이 늘어나는 만큼 수비할 곳도 점점 늘어나니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나의 던전, 그레모리 던전, 라스베가스, 그리고 이제 수비용 던전인 플라우로스까지. 각각의 던전에는 메어리, 그레모리(본체), 에일라, 그리고 플라우로스가 수비대를 맡고 있지만 여러모로 걱정되는게 사실이었다.

"네 곳이 동시에 공격을 당할 일은 없겠지. 포털을 통해 언제든지 지원 가능한 유격부대를 만들어야겠군. 메어리, 그레모리. 마석의 양은 충분한가?"

"유격부대...워울프 말씀이신가요? 그거라면 하루에 세 마리까지는 확보할 수 있어요. 새끼말고 성체로. 2성짜리."

"3성은 중급 마석이 필요하니 무리겠네. 서브던전으로 수급 가능한 마석은 하급 마석까지가 전부니 말이야. 내가 가지고 있던 중급 마석들도 모두 써버렸어. 이제 3성짜리 바로 소환하는 건 불가능해."

"쓰읍...."

로보가 하극상만 일으키지 않았어도 정말 좋은 존재가 되었을텐데. 나름 이름을 붙여줘서 그런지 인연 소환에 '로보'라고 등록은 되어 있었지만, 으레 그렇듯 부활시키는 것도 상당한 마석이 필요했다. 중급 마석 20개.

'차라리 그 마석으로 든든하게 새 워울프 뽑고 말지.'

아무리 값비싼 외제차라도 그게 주인 잡아먹는 차라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두 대를 사서 한 대 AS를 받는 기간 동안 다른 걸 타고 다닐 만큼 재력이 뛰어나다면 모를까, 아쉽게도 현재 우리 군단은 그만큼 재력은 없었다.

'그 재력을 모으기 위해 멀티 늘리는 거긴 하지만.'

아껴써야 성공한다. 배는 곯지 않더라도 아낄 수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아껴야했다. 가령 내가 플라우로스 던전을 세력 그대로 받아들인 것처럼.

"워울프 라이더 부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현상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겠군. 선공을 날리는 놈 말고 우리쪽에서 공격들어가면, 플라우로스처럼 부대 전체를 흡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고 말이야."

"그럼 플라우로스는 그대로 쓸 거야?"

"물론. 그는 나의 하수인이 되기로 했다. 던전 주인으로 짬을 좀 먹었는지 던전을 운영하는 기본은 되어 있더군. 내가 조금만 더 손을 봐주면 될 것 같다. 라임, 오랜만에 공사할 때가 되었다."

제 이름이 불리자 라임은 화들짝 놀라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공사를 해야한다는 말에 대놓고 꺼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플라우로스 던전 리모델링 하면서 나오는 마석은 너랑 라인, 그리고 슬라임 드래곤들 전부 다 먹어치워도 된다."

꾸르륵.

"라임이 '콜'이라는데요."

"참 빨리도 배우는 군. 좋아, 중간에 얼마든지 착복해라. 대신 알지? 중급 이상 마석이 나오면 그건 모아둬. 그리고 차원석 같은 거 나오면 바로 가저와. 나머지 최하급이랑 하급 정도 푼돈은 신경쓰지 않으마."

나는 바닥에 플라우로스 던전의 구조도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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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바와 같이, 입구에서부터 들어오는 적을 뚜드려 잡는 전형적인 힘 대 힘 형태의 던전이다. 플라우로스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구조지."

화끈한 정면승부. 그러면서도 부족민들이 사는 막사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플라우로스는 나를 맞이했다. 불타는 표범 수인, <블레이즈 판테라> 부족을 지키기 위해 부족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상당히 화끈했다.

"부족을 지키려는 그 의지가 가상하지. 원래 사람은 지켜야하는 것이 있을 때 엄청나게 강해지는 법이거든. 수인이지만."

"주인님이랑 비슷하네요? 히힛. 혹시 비슷하다고 생각하셔서 살려두신 건가요?"

"......아닌데? 인질을 잡아두면 군단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군단에 충성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대로 고용한 건데? 누가 그 놈이랑 비슷해? 그런 거 아니라고."

다들 륜과 마찬가지로 '그러면 그렇지'하는 표정에 괜히 무안해졌다. 나는 빨리 화제를 돌리기 위해 샤이탄에게 구조도의 끝을 가리켰다.

"돌아올 때는 공격용 포털로 넘어오기는 했는데 그대로 두면 안되지. 샤이탄, 혹시 포털 위치 변경 가능하냐? 보니까 들어오는 입구에 포털이 열렸던데."

"물론입니다. 주인님의 영토가 되었으니, 당연히 포털도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럼 제일 안쪽으로."

샤이탄이 배를 쓰다듬으며 마력을 일으켰다. 우리 던전에서 플라우로스 던전으로 통하는 포털은 우리 공동에 생기기는 했지만, 플라우로스 던전에서 아무도 넘어오지 못하게 막으면 그만이었다.

"그럼 라임아, 다른 건 내버려 두고 포털 바로 앞에 확장공사 해둬라."

플라우로스 던전이 뚫리면 바로 내 본진이 위험함에도 굳이 공동 한가운데에 포털을 설치한 이유. 그것은 어쩌면 '플라우로스'의 이름을 이어받았을 지도 모르는, 우리 던전 최강의 수성장군이 플라우로스 던전에 파견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라실아!!"

꿀럭, 꿀럭.

황금빛 촉수나무가 고개를 번쩍 들어올렸다.

"흐흐. 네 임무는 지금부터 하나다. 플라우로스 던전에 들어가서 마음껏 뿌리를 내려. 가지도 천장으로 뻗고. 그러다가...."

콰득. 나는 매가 발톱으로 먹이를 낚아채듯 손을 움직였다.

"모험가들 가지로 낚아채는 거다. 알겠지? 우리 군단의 놈들은 건드리면 안 돼. 어디까지나...."

나는 포로 감옥을 눈으로 슬쩍 흘긴 뒤, 포털을 가리켰다.

"침입자들을 격퇴해라. 그리고 잡은 놈들은 네가 열매로 가지고 있는 거다."

꿀럭, 꿀럭.

텐타클 드라실이 내 지시에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4성인 마물이라고 할지라도 지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나나 다른 부정형계 마물-예를들어 라임이 구체적인 명령을 내려야만이 제대로 내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번에 내가 가르쳐 줬던 것처럼, 그레모리를 능욕하듯이 모험가를 능욕하는 것이다. 알겠느냐?"

"왜 예시가 나야!"

"하드하게 당하는 건 그레모리 네 전공 아니냐. 아무튼 남자는 땅에 묻고, 여자는 가지로 잡아다가 열매로 만들어라. 그 뒤에 나머지야 뭐...."

수인들이 열매를 따먹든지 말든지. 텐타클 드라실이 직접 정을 뿌린다거나 잡은 것들을 양분으로 만들지는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텐타클 드라실은 그저 사로잡은 개체의 체액을 빨아마시는게 전부였....

"얘, 혹시 암그루인가?"

"라임이 암컷이래요."

"......라실아. 너 혹시 그것도 가능하냐?"

텐타클 드라실은 내게 다시 뿌리를 들어올렸다. 지난번에 나보고 끼워달라는 듯한 형태로 주름과 빨판이 질척거리고 있던 그 형태는 분명히 오나홀과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그게 오나홀이 아니라 진짜로 그곳일 줄이야.

"......."

가능한가. 아무리 내가 인간박이라고 하더라도 촉수에다가 박아야만 한단 말인가."

"아빠, 한 번 해보시면 안 될까요?"

"뭐라고?"

다른 누구도 아닌 메어리가 내게 박으라고 제안했다. 메어리는 탐구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텐타클 드라실의 뿌리를 손으로 쓸었다.

"원래 나무가 뿌리로 물을 흡수한 다음 잎으로 물을 배출하잖아요."

"아아, 그것은 증산작용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요? 아무튼 뿌리에서 물을 흡수하듯이, 뿌리를 통해 흡수한 정을 다시 가지로 배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과연.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습니다."

샤이탄이 내 곁으로 다가와 바지를 불쑥 내렸다. 너무 자연스러운 손길이라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왜냐면....

"메어리야, 지, 지금 무엇을 하는 거냐?!"

"실험을 하는 중입니다, 아빠. 좀 도와주셔야 겠어요."

다른 누구도 아닌 메어리가, 세상 진지한 얼굴로 내 물건에 손을 대었다. 나는 너무나도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뒤는 꼼짝없이 막혀있었다.

륜이, 라임이, 그레모리가 내 뒤에서 나를 막아세웠다. 샤이탄이 내 불알을 입에 물고 오물거리며 마법을 사용했고, 메어리가 한 손으로는 종이에 필기를 하며 한 손으로는 흰 면장갑을 끼고 내 물건을 위아래로 쓰다듬기 시작했다.

"지, 진짜 잠깐만! 으허억?!"

메어리가 내 물건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강제로 촉수 뿌리에 박게 하려는 행동에 나는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강제로 떠밀리듯이 하는 거라면....

'내가 일부러 박고 싶어서 박은 게 아니지.'

복잡한 속마음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내가 엘프에 슬라임에 하피에 인간에 안드라스에 박았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거기에 마왕의 딸 서큐버스에 표범 수인에 에스투까지 박으려고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촉수나무의 뿌리에 박는 것은 인간으로서 끝장이 아닐까?

'아, 나 오크지.'

이미 인간으로서는 끝장이구만. 나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놓아라."

내 지시에 부하들은 더이상 나를 떠밀지 않았다. 유일하게 내 물건을 손으로 흔들며 내 정을 뽑아내려던 메어리만이 어색한 눈빛으로 웃었다.

"...박기 싫으시면 그냥 뽑으셔도 되는데."

"아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 했어. 그래. 메어리. 잘 듣거라."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내 물건의 귀두를 뿌리 끝에 맞췄다.

"편식하지 마라."

어떤 음식이라도 밥상 위에 차려져 있다면 일단 맛은 봐야했다. 세상을 라스로 뒤덮겠다고 공언한 내가, 고작 형태가 인외의-심지어 촉수나무의 뿌리라고 거른다면 그것은 진정한 라스라고 할 수 없다.

"미안하다, 텐타클 드라실. 내가 너에게 선입견을 가지고 말았구나."

꿈틀, 꿈틀.

황금빛 나뭇가지들이 좌우로 흔들렸다. 생전 처음으로 뽑은 4성이었건만, 외형 때문에 내가 너무 큰 잘못을 한 것만 같았다. 그러니 그 선입견을 깨야할 때.

"후우."

구멍이 있다. 일단 박고보자. 맛만 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다시 빼면 그만 아닌가. 나는 숨을 크게 고르고 기합을 내질렀다.

"라스으으으으으!!"

찌걱.

"그레모리보다 맛있네!"

"야!"

매일 먹기는 그렇지만 1년에 한 번 정도는 먹어볼만한 맛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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