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편의점 뒷골목 (3)
* * *
“하늘아? 얘는 대체 어딜 간 거야?”
강윤서는 하늘이 황급히 내려간 계단을 망연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후우….”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이 도무지 믿겨지질 않았다.
강윤서는 다시 방금 전 하늘이 정액을 성대하게 뿌려 놓은 방문을 바라보았다.
“정액 냄새….”
약간 꾸릿한 듯하지만, 묘하게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냄새.
이 냄새가 없었다면 아마 강윤서는 방금 일어난 일이 꿈이라고 굳게 믿었을지도 몰랐다.
처음엔 그냥 오랜만에 동생을 보는구나, 하늘이가 그동안 어떻게 컸을까, 그런 생각뿐이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바람직하게 컸잖아.’
물론 어렸을 때부터 떡잎이 꽤 푸르른 외모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금의 하늘은….
“너무 귀여워….”
윤서보다 조금 작은 키.
뽀얀 피부.
적당히 귀여운 얼굴.
“그리고….”
그 큰 물건까지.
강윤서는 침을 꼴깍 삼켰다.
“하늘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밥을 먹을 때 하늘의 자지가 발기되어 있었을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자신이 성적으로 정말 흥분하지 않으면 발기를 하지 않는다는 건 초등학교 성교육 시간에도 배우는 기본적인 상식이니까.
꽤 많은 강간 사건들이 미수로 끝나는 이유도, 범행을 저지른 여자가 남자의 자지를 발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억지로 자극을 강하게 주어서 어찌저찌 발기시킬 수는 있다고 쳐도, 그걸 유지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
질압과 움직임으로 최대한 계속해서 자극을 주어 풀발기 상태를 유지시켜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한 번 흐물흐물해지면 여자 쪽에서도 덜 느껴지기 때문에 조이기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심지어 연인끼리 성관계를 할 때도 저 정도는 아닌데….’
연인 관계라 하더라도 남자 쪽에서 먼저 성관계에 적극적인 경우는 별로 없다.
인터넷에는 ‘여자친구가 저를 몸 보고 만나는 것 같아요’ 라든지 ‘성관계가 꼭 연인 사이에 필요한가요…?’ 같은 글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하늘의 모습과 행동은 윤서에게 있어 굉장한 충격이었던 것.
그 자리에선 얼굴을 붉히며 도망치듯 나왔지만 방에 들어오자 하늘의 부끄러워하는 얼굴과 함께 불룩했던 아랫도리가 자꾸만 생각났다.
‘게다가 요 며칠 이사 준비랑 방 정리 하느라고 제대로 욕구 해결도 못 하고 있었으니까.’
평소에도 올라오는 성욕을 컨트롤하기 위해서 윤서는 운동에 매진하며 살아왔다.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동안에는 성욕 같은 건 생각할 겨를도 없어 좋았다.
하지만 하늘의 그 꼴리는 모습은 마치 ‘누나, 쌓여 있잖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들 잠들었을 시간에 몰래 자위를 했다.
하으응! 하늘이 새끼….
존나 따먹고 싶어… 하읏….
하늘이가 듣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런 미친 소리를 내뱉으면서.
“근데 그걸 하늘이가 들으면서 맞딸을 칠 줄… 누가 알았겠어.”
풀린 눈으로 절정을 느끼며 사정한 뒤 비틀거리며 계단을 내려가던 하늘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했다.
“으으…. 생각하니까 또 꼴려….”
윤서는 자기도 모르게 다시 아랫도리에 손을 가져갔다.
* * *
“하읍, 흐읏, 하읏….”
사람 없는 빈 골목길엔 여전히 떡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흐읏….”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분명 아까 문신녀가 내 몸을 땅에 박고 위에서 허리를 놀려댔었다.
한 차례 성대하게 오르가즘을 맞이한 나를 근육녀가 끌어올렸고….
“하, 진짜 이새끼 미쳤는데. 흣.”
지금은 나를 선 채로 벽에 밀어붙인 상태에서 삽입하고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뒤에는 벽, 앞에는 근육녀의 탄탄한 몸에 둘러싸인 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얕은 숨을 뱉어내는 것뿐이었다.
“허억, 흣….”
이전 세계에서 보던 남자 보디빌더들처럼 우락부락한 몸은 아니었지만, 어깨 골격이 딱 벌어진데다 거기서부터 내려오는 몸의 선은 나 같은 남자 두세 명이 달라붙어도 이기기 힘들 것 같은 위압감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얼굴은 작아서 어깨가 더 넓어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이목구비가 뚜렷한데다 눈썹까지 굉장히 진해서 약간 이국적인 느낌까지 주었다.
“후우….”
그녀는 매끈한 이마가 훤히 드러난 긴 갈림머리를 한쪽으로 살짝 넘기고, 내 자지를 보지에 꽉 머금은 채로 허리를 뒤로 조금 뺐다.
“흐읏….”
삽입된 채로 질을 꾹 조이면서 허리를 빼자 내 허리도 자연스럽게 벽에서 살짝 떨어졌다.
‘뭔 조이는 힘이 이렇게 센 거야…?’
순간이지만 가볍게 갈 뻔했다.
문신녀에게 질펀하게 따먹힌 이후 2차전이라 그나마 아까보다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만만치는 않았다.
조이는 힘, 아니 그 이전에 일단 허벅지부터가 말이 안 됐다.
‘상체도 완벽해 보이는데 하체도 무슨…. 싸이클 선수야?’
질퍽하게 박으면서도 중간 중간 느낄 때마다 허벅지를 내 허벅지에 밀착시키면서 힘을 주는데, 그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에 서로 의자에 마주 앉아서 무릎을 안팎으로 대고 한 명은 벌리고 한 명은 닫는 놀이가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와 그걸 한다면 3초 안에 무릎 안쪽 인대가 파열될 자신이 있었다.
“흐흣….”
근육녀는 내 등 뒤에 생긴 약간의 틈에 손을 대뜸 집어넣었다.
그 커다란 손은 내 등허리를 샅샅이 탐하며 내려가 엉덩이를 덥썩 잡았다.
따뜻한 손의 감촉이 오른쪽 엉덩이 전체에 느껴졌다.
‘손이 엄청 커….’
당장 나와 손을 대 봐도 한 마디 정도는 차이 날 것 같은 쭉 뻗은 손이었다.
어두운 피부톤에도 손등에 드러난 선명한 푸른 핏줄.
살짝 거칠지만 진득한 손길.
근육녀는 그 손으로 엉덩이를 붙잡고 내 허리를 그녀 쪽으로 끌어당겼다.
선 채로 삽입된 상황에서 내 아랫배가 그녀의 복근에 밀착되자 질척한 땀과 함께 탄탄한 복근의 윤곽이 느껴졌다.
“하아….”
근육녀는 내 몸을 음미하듯 잠시 가만히 있더니, 이윽고 다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챡챡챡
찰박, 찰박.
서로의 피부와 표면의 체액이 한데 뒤엉켜 맞부딪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렸다.
“하읏, 흣, 흐으….”
한 팔은 내 등을 지나 엉덩이를 잡고, 한 팔은 내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가 반대쪽 어깨까지 꽉 안았다.
나는 그렇게 그녀의 품에 꽉 안긴 채로 다시 정신 없는 쾌락에 빠져들었다.
옴짝달싹 못하도록 안긴 상태에서 근육녀의 골반만이 빠르게 움직여 내 자지를 게걸스럽게 먹었다.
“흐읏, 흡….”
허리를 마구 흔들면서 질까지 꽉 조여대니 쾌감에 내 상체에 힘이 빠졌다.
그녀가 팔을 놓으면 금방이라도 뒤로 넘어갈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목은 반쯤 뒤로 꺾여 있는 상태였다.
“흐으읏….”
안 그래도 키 차이가 있는데, 그 상태에서 내 엉덩이를 잡고 좀 더 깊숙이 삽입하기 위해 끌어당겨 올리자, 내 발은 까치발을 하듯이 딸려 올라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힘이 워낙 세서 발에 따로 힘을 줄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줄 힘도 없지만….’
나는 거의 반쯤 체공한 상태로 자지만을 세운 채 정신없이 먹혔다.
“흐으, 제발…. 하읏….”
나는 정신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을 때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중얼거렸다.
“뭐, 왜? 그렇게 좋아?”
근육녀는 숨을 뱉으며 피식 웃더니 내 어깨를 안은 손을 빼면서 한 발짝 앞으로 가 내 상체를 다시 벽에 기댔다.
한손으로는 여전히 내 허리를 끌어당기고, 나머지 한 손은 살짝 빼서 내 턱을 잡았다.
나는 반쯤 풀린 눈으로 근육녀를 마주보았다.
“입 벌려.”
그 말에 살짝 정신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근육녀는 입을 살짝 다물고 있었다.
뭔가를 머금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뭘 하려는 거지?’
순간 머릿속에 비슷한 구도가 스쳐지나갔다.
‘아가리 벌려, 로얄 젤리…였나? 설마 그건가?’
넷플렉스에서 최근 유행했던 야구 드라마, 더블 플레이(D.P. Double Play)에서 나왔던 악명 높은 장면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생판 모르는 사람의 가래침을 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나는 얼마 들어가지 않는 힘을 쥐어짜 입을 다물었다.
“어쭈?”
“읍.”
하지만 내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하더라도 아마 이 아귀힘을 막을 수는 없었으리라.
결국 내 입은 허무하게 벌어져버렸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흡.”
하지만 내 입에 들어온 건 로얄젤리가 아니라 투명하고 진득한, 그리고 조금은 달콤한 침, 그리고 혀였다.
‘담배 냄새….’
담배를 피운 뒤 마우스 스프레이를 한 번 뿌린 듯한, 은은한 담배 냄새가 한 조각 입안에 스며들었다.
“으읍….”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그녀의 진한 눈이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쉬어가는 타이밍인 건지, 이 여자가 멀티태스킹이 잘 안 되는 건지는 몰라도 지금은 한창 키스에 집중하려는 듯 아랫도리의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내 혀를 미친 듯이 농락했던 문신녀와는 달리 생각보다 이번 키스는 부드럽고 달콤했다.
아, 달콤했다는 건 말 그대로 단맛이 났다는 소리다.
침샘에 단당류를 생성하는 기관이 붙어 있는 게 아니라면 아마 단내 나는 담배의 잔향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근육녀와 혀를 섞었다.
“흐읍….”
키스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다시 아랫도리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이건….’
아까처럼 격렬한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내부였다.
질 내부에서 내 자지를 규칙적으로 꾸욱, 꾸욱 조이고 있었다.
안 그래도 사정감이 올라오려는 와중에 자지에 완전히 달라붙어 압착을 해대니 나도 모르게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츄릅
“슬슬 가려나 보네.”
그 말이 들려온 건 옆쪽이었다.
살짝 곁눈질을 해보니 나사 빠진 여자가 이쪽의 아랫도리를 노골적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현서가 가기 전 꾹꾹 조일 때, 그때가 제일 좋을 때지.”
현서? 그게 누구지? 이 근육녀 이름인가?
“흐읏.”
나사녀가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둘째치더라도, 그녀 말대로 이 꾹꾹 조이면서 살짝씩 움직이는 순간순간이 내 온 신경을 자극해 보내버리려 하고 있었다.
“안 그래?”
나사녀가 입맛을 다시더니, 내 눈을 보며 기분 나쁘게 웃었다.
“흐읏… 흡….”
얼굴만 보면 저 여자도 꽤 수수한 미인인데, 그 얼굴을 저렇게 음침하게 쓰다니.
“하아….”
나사녀의 말대로 근육녀는 곧 갈 것 같은지 조임의 템포를 점점 올리고 있었다.
자지를 쥐어짜듯 안쪽에서 꿈틀대며 비비는 감각이 이젠 극에 달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자, 키스하던 입을 떼고 급격하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자, 잠깐, 저. 하읏….”
이번에는 아예 내 엉덩이를 양손으로 받친 채, 있는 힘껏 피스톤질을 했다.
내 발끝이 거의 땅에서 떨어질락말락한 채로 바르르 떨려왔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돼버렸고, 눈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좁아졌다.
“흐읏…!”
더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흣…!”
강렬한 조임과 함께 오르가즘이 내 뇌를 뚫을 기세로 범람했다.
“히끅….”
순간적으로 온몸에 힘이 들어가며 손끝, 발끝 할 것 없이 바들바들 떨렸다.
뷰르릇
뷰릇
내 자지는 다시 한 번 쾌감의 결정체를 그녀의 질 안에 뿜어냈다.
“하아….”
잠시 후, 근육녀가 나를 놓아주자 내 몸은 구겨진 종이 뭉치처럼 힘없이 땅에 떨어졌다.
머리가 멍했다.
한밤중의 까만 하늘에는, 서울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별이 보였다.
‘이제… 끝난 건가.’
두 번이나 연속으로 사정을 하다니, 그것도 이렇게 강한 자극으로….
정신을 잃지 않은 게 용할 정도였다.
현서는 내 모습을 내려다보며 군침을 흘리는 나사녀를 보며 씩 웃었다.
“야, 현민. 미안하다. 진짜 너무 맛있길래 너덜너덜할 때까지 따먹어버렸네. 최연희가 저렇게 만족하는 걸 보니 나도 막 타오르더라고.”
이미 한참 전에 만족하고 저쪽에서 담배 한 모금 빨고 있던 문신녀는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이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아무리 이런 쫀득한 놈이라고 해도 세 번까진 좀 무리 아닐… 야 너 진짜 할 생각이야?”
현민이라고 불린 나사녀는 현서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축 늘어진 나에게 다가왔다.
“괜찮아.”
나사녀는 대뜸 앉더니, 내 오금에 양팔을 각각 집어넣고 상체를 움직여 내 다리를 가슴 쪽으로 올렸다.
무릎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내 허리도 같이 말려 올라갔다.
‘잠깐, 이 자세는….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누운 채로 발이 얼굴 근처까지 뒤집혀 올라온, 성기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이 자세.
그건, 힛도미에서 흔히 ‘교배 프레스’라고 불리는 자세였다.
“나는 항상 먹을 때 마지막에 먹어.”
그녀가 내게 물었다.
“왜 그런지 알아?”
이제는 내 종아리를 잡고 완전히 상위 자세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현민이 다시 한 번 입맛을 다셨다.
내가 대답하지 못하자, 현민이 씩 웃었다.
“내가 먼저 먹으면 뒤에서 못 먹거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