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채 살짝 흐트러진 호흡을 탁 내뱉었다.
그런 걸 입밖으로 흘리면서 지나가 내 옷자락을 슬그머니 붙잡아왔다.
"옷, 불편하지 않아? 계속 입고 있을 거야···?"
이미 충분히 달아오른 상황에서 더 끌기는 싫었던 걸까.
이미 대답이 정해져있는 듯한 그 물음에 상체를 살짝 앞으로 기울여 지나의 어깨에다가 턱을 괴며 발그레하니 달아오른 귀에 대고 속삭였다.
"누나가 벗겨줄래?"
그런 내 제안을 지나는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제안을 받고 더 흥분한 듯 안 그래도 흐트러져있는 상태였던 호흡이 순간 거칠어지더니 내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던 지나의 손이 떨렸다.
그것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건 그 직후였다.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있던 것이 끈적끈적한 소리와 함께 위로 말려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옷을 벗기는 와중에도 지나는 단순히 옷만 벗기지 않았다.
한 손에게는 옷을 다른 손에게는 내 몸을 담당하게 한 세나가 오일로 흠뻑 젖어 번들번들거리는 손을 이용해 내 상체를 더듬어댔다.
그 느낌이 참···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라.
당연한 말이지만 그냥 만질 때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그런 식으로 내 가슴을 손으로 더듬더듬대면서 무사히 티셔츠를 제거하는데 성공한 지나의 시선이 이내 밑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애매하게 벗겨져있는 내 수영복이라고 해야할까.
"유한이 너도 누나랑 같이 태닝할래···?"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지나가 대뜸 그리 물어왔고, 상체 쪽에서 놀고 있던 손이 내 수영복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건 그 직후였다.
아직 대답도 안 했는데 손부터 움직이는 건 대체 뭐하자는 걸까.
물론, 거절할 생각같은 건 없긴 하지만···
'거절한다고 비켜줄 것 같지도 않고.'
말해 무엇하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날 자기 밑에다가 깔아뭉갠채 이쪽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지나의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으려니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기억이 자연스레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그 왜 몰래 코스프레 복장을 준비해가지고 지나한테 깜짝 이벤트를 해줬을 때 있지 않은가.
그때 지나가 보여주었던 눈빛과 지금 날 향해 내던지고 있는 눈빛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속된 말로 홰까닥 돌아버린 눈이라고 해야할까.
덕분에 실시간으로 등골이 오싹거리고 있었다.
저번에도 저런 눈을 한 지나한테 잔뜩 쥐여짜였으니까.
그러니 이번에도 그렇게 되겠지.
외부적인 요인만 없다면 필시 그렇게 될 거다.
아니나 다를까 애매하게 벗겨져있던 내 수영복을 툭툭 손으로 쳐서 밀어낸 지나가 날 선배드에다가 눕힌 다음 자연스레 내 위로 올라탔다.
그러더니ㅡ
"우선 오일 좀 마저 바르고···"
지나가던 꼬맹이도 안 믿을 핑계를 대면서 내 허벅지에 보지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쯔윽··· 쯔으윽···♡
오일인지 애액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끈적끈적한 소리를 냈다.
그렇게 자신의 몸은 물론 내 몸까지 완전히 미끌미끌하게 만들어버린 지나가 오일투성이로 변해버린 손으로 내 물건을 붙잡아왔다.
그러더니 엉덩이를 슬며시 띄워올리며 날 향해 선언하더라.
"그러면··· 한다···?"
지금부터 잔뜩 해버릴 거라고 말이다.
그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인 순간 내 물건 끄트머리와 닿을 듯 말 듯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던 지나의 몸이 천천히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쪼옥하는 느낌으로 자지와 질구가 맞닿았다.
이 순간만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것일까.
살짝 닿기 무섭게 지나의 질구가 슬며시 벌어지며 그대로 내 물건을 집어삼켰다.
그러더니 언제 벌어져있었냐는 듯 바짝 수축하면서 살짝 집어삼킨 것을 기분 좋게 물어오는데ㅡ
"흐···"
"흐응···♡"
그 느낌이 아찔할 정도로 기분 좋아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으려니 지나의 입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난관이라 할 수 있는 귀두가 무사히 안으로 파고 들어갔으니 이제 허리를 밑으로 쭉 내린 다음에 기분 좋아질 때까지 잔뜩 흔들기만 하면 되는 상황.
그걸 지나라고 해서 모르지 않았는지 지나가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그렇게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는 몸짓과 함께 지나의 엉덩이가 천천히 밑을 향하기 시작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지, 지나야?!"
내심 걱정했었던 외부적인 요인이 개입해왔고, 그에 슬금슬금 내 물건을 집어삼키던 지나의 움직임이 우뚝하고 정지했다.
무인도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사방이 탁 트여있는 곳에서 대놓고 해버릴 거라고는 생각 못했던 걸까.
지나를 부르는 가영의 목소리 안에는 당황이라는 감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그게 도화선이라도 되었던 걸까.
엉덩이를 밑으로 내리다말고 잠시 멈칫했던 지나의 얼굴 위로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본인이 더 우월하다고 과시라도 하는 것 같은 그런 미소였다.
물론, 날 향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목표였다면 굳이 고개를 들어올려 어딘가를 향해 시선을 던질 이유가 없으니까.
그렇게 내 뒤에 서 있을 가영을 향해 승리한 암컷의 미소를 지어보인 지나가ㅡ
"흐윽···♡"
그대로 허리를 밑으로 쭉 내려 내 물건을 단번에 집어삼켰다.
뿌리조차 남기지 않고 끝까지.
알고는 있었다.
이 섬으로 여행을 오는 걸 동의한 시점에서, 네 명이서 침실 하나를 공유하는 걸 동의한 시점에서 언젠가는 저런 장면을 맞닥뜨리게 될 거라는 것 정도는 말이다.
왜 모르겠는가.
당연한 일인 것을.
그렇기에 결국에는 그리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또 알고 있었는데··· 이건 뭔가 좀 달랐다.
막연하게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것을, 실제로, 그것도 이렇게 바로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일까.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
꼭 마치 보이지 않는 팔같은 게 몸 안으로 쑥하고 밀고 들어와서 심장을 꽉 움켜쥐고 있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온몸에 피가 빠르게 돌면서 숨이 잘 쉬어지질 않았다.
눈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것이 그리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으응···♡"
유한의 물건을 끝까지 받아들인 것일까.
얼굴 위에 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이쪽을 향해 과시라도 하는 듯한 시선을 내던지고 있던 지나가 눈을 지그시 감은채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달콤함이 듬뿍 배어서 듣는 사람의 귀가 다 아릿해지는 콧소리는 덤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따라붙은 것은ㅡ
"윽···"
유한이 흘린 신음소리였다.
밑에 깔려버린 바람에 괴로운 걸까.
순간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
"누, 누나 잠깐만···"
처음이었다.
유한이 저런 식으로 약한 목소리를 내는 걸 듣는 것은.
그야 당연히 그럴 수밖에.
생각해보면 관계를 맺을 때 늘 그것을 주도하던 것은 유한이었으니까.
달리 말하면 그건 유한이 늘 주도적으로 움직인단 소리였고, 그렇기에 유한은 쾌감을 받는 쪽보다는 차라리 주는 쪽에 가까웠다.
물론, 유한은 그걸 더 선호하는 듯 했지만··· 그래도···
그렇기에 자연스레 기억을 되짚게 되는 것이다.
'나하고 할 때는···'
유한이 저런 소리를 낸 적이 있었던가?
···있기는 있을 것이다.
자주 내지 않아서 그렇지.
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지나와 유한의 관계는 어떤가.
지금 이 순간 유한은 주는 쪽이 아닌 받는 쪽이었다.
적어도 지금 눈에 비춰지는 것만 보면은 그랬다.
그 사실이 꼭 실수로 삼킨 생선가시마냥 목에 턱하고 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쉬이··· 지금은 누나한테 집중해야지···?"
유한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일까.
유한의 위에 올라탄채 틀림없이 안쪽을 가득 채웠을 게 분명한 유한의 물건이 주는 감촉을 만끽하는듯 했던 지나가 생긋 웃으며 뭐라고 해보려고 꿈틀꿈틀대던 유한의 몸을 손으로 지그시 눌렀다.
그러더니 이쪽을 힐끔거리더라.
"누나가 기분좋게 해줄테니까아···♡"
유한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향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은 덤이었다.
"유한이는 가만히 누워서 기분 좋아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알겠지···?"
그리 말하고는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탁 뱉어내며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나를 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자신은 아직 준비가 되질 않았다는 것을.
최소한 밤까지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현실은 달랐다.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는 중이었고.
아직 제대로 된 마음의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입은 상처는 치명적이었다.
"···적당히 하고 들어오렴. 그··· 일사병같은 거 걸릴 수도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엄마."
짤막하기 그지없는 말로 이쪽이 간신히 내뱉은 말을 일축시킨 지나가 한껏 들어올린 허리를 단번에 내렸다.
철썩하고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또렷하고 크게 들려왔다.
"좀만, 으응···♡, 좀만 하고 들어갈거니까···♡"
피곤하지도 않은 걸까.
지나는 그야말로 거침없이 움직였다.
그 거침없는 움직임에 맞춰서 유한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리고 그게 반복될 때마다 익숙한 모양새를 한 것 위로 지나의, 딸의 흔적이 남으며 익숙치 않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 꼭 영역표시라도 당한 것처럼 얼룩덜룩한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게···
보기 싫었다.
이상할 정도로 보기 싫었다.
그래서ㅡ
"엄마는 더워서 안에 들어가있을테니까···"
"네네, 쉬세요."
거기서 더 버티지 못하고 결국 도망쳐버리고 말았다.
심장은 여전히 아플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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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네···'
타닥하고 누군가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가영이 왜 그렇게까지 서둘렀는지 이유를 모르지 않았으니까.
아마··· 가슴이 많이 아팠겠지.
그도 그럴 것이 그러기에 충분한 장면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언젠가는 겪을 일이기도 했고, 꼭 필요한 일이기도 했으니까.
방금 가영이 보고 간 것은 그만큼 필연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원래 매는 일찍 맞을수록 좋은 법이고.
'그래도 너무 가슴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영이 그 상처를 극복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으면 했다.
물론, 그건 말 그대로 내 개인적인 바람일 뿐이고 그게 현실이 되긴 어렵다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ㅡ
'해변가에서는 어지간하면 하면 안 되겠다.'
지나와 찐득하고 농밀한 오일 섹스를 끝마치고 몸을 씻기 위해 별장 안에 있는 욕실 안에 들어와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다 좋은데 모래가 너무 곱단 말이지···'
몸 전체가 오일 범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평소랑은 사뭇 다른 감촉을 느끼며 바람과 함께 몸에 들러붙은 고운 모래들을 손으로 조심스레 씻어내고 있으려니 달칵하고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솔직히 처음에는 지나가 뒷정리를 끝마치고 날 따라 욕실로 들어온 줄 알았다.
"응? 벌써 정리 끝났어?"
그래서 그리 말했던 것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