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6화 〉1부
꽤나 두꺼운 편인 후드티 위로도 또렷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캉한 가슴이 등을 꾸욱하고 눌러왔다.
그 순간 깨달았다.
세나가 저 좆같은 후드티 안에 꽤나 무시무시한 걸 숨겨놓고 있었다는 걸.
가슴이라고 다 같은 가슴이 아님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가영의 말랑말랑하고 보들보들한 가슴이나 지나의 탱탱하고 쫀득쫀득한 가슴하고는 또 다른 감촉이었다.
정확히는 그 두 개를 절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이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말캉한 탄력으로 등을 꾸욱꾸욱 밀어대는데ㅡ
'이건 꽤···'
심지어 그 크기마저도 내가 내심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몸에 힘이 안 들어갈래야 안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타앙-!
뒤에서 덮쳐져버린 탓에 사로 쪽이 아닌 천장 쪽을 향하고 있던 총에서 격발음이 터져나왔던 건.
그렇게 내가 귀중하기 짝이 없는 총알 한 방이 허공에 낭비되었음을 깨달은 순간, 세나또한 뒤늦게 아차 싶었는지 내 몸을 꼬옥하고 끌어안고 있던 팔이 흠칫하고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우우우···!"
"추하다 유세나!"
그리고 아닌 척하면서 은근히 우리 둘의 곁을 졸졸 따르고 있던 샤이 시청자들이 타이밍 좋게 세나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근처에 포진해있는 킹반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인 저들마저도 저렇게 대놓고 야유를 퍼부을 정도인데 남의 눈치를 볼 필요조차 없는 채팅창의 분위기가 어떨지 솔직히 안봐도 비디오였다.
그래서일까.
배쪽을 꾸욱하고 눌러대고 있던 세나의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결국 내가 이긴 걸로 하기로 했다.
아니, 애초에 그리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날 뒤에서부터 덮친 시점에서 세나에게 선택권따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고작 그걸로 시청자들이 '그래, 그럴 수도 있지.'하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줄 리 없었다.
그게 지금 이 순간 세나가 몸에 상품이랍시고 받아낸 인형을 아기라도 끌어안듯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이유기도 했다.
"그으,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
"안 될까?"
"···요."
"글쎄, 난 상관없는데 시청자 분들이 괜찮다고 하실지 모르겠네."
"씨잉···"
반응을 보니까 아직 용서받기에는 택도 없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대체 왜 물어본 걸까.
그만큼 쪽팔려서?
'하긴 쪽팔릴만도 하지···'
흘깃하고 세나의 몸에 아기마냥 매달려있는 인형 쪽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 인형의 손과 연결된 종이라고 해야할까.
참으로 특이하게도 사격 부스에서 상품으로 받아온 인형의 손 부분에는 뭔가를 붙일 수 있는 장치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장치는 세나가 '죗값'을 치루는데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중이었다.
말해 무엇하랴.
-저는 지기 싫어서 비겁하게 반칙을 썼습니다.
인형의 손에는 딱 그렇게 적힌 종이가 찰싹 붙어있는 상태였다.
남자나 좋아할 법한 귀여운 인형을 몸에 매달고 있는 것만으로도 '여자'로서 꽤나 쪽팔린 일일텐데 심지어 종이에 저렇게 적혀있다?
쪽이 안 팔릴래야 안 팔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덕분에 주춤주춤대며 걷는 세나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펑하고 터질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상태였다.
"킥킥···"
"저것 봐. 뭐 촬영하나 본데?"
그리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근거림이 지금 이 순간 세나가 느끼고 있을 쪽팔림에 손을 보태고 있는 중이었다.
"으으으···"
그 와중에 웃긴 건 세나의 반응이었다.
분명 스스로의 모습을 쪽팔려하고 있는 건 확실한데 그런 것 치고는 기분이 그리 나빠보이지 않았으니까.
애초에 입꼬리부터가 당장이라도 위를 향해 솟구칠 것처럼 움찔움찔대고 있는 중이었다.
'으이구···'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내심 탐내고 있었던 인형을 손에 넣는데 성공한 게 그 정도로 기분 좋은 걸까.
저런 인형이야 본인이 원한다면 방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살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뭐··· 됐나.'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후드티에 달린 줄에 의지해 본인의 몸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정체불명의 인형을 자꾸만 힐끔대는 세나와 함께 걸음을 옮기다보니 세나가 말한 가게가 눈앞으로 등장했다.
"여기야?"
"응."
"응?"
"···네."
"오올··· 괜찮은데?"
빈말이 아니고 그랬다.
보아하니 스테이크나 파스타같은 걸 파는 가게인 것 같은데 분위기가 꽤나 그럴 듯 했으니까.
거기에 손님도 많은 걸 보니 단순히 분위기만 괜찮은 곳은 아닌 듯 했다.
"그냥 들어가면 되는 거야?"
"그, 1층말고 이쪽으로···"
입구를 눈앞에 두고도 다른 곳으로 향하는 세나의 행동에 내심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순순히 그 뒤를 따르니 눈앞으로 나타난 건 한강뷰를 자랑하는 2층 테라스 자리였다.
"뭐야, 설마 2층 따로 빌리기라도 한 거야?"
"그, 알아보니까 평소에도 손님이 많은 곳이라고 하길래··· 사람 많은 곳에서 촬영하고 식사하고 하려면 그 분들도 불편하고 너도 나도 신경쓰일 거 아냐."
"하긴 그렇긴 하지."
"그리고 여기 테라스 자리쪽 경치가 특히 괜찮다고 하더라고."
확실히 그 말대로였다.
가게 자체가 한강 쪽하고 맞닿아있는 덕분에 고개를 살짝만 옆으로 돌려도 한강의 모습이 눈에 가득 찼으니까.
거기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까지 어우러지니?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데이트라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때? 괜찮지?"
"그러네."
"그러면 어떻게 이것 좀 그만하게 해주면 안 될까··· 요?"
슬금슬금 내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귀여워서 피식하고 웃으며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진짜?"
"그래, 이제 밥도 먹어야 되니까."
벌칙에서 해방된 것이 그리도 기분이 좋았던 걸까.
어느새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변한 세나가 후드티 줄에 의지해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인형을 떼어내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
물론, 인형이 들고 있던 종이는 진작에 떼어낸지 오래였다.
"아우, 쪽팔려 뒤지는 줄 알았네···"
"그러니까 누가 반칙하고 그러래? 다 누나 업보지 뭐."
이제 좀 살 것 같다는 얼굴로 꿍얼꿍얼대길래 한 번 그리 말해봤더니만 바로 입을 꾹 다물어버리더라.
아무래도 지은 죄가 있다보니까 반박할 말이 떠오르질 않았던 걸까.
"주, 주문! 주문해야지!"
그러더니 황급히 말을 돌리려고 하길래 일단은 모르는 척 하고 어울려주기로 했다.
주문할 것들을 고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게에 대해 알아볼 때 대표메뉴같은 것도 같이 찾아본 모양인지 세나가 참으로 드물게도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한채 몇 가지 메뉴를 콕콕 찝어냈으니까.
"그, 와인도 한 잔 할래?"
"나, 나야 상관없는데 누나는?"
"나야 끝나고 운전해야되니까···"
"그래? 그러면 나도 누나처럼 에이드나 마시지 뭐."
같이 곁들일 음료까지 깔끔하게 주문을 끝마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것들이 테이블 위로 속속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한 스테이크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
갈색으로다가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모습이 입 안에 군침을 싹 돌게 만들었다.
그것을 꼴깍하고 목구멍 너머로 삼키며 조심스레 스테이크를 썰었다.
썰어서ㅡ
"자."
세나를 향해 내밀었다.
"···응?"
그리고는 어리둥절해하는 세나의 반응을 뒤로한채 아직 손도 대지 않은 그녀의 접시를 내 앞으로 가져오니 그제서야 좀 정신이 들었는지 세나가 황당해하는 표정을 얼굴 위로 띄워올렸다.
"그, 뭐하냐 지금?"
"아니 왠지 누나 이런 거 잘 못할 것 같아서."
"하··· 내가 애냐? 스테이크도 못 썰게?"
"하는 거 보면 솔직히 애 같기는 해."
"···뒤진다 진짜."
"잔말말고 드시기나 하시죠. 그러다 식겠네."
남자한테 이런 식으로 배려를 받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일까.
황당하다는 얼굴을 한채 어버버하던 세나가 결국 내가 조심조심 썰어놓은 것들을 포크로 콕 찍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더니 잠시 잘근잘근 씹다가ㅡ
"···뭐, 맛은 있네."
"귀찮게 안 썰어도 되니까?"
"어."
"그나저나 누나꺼랑 내꺼랑 소스 색이 좀 다르네. 분명 같은 걸로 시켰는데···"
"잘못 나온 거 아냐?"
"음, 그보다는 나눠먹을 거라고 생각해서 두 가지 종류로 나눠서 주신 거 아닐까."
"···그런가?"
그리고 저 와인빛의 소스가 세나의 입에는 꽤나 잘 맞는 듯 했다.
아까 전부터 군말없이 잘 집어먹는 걸 보면 필시 그런 거겠지.
"그 소스는 어때? 맛있어?"
"···궁금하면 너도 먹어보든가."
그리 말한 세나가 자기 입쪽으로 가져가던 포크의 방향을 반대로 돌려 내쪽을 향해 내밀었다.
누가봐도 내 접시 위에다가 덜어주려는 듯한 그 몸짓에 속으로 피식 웃으며 몸을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
촤르르륵-
[ㅇㅇ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지금이다! 받아먹엇!
그리고는 타이밍 좋게 울려퍼진 도네 소리에 맞춰서 입앞으로 들이밀어진 세나의 포크 끝에 매달려있던 것을 그대로 베어물었다.
그렇게 포크 끝에 매달려있던 것만 쏙 빼먹으니 채팅창을 눈으로 훑고 있다가 뒤늦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는 내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던 세나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무, 뭐하는데?!"
"왜? 나 주려던거 아니었어?"
"아니, 그걸 왜··· 굳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어물어물대는 세나를 보며 히쭉하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왜? 두근거리기라도 했어?"
"씨이···"
"아직 컨텐츠 안 끝났거든? 지기 싫으면 정신 똑디 잡고 계시죠?"
그리 말하기 무섭게 세나의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살짝 빡치기라도 한 걸까.
"뭐, 그래도 결국 내가 이기겠지만."
그래서 더 빡쳐보라고 아예 입꼬리까지 쓱 말아올려 주었다.
그 다음부터는 뭐··· 장군멍군의 연속이었다.
보아하니 어찌되었건 이 컨텐츠를 먼저 제안했던 게 내쪽이니만큼 적당히 합을 맞춰주다가 결국에는 지는 그림으로 가보려고 했던 모양인데 생각치도 못하게 도발을 맞으니까 정신이 번쩍 들기라도 했던 걸까.
그쪽 방 시청자들이 도네나 채팅으로 내리는 지시들을 나름 성실하게 행동으로 옮기는데 그게 의외로 효과가 좋았다.
아무래도 주체가 세나다보니까 진짜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명령받아서 하는 행동들이 영 어설프다보니까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그것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리더라.
그래서 나도 내 방 시청자들의 환상이 듬뿍 담겨있는 명령들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식으로 받아쳐주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구도가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세나가 한 번 공격하면 내가 그 뒤를 이어 반격하는 식의 구도라고 해야할까.
그리고 그게 반복될 때마다 나와 세나 주위로 묘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그런 식으로 끊임없이 공방을 주고받은지 얼마나 되었을까.
결국 컨텐츠를 끝내야하는 시간이 도래했다.
"자아, 그러면 슬슬 결과를 확인해봐야 되는데··· 어때 누나? 자신있어?"
"뭐래, 나중에 봐달라고나 징징거리지나 마셔."
"누가 할 소릴."
"아, 됐고 빨리 확인이나 해."
그리고 몇 번이나 반복되었던 치열하기 짝이 없는 공방의 승자는 바로ㅡ
"어디보자 최고 심박수가 154? 히엑···"
다름아닌 나였다.
내 최고 심박수는 140대의 벽을 넘지 못한 반면에 세나는 140대는 물론 150이라는 벽까지 뚫어버렸으니까.
"이렇게 되면··· 내가 이긴 거네?"
"···"
내심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높게 나와버린 본인의 최고 심박수에 그만 놀라고 만 것일까.
어디 한 번 꼴좀 받아보라는 뜻으로 이죽대며 놀리기까지 했건만 당황으로 굳어버린 세나는 반응을 하지 못했다.
"자, 그러면 벌칙은 차차 생각해보기로 하고··· 일단 방송은 여기서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방송 켜놨더니 슬슬 휴대폰이 죽으려고 하네요."
내가 데이트를 시작할 때부터 줄곧 키고 있었던 방송을 종료할 때까지도 세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그녀를 호출해 어딘가로 날아가버린 그녀의 정신을 일깨워야만 했다.
"누나."
"으, 응?"
"누나는 방송 안 꺼?"
"아, 꺼, 꺼야지···"
그제서야 정신이 좀 든 것일까.
세나가 허둥지둥하며 방송을 종료했다.
"으··· 빡셌다."
그렇게 세나의 방송까지 무사히 종료된 것을 확인하고는 보란듯이 기지개를 쫙 폈다.
그러다가ㅡ
"누나?"
"···응?"
"뭐해? 이제 집에 가야지."
"어, 어···"
세나를 데리고 차를 주차해놓은 곳으로 향했다.
물론, 속으로는 열심히 타이밍을 재고 있는 중이었다.
저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걸 보면 슬슬 시도해봐도 될 것 같았으니까.
"아, 맞다. 누나. 나 잠깐 휴대폰 좀 빌려주라."
"···응? 휴대폰? 휴대폰은 왜?"
"사람들 반응 좀 확인해보고 싶어서."
"그, 네 폰으로 보면···"
그리 말하길래 미리 전원을 꺼놓은 휴대폰을 세나를 향해 달랑달랑 흔들어보였다.
"밧데리 나갔나봐. 전원이 안 들어오네."
"보조배터리는?"
"그것도 다 달은 것 같더라고."
"그럼 집에 가서 확인하면 되잖아."
"그래도 이왕이면 따끈따끈한 반응을 보고 싶거든."
그에 그럴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것도 잠시, 세나가 거치대에다가 꽂아둔 휴대폰 쪽으로 손을 뻗어 그것의 잠금을 해제했다.
"자."
그러더니 거치대에서 끄집어낸 것을 날 향해 내밀었다.
"보고 돌려줘."
그리고는 그리 말하며 오늘 하룻동안 신세진 장비들을 뒷좌석 쪽에다가 밀어넣고 그대로 운전석 쪽으로 향하길래 고개를 끄덕이는 척 하며 플랫폼에서 내놓은 어플로 접속했다.
'자아, 그럼···'
한 번 확인해보실까?
기다려마지 않았던 순간이 코앞까지 도래했기 때문일까.
심장이 제멋대로 두근거렸다.
그 두근거림을 만끽하면서 그새 살짝이지만 떨림을 머금고 있는 손가락 끝을 채찍질해 후원 사이트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늘상 선택하던 스트리머 로그인이 아닌 시청자 로그인을 선택해 그걸로 로그인을 해보니ㅡ
-아빠지갑훔치는세나
꼭 보고 싶었던 이름이 휴대폰 화면 위로 등장했다.
"···아빠지갑훔치는세나?"
그래서 그걸 한 번 그대로 읊어보았다.
운전석쪽으로 향하던 세나의 움직임이 덜컥하고 정지한 건 그 직후였다.
"뭐야, 이거 설마··· 누나 아이디였어?"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를 입밖으로 밀어내면서 걸음을 옮기다 말고 그대로 굳어버린 세나를 향해 성큼 다가갔다.
"누나? 왜 말이 없어? 방금 그 아빠지갑어쩌고 누나 아이디 맞냐니까?"
"그, 그으···"
"그동안 그럼 나한테 그런 도네를 했던 것도 설마··· 누나야?"
한 걸음 더 다가서며 그리 물었다.
"나한테 걸레같다느니 따먹고싶다느니 했던 것도 다 누나가 그랬던 거였어?"
그럴 때마다 주춤주춤 물러나길 반복하던 세나가 결국 다리에 힘이라도 풀린 듯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유, 유한아 그,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