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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화 〉1부 (23/315)



〈 23화 〉1부

따로 뭔가를 설치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었다.


세나가 날 위해서 세팅해놓은 컴퓨터, 그러니까 원래는 그녀의 방에 놓여져있던 것에는 이미 레전드 리그가 설치되어 있었으니까.

다만 아이디는 찾아야 했다.

해서 내가  앞에 앉아 내가 만든 적 없는  아이디를 찾는 답시고 낑낑대는 사이 세나는 시청자들과 뭔가를 쑥덕쑥덕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스펠도 안 쓰는데 궁까지 금지하는 건 에바 아닌가?"

[일단 동생 분  판이나 해보셨는지 물어보셈 ㅇㅇ]


[그리고 나서 결정하는 게 좋을 듯]


"오키."


캠에 대고 고개를 끄덕인 세나가 이내  불렀다.


"야, 너   판이나 해봤는데?"


"어.. 한 20판 정도 했나?"


"아니 뭔.."


기가 찼던 걸까.

세나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한 번 헛웃음을 흘렸다.

[평생 20판 해본 사람 vs 하루에 20판씩 하는 사람]


[시발 매치업 실화냐 ㅋㅋㅋ 가슴이 웅장해지네]


[웅장해진 게 그 정도라니 안타깝네요]


[10련아  어디 살어^^]

[스무 판밖에 안 했으면 언랭이란 소리네]

[랭크는 무슨 룬이랑 스펠도  모르실듯 ㅋㅋㅋㅋ]


[랭겜이 30렙부터 되던가? 너무 오래되서 기억조차 안나누 ㅋㅋㅋ]

[헤으응.. 야한 뉴비 냄새.. 헤으응.. 야한 뉴비 냄새.. 헤으응.. 야한 뉴비 냄새.. 헤으응.. 야한 뉴비 냄새.. 헤으응.. 야한 뉴비 냄새.. 헤으응.. 야한 뉴비 냄새..]

[언랭이 다이아한테 겜 개못하네 시전 ㅋㅋㅋㅋ]


[아 이건 못 참지 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그야 그렇겠지.

채팅을 보면 알  있듯 세나의 전 시즌 티어는 아브실골플다마챌 중에서도 명백히 상위권이라 할 수 있는 다이아였으니까.

그런 이를 상대로 아직 배치를 칠 자격조차 얻지 못한 언랭따리가 '겜 개못하네 내가 이길듯 ㅇㅇ'을 시전했으니 얼마나 기가 차고 가소롭고 그러겠는가.

분명 갈기갈기 찢어서 분수를 알게 해주는  물론 주제도 모르고 깝친 대가또한 치루게 해주고 싶을 거다.

어떻게 확신하냐고?

내가 세나였어도 그랬을테니까.

"아이디 찾았어?"

"어, 거의다 했어."

아니나 다를까 그런 식으로 내게 자연스레 말을 걸어온 세나가 주제도 모르고 깝친 동생을 참교육시키기 위한 수단을 꺼내들었다.


"야,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기나 하나 할래?"


"내기? 무슨 내기?"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 소원 하나 들어주는 거 어때? 콜?"

재밌지 않겠냐고 날 보며 싱긋 웃는 모양새가 그렇게 간사할 수가 없더라.


사람을 욱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달까.

"흠, 내기.."


"그냥 붙으면 아무래도 불공평할테니까 특별히 내가 공평하게 조건도 맞춰줄게."

"뭐, 그렇다면야.. 콜."

"오케이. 하기로 한 거다? 지고 나서 무효니 어쩌니 하면서 징징거려도 안 물어줄거야."


"이기고 말씀하시죠. 이기고."


"네에에."

그리하여 성립된 내기의 규칙은 이러했다.

1.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의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


2. 단 소원은 오늘 방송 중에 수행가능한 것으로 제한한다.


3. 형평성을 위해 유세나는 스펠과 궁극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만약 사용한다면 반칙패 처리 한다.

그게 대략적인 규칙이었고, 승리조건은 각자 달랐다.

나는 cs 100개를 채우거나 솔킬, 혹은 포탑을 밀면 승리인 반면 세나는 솔킬을 따내야만 승리였으니까.

궁극기와 스펠까지 제한되었음을 고려하면 명백히 세나가 불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조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어찌나 자신이 넘치는지 미리 방까지 파놓고 초대해줄테니까 얼른 안 들어오고 뭐하냐고  독촉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아, 좀만 기다려봐."

"설마 쫄았냐? 쫄았어? 쫄? 쫄?"

"기다리라고."

"네에엥."

얄미워 죽겠네 진짜.

채팅창의 분위기도 뭐, 비슷했다.

[그래서 벌칙 뭐 시킬 거임?]

[코스프레! 코스프레! 코스프레! 코스프레! 코스프레! 코스프레!]

[제발 집사복.. 제발 집사복.. 제발 집사복.. 제발 집사복.. 제발 집사복..]


[노래방 드가자~ 노래방 드가자~ 노래방 드가자~ 노래방 드가자~]


[노래도 괜찮을 듯 ㅋㅋㅋ 잘 부르면 그건 그것대로 좋고 못 불러도 귀여울듯 ㅋㅋ]


[저 얼굴에 노래까지 잘하면 너무 사기 아니냐?ㅋㅋㅋㅋ]

[걍 다음에  나오라고 하자 ㅋㅋ 그래서 또 미드빵 떠서 계속 나오게 하는 거지]

[ㅅㅂ 천재냐]

[응애  애기 트수 섹시 댄스 해조]

[나만 동생 분 애교 부리는  보고 싶음?]


[아 ㅋㅋ 어렵네 ㅋㅋ 시켜보고 싶은 게  이리 많누]

"아,  코스프레야. 오늘 방송 중에 할 수 있는 거여야 된다니까."

[동생  괴롭힐 생각에 싱글벙글하는 거 보소 ㅋㅋㅋ]

[ㄹㅇ 악질이네 ㅋㅋㅋ]

[동생 분은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으셨길래 이런 누나를..]

[그럼 선생님 아버님은 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지으신 건가요?]

[ㅆㅂ련이 갑자기 시비네]

[아니 근데 이러다 지면 어떡함?]


[질 리가 있겠냐고 ㅋㅋ]


"그러니까 내 말이."


참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것처럼 고개를 크게 한  끄덕인 세나가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스스로를 가리켰다.


"내 티어가 어디?"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

[다이아의 왕 유세나! 다이아의 왕 유세나! 다이아의 왕 유세나! 다이아의 왕 유세나! 다이아의 왕 유세나! 다이아의 왕 유세나!]

[다왕 유세나 ㄷㄷㄷㄷ]

[ㅅㅂ 무슨 라면 이름같누 ㅋㅋㅋ]


[유 'the Queen of the Diamond' 세나]

[젠장 유세나..! 너무 믿음직 한 거 아니냐고!!!]


"쟤는 뭐다?"


[언랭따리 언랭따~]


[솔직히 이건 무적권 세나가 이길 수밖에 없지 ㅋㅋㅋ]

[유 사장!! 배팅 열어!!]

"아니, 이걸 배팅을 열라고? 의미가 있어? 어차피 다 내쪽으로 쏠릴 게 뻔한데."

그리 말하면서도 세나는 순순히 포인트 배팅 기능을 활성화 시켰다.


1번은 승리였고, 2번은 패배였다.


뭐, 말할 것도 없이 죄다 1번으로 몰리긴 했다.

무려 30초나 지났는데도 2번은 0%에서 벗어나질 못하더라.

[아니 1번 100퍼 실화냐고 ㅋㅋㅋ]

[이러면 이겨도 포인트 못 따잖아 ㅋㅋㅋㅋ]

[역배 들어갈 야수의 심장 없냐?]

[이걸 역배를 왜 감 ㅋㅋ]

[ㄹㅇ 이건 무적권 정배지]

[포인트가 복사가 된다고! 포인트가 복사가 된다고! 포인트가 복사가 된다고!]

라는 채팅들이 올라오기 무섭게 드디어 누군가 2번에다가 포인트를 걸었다.


그것도 그냥 건게 아니라  번에 걸 수 있는 최대치인 25만 포인트를 그냥 때려박아버리더라.

"아니 이걸 역배에 풀뱃을 땡긴다고? 실화야?"


[야수의 심장 ㄷㄷㄷㄷ]

[배당 무쳤냐고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배당보니까 역배  떙기긴 하네 ㅋㅋ]


[응 그래도 정배야~]


[나 대신 방송 봐줘서 고마워~  대신 방송 봐줘서 고마워~ 나 대신 방송 봐줘서 고마워~]


 뒤로도 배당에 혹한 몇몇 이들이 2번에다가 포인트를 걸었고, 그리하여 확정된 배당은..


[52배 ㅋㅋㅋㅋㅋ]

[와 ㅋㅋㅋ 터지면 대박이네]


[응 절대 그럴  없어~ 이건 무조건 정배 승리야~]


[걍 지금 미리 눌러놔도 되지 않나? 보는 의미가 없을  같은데 ㅋㅋ]

[아모른직다 언랭은 복권이야! 긁지 않은 복권이라고!]

[달랑 20판밖에  했으면 긁지 않은 복권이 아니라 아직 복권도 안  수준임 ㅋㅋ]

[당첨 되겠냐고 ㅋㅋㅋ]


[이것만 따고 앞으로 포인트 배팅 끊는다]


[앞으로도 계속 하겠다는 소리네 ㅋㅋㅋ]

[근데 솔직히 모르긴  ㅋㅋ 스펠도 못 쓰고 궁도  쓰니까]

[모르는  선생님의 미래 아닐까요? 헤으응..]

"아, 됐다."

"준비 됐어?"


"응."

"초대해줄테니까 아이디 알려줘봐."

"송파구 누나바라기."


"..뭐?"


"그게 아이딘데?"


"아니  그딴 걸.."


정말 생각도 못했던 걸까.

세나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뭐, 찡그려진 눈 부근과는 달리 입꼬리만큼은 살짝 위로 치솟은  움찔대고 있었지만.


[아니 동생 분 ㅋㅋㅋ 이걸 이렇게 정신공격을 넣는다고?]

[닉네임 실화냐고 ㅋㅋㅋ]


[누나 나 때릴꼬야? 누나 나 때릴꼬야? 누나 나 때릴꼬야? 누나 나 때릴꼬야?]

[부끄러움은 왜 세나의 몫인거냐고!!]

"내 맘이지.  아이디인데."


"에효, 어쩐지 오래걸린다 했더니만.."

그래봐야 다 헛수고일 뿐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세나가 이내 준비됐으면 시작해도 되겠냐고 물어왔다.


"응."

"그럼 시작한다?"

 말과 함께 화면이 바로 픽창으로 넘어갔고, 그러기 무섭게 세나가 선픽을 박았다.

대장장이 컨셉 캐릭터인 '어른'이 세나의 선택이었다.

[어른이 되게 세요 ㄷㄷㄷ]

[아니 이걸 주캐를 꺼낸다고?]

[대체 얼마나 이기고 싶었던 거야 유세나!!!!]


[근데 솔직히 화날만 했죠?]

[ㄹㅇ 다른 건 몰라도 겜 못한다는 소리는 못 참지]

[꼴받아서 그걸 어케 참냐고 ㅋㅋ]

[이게 남녀평등이지 ㅋㅋㅋ]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패버리는 이 시대의 진정한 인권운동가 유세나 ㄷㄷㄷ]

[남동생두들겨패는유세나: ㄷㄷㄷ]

[벌써 닉 먹혔누 ㅋㅋㅋㅋ]

"그거 누나가 자주하는 캐릭이지?"


"응."


"..진짜 이기고 싶었나 보구나."

"니가 먼저 놀렸잖아."

[세나 이 년 남친 없는게 밖을 안 돌아다녀서 그런  아니라 눈치가 없어서였누 ㅋㅋ]


[이걸 이 악물고 패려고 하네 ㅋㅋㅋㅋ]

[진정해 유세나!! 상대는 남자라고!!]


일단 열받아서 주캐를 픽하긴 했는데 골라놓고 보니 자기가 보기에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던 걸까.

"왜? 다른 걸로 바꿔줄까?"

세나가 히죽 웃으며 날 향해 그리 물어왔다.

물론,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충분한 어드밴티지를 확보한 상태긴 하지만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겠다는데 뭣하러 사양한단 말인가.

그래서 그리했던 것인데 역시 방송쟁이답게 그냥 해주지는 않더라.

"그러면 '누나 다른 거 해주세요.' 해봐."


"뭐?"

"됐어. 그냥 이대로 해."


[아 ㅋㅋ 동생 분 빡치셨네 ㅋㅋㅋㅋ]

[솔직히 표정 개열받긴 함]


[누나 해주세요 ㅇㅈㄹ ㅋㅋㅋ]

[근데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건 솔직히 ㅇㅈ]

오.. 아니 어른이라.

뭐가 좋을까.


세나처럼 주캐를 고른다면 역시 카타 아니면 미포겠지만 이 세계에서도 여전히 내가 기억하는 모습과 이름 그대로인 '어른'과는 달리 이 세계에 그 둘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강제 성전환은 물론, 근본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이름으로 개명까지 당한 빨간머리 단검쟁이 놈과 총잽이 놈만이 존재할 뿐.


곱상하게 생긴 빨간머리 남캐 놈이 총구에다가 후하고 바람을 부는 초상화를 보고 있으려니 몬가.. 몬가 기분이 묘했다.


모처럼 개꼴리는 숏컷 여캐를 발견해서 '오, 개꼴..'했는데 알고 보니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이 새끼는 어따대고 윙크질이야.'

어쩜 이렇게 하나하나 좆같을 수가 있지?


라고 속으로 되뇌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놈'이, 아니  게이머와 남자로서의 욕망이 내 귀에 대고 속삭여왔다.


이기고 싶지 않냐고?


이길 수 있다고.


이기고 싶다면ㅡ

-내 손을 잡아라..!


는 지랄하고 앉아있네 진짜.

남자끼리 손을 왜 잡어 시발.

-행운은 멍청이를 싫어하는 법.


좆이나 까시고.


뭐가 좋을까.


고민 끝에 결국 노머고 놈에서 노머고 년으로 변해버린 것을 택했다.


-임무를 수락할게~ 그런데 우리 어디가는 건데~?

'오..'

간드러지는 목소리.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내가 기억하는 노머고 놈의 상판데기가 머릿속으로 떠올라 기분이 엿같아졌다.


'이 치욕..!'


갚아주고 말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뭐야 에리얼?]

[아이고 원딜 유저셨네 ㅋㅋㅋ]


[세나가 또 원딜은 잘 물지 ㅋㅋㅋ]

[이 싸움.. 질 수가 없어졌다..!]

[역배 쉑들 꼴 좋누 ㅋㅋㅋ]


[추억  먹을게~ 추억 잘 먹을게~ 추억 잘 먹을게~ 추억 잘 먹을게~]


[니 추억 쩔더라 ㅋㅋ]

원딜이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음해를 하는 걸까.

감히 황족한테 말이다.

지레짐작을 해대는 시청자들의 태도가 참으로 괘씸하기 짝이 없었지만, 굳이 그 진실을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건곤일척의 승부를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굳이 적에게 내 정보를 제공할 필요는 없었다.


"아, 너무 빨리 끝나버리면면 또 시간 남는데.."

큰일이라는 것처럼 중얼거리는 것치고는 목소리와 표정에 여유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 여유는 무빙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어떻게든 피를 깎아보겠다고 스킬 한 방 한 방 쏠 때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집중했는데 덩치는 더럽게 큰 놈이 날래기는 더럽게 날래더라.


"쓰으으읍.."

"왜? 잘 안 돼? 잘 안 맞나? 그러니까 스킬을 잘 보고 쏴야지."


딸깍하고 마우스 누르는 소리와 함께 세나의 캐릭터가 망치를 내리찍었다.


그렇게 터져나온 충격파가 가녀리기 짝이 없는 몸매를 자랑하는 내 캐릭터에 그대로 적중했다.

"응? 누나 하는 거 봐봐. 맞추고 피하고 맞추고 피하고."


"아오 진짜 얄미워 죽겠네."

"슉 슉슉 우우웅 꽝!"


[개얄밉긴 해 ㅋㅋㅋㅋ]


[맞추고~ 피하고~ 맞추고~ 피하고~ ㅇㅈㄹ ㅋㅋㅋㅋ]


[역시 세른은 다르다..!]


[솔직히 세른은 마챌 급이지 ㅋㅋㅋ]


그런 식으로 분해하는 척 하며 기다렸다.


단 한 번의 기회를.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누가봐도 자신이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


세나는 그것이 취해버려서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질러버리고 말았다.


"왜 그 안에만 있어? 안에만 있지 말고 나와서 나랑 같이 놀자아."


잔뜩 분위기를 탄 세나의 '어른'이 타워를 허깅하고 있던 내 주위를 맴돌며 스킬을 한두 대씩 툭툭 던져대는 동안  타워와 함께 차분하게 라인을 정리해나갔다.

이윽고   늦게 자기 쪽 라인이 전부 녹아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세나가 미니언들의 타겟팅에서 벗어나기 위해 슬금슬금 빽무빙을 치기 시작했고ㅡ


기다려 마지 않았던 때가 도래했음을 깨달은 나는 그대로 앞으로 뛰쳐나갔다.


"-앞비전."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는 정말 수능칠 때보다 더 집중해서 딜을 욱여넣었다.


안 그래도 미니언들한테 실컷 얻어맞아 상당부분 깎여있던 세나의 체력바가 보는 내가 다 아찔할 정도로 훅훅 깎여나갔다.

때리는 나조차도 그렇게 느껴졌을진데 맞는 입장에서는 어땠겠는가?

시시각각 깎여나가는 체력바를 보며 '진다고? 이걸? 내가?'라는 생각이 덜컥 들었을 것이고, 다이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준수한 그녀의 피지컬이 그런 주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평소에  하던 그대로ㅡ

쿠훙-!


육중한 덩치가 빛으로 변하더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 나타났다.


"어? 그거 안 쓴다고 하지 않았어?"

플 빠졌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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