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1부
'괜찮을지 모르겠네..'
아니, 괜찮을 리가 없겠지.
한 알에 무려 20만원이나 하는 약의 힘을 빌린 나조차도 순간적으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덜컥했을 정돈데 세나는 어땠겠는가.
분명 지금쯤 속이 말이 아닐 거다.
속으로 그리 중얼거리며 세나를 향해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던 것도 잠시, 곧 깨닫게 되었다. 그런 내 걱정들은 전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방송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 방송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딱 방송화면이 켜지기 전까지만이었다.
방송 화면이 켜지기 무섭게 세나의 표정이 언제 꺼멓게 물들어 있었냐는 듯 평소의 장난스럽고,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 ㅋㅋ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ㄹㅇ 15초 지각은 선 넘었지]
[숨 참다가 죽을 뻔 했자너 책임져!!]
"아니, 님들 지각은 뭔 지각이에요. 8시에 딱 맞춰서 켰구만."
[그래서 동생 분은?]
[오빠.. 어딨어? 오빠.. 어딨어? 오빠.. 어딨어? 오빠.. 어딨어?]
[오빠.. 얼른 나와.. 오빠.. 얼른 나와.. 오빠.. 얼른 나와.. 오빠.. 얼른 나와..]
[동생 분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등장해주세요!! 동생 분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등장해주세요!! 동생 분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등장해주세요!!]
[헤으응.. 오빠아.. 나 뷰지가 이상해.. 간지러워.. 오빠 걸로 긁어조.. 헤으응.. 오빠아.. 나 뷰지가 이상해.. 간지러워.. 오빠 걸로 긁어조.. 헤으응.. 오빠아.. 나 뷰지가 이상해.. 간지러워.. 오빠 걸로 긁어조..]
[줄서 10련아^^]
"자자, 진정들 좀 하시고. 내가 이럴 까봐 바로 등장 안 시킨 거야."
[ㄹㅇ 동생 분이 이거 봤으면 기겁했을 듯]
[그리고 경멸하는 눈으로 바라봤겠지. 어..?]
[오히려 좋아]
[ㄹㅇ ㅋㅋ]
[채팅 좀 예쁘게 쳐 10련들아]
[그러는 선생님은 왜 그러시는 건가요?]
"지금도 봐. 진정하라고 했는데도 말 안 듣고 욕하고, 더러운 채팅이나 치고 어휴.."
[아 자제하시라고요]
[뭐해!! 매니저들 뭐하냐고!!]
[근데 세나야 니 브이튜브 댓글창에 불난 건 암?]
[아 그거 ㅋㅋ 아주 난리도 아니더라]
[솔직히 그건 양년들이 선 넘어찌~ 왜 남의 나라 걸 탐내냐고]
[ㄹㅇ 느네 나라 채널가서 놀라고~]
[그래서 동생 분 언제나오는데! 알려줘! 숨막혀 뒤질 것 같아!]]
[아 현기증나니까 빨리 보여달라고요;;]
"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네. 왜들 그리 걔를 보고 싶어하지?"
그리 말하며 고개를 슬쩍 옆으로 기울이는 모습이 능청스럽기 짝이 없었다.
[닌 매일 보잖아!!!]
[보자보자 하니까 선 넘네 씨발 빨리 보여달라고!!]
[선 넘네.. 선 넘네.. 선 넘네.. 선 넘네..]
[또또 기만질 시작했다]
[이해가 안 되면 누나 자리 나한테 양보하라고!! 제발!!]
[동생 분 좀 빨리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급해요;;]
[벌써 팬티까지 내린 년들 많누;;]
[누? 신고합니다]
[해보든가 10련아^^]
"아무튼 뭐, 보고 싶다니까 보여주긴 할 건데.. 다들 아시죠? 각도기들 잘 간수하세요."
[물론입니다 선생님 ^^7]
[^^7]
[악질이요? 그게 뭐죠?]
"할아버지리어카훔치는세나님, 악질이 뭐냐고요? 화장실가서 거울 보고 오세요."
[할리세 ㄷㄷ]
[닉 미쳤누 ㅋㅋㅋㅋㅋ]
[근데 솔직히 우리 정도면 클ㅡ린한 편이지]
[ㄹㅇ ㅋㅋ]
"뭐, 딱히 믿음은 안 가는데.. 믿어는 드릴게. 믿어는."
[자기 시청자를 못 믿는 스트리머가 있다? 뿌슝빠슝!]
[섭섭하다 세나야;;]
[ㄹㅇ 우리가 너 게임에서 헤맬 때마다 맨날 정답 알려줬었는데 이걸 못 믿는다고?]
"그건 니들이 훈수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잖아!"
[아니 이걸 몰라주네]
[너무하네 즨짜]
[나 상처받았어 그러니까 빨리 동생 분 보여줘!!!!]
"알겠어 알겠다고.. 야! 나와!"
이제 나가면 되는 걸까.
아무래도 그런 듯 해서 의자 위에 붙여놓고 있던 엉덩이를 슬쩍 들어올렸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었나 보다.
"라고 하기 전에!"
[변화구 뭔데]
[궁내체고 씽카볼 투수같은 련.. 씽카볼로다가 강냉이 다 수확해주고 싶네;;]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정말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어!!]
[이것이.. 밀당? 이것이.. 밀당? 이것이.. 밀당? 이것이.. 밀당?]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진짜 점심 나가서 먹을 것 같네 ㅋㅋ 왜? 아주 60초 후에 공개하겠다 그러지?]
"그러니까 광고가 보고 싶다는 거지?"
[광고 5배..!]
[잘못했읍니다]
[살려주세요..]
[응 애드블럭 켰어~]
"아무튼 일단 진정들 좀 해봐요. 할 말은 해야할 거 아니야."
일단 공포게임 합방이 살짝 뒤로 미뤄졌다는 소식부터 전하고 시작하려는 걸까. 아무래도 그런 듯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청자 수가 찍혀있는 쪽을 계속 힐끔댈 이유가 없으니까.
[그래서 할 말이 뭔데]
[그게 동생 분보다 중요해?]
[이 세상에 동생 분보다 중요한 건 없다 세나야. 난 그렇게 생각해]
[그건 맞지]
[잘생긴 남자는 중대사항이지]
올라오는 채팅을 눈으로 훑던 것도 잠시, 시청자 수가 그녀가 마음 속으로 정해놓은 기준선을 넘어섰나 보다.
이걸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처럼 볼을 긁적이던 세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오늘 합방 있잖아요?"
[무요]
[설마..]
[취소임?]
[에이 설마 ㅋㅋ ]
[장난치지마 ㅋㅋ]
"아니아니, 취소는 아니고 그.. 문제가 좀 생겼어요."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를 만들어드릴 수는 있을 것 같읍니다]
[동생분 출연 취소 이딴 소리 나오면 바로 폭동 나는 거야]
[세흐나야.. 니가 자꾸 그렇게 내 순정을 짓밟으면 그때는 마..! 악질이 되는 거야]
[축제인가요?]
[장례식입니다^^]
[그래서 뭔 일인데]
"아니, 그 리아 언니가 기르는 고양이들 아시죠? 치키랑 차카."
[아 ㅋㅋㅋ 설마?]
[또 너희들이야? 소치키! 소차카?!]
[속도)송도 홍수주의보 발령]
[송도 냥터파크 개장 ㄷㄷㄷ]
[뭔데 무슨 말인데]
[너희들만 아는 이야기 하지말라고 아 ㅋㅋ]
"척하면 척이시네. 네, 맞습니다. 걔네들이 또 사고를 쳤다네요."
세나가 자기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피식하고 웃으며 휴대폰을 조작해 아까 소리아라는 스트리머에게 받았던 사진을 휴대폰 화면 위로 띄웠다. 그리고는 그것을 그대로 캠 쪽으로 가져다 댔다.
"보이시죠? 이게 사건 현장입니다."
[오우 쒯 ㅋㅋㅋㅋ]
[집주인 오열]
[아랫집 사는 사람은 대체 무슨 죄누 ㅋㅋㅋㅋ]
[그 와중에 바닥에 고인 물 핥짝거리는 것봐 꿀밤 봊내 마렵네]
[이래도 킹냥이입니까?]
"그렇게 된 관계로 공포게임 시작 시간이 조금 밀릴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건 어쩔 수 없다는 거 다들 인정하시죠? 자연재해잖아 자연재해."
[자연(집고양이)]
[자연을 망가뜨린 봊간.. 죽인다!]
[자연재해가 아니고 자연자해같은데요]
[셀프함 에반데;;]
[아 닥치고 츄르나 뱉고 화장실이나 치우라고 봊간 새끼들아 ㅋㅋ]
"그러면 전달할 것도 전달했으니까.."
슬쩍 말꼬리를 늘어뜨린 세나가 날 향해 손을 까딱였다.
무슨 의미인지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몸짓.
[큰 거 온다 ㄷㄷㄷ 큰 거 온다 ㄷㄷㄷ 큰 거 온다 ㄷㄷㄷ]
[마참내!!]
[미칠 것 같애.. 정신 나갈 것 같애.. 미칠 것 같애.. 정신 나갈 것 같애..]
[아니 이게 뭐라고 심장이 이렇게 뛰냐 ㅋㅋ]
[기대되서 미칠 것 같애!! 심정지 올 것 같애!!!!!!]
[끼에에에에엑!! 끼요오오옷!!!!!!! 히오옹 히오옹 히오오오오오오옹!!]
그 몸짓에 반응한 이들이 미쳐날뛰기 시작했다.
"야 이제 나와도 돼."
[제발!!]
[빨리 나와!! 정신나갈 것 같으니까!!]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세나 쪽으로 향했다.
그런 날 맞이하듯 덩달아 몸을 일으킨 세나가 바로 조금 전까지 내가 앉아있던 의자를 자기 옆자리까지 쭉 끌어당겼다.
"나왔으면 먼저 인사부터 해야지."
"그.. 안녕하세요?"
시키는대로 했건만 어째 답이 없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활활 타오르고 있던 채팅창이 어쩐 일인지 멈춰있었으니까.
"응? 뭐야, 렉 걸렸나? 님들? 님들..?"
말 그대로 완전한 침묵이 세나의 채팅창 위로 내려앉았다.
"뭐지.. 오늘 대회같은 거 있나? 아닌데.. 그런 거 한다는 말 못 들었는데ㅡ"
그러니까 한 2초 정도?
다들 멍때리고 있다가 세나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나 보다.
세나의 발언 후로 멈춰있던 채팅창이 미친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와 미친..]
[넋놓고 모니터만 보고 있었네 ㅋㅋㅋㅋ]
[뭐야 이거.. 기분이 이상해.. 부끄러워..]
[이런 게.. 부끄러움인가?]
[헤으응..]
[아니 말이 안 되는데 ㅋㅋㅋㅋ]
[이게.. 남자?]
[방금 전에 채팅창 멈춘 거 봤음? 씹소름ㅋㅋㅋㅋ]
[다들 키보드 위에 손 올려!!]
그러더니 이번에야말로 진짜 렉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까는 멈춰버리더니만 이제는 버벅거리냐 ㅋㅋ]
[채팅창 지랄났네]
[다 나가!! 나 혼자 보게!!]
[너나 나가 10련아]
[채팅창마저 들었다 놨다 하는 남자.. 대체 무냐고!!]
[뭐지 왜 자꾸 웃음이 나오지]
[개콘이 이래서 망했네 ㅋㅋㅋㅋㅋ]
[얼굴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복사가 되는데 이걸 어떻게 이기냐고 ㅋㅋ]
[ㄹㅇ 이건 선 넘었지]
[아아.. 이것은 '얼굴천재'라는 것이다]
"채팅창 렉 걸리니까 슬로우 30초 정도만 걸게요."
보다못한 세나가 30초 제한까지 걸었지만 그럼에도 날 향한 찬사가 쉬지않고 쏟아졌다.
저가 다 여자들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긴 한데 그것 이상으로 뭐랄까.. 민망하더라.
덕분에 얼굴이 뜨끈뜨끈거리는 걸 느끼고 있으니 그걸 본 시청자들이 또 좋다고 난리를 피워댔다.
[미친 개 귀여워!!]
[아니 이거 실화냐고 ㅋㅋㅋ]
[방장님 옆에 계신 분 혹시 연예인이신가요? 맞으면 성함 좀;;]
[볼 쮸왑쮸왑 하고 싶다]
[저 남자.. 침대에선 어떨까?]
[씨발 침대 위에다가 눕혀놓고 부끄러워 하는 거 보면서 그만해달라고 글썽거릴 때까지 개따먹고 싶네;;]
[방아찧기 ㅗㅜㅑ]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각도기 잘 간수하라고 했죠? 매니저님?"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아 선넘지 말라고 ㅋㅋㅋ]
[ㄹㅇ ㅋㅋ 동생 분 놀라시잖아]
[다들 빨리 메모장 켜!!]
[하고 싶은 말은 메모장에 치고 채팅창에는 ㄹㅇ ㅋㅋ만 치라고]
"오늘 밴먹은 애들 아이디 따로 기록해두셨다가 나중에 방송 끝나고 저한테 메일로 보내주세요."
[히익 ㄷㄷㄷ]
[그 멘트 on]
[ppt땄읍니다]
[오늘 신기록 세우는 거 아님?]
[근데 솔직히 악질 년들은 고소 당해도 쌈 ㅋㅋ]
[응, 토르켰어 못 잡아~ 에베베베]
"검은 머리 외국인년도 짤라주세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 년 컷!]
[분위기 파악 좀 하라고 ㅋㅋ]
[이걸 괜히 깝죽대다가 아이디 새로 파는 시간만큼 인생 손해보네]
[근데 토르가 뭐임?]
[토르가 뭐냐면요..]
[알려드렸습니다!]
[어느 방을 가던 저 ㅈㄹ하는 년들은 꼭 있더라]
[잘 모르면 그냥 나처럼 ㄹㅇ ㅋㅋ나 치라고]
[ㄹㅇ ㅋㅋ]
[이 방은 ㅇㅅㅇ하는 사람 없어서 좋네]
[ㅇㅅㅇ]
[ㅇㅅaㅇ]
그 뒤로도 두엇 정도 더 목이 날아가니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던 채팅창이 차츰 정돈되어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이제야 좀 깔끔하고 좋네."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던 것도 잠시, 세나가 캠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님들 이제 뭐할까요."
[??]
[그걸 왜 저희한테 물으시죠?]
[양심의 상태가?]
[시청자한테 컨텐츠를 삥뜯는 스트리머가 있다?]
[놀랍게도 사실입니다]
"아니이, 준비하려면 할 수 있었지."
그리 말하는 세나의 표정은 능청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님들, 생각을 해봐요. 내가 내 마음대로 땜빵용 컨텐츠를 준비해왔으면 님들이 과연 만족했을까?"
[당연히 아니지]
[노잼무새랑 딴겜무새들 미쳐날뛰었을 듯]
"내 말이! 그러니까 깔끔하게 님들이 골라봐요. 얘랑 뭐 했으면 좋겠어요?"
정확히 그 때부터 시청자들의 욕망, 아니 소망이 채팅창 위로 범람하기 시작했다.
"흐음.. 이상형 월드컵? 일단 킵. 질문타임? 아니 얘가 무슨 브이튜버야?"
[아 왜 ㅋㅋ 궁금하다고]
[ㄹㅇ 질문타임 해줘라!]
[해줄 때까지 숨참겠읍니다.]
세나가 언급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각종 게임까지.
개중에는 댄스 게임이나 운동 게임도 포함되어 있었다.
"링피트? 얘 운동하고 온지 얼마 안 되서 지금 그거 하면 바로 앓아누울 걸요?"
[오히려 좋아]
[좋다 링피트 간다]
"아니, 공포게임은 안 볼거야?"
[아 맞네 ㅋㅋ]
[깜빡했누 ㅋㅋ]
[하나도 안 그립읍니다.. 소리아좌..]
[어쩌면 리아가 진짜로 노렸던 건 이런 상황이 아니었을까?]
[킹능성 있다]
[아 빨리 가서 바닥이나 닦으라고 ㅋㅋ]
[@Soria 방송 그만 쳐보고 가서 방바닥이나 닦아!]
"안되겠다. 투표로 결정할게요."
캠에 대고 그리 말한 세나가 능숙하게 투표기능을 활성화시켰다.
그리하여 목록에 올라가게 된 것은..
1. 이상형 월드컵.
2. 질문타임.
3. 링피트.
4. 51가지 게임.
5. 저스트 댄스
총 다섯 가지였다.
"딱 5분동안만 받아볼게요. 채팅 밀려서 투표 제대로 안 될 수도 있으니까 여러 번 치는 거 잊지 마시고."
[슬로우 풀어줘!]
"응, 안 풀어줘. 돌아가."
어림도 없다는 듯 씩 웃은 세나가 그대로 시작버튼을 눌렀다.
[!투표 1]
[얘들아 2번 찍어라]
[질문타임은 못 참지 ㅋㅋ]
[이걸 링피트를 안 간다고?]
[저댄..! 제발 저댄..!]
[야추 드가자ㅏㅏㅏㅏ]
[야추~! 널 보면 재채기가 나올 것 같아~]
쉬지 않고 올라가는 채팅창을 들여다보고 있던 것도 잠시, 세나가 내쪽을 돌아보며 물었다.
"넌 뭐가 좋아?"
"어.. 앉아서 할 수 있는 거?"
솔직히 링피트나 저스트 댄스만 아니면 뭐가 걸리든 딱히 상관없었다.
"들었지 얘들아? 링피트 찍어 링피트."
"링피트가 앉아서 할 수 있는 거야?"
"응."
[사악한 년 ㅋㅋㅋ]
[앉아서 할 수 있긴 하지 ㅋㅋ]
[투명의자도 의자긴 해 ㅋㅋㅋㅋ]
"아닌 것 같은데."
"맞다니까? 누나 못 믿어?"
"응."
"..."
[칼답 무쳤고 ㅋㅋㅋ]
[평소에 얼마나 당했으면..]
[ㅉㅉ 세나야 그러니까 평소에 잘했어야지]
그런 식으로 세나랑 투닥거리는 사이 투표 결과를 공개할 시간이 도래했고..
"자, 그러면 투표 마감하고.."
[제발 링피트]
[아 ㅋㅋ 질문 101개 준비해놨다 딱대!]
[자~ 이상형 월드컵 드가자~]
[드가자~ 드가자~]
[내 질, 문도 준비되긴 함 ㅎ]
[?]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무친련..]
"매니저님? 방금 섹드립 친 년도 좀 짤라주세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공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소일거리로다가 또 한 명의 목을 날려버린 세나가 마침내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5분동안 진행된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컨텐츠, 그건 바로ㅡ
[1위(35.88%) : 이상형 월드컵]
이상형 월드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