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24)

 ########################## 2화 공항 ########################## 

“으이구, 이 병신아...”

 성훈은 연신 머리를 뒤로 박으며 자책했다.

 “그런 미인을 두고 너 지금 어딜 가고 있냐... 아이고, 줘도 못 먹는 놈아...”

 발정 난 수컷의 몸부림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훈의 랜드로버 suv는 빠른 속도로 장미로부터 멀어졌다.

 영종대교를 비추는 조명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성훈 씨... 전화 안 받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해서 들어올지 몰라요.’

 장미의 속삭임을 성훈은 듣지 말았어야 했다.

 ‘사랑하는 아들. 어디야? 공항 이야?’

 미국서 들려오는 자상한 엄마의 목소리는 성훈을 발정 난 수컷에서 착한 아들로 돌려놓았다.

 ‘어?! 아... 잊어 먹었다.’

 ‘그럼 안 돼, 빨리 가. 스미스 한국 처음이잖아. 일행도 있는데 기다리게 하면 어떻게 해.’

 ‘어... 엄마, 그게 내가 지금 일하는 중이라서...’

 ‘착한 아들, 아빠가 새 아빠라고 무시하는 거야? 벌써 한국에 도착 했을 텐데 그 많은 짐하고 일행은 어떻게 움직이라고? 지금이라도 빨리 출발하세요~ 우리 아들.’

 바다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약간 열려진 창문 사이로 바다 바람이 세차게 부딪치며 난폭한 건친 소리를 냈다.

 담배를 입에 문 성훈이 필터를 앞니로 씹으며 엑셀에 힘을 줬다.

 “으 거기서 완강히 거부 했어야 했는데...”

 ‘아들, 계속 이러면 엄마 슬퍼요.’

 차라리 엄마가 화를 냈으면 공항으로 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훈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또 엄마가 슬프게 할 수 없었다.

 깜박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며 성훈의 차가 앞으로 치고 나갔다.

 삐리릭---, 삐리릭---

 “간다. 가! 스미슨지 조미슨지 내가 좀 있음 간다!”

 울리는 전화벨을 무시한 채 성훈은 씹어 먹을 듯 담배를 꽉 물었다.

 바람을 가르며 공항으로 질주했다.

 ***

 쭙-, 츄루룩-

 낼름 낼름-

 장미의 붉은 입술이 야한 소리를 내며 빨고 있었다.

 그 붉은 입술 보다 더 붉어 보이는 그녀의 혀는 너무 맛있어 달콤하다는 듯 연신 그것을 핥았다.

 물고 빨고 핥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흔들리는 차안에서 계속되는 그녀의 행동은 진정한 프로 같았다.

 으흥-

 여인의 간드러진 콧소리가 앞 차 비상등 비춰진 차안에 붉게 흘렀다.

 ‘지금 쯤 만났으려나?’

 홍조를 띤 음란한 표정의 장미가 성훈을 떠올렸다.

 이유야 어찌 됐든 자신을 결정적인 순간에 버리고 간 것은 여자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 이었다.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어느 하나 꿀릴 게 없던 장미는 자신을 떨치고 간 성훈이 약간 충격이었다.

 ‘고잔가?’

 쭙-, 쭙쭙쭙-

 자신에게 다가 왔을 때 바지 위로 보였던 성훈의 물건을 생각하면 그건 아닌 거 같고.

 쭙-, 츄루룩-

 성훈의 그것을 생각하자 장미의 입에 더욱 침이 고였다.

 장미는 입술에 힘을 주며 오므렸다.

 꿀꺽-

 넘어가는 장미의 목젖이 남자의 그것과 다르게 섹시했다

 으흥-.

 ‘진정한 효자든지 마마보이든지...’

 쭙-, 츄루룩-

 야한 소리가 차안을 가득 매웠다.

 앞차가 붉은 비상등을 부끄럽게 비췄다.

 “아- 그냥 담배나 필걸, 이거 더 생각나잖아!”

 막대 사탕을 조수석으로 던지며 장미는 다시 엑셀을 밟았다.

 퇴근길 동부간선도로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아-, 아흐흥-

 운전을 하며 움직일 때마다 장미는 작은 신음을 냈다.

 으흥-

 짧은 콧소리를 내며 허리를 자꾸 비트는 장미였다.

 이미 흥건해 질대로 흥건해진 그녀의 꽃잎에서 움직일 때마다 음란한 소리를 났다.

 아흥- 

 “아 좋아... 그냥 전화 받지 말라고 할 걸, 아! 아흣.......”

 촬영 후, 그냥 입고 온 팬티의 구슬이 그녀 안으로 자꾸 파고들었다.

 붉은 차 한 대가 줄줄 흐르는 중랑천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

 “My Son!"

 공항 로비를 쩌렁쩌렁 울리는 큰 소리로 스미스가 성훈을 불렀다.

 두 팔을 크게 벌리고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스미스를 보며 

 ‘아 도망가고 싶다. 안 돼 오지 마!’

 퍽!-

 성훈은 스미스의 우악스런 포옹에 숨이 막혔다.

 스미스의 튀어나온 피하지방이 성훈의 배에 푸딩처럼 닿아 눌려졌다.

 양키 특유의 느끼한 암내가 현기증을 불렀다.

 “My Son! 왜케 늦어써요. 아빠 마니 기다렸 자나.”

 성훈은 기분 나쁘지 않게 스미스의 가슴을 살짝 밀며 빠져 나왔다.

 여기서도 피하지방이 느껴졌다.

 여자가 아닌 남자의 그것은.......

 읔.

 “Sorry 스미스, I‘m so busy. 근데 한국말 많이 늘었네요. 스미스?”

 “하하하, 찐짜? 나 이제 한쿡말 자알 해요. 아내한테 배었써요.”

 큰소리로 웃으며 스미스는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다.

 ‘엄마는 이 남자의 어디가 좋았던 걸까?’

 엄마의 재혼 후 두 번째 보는 스미스였다.

 얼굴을 본 시간이 많았던 건 아니지만 그와 성훈은 그동안 많은 통화로 유대감을 쌓으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성훈은 그에게 영 정이 가지 않았다.

 “아 근데 일행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남미에는 아직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이 많았다.

 불안은 사회적 혼란을 가져 왔고 혼란은 경제에 악영향을 줬다.

 그것은 다시 폭력과 혼란으로 악순환 되었고, 그 속에서 더 피해 받는 것은 남자 보다 여자 들이었다.

 지성과 교양이 아닌 힘과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여자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혹은 어린 자식을 살리기 위해 다른 나라로 도망쳤다.

 남미 바로 위 버진아일랜드에서 사업을 하는 엄마는 그런 그녀들을 많이 거두어 주었다.

 그리고 혼자 한국에 남겨진 아들이 걱정돼서 아빠가 한국서 잠시 생활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가정부를 딸려 보냈다.

 ‘이름이 뭐랬더라? 딸이 있는 아줌마라고 엄마가 그랬는데...’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son, 그녀들 화장실 가써요.”

 “아 네....... 그녀들? 딸도 왔어요?”

 “응, 모니카는 딸이 한쿡에서 살길 바라요. 그래서 같이 왔어. 살라고.”

 성훈은 대충 같이 지내다 스미스가 돌아갈 때 같이 보내 버릴 생각이었다. 

 혼자 생활을 오래한 성훈은 누군가가 자신의 집에 들어온다는 생각만 해도 불편했다.

 ‘아... 어쩌나.’

 어린 애 딸린 불쌍한 아줌마를 매몰차게 돌려보내야 하나... 이런 짧은 생각에 성훈은 잠시 말을 잊었다.

 “아 저기 오네. 모니카.”

 스미스는 특유의 큰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본 성훈은

 남미 특유의 펑퍼짐한 아줌마가 뒤뚱뒤뚱 걸어오는 게 보였다.

 남미 여자들은 신의 축복으로 여성성이 강조된 몸매를 갖고 태고 난다.

 큰 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리고 예술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골반과 엉덩이.

 하지만 남미의 기름진 튀김 요리와 육류들은 조금만 나이가 들어도 그녀들을 금방 인간의 몸매로 끌어 내린다.

 뭐, 살이 쩌도 워낙 큰 가슴과 엉덩이 때문에 허리는 없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울 엄마 너무하네...’

 성훈은 생활비에서 식비를 얼마나 늘려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성훈? 어디 봐? 인사해야지.”

 뒤에서 스미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

 남자는 예쁜 여자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 가.

 예쁘다? 

 만지고 싶다? 

 자빠뜨리고 싶다?

 그 정도를 넘어서는 더 예쁜 여자를 보면?

 ....... 

 성훈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역대 미스유니버시아드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

 나라 곳곳에 미인학교가 있고 수많은 미녀들이 입학하는 나라.

 일찍이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어 유럽계와 남미계의 성적 매력이 충만한 나라.

 그곳에서 온 미녀가 성훈을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약간 푸른빛이 도는 검고 긴 머리카락.

 그 아래 얇고 짙은 눈썹.

 웃을 때 반달이 되는 깊은 에메랄드빛의 크고 깊은 눈동자.

 그 눈을 돋보이게 하는 짙고 긴 속눈썹.

 작은 코.

 붉고 약간 도톰해 보이는 역시 작은 입술.

 남미 특유의 건강한 피부색에 수수한 화장을 한 미녀.

 웃고 있었다.

 “아... 안녕 하세요... 도련님?”

 수줍은 듯 살짝 볼을 붉히며 약간은 어색한 하지만 계속 듣고 싶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성훈은 공항 로비의 모든 조명이 그녀만을 비추는 듯이 보였다.

 “아... 안녕 하세요...”

 떨렸다.

 ‘모 하는 거야 바보같이. 사춘기냐? 최성훈?’

 성훈의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후흡-, 후~

 심호흡을 크게 하며 쿵쾅되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쪽팔리게 떠는 모습을 보일 순 없지.’

 “최성훈 이라 합니다. 잘 부탁 합니다.”

 사뭇 사무적인 어투로 성훈은 모니카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 얘기하는 것이 감정을 숨기는데 유리하다는 것을....... 

 “네? 네 저도 잘 부탁 드려요. 도련님.”

 .......성훈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했다.

 모니카가 성훈의 손을 잡았을 때 그녀의 팔뚝에 닿은 그녀의 그 큰 젖가슴이 흔들렸다.

 수컷의 본능으로 쳐다본 그녀의 가슴은...

 꿀꺽-

 ......, v넥 하얀색 티셔츠였다.

 부드러워 보이는 기다란 그녀의 목을 지나 핥고 싶은 깊은 쇄골이 보였다.

 v넥은 깊이 파여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이 티셔츠를 힘껏 밀어 내고 있었다.

 속이 희끗희끗 보이는 얇은 티셔츠는 그녀의 브라 레이스를 위로 도톰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그 큰 가슴 양 중앙 있어야 할 그것의 그곳이 약간 볼록 해서 같이 움직였다.

 “꼬....... 옥....... 찌?”

 가슴이 큰 여자들은 컵이 두꺼운 브라를 하지 않는다.

 그녀들에게 브라는 그냥 들어주고 모아주는 역할을 할 뿐 더 커보이게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얇은 옷을 입은 이런 날이면...

 “네? 도련님 뭐라고 하셨죠?”

 ‘뭐라 그런 거야 이 미친놈아~~!’

 성훈은 자신도 모르게 뱉어진 말을 미치듯이 주워 담고 싶었다.

 “모니카? 그런데 이레네는 어디 갔써?”

 “아직 화장실에 있어요. 도련님 처음 본다고 예쁘게 하고 싶은가 봐요.”

 스미스에게 대답하고 

 성훈을 돌아본 모니카의 두 눈은 둥글게 웃음 짖고 있었다.

 ‘이런 여자가 아줌마라고? 세상에나...’

 성훈은 남미를 숭상하게 될 거 같았다.

 그때,

 꺄악-!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이 공항 로비에 울렸다.

 “이레네!”

 모니카가 앞에 성훈을 밀치며 소리가 난 곳으로 뛰어 갔다.

 그곳엔 어린 여자 하나가 노란 머리의 외국인에게 손을 잡힌 채 쓰러져 있었다.

 “Just give me the phone number.”

 외국인은 술이 취한 듯 꼬인 말투로 소리치고 있었다.

 “이레네!”

 모니카는 얼른 다가가 쓰러진 이레네를 부축했다.

 부축한 두 손에 작은 떨림이 전해 졌다.

 이레네가 무서워하고 있었다.

 “Who are you?”

 술 취한 외국인이 모니카를 이레네로부터 떨어뜨리려 잡아 당겼다.

 꽉-

 그 손목을 누군가 힘껏 잡아챘다.

 “괜찮아요?”

 성훈이었다.

 성훈은 모니카와 이레네를 내려 봤다.

 한 명의 여인과 한 명의 소녀가 성훈을 올려 보고 있었다.

 모니카의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두 눈에는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알 수 없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소녀는 울었는지 마스카라가 번진 큰 눈으로 겁에 질려 성훈을 보고 있었다.

 혼란한 자국에서 도망쳐 먹고살기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온 그들 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들은 공항에서부터 얼굴도 모르는 술 취한 외국인에게 봉변을 당하고 있었다.

 성훈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그녀들에 대한 순수한 연민의 감정이 올라왔다.

 “Who else are you?”

 금발의 외국인이 성훈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쳤다.

 “Her husband 다 이 X새끼야!”

 성훈의 주먹이 외국인의 면상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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