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비밀 ##########################
이레네는 차 뒷좌석에서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부드럽고 따뜻했다.
관리를 얼마나 잘 했는지 항상 일 하는 사람의 손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왔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끝에 가지런히 정돈된 손톱을 보며 이레네는 엄마도 여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어린 나이에 자신을 낳고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평생을 살아왔다지만 엄마는 아직 삼십 중반의 젊은 여자였다.
자신은 스무 살이 됐지만 엄마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함께 왔다.
이레네는 미안함과 고마움에 슬퍼졌다.
삐리리릭-
“응, 엄마”
앞좌석에는 젊은 남자가 운전을 하고 있었다.
아까 공항에서 자신 때문에 공항 경찰서에 잡혀 갔던 남자다.
넓은 어깨와 곱슬의 검은 머리카락, 단단해 보이는 팔뚝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응 아니야, 괜찮아”
걷어 올린 하늘색 남방 소매 아래 남자의 잔 근육과 파란 힘줄이 오전 햇살에 반짝였다.
“아니야, 다친데 없어... 아들이 싸움을 얼마나 잘 하는데...”
첫 인사도 나누기 전에 벌어진 일 이었다.
곧 도착 한다는 말을 듣고 화장실에서 정성들여 화장을 다시 고쳤다.
노란 머리의 술 취한 사람이 치근댔고 무시하고 지나치려다 실랑이가 벌어져 넘어졌다.
큰 키에 검은 구두, 하늘색 와이셔츠에 넓은 등이 내간 본 그 사람의 첫 모습 이었다.
“응, 첨엔 그랬는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 졌어.”
남자가 손으로 백미러를 조절하며 이쪽을 살짝 봤다.
저 큰 손으로 떨고 있는 내 머리를 쓸어내려 줬다.
‘Welcome to korea... Panda'
활짝 웃으며 혼자만 인사하고 남자는 경찰에 의해 끌려갔다.
남자가 취조 받는 동안 화장실에 가서야 난 남자의 말을 다 이해 할 수 있었다.
눈물 때문에 눈 화장이 검게 번져 있었다.
“스미스가? 진짜? 난 몰랐는데?”
스미스는 바쁜 일이 있다고 경찰서에 우리를 남겨 두고 새벽에 먼저 떠났다.
아침이 돼서야 풀려난 우리는 스미스의 것이 대부분인 많은 짐을 차에 실고 차에 올랐다.
“응,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처음 온 한국 땅에 처음 본 외국 남자의 차에 올라 아저씨도 없이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난 지금이 불안하거나 걱정 되지 않았다.
***
성훈은 새로운 번호를 누른 후 녹색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놨다.
“자 지금 전화할게요. 폰에 지금 내 번호 뜰 거니까 그거 저장하세요.”
“어, 왔어요.”
“네, 그 번호 맞아요. 저장해요.”
이레네가 하얗고 작은 속으로 핸드폰을 만졌다.
옆에서 모니카가 그 모습을 보며 따라하고 있었다.
최악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열 시간을 넘게 날아온 공항에는 마중 나와 있어야 할 사람은 오지 않았다.
한 참을 늦게 온 그 사람은 취객과 싸움을 했고 경찰서에서 다시 오랜 시간을 있어야 했다.
‘괜찮아요. 이런 거 안 사주셔도 되요.’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핸드폰 매장에 들른 성훈은 모녀에게 최신 핸드폰을 선물했다.
‘아뇨. 한국에선 핸드폰 꼭 있어야 해요. 안 그러면 제가 더 불편해요.’
극구 사양하는 모니카와 달리 이레네는 핑크색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행이야. 그래도 밥 먹을 때 보다는 좋아 보여.’
성훈이 자신 때문에 공항 경찰서에 잡혔었다 생각했는지 이레네는 여태껏 한 마디도 안하고 성훈의 시선을 자꾸 피했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지라 예쁜 최신 폰을 선물하니 기분이 조금은 좋아진 듯 보였다.
이레네의 아빠는 백인이었을 것이다.
엄마와 다르게 밝은 노란색을 띠는 머리카락과 백설기 같은 하얀 피부가 그랬다.
잡티 하나 없는 고운 피부와 나올 땐 나오고 들어갈 땐 들어간 굴곡진 몸매는 엄마를 닮았지만, 커트 머리에 한 쪽만 살짝 묶은 머리모양에 성훈은 이레네가 그저 귀엽기만 했다.
“다 했어요... 도련님.”
이레네가 엄마를 닮아 작고 도톰한 입술로 말했다.
“도련님?”
“네... 도... 련님”
성훈의 질문에 이레네는 성훈의 턱 밑에서 몸을 배배 꼬며 부끄러워했다.
“내가 왜 도련님야?”
“도... 련님... 이니까요”
도련님 부르다 꽈배기 될 뻔.
“하하하, 아니지, 우리 집 가정부는 모니카지 이레네가 우리 집 가정부로 오는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부르지 마.”
“모니카도 절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음... 그냥 성훈 씨라고 부르세요.”
모니카는 약간 당황한 듯 아름다운 에메랄드 눈동자가 조금 커졌다.
“제가 어떻게 그래요... 전 가정분 걸요.... 전 그냥 도련님이 편해요.”
살짝 얼굴을 붉히며 아담한 두 어깨가 움츠려 드는 모니카였다.
초여름 오전의 햇살이 모니카의 고운 얼굴에 미끄러져 빛이 났다.
“아... 아뇨 제가 불편해서 그래요.”
“....... 아니에요. 도련님 이라고 부를게요. 일하는 사람이 주인집 도련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는 없어요.”
그녀는 성훈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매달리듯 말했다.
두 눈에 담긴 성훈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그는 거기 빠져 나오지 못할 자신을 느꼈다.
“그... 그게.......”
성훈을 꺼내준 건 그의 시선 아래 꽈배기였다.
“저도 그냥 도련님이라고 부를게요.”
“넌 안 돼. 너처럼 어린 친구한테 도련님이란 소리 들으면 왠지 죄 짖는 기분이야.”
“무슨 죄요?”
이번에는 성훈의 볼이 빨게 졌다.
도련님 이라고 부르는 자한테 부리고 싶었던,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음심을 들킨 기분이었다.
“음... 그런 게 있어. 넌 그냥 오빠라고 불러”
전염성 강한 꽈배기가 성훈을 꼬게 만든다.
“안돼요. 이레네도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되요.”
선명하고 얇은 눈썹을 모으며 모니카가 고집했다.
성훈은 그녀의 두 눈을 쳐다보지 않고 빠르게 얘기했다.
“모니카가 가정부 일 하는 거지 이레네는 그냥 같이 사는 거잖아요. 이레네 만큼은 그냥 오빠라고 부르게 할게요.”
모니카는 뭔가 불만이 있는 듯 했지만 그 사이를 이레네가 먼저 들어 왔다.
“오... 빠 요?”
이레네가 오빠란 말이 생소한 듯 병아리처럼 입을 모으며 얘기한다.
“왜 싫어?”
“아저씨 아니에요?”
띵-
“헉! 내가 그렇게 늙어 보여?”
“...... 알았어요. 오빠 해 줄게요.”
뭔가 지고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초여름 오전 날씨가 성훈만 비치는 듯 열이 났다.
“휴 덥다. 우리 아이스크림이나 하나씩 먹자.”
성훈은 근처 눈에 보이는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 쭈쭈바 세 개를 샀다.
“이렇게 해서 여기 꼭찌를 잡고 이렇게 하면 되요.”
봉지를 벗기자 얇은 비닐에 덮여진 쭈쭈바를 보고 당황하는 그녀들에게 성훈이 꼭지 따는 법을 가르쳐 줬다.
“꼬... 치 요?”
“꼭지요. 한국말로 끝에 달린 걸 꼭지라고 그래요.”
모니카가 뭔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 한참을 가만있다 얘기했다.
“아, 꼬옥... 찌!”
꼭지를 비틀어 딴 뒤,
“여기요.”
홍조를 띠며 장난스런 표정으로 꼭지를 성훈한테 내밀었다.
그 얼굴이 너무 예뻐서 잠시 얼이 나갔던 성훈이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 들었다.
이레네가 의아한 듯 엄마를 쳐다본다.
“도련님은 꼬~옥찌를 좋아 하시거든.”
크게 미소 띠며 딸에게 얘기하는 모니카의 두눈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 모습에 성훈은 불현듯 공항에서의 실수가 떠올랐다.
‘꼬....... 옥....... 찌?’
공항에서 모니카의 큰 가슴에 뚫어져라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 이었다.
초여름의 태양이 이번에는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여 성훈만 비췄다.
난로 위 양은주전자처럼 붉어지는 성훈 이었다.
“오빠, 내거도 먹을래요?”
순진한 두 눈으로 성훈을 바라보며 이레네가 자신의 꼭지를 건넨다.
“하하하”
뭐가 즐거운지 모니카가 환히 웃으며 쭈쭈바를 들고 차 쪽으로 뛰어갔다.
얼어붙어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성훈의 표정은?
음.......
***
‘몇 시지?’
집에 돌아 온 성훈이 당장 필요한 짐 몇 개만 나른 뒤 침대에 쓰러졌을 때는 아직 밝은 대낮이었다.
피곤했는지 꿀잠을 자고 일어난 지금은 창밖이 어두워져 있었다.
‘어제 아침부터 일하고, 공항가고, 취조 받고, 짐 나르고 참 많은 일을 했네.’
성훈은 축 쳐진 몸으로 비몽사몽 생각했다.
‘에이, 잠이나 더 자자.’
성훈은 푹, 소리가 나도록 침대에 다시 쓰러졌다.
‘꼬....... 옥....... 찌?’
퍽-!
갑자기 아까 일이 생각나 성훈은 자신도 모르게 이불 킥을 날렸다.
‘도련님은 꼬~옥찌를 좋아 하시거든.’
퍽, 퍽!, 퍽-!
한 번 생각난 쪽팔림은 연쇄작용으로 성훈의 머릿속에 딸려 나왔다.
‘아악~, 쪽팔려.’
다시 침대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는 성훈이었다.
어두운 방안에 붉어진 얼굴로 침대 위에서 미친 듯 혼자 팔딱거리는 남자가 있었다.
파닥, 파닥-
엄한 침대만 몸살을 앓았다.
‘아... 내가 어쩌다 그랬냐...’
잠잠해진 성훈이 눈을 감고 후회했다.
그러다,
v넥 하얀색 티셔츠가 생각났다.
속이 희끗희끗 보이는 여름철 얇은 티셔츠를 입고 있던 모니카가 생각났다.
초여름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비치는 그녀의 검색 브라가 생각났고,
살짝만 움직여도 흔들리는 그녀의 젖가슴이 생각났다.
푹 자고 깬 아직 젊은 성훈의 아랫도리 동생이 뛰쳐나올 듯 화를 냈다.
이놈이 너무 화를 내서 성훈은 살짝 아프기까지 했다.
지금 김정은이 핵을 쏴도 이놈은 바로 휘둘러 쳐낼 기세였다.
‘주방에 내려가면 혹시 마주치지 않을 까?’
‘뭐... 딴 뜻은 없고 그냥 목말라서......’
보슬비가 내리는 습한 여름밤에 갑자기 목이 마르다는 성훈이었다.
‘난 목마르다. 목마르다. 최성훈은 목이 탄다...’
술을 들입다 들이 부었어도 목말라 깬 적 없는 최성훈이 자기 암시를 주문처럼 되뇌며 아래층 계단으로 향했다.
***
달달달달...
낮은 모터소리가 좁은 세탁실 안에 울렸다.
모니카는 세탁기 앞에서 생각했다.
‘하루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어...’
노을이 공항 활주로를 적실 때 그들은 한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오기로 했던 도련님은 그들이 도착하고 한 참 후에야 도착했다.
도련님...
“아흥....”
검은 곱슬머리에 하늘색 와이셔츠를 입은 도련님은 동양남자 치곤 키도 크고 어깨도 넓었다.
팔꿈치 까지 올려 진 셔츠 소매 밑으로, 움직일 때마다 팔뚝의 잔 근육과 굵은 힘줄이 일어났다.
“아...”
옷 위로 모니카의 젖가슴을 만지던 손길이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셔츠 밑으로 들어간 손은 다시 올라와 모니카의 브라 위로 그녀의 젖가슴을 꽈악, 움켜잡았다.
아악-
재빨리 입을 막았지만 모니카의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새어나왔다.
‘처음엔 화를 내려고 했어.’
악수하자며 자신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에게 수치심을 느꼈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너무 귀여웠다.
모성애라도 생겼던 걸까?
‘나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즐겼나봐... 젖꼭지가 솟아났었어...’
셔츠 안에서 브라를 내린 손이 그녀의 말랑한 젖꼭지를 꼬집었다.
작은 아픔 속에 알싸한 쾌락이 그녀를 타고 뻗어갔다.
“음...”
신음을 참기위해 어금니를 물며, 모니카는 자신의 젖꼭지가 단단하게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매끈한 그녀의 배를 감싸안은 굵은 손이 그녀를 뒤로 당겼다.
풍만하고 탐스러운 모니카의 엉덩이로 단단해진 남자의 페니스가 느껴졌다.
엉덩이에 밀착된 단단한 페니스가 남자가 움직이는 허리에 맞춰 비벼졌다.
“아항... 그만...”
“하악... 하...”
목을 타고 올라온 남자의 거친 숨결이 모니카의 귀에 달라붙어 축축한 욕망을 뿜어냈다.
모니카의 귓속으로 들어와 탐닉하는 붉은 혀였다.
“흐응... 악-”
입을 막고 바둥거리는 모니카의 몸짓이 빨라졌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끈적한 꿀물이 축축하게 차올랐다.
“싫어요... 앙... 그맘해요...”
셔츠를 올리고 브라를 재끼는 거친 손이었다.
올려진 브라 밑으로 아름답고 탱탱한 그녀의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온 남자의 머리가 그곳에 파묻혔다.
붉은 혀가 마시멜로 같은 모니카의 핑크색 젖꼭지를 탐닉했다.
“흐응... 아...”
파르르 떨리는 모니카의 다리 사이로 남자의 손이 들어왔다.
이미 젖은 그녀의 음부가 끈적하게 남자의 손을 받아들였다.
“흑...”
고개를 뒤로 젖히는 모니카의 두 눈에 밝은 세탁실 조명이 들어왔다.
‘Her husband 다 이 X새끼야!’
모니카가 힘껏 뒤를 돌며 남자를 밀쳤다.
“그만 놓으세요!”
“스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