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24)

 ########################## 1화 프롤로그 ########################## 

성훈은 카메라의 렌즈를 단렌즈로 갈았다.

 배경이 없는 파란색 벽면에서 모델만 찍어야 되는 경우 조리개 값이 낮은 단렌즈를 사용하는 게 사진이 더 잘 나왔다.

 ‘이 일도 벌써 오 년 째네.’

 성훈은 군대 다녀 온 뒤 복학을 하지 않았다.

 아빠와 사별 후 사업을 이어 받은 엄마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관광업소를 운영하러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외국 남자를 만나 재혼했다.

 ‘스미스라고 했나?’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새 아빠는 엄마 결혼식 때 한 번 보고 그 후로 보지 못했다.

 아들한테 미안했는지 엄마는 매달 적지 않은 돈을 보내줬고 성훈은 그 돈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성훈은 복학도 하지 않고 자유를 만끽하며 살았다.

 그러다 그것도 지겨워 질 때쯤, 카메라를 접하게 되었고 지금은 프로 사진작가 되어 있었다.

 ‘엄마는 엄마의 행복을, 나는 나의 행복을 찾으면 되는 거지.’

 성훈은 재혼한 엄마를 원망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매달 장성한 아들한테 큰돈을 보내 주는 게 고맙기만 했다.

 ‘사업 물려받으러 오라는 말만 안 하시면 더 고마운데 말이야...’

 생각에 빠진 사이 모델이 들어왔다.

 짙은 보라색 실크 가운을 입고 있었는데 부끄러운 듯 목 바로 아래까지 안보이게 감고 나왔다.

 ‘첫 촬영이라더니... 부끄럽겠지.’

 벌써 십여 벌의 란제리를 갈아입으며 매번 나올 때 마다 저렇게 가운을 걸치고 나오는 모델이었다.

 ‘첫 촬영을 란제리로 잡은 것도 그렇고 제법 포즈도 잘 취해서 날라리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나?’

 웨이브 한 중간 정도의 머리카락은 염색을 해서 조명을 받으면 짙은 붉은 색이 보였다.

 공부를 좀 했는지 지적이면서 약간 도도해 보이는 얼굴은 남자로 하여금 정복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했다.

 ‘내 밑에 깔려선 어떤 얼굴을 할까...?’ 

 몸과 다르게 젖살이 남아 있는, 통통한 볼에 붙은 하얀 살결에 성훈은 자꾸 입에 침이 고였다.

 “자 촬영하겠습니다.”

 꽉 조여 맨 실크 가운이 잘록한 허리를 타고 내려와 그녀의 골반과 엉덩이에 딱 붙어 있었다.

 풍만한 엉덩이를 지나 하늘거리는 가운의 끝자락, 그 틈으로 있을 그녀의 음밀한 부위를 상상하며 

 ‘어쩌면 벗은 것보다 이게 더 섹시할지도 모르겠네.’

 성훈은 아랫도리가 묵직해 오는 것이 느꼈다.

 모델은 그런 성훈의 마음을 아는 지 양손을 가슴에 모은 체 얼굴을 살짝 붉히고 있었다.

 “가운 벗어주세요.”

 스케줄 마지막 촬영에서 부끄러워하며 주저하는 모델을 보며 성훈은 묘한 성적 흥분을 느꼈다.

 “장미 씨? 촬영해야죠.”

 성훈을 살짝 본 그녀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가운을 깊게 동여맨 허리끈이 스르르 풀리며 장미의 가슴이 서서히 보여 졌다.

 깊은 가슴골, 윤기 나는 그녀의 젖 둔덕이 밝은 조명에 반사되어 빛이 났다.

 뒤돌아 가운을 내렸을 때,

 긴 목을 타고 내려온 작고 둥근 어깨선이

 한 움큼의 잘록한 허리가

 한껏 부풀어 올라 수컷을 부르는 그녀의 골반이 보여 졌다.

 그 골반에 살짝 걸쳐진 붉은색 레이스가 야하게 흔들렸다. 

 레이스 중간에서 걸려있는 얇고 붉은 끈은

 장미의 크고 하얀 엉덩이 사이로 내려오며

 부끄러운 듯 엉덩이 사이에 가려져 사라졌다.

 ‘이거 너무 야한데?’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성훈은 자신도 모르게 장미가 어서 뒤 돌아 보기를 기다렸다.

 꺅-.

 뒤 돌은 장미의 모습을 보고 여성 스텝 한명이 입을 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장미는 놀라 얼른 가슴과 음부를 가리며 땅에 쪼그리고 주저앉았다.

 ‘이게 속옷이야?’

 잠깐이었지만 성훈은 볼 수 있었다.

 붉은 색의 하프 컵 브라는 장미의 핑크색 유륜이 살짝 보일 정도로 파여 있었다.

 그 바로 아래 봉긋 솟은 꼭지는 투명한 천속에 있었지만 촬영장 밝은 조명에 투과되어 적나라하게 보여 졌다.

 귀엽고 탐스러운 배꼽을 지나

 하늘거리는 붉은 레이스가 달린 팬티는

 뒤와 마찬 가지로 중앙에서 얇은 끈이 내려와 그녀의 음부로 내려갔다.

 잠시 내려가던 그 끈은 그녀의 음부가 시작될 아슬아슬한 장소에서

 아무런 천이나 가림 막 없이

 작은 진주 구술만이 달려 있었다.

 야했다.

 스튜디오의 밝은 조명이 지금 그녀를 탐닉하듯 숨김없이 보여 지게 했다.

 여성 스태프의 놀란 외마디 비명에 부끄러워 주저앉은 장미는 붉어진 얼굴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그녀의 기분과 다르게 팬티는 주저앉은 그녀의 큰 골반에 당겨져 구슬을 그녀의 꽃잎 속으로 자꾸 밀어 넣었다.

 세트장 안에 있는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그녀의 엉덩이로 향하는 게 느껴졌다.

 어떻게든 가리고 싶었지만 하이힐에 주저앉은 어정쩡한 자세는 그녀가 조금만 움직여도 구슬을 그녀의 꽃잎 속으로 밀어 넣었다.

 “보지 마세요!”

 장미는 애원했다.

 욕망의 불타는 남자들의 뜨거운 시선이 가운을 벗은 시점에서 침묵 속에 타올라 장미를 능욕했다.

 극심한 수치심과 부끄러움이 그녀의 벗은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다.

 그것은 암컷의 본능을 자극하며 장미의 음부를 뜨겁게 했다.

 그와 함께 그녀의 꽃잎을 압박하는 진주 구슬을 받아들이려 듯 진득한 애액을 그곳에서 흘러내리려 했다.

 장미는 울고 싶었다.

 하이힐을 신고 주저앉은 모습으로 스튜디오 밝은 조명 속에서 적나라하게 보여 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속에서 음란하게 흘리는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이게 될 거 같았다.

 몸이 부르르 떨렸다.

 부끄러워서인지 쾌락 때문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쓰윽-,

 그런 장미의 몸 위로 차가운 천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까 장미가 벗어둔 가운이었다.

 “괜찮아요?”

 성훈의 목소리였다.

 ‘도와준 건가?’

 장미는 자신을 덮어준 성훈이 고마웠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쉬움의 묘한 감정이 장미의 마음 깊은 곳에 생겼지만 장미는 아직 그 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모두 나가주세요.”

 “촬영에 방해 됩니다. 모델 분 빼고 모든 나가주세요.”

 몇 몇 남자 스태프들이 노골적인 불만의 눈빛을 보냈지만 같은 회사 여자 직원의 변태를 보는 듯한 눈빛에 위축되어 군 말 없이 스튜디오 밖으로 나갔다.

 성훈은 스태프들을 다 내보내려 했다.

 하지만, 뻐팅기는 사람이 있었다.

 고용주다.

 “사장님?”

 “어?”

 욕망에 가득한 눈으로 연신 장미의 몸을 훑던 김 사장은 성훈이 부르자 건성으로 대답했다.

 “사장님도 나가 주세요.”

 “나도?”

 “네”

 “아, 난 사진 잘 나오나 지켜봐야지. 이번 란제리 상품이 좀 중요해서.”

 “제가 잘 나오게 찍겠습니다. 나가 주세요.”

 “이봐 김 작가. 나 자네 고용주야. 자네가 나가라 마라 할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김 사장이 기분 나쁘다는 듯 성호에게 얘기 했다.

 이런 경우가 있다.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모델의 감정은 무시하며 억지를 부리는 고용주들.

 이번에 입고 나온 란제리도 그가 고른 것일 거다.

 앞에는 이렇게 노골 적인 속옷이 아니었다.

 아마, 장미가 첫 촬영이고 예쁘니까 자신의 욕망을 위해 마지막에 끼어 넣었을 것이다.

 “나가주세요. 모델분이 부끄러워하시잖아요.”

 두 사람의 언쟁에 불편해 하던 장미는 자신이 거론되자 깜짝 놀라 성훈을 쳐다봤다.

 “아니 이사람 날 무슨 변태로 보나. 사업을 하려고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거지 내가 무슨 다른 의도가 있어 있는 줄 알아!”

 뭐 한 놈이 성낸다고 김 사장은 붉은 얼굴로 언성을 높였다.

 “안 나가시면 촬영 안하겠습니다.”

 “뭐야!”

 김 사장이 더 크게 소리쳤다.

 성훈은 렌즈를 카메라에서 뺐다.

  

 카메라 가방을 정리하는 성훈 뒤에서 김 사장이 소리 쳤다.

 “내가 너 아니면 사진작가 없을 줄 알아? 계집애들 속옷 사진이나 몇 장 찍으면서 어디서 유세야!”

 성훈은 김 사장의 막말에 뒤를 돌았다.

 여기서 같이 화를 내면 안 된다.

 “네, 그럼 다른 사진작가 부르세요. 전 제가 아는 모든 모델과 에이전트, 동료 작가들한테 연락해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얘기하겠습니다.”

 사업하는 사람한텐 평판이 중요하다.

 거기다 이 업종이 커 보여도 커뮤니티가 워낙 활성화 되어 있어서 소문이 잘 났다.

 씩씩되며 붉은 얼굴로 성훈을 노려보던 김 사장은 큰 걸음으로 성훈을 지나쳐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다.

 ‘병신 새끼’

 “앉으세요. 잠시 쉬었다 하죠.”

 “네? 아. 네...”

 성훈은 창가로 다가가 문을 살짝 열었다.

 조명으로 뜨거워진 스튜디오에 찬바람이 들어오며 성훈의 얼굴을 식혀 주었다.

 ‘너도 좀 쉬어라...’

 성훈은 담배를 꺼내며 딱딱해진 자신의 밑에 동생에게 속으로 말했다.

 “저도 한 대 주세요.”

 스튜디오 중앙 의자에 앉은 장미가 말했다.

 언제 가운을 입었는지 보라색 가운을 동여맨 그녀는 늘씬한 하얀색 다리를 꼬아 앉아 성훈에게 부탁했다.

 뚜벅- 뚜벅-

 성훈의 구두소리가 장미 앞으로 다가갔다.

 그 짧은 순간에 성훈은 속으로 애국가를 열창 했지만, 성훈의 애국심은 그의 동생을 잠재울 정도로 열렬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훈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담배를 주고 장미한테 불을 붙여 주었다.

 불을 붙이려 허리를 숙인 장미의 시야에 화난 성훈의 동생이 옷 위 우로 75도의 각도로 서 있는 게 뚜렷이 보였다.

 ‘제법 튼실하네...’

 성훈은 살짝 볼을 붉힌 장미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지 느꼈다.

 ‘아 쪽팔리게.’

 말없이 불을 붙여주고 뒤 돌은 성훈에게 장미가 말했다.

 “오른쪽 75도.”

 “네?”

 “아, 전 그 각도에서 찍는 게 예쁘게 나온다고요.”

 “아, 네...”

 ‘무슨 소리야.’

 영문 모를 소리에 창가로 가는 성훈을 보며 장미는 

 ‘좀 귀여운데.’

 “고마워요.”

 “뭐가요?”

 “담배요.”

 붉을 입술로 성훈의 담배를 맛있다는 듯 장미는 빨았다.

 그 모습이 너무 섹시해서 성훈은 시야를 창밖으로 돌렸다.

 계속 보고 있으면 동생 놈이 이대로 영영 화내 있을 거 같았다.

 “집이 어디에요?”

 성훈은 장미에 대한 상상을 건전하게 하기 위해 화제를 바꿨다.

 “미국이요.”

 “미국이요?”

 “네, 한국에 일이 있어 왔다가 돈이 필요해져서 잠시 알바 하는 거예요.”

 “알바로만 끝내기엔 아까워요.”

 “네?”

 “몸매가 너무 아름 다우 시다고요.”

 “호호호, 그거 칭찬이죠?”

 “아뇨”

 “네?”

 “아부에요. 담에 다른 곳에서 모델 하게 되면 저 좀 또 불러달라는.”

 “하하하”

 장미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진심으로 웃었다.

 “성훈 씨 재밌는 사람이에요. 착하기도 하고...”

 “멋지다는 말이 빠졌네요.”

 “뻔뻔하기도 하고요.”

 장미는 미소 지으며 성훈을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까 도와준 거 고마웠어요.”

 성훈은 장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까 주저앉아 있던 장미의 엉덩이가 다시 생각났다.

 그 밑에 걸린 진주 구슬도.

 그 안쪽도...

 “기억 안나요.”

 다시 딱딱해 지려는 동생을 의식하며 성훈은 시야를 창밖으로 돌렸다.

 ‘훗, 귀여워.’

 장미는 꼬인 다리를 바꾸며 다시 한 번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열려진 보라색 가운 사이로 풍만한 그녀의 가슴이 짙은 가슴골을 만들며 모아졌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반만 가린 그녀의 하프브라 속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창문에 반사되는 장미의 모습을 뚫어져라 훔쳐보며 성훈은 담배를 빨았다.

 순결한 흰색의 담배가 붉은 불꽃을 내며 타들어 갔다.

 “예쁘게 나왔어요?”

 “네? 뭐가요?”

 “사진이요. 이번이 첫 촬영이라 궁금해서요.”

 “장미 씨는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나와요.”

 “어머.”

 장미가 살짝 놀랬다.

 “성훈 씨.”

 “네?”

 “느끼해요.”

 “진짜에요. 담에 연락 주면 오늘 찍은 거 보여줄게요.”

 “호호, 알았어요. 빈말이라도 기분 좋네요.”

 “자 이제 촬영 할까요?”

 아까보다 안정을 찾은 장미를 보며 성훈이 물었다.

 “아, 네...”

 장미는 촬영을 한다는 말에 다시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아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여 졌을 때와는 다르지만 성훈과 단 둘만 있는 공간에서 아까와 같은 차림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부끄러움을 줬다.

 하지만, 다른 묘한 설레임도 생기는 걸 장미는 느낄 수 있었다.

 장미가 짙은 보라색 가운을 벗는 모습을 보며 성훈 또한 묘한 긴장을 느꼈다.

 어렸을 때 숨겨놨던 야동을 이제야 꺼내 보는 기분이랄 까.

 ‘난 프로야. 이성훈 왜 그래. 넌 일과 사생활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잖아.’

 꿀꺽-!

 성훈이 되뇜과 반대로 장미가 뒤 돌아 섰을 때 성훈은 마른 침을 삼켰다.

 완벽했다.

 요양원 팔 십 넘은 치매 걸린 노인도 지금 장미의 모습을 보면 사나이로 변할 거 같았다.

 반만 가렸던 브라 컵은 아까보다 조금 밑으로 내려가 장미의 작은 핑크 유두가 경계에 걸쳐 있었다.

 장미가 얼른 가슴을 정리 했지만 그건 그거대로 얇은 천속에 찌부러진 채 조명에 적나라하게 보여져 음탕하게 남자의 혀를 부르고 있었다.

 성훈은 황급히 카메라를 들어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찍을 게요. 포즈 잡아 주세요.”

 찰칵-, 찰칵-.

 처음 몇 번의 샷은 어디를 찍었는지 성훈도 모른다.

 다만 자신의 성적 욕망을 들키지 않기 위해 급하게 누른 샷이었다.

 그러다 성훈의 앵글이 장미의 하체를 잡았을 때 성훈은 보았다.

 장미의 팬티에 걸린 진주 구슬이 어떠한 액체에 싸여 아까보다 음탕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밑 마지막 구슬이 장미의 꽃잎을 열고 반쯤 들어가 박혀 있었다.

 그 구슬을 받아들인 장미의 핑크색 꽃잎은.......

 ‘안되겠어. 못 참겠어.’

 붉게 타오른 성훈의 욕망은 성훈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카메라에서 눈을 땐 성훈은 욕망에 사로잡힌 눈으로 장미를 바라봤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한 성훈의 눈빛에 장미는 잠깐 주춤했다.

 하지만 곧 성훈을 향해 살며시 미소 지어 줬다.

 신호가 왔다.

 성훈은 벌떡 일어나 야수의 그것이 된 하체의 몽둥이를 들고 장미에게 다가갔다.

 삐리릭---, 삐리릭---

 그때, 성훈의 전화기가 정신없이 울렸다.

 성훈은 신경 쓰지 않고 장미에게 갔다.

 삐리릭---, 삐리릭---

 장미 앞에 선 성훈은 떨리는 손으로 장미의 팔뚝을 살며시 잡았다.

 그녀의 화장품 향기와 함께 젊은 여인의 살내음이 성훈의 이성을 서서히 마비 시켰다.

 “서, 성훈 씨.”

 장미의 붉은 입술이 떨리며 그를 불렀다.

 그 속의 붉은 혀가 성훈의 눈에는 더욱 붉어 보였다.

 서서히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그녀의 상큼한 입내음이 성훈의 후각을 사로잡았다.

 삐리릭---, 삐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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