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만 스트리머 퇴마사-201화 (201/227)

제201화

# 모다교 : 강남 협동회 (1)

부우우우우웅

좁은 골목길을 거칠게 달리며 차체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뒷좌석에 탄 현수와 세정이 부랴부랴 자리를 잡으며 차 문을 닫았다.

부우우우웅

뒤에서 승합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바짝 추격해 오는 것이었다.

-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넼ㅋㅋㅋㅋㅋㅋ

- 모다교에서 쫓아오는 거???

- 뭐 그러지 않겠음???

- 맞는듯

현수 일행은 물론 시청자들도 모다교에서 추격을 시작했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다.

“이걸 노린 건가.”

현수는 중얼거리며 수시로 뒤를 돌아보았다.

부우우우웅

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카가가강-

골목에 세워져 있던 수레와 차가 부딪쳤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수레가 부서지며 파편이 튀었다.

“꽉 잡아요!”

화진이 운전대를 조작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끼이이이이이익-

차체가 한쪽으로 확 쏠렸다.

큰 도로로 나선 것이었다.

빠아아아아아아아앙-

직진을 하던 차량이 갑작스런 혼란에 경적을 울렸다.

화진은 그런 차량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운전을 했다.

“운전 되게 잘하시네요!”

현수가 소리쳤다.

“게임 좀 했었죠!”

그녀는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번갈아 보며 대답했다.

부아아아앙

이어 승합차도 도로로 튀어나왔다.

콰아아앙-

승합차는 직진하던 다른 차량과 부딪쳤다.

끼이이이이익

부딪친 차량은 범퍼가 부서진 채 인도에 처박혔지만, 승합차는 찌그러진 채로 계속 돌진했다.

부우우우웅

엔진소리가 연신 울려댔다.

가속페달을 아주 강하게 즈려밟고 있는 것이었다.

“어디 가는 거예요?”

태환이 조수석에서 소리쳐 물었다.

“몰라!”

그녀도 일단 승합차를 떼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끼이이이이익-

빠아아아앙-

차선과 신호를 모조리 무시한 채 계속 달렸다.

화아아악

이어 부산대교에 진입했다.

영도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승합차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가속페달을 더욱 세게 밟았다.

* * *

끼익-

현수의 차량이 영도의 좁은 골목길 한쪽에 멈춰 섰다.

가로등이 꺼져 있어 화진도 헤드라이트를 끄고 시동을 죽였다.

골목에 침묵이 감돌았다.

“후아.”

아무래도 승합차를 따돌리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았다.

“여러분. 후. 추격하는 사람들은 일단 따돌린 것 같습니다.”

현수가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그 사이 화진과 태환은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폈다.

- 와 오늘 방송 진짜 역대급이었다.

- 진짜 존잼.

- 구독 박고 갑니다.

- 100000원 파워챗 후원.

- 수고하셨습니다!

- 5000원 파워챗 후원.

- 재밌었다

- 1000원 파워챗 후원.

- 만날 주작 같고 그랬는데 이건 진짜 찐인 거 같아서 더 무서웠음.

시청자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물론 현수도 해외 촬영 때 겪었던 것만큼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밤 보내시고요.”

현수가 말했다.

- 아직 위험한 거 아님?

- 방송은 켜놔야 할 거 같은데.

몇몇 시청자들은 진심으로 현수가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방송은 물론 URL을 통해 볼 수 있는 로프로 카메라를 계속 켜놓으면 영상을 보고 추적해 올 수도 있었다.

지금은 모든 걸 끄는 게 나을 것이었다.

“죄송하지만 일단 방송은 종료하겠습니다. 후기방송에서 뵙겠습니다.”

현수가 말했다.

- 수고하셨습니다!

- 조심히 들어가세요

- 후기방송 ㅈㄴ 기대된다.

채팅이 올라오는 가운데 현수가 세정에게 손짓을 했다.

세정이 카메라 종료 버튼을 누른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 진짜 무서웠어요.”

“고생했어요.”

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화진이 차 밖에서 깨진 차창 안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아까 그 김주상 지부장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게 뭘까요?”

“뭐 사유지 침범이나 뭐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뭐 그런 거 아니겠어요?”

현수가 대답했다.

물론 법적으로 면밀히 파고 들어가면 현수도 벌금을 피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김주상이 직접 문을 열어주었으니 그들이 고소, 고발하는 것보다는 형이 낮을 것이었다.

문제는 사적 보복이었다.

현수가 자신의 소속과 얼굴을 까놓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어떤 불법적인 공격들이 들어올지 모를 일이었다.

“와. 수리비 많이 나오겠다.”

화진이 차 밖에서 수레에 긁힌 자국과 깨진 차창.

그리고 찌그러진 범퍼와 지붕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그 ‘사적 보복’은 벌써 시작이 된 것일 수도 있었다.

현수는 이번 일이 꽤 장기전으로 치닫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떡하죠?”

세정이 물었다.

현수는 고민하다가 말했다.

“지금 캡틴 타워에 근무자들 있죠?”

“네.”

현수가 토요일 밤에 생방송을 하는 만큼, 일부 직원들은 평일에 휴일을 주고 주말에 출근을 하는 형태였다.

“그분들. 지금 바로 생방송 영상들 편집해서 쇼츠랑 편집영상 작업해서 업로드하라고 해주세요. 커뮤니티에도 여러 떡밥 사진을 던져서 어그로 좀 끌고요.”

현수의 말에 세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모다교 교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어요. 그쪽에서 우리를 공격하기 전에 세상이 모다교를 공격하게 만들어야겠어요.”

현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건 꽤나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실제로 방송이 끝나고 두어 시간 만에 주요 하이라이트 쇼츠와 편집 영상이 업로드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이슈를 이끌어냈다.

현수 일행이 캡틴 타워로 다시 복귀해서 확인했을 때만해도 무려 100만 조회 수를 순식간에 넘어버린 상태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동시에 우리나라 언론과 세계 각 나라의 대표 언론사에서 모다교에 대해 집중 조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로 장기 밀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신도들의 장기를 불법적으로 꺼내고 있다면 이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엄청난 범죄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을 때.

모다교의 교주 강내수는 곧장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TV 앞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다.

[어제 밤. 인터넷 방송을 하는 한 스트리머가 저희 지부 건물에 난입해 불법적인 촬영을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는 대응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그들도 알고 있었다.

김주상이 직접 문을 열어주었고, 들어오라고 안내까지 했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을.

시청자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뒤집으려는 속셈이었다.

[또한 부산지부 건물의 지하에서 발견된 공간은 저희 모다교와는 일절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건 꼬리 자르기의 일환이었다.

그곳이 모다교 건물이기는 하지만 지하 시설을 만든 건 자신이 아니라 그쪽 지부장이 임의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었다.

이 기자회견 기사에는 수만 개의 댓글이 달렸다.

신도들과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생방송 이틀 후.

김주상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서를 쓴 채 자살한 것이었다.

유서에는 이곳 지부 건물 지하에 있는 시설은 자기가 직접 만들었으며, 사익을 챙기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모다교는 무고하고, 신도들에게 사죄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단 이틀 만에 여론은 또다시 뒤집어졌다.

* * *

생방송 3일 후 캡틴 타워.

상황을 지켜보던 태환은 볼을 긁적이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여론이 휙휙 바뀌는 거 이거. 경찰이나 기자들 중에 모다교 신자 있는 거 아니에요?”

“있겠지.”

화진이 당연하다는 투로 대답했다.

“무시 못 할 거야.”

현수도 대답했다.

“그나저나 의뢰인 모친이 어떻게 된 건지는 못 밝혀낸 셈이네요.”

세정이 컴퓨터를 보며 말했다.

“맞아요. 현시점에선 그렇죠.”

현수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모다교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뢰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이었다.

띠리리리링-

그때 현수 책상 앞에 있는 내선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현수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캡틴님. 여기 1층 인포인데요.]

“아, 네.”

[모다교 사무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찾아왔는데요.]

“모다교 사무관이요?”

[네. 캡틴님하고 만나고 싶다고.]

“아. 접견실로 안내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현수는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겠어요?”

화진이 물었다.

“여긴 액막이 부적이 많으니 악귀 들린 사람이라면 크게 힘을 쓰지 못할 겁니다.”

현수가 고개를 끄덕인 후 접견실로 향했다.

현수가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몰래 설치했다.

그리고 잠시 뒤, 하얀 정장에 4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한쪽에 금색 성경과 다이어리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냥 길거리에서 선교를 하는 사람이라기엔 눈에 띄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그가 들고 있는 금색 성경은 크리스트교 성경과는 달랐다.

“자리에 앉으시죠.”

현수가 말했다.

그러자 사무관이 명함을 꺼내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모다교 총 사무관 김주장입니다. 반갑습니다.”

“박현수입니다.”

현수가 명함을 받아들고 주소를 보았다.

강남 모다빌딩 주소지로 되어 있었다.

“이번에 촬영하신 방송은 잘 보았습니다. 흥미롭게 촬영을 잘하셨더라고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성함을 보고 궁금해서 여쭤보는 건데, 부산지부 김주상 지부장하고는-”

“-아, 네. 제 친형입니다.”

“안타깝게 됐습니다.”

“아닙니다. 형이 잘못한걸요. 주여보님을 모시는 성스러운 장소에서 그런 비인도적인 일을 자행하다니.”

이 모든 대화는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기고 있었다.

‘자기 형이 죽었는데도 저렇게 말하네.’

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면 가족도 버린다고 하더니.’

현수가 생각하는 사이, 그가 말을 이었다.

“아무튼 이 일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건 저희 쪽 재물 손괴가 발생한 부분과 허위사실 유포 등의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 언급이 되었고요. 오해가 있으면 그건 잘 푸는 게 또 윈윈하는 것 아닐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그럼요. 오해가 있으면 풀면 좋죠.”

“기자회견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그 지하 시설은 저희 모다교 교단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시설입니다.”

“네, 네.”

“그리고 그곳에서 발생한 여러 기현상의 경우에는- 저희가 보기에 거짓으로 꾸민 것 같다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거짓으로 꾸미고 있다고요?”

“네. 조작된 영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고소 조치할 부분 중에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뭐. 그렇군요. 네, 알겠습니다.”

현수는 일단 모든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아무튼 이런저런 조치들을 포함해서 피해 금액을 청구할 예정이고요. 추가적으로 캡틴 퇴마 채널에 대한 신고 조치도 진행할 것입니다.”

“저희 채널에 대한 신고를요?”

“네. 조작된 영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 테니까요.”

뻔뻔하기가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기도 했다.

모르긴 몰라도 모다교 신도들은 이 영상들에 대해 계속해서 비추천과 신고하기를 누르고 있었다.

그 데이터 역시도 현수 측에서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근데 그런 이야기는 전화나 변호사, 경찰을 통해 하실 수도 있는 걸 텐데요. 이렇게 찾아오신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현수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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