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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841화 (831/1,404)

#841화 증발하는 네임드들 (4)

테르타로스와 르아 카르테는 옵션을 활용해서 능력을 올린다는 점에서는 그 궤를 같이했다.

다른 점이라면 르아 카르테는 다른 무기들애게서 옵션을 가져온다는 것과 테르타로스는 몬스터에게서 옵션을 뽑아내는 것이다.

성격은 비슷한 데 반해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달까.

몬스터에게 있는 옵션 중에서 무기에 달린 옵션과는 완전히 다른 옵션이 있을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동시에 쓸 수 있다면?

“한 번 해볼까요?”

내 말에 재중이 형이 기대감을 가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시도해 볼 가치는 있어.”

“네, 그럼.”

일단은…….

【 웨폰 카피! 】

아직 옵션이 확정 안 된 테르타로스를 들고 웨폰 카피를 하니 옆에 똑같이 생긴 테르타로스가 생겨났다.

그리고 마치 선물상자를 열어보듯 복사된 테르타로스의 옵션을 살펴본 다음 이내 한숨을 쉬며 내려놓았다.

“옵션이…… 이전에 팬텀 솔저를 흡수한 상태에요.”

“그래?”

“아무래도 옵션 확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해 봐야 의미가 없나 봐요.”

내가 기대한 건 테르타로스가 네임드 몬스터인 팬텀 나이트를 흡수한 그 상태로 그대로 복사되는 걸 원했었다.

그리고 복사한 테르타로스 상태에서도 옵션 선택이 가능해지기를 원했는데.

이건 안 되는 모양이었고.

만약 가능했다면 수없이 옵션을 돌려서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

내 의도를 알고 있던 재중이 형도 아쉽다는 눈빛을 보냈다.

“아주 다 해먹게끔 만들어 둔 건 아니라는 거네.”

“좀 아쉽죠.”

솔직히 많이 아쉽지.

“복사한 테르타로스는 진짜 테르타로스의 기능은 없다는 뜻이겠지.”

재중이 형 말대로 테르타로스의 고유 능력인 옵션 추출 능력은 복사한 테르타로스에서는 적용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르아 카르테도 복사한 르아 카르테가 다른 무기의 옵션을 복사해 오는 능력이 없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려나.

“할 수 없죠. 결국 옵션을 선택해야겠어요.”

“아, 그건 되나 봐라. 테르타로스의 옵션을 르아 카르테가 복사할 수 있는지.”

“맞네요.”

만약 르아 카르테가 테르타로스의 옵션을 복사 못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쪽을 먼저 확인해야 했다.

혹여나 되지 않을 경우는 옵션 선택을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복사된 테르타로스에 르아 카르테를 가져다 대자 르아 카르테에서 특유의 빛이 나오더니 테르타로스를 그대로 집어삼켰다.

“휴, 다행히 이건 되네요.”

“진짜 이것도 안 됐으면 어쩌나 했다.”

일단 르아 카르테에 남아 있는 3개의 슬롯에 임시로 복사한 옵션들을 집어넣었다.

이건 어차피 다시 집어넣을 거라 의미가 없으니.

잠시 재중이 형이 르아 카르테의 옵션을 보더니 내게 말했다.

“마력 흡수, 체력 흡수 이쪽은 그대로 두는 게 좋아. 테르타로스 쪽에서는 가져올 수 없는 옵션이니까.”

“네, 그건 그대로 둬야겠네요. 아, 혹시 요즘 나온 무기 중에 이보다 체력과 마력 흡수하는 옵션 수치가 높은 무기가 있어요?”

내 물음에 재중이 형이 잠시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존재해.”

“아! 그럼……!”

“그런데 그거 다른 녀석들이 들고 있어서 말이지. 하나도 안 풀렸거든.”

“……또 독식인가요?”

“어, 좀 유명한 네임드 템이거든. 아쉽게도 가져오려면 좀 많이 싸워야 할 거다.”

그 말을 듣고는 그냥 웃어 보였다.

“잘 됐네요. 어차피 붙어야 될 녀석들이라면요.”

당연히 재중이 형 역시 날 마주 보고 웃었고.

“크큭, 역시 그렇게 나와야지. 어차피 걔들이랑은 협상도 안 될 텐데 필요한 옵션이 있으면 싸워서라도 가져오는 게 맞아.”

“그런데 그런 아이템들은 풀면 돈이 되지 않아요? 너무 꽁꽁 싸매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은 가지고 있으면서 확실히 지금의 상황을 굳히려는 거지. 그리고 괜찮은 녀석은 돌려봐야 어차피 연합 내에서 간부들에게 파는 거라 외부로 나올 확률은 극히 적어. 꽤 거금을 올려주면 또 모를까.”

“그쪽도 일단 고려는 해보죠.”

“정 구하기 힘들다면.”

그리고 치명타 확률이나 치명타 대미지는 오히려 기존의 르아 카르테에 있던 옵션이 더 높아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관통 확률 역시 마찬가지고.

“생각보다 몬스터에게 직접 추출하는 것과 무기에서 가져오는 옵션이 많이 다르네요.”

일단 스탯 쪽은 몬스터에게 직접 가져오는 경우가 훨씬 높은 편이었다.

그건 어떻게 보면 당연할 거랄까.

몬스터 자체의 스탯을 가져오는 거라.

그런 면에서 르아 카르테로 무기를 흡수해서 스탯을 올리는 것보다는 이쪽이 훨씬 내게는 이득이 되었다.

재중이 형도 비교를 해보더니 몇 가지 스탯 옵션을 찍어주었다.

“근력, 민첩, 체력, 마력 이쪽은 무조건 가져와. 르아 카르테에도 동시에 적용되면 스탯을 두 배로 불릴 수 있으니까.”

“그 정도로 올리면 당장 다른 상위 유저들하고 상대가 될까요?”

그러자 다시 뭔가를 확인해 본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 대략 400대의 레벨 수준이 나오지 싶은데? 단순히 스탯만 보면. 그리고 만약 모든 스탯을 다 가져올 수 있으면 오히려 네 쪽이 스탯에서는 더 앞설 거다. 뭐 그렇다고 해도 완전히 근력이나 지력에 올인한 녀석보다는 적을 거야.”

재중이 형이 방금 말한 건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내 레벨은 지금 고작 150대였다.

그런데 테르타로스와 르아 카르테로 스탯 옵션을 복사해서 가져오면 거의 400대에 가까운 스탯을 가지게 된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아, 그리고 옵션을 잘못 찍더라도 다음에 다른 네임드를 또 테르타로스로 추출해서 가져오면 되니까. 너무 부담가지지 마.”

“그렇다면야.”

“그래도 르아 카르테에서 테르타로스로 옵션을 가져가지 못하니까 그쪽은 유념하고.”

“네, 가급적이면 르아 타르테의 옵션은 그대로 남겨야겠죠.”

재중이 형의 말을 듣고는 결정했다.

일단 근력, 민첩 같은 옵션은 무조건 다 가져온다.

이건 르아 카르테에서는 올리기 힘든 옵션이니까.

옵션 중 5자리는 확정.

그리고 치명타 확률. 관통 확률 역시도 포함시켰다.

굳이 르아 타르테로 복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양쪽에 다 있으면 중복 적용이 되니까.

물론 치명타를 남들보다 잘 넣을 수 있기는 한데.

스킬은 이야기가 달랐다.

내가 쓴 스킬 자체를 치명타로 만들려면.

치명타 확률 옵션도 신경을 써야 해.

치명타 대미지 증가 역시.

올릴 수 있다면 최대한 올려두는 편이 좋았다.

남은 슬롯이 있다는 가정하에.

“형, 마법 방어는 알겠는데 주문 저항은 뭐에요?”

“아, 그거? 저주 같은 디버프 쪽의 주문에 저항하는 옵션. 그거 사실 방어구에나 있는 옵션이야.”

“그래요?”

“어, 네임드에게서 옵션을 추출하니까 진짜 별개 다 나오네. 관통 방어 역시도 그렇고.”

“휴, 좋은 옵션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네요.”

“뭐 그건 나중에 방어구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되니까 일단 빼도 괜찮아.”

“네, 안 그래도 너무 고를 게 많아서 어쩌나 했어요.”

“일단 공격 쪽 옵션으로 치중해. 나중에 상황 봐서 방어를 챙겨도 될 테니.”

이런저런 고민 끝에 옵션을 고르다 보니 이미 스탯 옵션 5개와 치명타 확률, 관통 확률, 허공 질주, 유령보만 해도 9개나 되어 버렸다.

“남은 게 두 개네요.”

“음, 그건 공격 스킬로 넣자. 탈출기는 이미 허공 질주로 충분해. 혹시라도 네임드를 한 방에 끝내지 못하면 스킬로 잡을 수밖에 없어.”

“네, 그럼 팬텀 익스플로전하고 칠성격으로 넣을게요.”

“팬텀 나이트 최종기들 말이지?”

“네, 아까 보니까 이게 좋아 보이더라고요.”

“그래, 기존에 네가 가지고 있는 스킬들은 이제 너무 약해서 안 통할 거니까.”

광역기로는 팬텀 레인 같은 다른 스킬들도 좋긴 한데.

강력한 공격 스킬로는 이게 가장 좋아 보였다.

혹여나 네임드를 마무리 못 했을 경우.

아니면 적이 막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치고 나가야 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나머지 스킬들도 너무 가지고 싶지만.

옵션 창은 11개뿐이니까.

할 수 없지.

《 테르타로스의 옵션 목록에 적용할 능력과 스킬을 선택해 주세요. 》

좋아. 마무리.

《 테르타로스의 옵션을 모두 선택하셨습니다. 》

《 테르타로스의 무기 스펙이 자동 설정됩니다. 》

『 +0 테르타로스 (전설) <정령의 가호>

/ 출혈 75 타격 40

- 근력 +51

- 민첩 +92

- 체력 +44

- 지력 +35

- 마력 +47

- 치명타 확률 31%

- 관통 확률 43%

- 스킬 : 허공 질주 LV.1

- 스킬 : 유령보 MASTER

- 스킬 : 팬텀 익스플로전 LV.1

- 스킬 : 칠성격 LV.3

그리고 확정된 테르타로스의 스펙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출혈과 타격치가 굉장히 높게 나오네요.”

특히 출혈 대미지 수치는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높은 수치였다.

뭐 5개월이 지나서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호오, 상당히 좋은데?”

재중이 형 역시 테르타로스를 보고는 같은 말을 했다.

“이 정도면 잘 나온 거예요?”

“어, 적어도 지금 상위 유저들이 들고 있는 다른 네임드 무기에 뒤처지진 않을 거야. 물론 강화를 좀 해야겠지만.”

“그렇단 말이죠?”

네임드인 팬텀 나이트 레벨 1짜리를 흡수해서 만든 테르타로스가 다른 네임드 무기에 뒤처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해.

거기다 이쪽은 앞으로도 성장할 여지가 있단 말이지.

물론 네임드를 많이 잡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긴 하지만.

그때 궁금한 점이 있어서 재중이 형에게 물어보았다.

“아, 그런데 혹시 제가 이거 10강 강화를 하면 제 아이디가 올라올까요?”

“네 아이디가 알려지는 것 때문에 그래?”

“뭐 그렇죠.”

“큭, 아이디 변경 스크롤이 괜히 있겠냐. 자기 아이템 수준을 숨기려고 그거 쓰고 강화하는 인간들 많아. 그러면 다른 사람 아이디로 나오니까.”

“휴, 다행이네요.”

혹여나 벌써 정체를 들키면 어쩌나 했다.

그렇게 인벤에서 10강 무기 강화석을 찾아보다가 아차 했다.

“음, 10강 무기 강화석이 없네요.”

기존에 네임드를 잡아서 얻어 둔 건 이미 다 썼었는데 오랜만에 들어와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15강 발루딘에 +1확정 강화석도 다 썼고.

아다만티움은 테르타로스를 만드는 데다 싹 부어 넣었다.

하.

남아 있는 게 없어.

진짜 거지 다 됐네.

그런 내 모습을 본 재중이 형이 피식 웃더니 10강 강화석을 하나 꺼내 곧장 던져줬다.

“큭, 여기 있다.”

“써도 돼요?”

“안 될 건 뭐냐? 그리고 공짜 아니니까 얼른 벌어서 갚아.”

“네네, 공짜 아니죠.”

재중이 형이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네.

『 10강 무기 정제 강화석. 』

후. 해볼까.

임시 아이디 변경서로 바로 아이디 변경을 했다.

《 유저 네임 『 주호 』가 『 노아01 』 로 변경됩니다. 》

이 상태로 10강 무기 강화석을.

《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

『 +10 테르타로스 (전설) <정령의 가호>

/ 출혈 85(75+10) 타격 50(40+10)

- 근력 +51

- 민첩 +92

- 체력 +44

- 지력 +35

- 마력 +47

- 치명타 확률 31%

- 관통 확률 43%

- 스킬 : 허공 질주 LV.1

- 스킬 : 유령보 MASTER

- 스킬 : 팬텀 익스플로전 LV.1

- 스킬 : 칠성격 LV.3

《 노아01 님이 【 +10 테르타로스 】 인챈트에 성공했습니다! 》

그 순간 채팅창이 엄청나게 들썩였다.

- 어? 저건 뭐야?

- 테르타로스? 10강?

- 뭐야, 누가 새로운 네임드 잡은 거?

- 누구 저 아이템 아는 사람 있어?

- 몰라, 처음 보는데.

- 야, 이거 네임드 템 아냐. 정보 하나도 안 뜨잖아.

- 그럼 유일 템 또 뜬 건가? 한동안 안 나오드만.

- 캬, 노아01 아이디 보소. 변경서 썼네. 누군지 못 찾겠다.

“확실하지?”

“네, 좋네요.”

이러면 확실히 내 정보를 숨길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채팅창을 본 재중이 형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크큭, 이제 아주 저쪽 연합에서 난리가 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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