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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745화 (735/1,404)

#745화 알 모으기 (4)

히드라 주니어 역시 아퀼라스 주니어처럼 2차 성장을 마친 뒤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히드라 주니어의 2차 성장이 끝났습니다. 》

《 히드라 주니어의 능력치가 대폭 상승됩니다. 》

《 고유 스킬 ‘스톤 필드’가 추가됩니다. 》

《 고유 스킬 ‘애시드 필드’가 추가됩니다. 》

《 고유 스킬 ‘히드라 피어’가 추가 됩니다. 》

《 고유 스킬 ‘스케일 서먼’가 추가됩니다. 》

.

.

여러 가지 스킬이 더 추가되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스킬은.

“형, 이건 그 스킬 맞죠?”

“아아, 맞는 것 같네. 왜 안 나오나 했더니.”

오버된 히드라가 죽을 때 나오지 않았던 스킬.

스케일 서먼.

우리를 정말 애먹게 만든 바로 그 스킬이 다른 것도 아닌 히드라 주니어의 스킬 중에 보란 듯이 포함되어 있었다.

솔직히 다른 스킬도 좋긴 한데.

이것만 한 게 없지.

그때 상대했던 수준의 반에 반만 되어도 이 스킬 하나만으로 충분히 대박이었다.

그런 히드라 주니어를 전사 형이 끌어안고는 이제는 잔뜩 자라난 비늘 위로 볼을 비비면서 히죽거렸다.

“흐흐흐흐, 이 녀석, 왜 이렇게 이쁘냐!”

전사 형은 아주 좋아 죽네, 죽어.

하긴, 나라도 이 정도 성능의 펫이면 안 좋아할 수가 없겠다.

근접 펫이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성능을 다 갖춘 녀석이니까.

그리고 히드라 주니어의 이런 성능 덕분에 예상한 것보다 훨씬 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게 되었다.

오버된 베히모스.

솔직히 이 녀석을 잡지 못하면 이 지역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특히 녀석의 기동력.

어지간한 날아다니는 테이밍 몬스터보다 빠른데 단순히 이동 속도만 빠른 걸로 그치는 게 아니었다.

그 능력을 전투에 전부 활용한다는 게 더 문제였다.

그런데 지금.

히드라 주니어가 있으면.

가장 까다롭던 베히모스의 기동력을 상당히 묶을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히드라 주니어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젠 드래곤인 아퀼라스 주니어가 페널티를 먹지 않고 원래 속도로 날아다닐 수 있다.

아니, 지금은 능력치가 올라가면서 그보다 훨신 더 빨라진 상태.

이런 아퀼라스 주니어가 날아다니면서 지상에 있는 베히모스를 견제하면 아무리 베히모스가 빠르다고 할지언정 결코 쉽게는 떨쳐내지 못한다.

“형, 이 녀석들만 있으면……!”

내 말에 재중이 형도 긍정적인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크큭, 그래, 당장 오버된 베히모스 두들겨 패러 가자!”

하지만 그 말과 동시에 두 손을 들면서 다시 말을 정정했다.

“일단 좀 쉬고. 완전 퍼지겠다.”

“확실히 좀 힘들긴 하네요.”

주위를 둘러보자 다들 이미 한 자리씩 자리 잡고 풀썩 앉아있었다.

지금은 몸이 피곤한 것보다 정신이 피로한 게 더 컸다.

큰 레이드를 한 번 치른데 이어 두 펫을 키운다고 쉬지 않고  노가다를 해댔으니까.

체력 좋은 전사 형도 역시 두 손을 들고는 자리에 쓰러졌다.

“어우, 살았다.”

챠밍, 이쁜소녀, 나르샤 누나, 막내별 할 것 없이 모두 자리에 쓰러져 지친 정신을 달랬다.

사실 이러면 그냥 나가서 쉬는 편이 낫지.

그 모습을 본 재중이 형이 모두에게 말했다.

“한숨 푹 자고 작업하자. 아이템은 들어오면 분배하고.”

“네!”

“와, 이제 쉰다!”

챠밍과 이쁜소녀가 기쁜 표정으로 대답하자 재중이 형이 피식 웃어 버렸다.

“그래, 그럼 다들 이따가 보자고.”

그렇게 다들 접속을 종료하고 VRS를 나오자 시원한 바람이 몸을 감쌌다.

몸의 기능을 최적화해 주는 VRS 기기에서도 이렇게 땀이 날 정도였나?

아무래도 무리를 하긴 했나 본데.

이 정도면 다들 앓는 소리를 한 게 당연하지.

간단히 샤워를 하고 먹을 것을 챙겨 먹으면서 TV를 틀자 마침 방송에서는 한참 이번 공성전에 대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었다.

흐음.

벌써 방송으로?

너무 빠른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다시 되짚어 보니 히드라를 잡고 시간이 꽤 지나간 상태였다.

펫을 키운다고 노가다를 했으니.

정말 시간 가는지도 몰랐네.

이런 식으로 펫을 키우는 것이 편법을 넘어 사기 수준이라.

아마 다음에 알을 구하면 다른 일을 다 제쳐 두고 이것부터 할 것이다.

- 이번에 오버된 히드라를 신화 길드에서 잡았다죠?

- 네, 거점에 나가 있던 유저들에게 이미 확인되었고, 영상도 멀리서 찍었지만 존재합니다.

- 정말 대단하네요. 아직 다른 네임드들도 유저들은 버거워하는데.

- 일단 영상을 보고 이야기하시죠. 깜짝 놀라실 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우리가 오버된 히드라를 상대로 싸움을 하는 장면이 아주 작게 녹화되어 있었다.

흐음.

이건 어쩔 수 없으려나.

일반 유저들이 대거 포함된 레이드여서 전투 장면을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오버된 히드라의 덩치 역시 마찬가지.

녀석을 어딘가 끌고 가서 잡을 형편도 안 되었으니.

그리고 히드라가 다른 석상 네임드를 꺼내드는 장면에서 다들 놀란 듯 함성을 질렀다.

석상 네임드가 나온 순간부터는 공격이 거의 안 되자 그대로 끝날 것 같던 레이드가 나와 챠밍이 돌발 행동을 하면서 쭉 이어졌다.

- 중간에 주호와 챠밍이 빠져나갑니다.

- 설마 포기하는 건가요?

- 아니죠. 저들은 조금 뒤에…… 아닙니다. 일단 보시죠.

그리고는 계속 우리 팀과 히드라의 싸움 영상이 나왔다.

전사 형하고 재중이 형, 소녀가 정말 고생했네.

견제만 한다고 해도 셋이서 저렇게까지 하긴 쉽지 않은 일이니.

얼마 뒤.

나와 챠밍이 네임드 대부대를 이끌고 오는 장면이 백미였다.

- 우왁, 저게 멉니까?

- 미쳤죠?

- 하하, 말도 안 되는군요. 저게 가능합니까?

- 이러니 랭킹 1위인 거죠.

그 뒤로는 알고 있는 그대로.

오버된 히드라가 죽으면서 상황은 완전히 종료되었다.

그때 순간 멈칫했다.

우리가 언제 히드라 주니어를 꺼내들었지?

아니, 히드라 주니어는 저때 분명히 집어넣었다.

드랍템을 먹으려고 해서.

그래서 아퀼라스 주니어를 꺼냈는데…….

문제는 복사된 아이템.

설마 그걸 먹이는 장면이 나왔다면?

순간 놀라서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제발.

나오지 말아라.

이렇게 녹화가 됐을 줄은 생각을 못 했기에 그냥 꺼내놓고 먹인 게 실책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그 장면은 화면에 나오지는 않았다.

“하아, 다행이다.”

카메라가 찍고 있던 방향과 정확하게 내가 뒤로 돌아선 상태에서 아이템을 던져 줬기에 직접적으로 녹화는 되지 않았다.

앞으로 좀 조심해야겠어.

녹화를 한 사람이 적어서 망정이지.

잘못했다가는 그대로 방송을 탈 뻔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심은 오히려 새로 나온 히드라 주니어에게 쏠렸다.

댓글을 보니 대부분 히드라 주니어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 오버된 히드라 잡으면 저거 주는 거야?

- 와, 대박이네.

- 그럼 히드라처럼 쓸 수 있나?

- 주호 드래곤 펫 봐봐. 예전에 막 타고 다니면서 브레스 날렸잖아. 히드라도 똑같을 걸?

- 석화 브레스를 막 날리면……?!

- 그러네, 부럽다. PK하면 다 꼼짝 마라잖아.

- 드래곤에 히드라에. 죽여주네.

- 어? 그럼 베히모스 잡으면 베히모스 펫 나오려나?

- 맞아, 지금 베히모스 오버된 상태지?

- 또 사람들 개떼처럼 몰려가겠네.

- 안 그래도 거기 뚫어야 신성 제국 들어가 보지.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새 히드라 주니어에서 오버된 베히모스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베히모스라…….

쉽지 않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TV를 끄고는 바로 자리에 누웠다.

다음 날 있을 베히모스와 싸울 일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 * * * *

팀원들과 약속한 시간에서 조금 이르게 알람을 설정해 놓은 것에 맞춰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은하에게 연락이 왔다.

<은하> 일어났어요?

<승호> 방금. 너도 잘 잤어?

<은하> 전 오랜만에 꿀잠 잤어요. 너무 피곤해서 완전 기절했거든요. 오빠, 혹시 게시판 아직 못 봤죠?

<승호> 응? 왜? 무슨 일인데?

<은하> 지금 신성 제국 쪽 완전 전쟁터에요.

<승호> 어? 뭐라고?

<은하> 밤새 베히모스 잡아 보겠다고 다들 몰려가서 난리도 아니었데요. 지금도 신성 제국 주변에 진을 치고 순서 기다린다고 해요.

<승호> 하, 정말 난장판이었겠는데?

<은하> 어떻게 해요?

<승호> 아, 음…… 일단 재중이 형하고 이야기 좀 해봐야겠어.

<은하> 네, 그럼 들어가서 봐요. 식사 맛나게 하고요.

<승호> 응, 너도. 조금 있다 보자.

한차례 크게 기지개를 펴고는 식사 거리를 찾아 간단히 때운 뒤 바로 VRS로 들어갔다.

이쯤 되니 어디가 현실인지 모를 정도인데?

< 로스트 스카이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뇌파 확인.

> 주승호. 남성.

> 캐릭터명 주호. 레벨 150.

> 로딩 중...

이 레벨 제한은 어떻게 못 푸는 거려나.

신성 제국을 정리해야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들어가자 이미 우리 팀원은 모두 접속해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곧장 거점으로 귀환한 뒤 길드 건물로 들어갔다.

“상황은요?”

밤새 있던 일을 챠밍에게 대략적으로 들었기에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전사 형이 바로 내게 설명했다.

“연의 연합 쪽을 주축으로 베히모스를 잡기 위한 팀이 만들어졌어. 여기가 일단 제일 크고. 우리 거점 쪽에서 뭉친 팀들도 제법 돼.”

그러고는 전사 형이 내게 눈짓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밖에 한번 봐봐.”

전사 형 말대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봤다가 깜짝 놀라 눈을 깜박였다.

“이건 대체…… 뭐죠?”

“뭐긴. 밤새도록 몰려든 유저들이지. 아주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개떼처럼 왔어.”

“어떻게 이렇게 많이……?”

유저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발 디딜 틈도 없이.

거점도 공작 신분으로 만든 거라 크기가 결코 적지 않은데.

안을 꽉 채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보였다.

“암흑 지대에 있던 네임드들이 모두 죽어 나간 사이 그대로 달렸다던데? 어차피 방해하는 네임드도 없겠다, 귀환 장소는 여기에 찍으면 되고.”

“하…… 이걸 좋아해야 하나요.”

“세금 많이 걷히니 좋은 거지.”

확실히 시스템을 열어 보니 하루 사이에 세금이 엄청나게 걷혀 있었다.

단순히 여기서 물약만 사도 다 세금이니까.

“그럼 저 사람들이 전부 베히모스에 도전하러?”

“어, 펫만 떨어져 봐라. 대박 아니냐. 이미 펫 떨어지면 산다고 백지수표 들고 준비하고 있더라.”

“화련이요?”

“걔 말고도 많아. 난 우리나라에 갑부들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잖아.”

이런 식으로 유저가 많이 몰리면 공략이 힘들어지는데…….

거기다 현상금까지 걸린 판이면.

쉽게 물러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잡을 확률이?”

“물량 공세?”

“네.”

베히모스는 이미 오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레벨이 오르진 않는다.

피해를 보면 그만큼 수명이 깎인다는 말이지.

“죽기 살기로 덤비면 가능할지도 몰라.”

“골치 아프네요.”

그리고 시간이 문제였다.

지금도 저렇게 죽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우리가 잡을 수 있을까.

재중이 형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릴 수밖에 없어.”

“순서 없이 중간에서 채 가면요?”

“잡게 그냥 두진 않을걸? 저 많은 유저들하고 싸울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야.”

“이상한 데서 발목이 잡히네요.”

여기를 빨리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데.

엉뚱한 곳에서 묶여 버렸다.

그때 챠밍이 눈빛을 반짝이면서 내게 물었다.

“오빠, 대기하는 유저들만 치워 버리면 되는 거죠?”

“응? 그렇긴 한데…….”

“그럼,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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