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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는 회귀했다-134화 (134/248)
  • 샤를리안은 고통에도 비명 한 번 지르지 않았다. 그건 그녀가 근성이 있거나 충격을 이겨냈기 때문이 아니었다.

    ‘...빗...자루가...’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작 나무 빗자루가 갑옷을 으스러뜨리고, 배에 충격을 내었기 때문이었다.

    그 한 방에 샤를리안은 용사의 격차를 체감했다. 그저 성검을 얻어서 강한 것이 아니었다.

    “...커헉...”

    아리아스필은 강했다. 신의 축복이 없더라도 그녀는 하늘이 내린 천재였다.

    “일어나보라고. 아까는 정신력이 어쩌고, 신성력이 저쩌고 했잖아. 어?”

    아리아는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 분명 레오나르도는 적에게 복부를 관통당해 출혈보다 내장 파열로 죽는 게 더 빠를 상황.

    그런 상황에서 레오나르도는 그저 쓰러져 있지도 않았다. 생살을 검은 돌으로 꿰고 잡아당겨 출혈을 막고, 내장이 흘러빠지는 것을 막았다.

    그건 치료가 아니었다. 죽어가는 몸을 강제로 설 수 있게 만든 것일 뿐이었다. 고통으로만 놓고 보자면 검은 돌로 한 응급처치가 몇 배나 고역에 고통이었다.

    그런 사람을... 그 정도로...

    퍼억!!

    내 남자를 감히... 모욕한 거냐...?!

    빠악...!!

    “...샤를리안!!”

    갤러위드는 급히 샤를리안을 향해, 자신의 딸을 구타하는 상대에게를 향해 달려갔다.

    갤러위드의 오러는 6성, 신성력까지 포함하면 아리아에게 밀릴 정도는 아니었다. 경험까지 포함하면 승리를 노리는 것도 가능했을 테니까.

    하지만...

    “커헉...!”

    그건 아리아도 아는 바였다. 그랬기에 더더욱 2명을 동시에 상대하겠다고 한 것이었다.

    “용사님...?!”

    아리아는 그대로 샤를리안을 잡아들었다. 샤를리안은 아까의 충격은 물론, 연속해 맞은 구타로 제대로 반항하지도 못했다.

    휘익...!!

    그리고 던졌다. 사람이 투포환을 하는 것처럼 깔끔하게 집어날렸다.

    갤러위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전법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용사의 전술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난폭하고 거칠었다.

    지금까지의 전술하고는 너무 달랐다.

    라인하르트 일가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건 마치 레오나르도의 방식을 보는 것 같았다.

    퍼억...!!

    갤러위드는 자신의 딸을 부여잡고, 옆쪽으로 밀쳤다. 아마 아리아가 노리는 것은 자신이 제대로 잡는 것으로 자세를 흩트리는 것일테니까.

    하지만 아리아는 전혀 다른 전법을 택했다.

    ‘...없어!?’

    아리아스필은 이미 빈터에 있지 않았다. 시야가 가려진 순간, 아리아는 저택 정원의 나무 위로 올라가 있었다.

    애시당초 이 대련에는 장외라는 개념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들 저렇게까지 먼 곳까지 이동할 줄은 몰랐다.

    “잘 써줄게.”

    아리아는 레이피어를 빼들며 말했다. 샤를리안이 찬 무기를 던지는 사이에 뺏은 것이었다.

    하지만 샤를리안은 당황해하지 않았다. 역으로 그걸 기회로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건 허락할 수 없습니다.”

    레이피어를 떨리기 시작하며 그녀를 향해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아리아가 성검을 가져오는 것처럼 샤를리안 또한 마나를 통해 무기를 회수하는 기술을 터득해있었다.

    하물며 그 레이피어는 성기사들 사이에서도 고급품으로 통하는 수작, 주인에게 돌아오려는 성질은 더욱더 강화되어 있었다.

    “그래, 가져가든지.”

    아리아도 전혀 당황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번에는 투창하려는 자세를 잡은 뒤, 레이피어를 집어던졌다.

    그대로 직진한 레이피어는 샤를리안을 향해 직진했다. 끌어당기려는 힘까지 검을 가속시켰기에 돌진은 더욱 매서워졌다.

    속도로 봐선 붙잡는 건 결코 불가능했다.

    파악...!

    샤를리안이 간신히 피한 사이, 갤러위드는 반격을 위해 달려들었다. 아예 참격을 날려 나무를 통째로 베려고 했다.

    우드득...

    그 전에 진동이 울렸다. 이내 지면에 뿌리가 끌어올리는가 싶더니 완전히 뽑혀올라왔다.

    그 괴력을 보인 것은 나무의 몸통을 붙잡은 아리아였다.

    ‘...설마...!’

    갤러위드가 한 최악의 상상이 눈앞에서 바로 현실이 되었다.

    “...난 빗자루만 쓴다 한 적 없어.”

    아리아는 아예 나무를 뽑아든 채로 크게 휘둘렀다. 나무의 가지는 거대한 빗자루처럼 쓸려 흙이 폭풍처럼 흩날렸다.

    “으으윽...!!”

    그저 통나무를 휘두른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힘만으로 땅 깊숙이 뿌리가 내렸음에도 끌어올려진 것이 기이한 현상이었다.

    [아리아, 살살 해줘... 어지러...]

    <미안...! 지금 뵈는 게 없어서...>

    나무의 정령이, 땅의 정령도 아리아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그저 괴력만이 아닌, 정령 마법까지 사용하면서 위력을 올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갤러위드조차, 하물며 멀리 있던 샤를리안마저 나무의 바람에 휘말리고 있었다.

    급히 갤러위드와 샤를리안은 지붕 위로 올라갔다. 신성력까지 동원해서 몸을 회복에 강화까지 해 민첩하게 회피해냈다.

    아리아도 장외가 없다는 것을 이용했으니 자신들도 그러면 된다는 발상이었다.

    그런 방편으로 고지대에 도망친 것이었다.

    “...변격하자! 협공으로 하면...!”

    2대1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소수는 다수에 대응하기 힘든 것이 상식이었고, 합이 잘 맞는 파트너와 함께한다면 능률은 배로 늘어나니까.

    하지만 싸움은 수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의 능력, 경험, 상성, 지형지물, 그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승리를 도출해내는 것이었다.

    유리한 조건은 아리아에게도 존재했다.

    “...이곳은 내 앞마당이거든. 말 그대로.”

    이곳이 자신이 사는 주택의 앞마당인 것.

    그것만으로도 아리아는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여기로 와.”

    아리아는 나무 뿌리를 잡아당겼다. 나무 뿌리는 이미 길게 자라나 샤를리안의 발목을 범위에 휘감고 있었다.

    나무의 정령은 아리아와 친밀도가 높은 편, 고로 계약하지 않았음에도 최고의 성능으로 마법을 발현시켜줄 수 있었다.

    나무의 정령만이 아니라, 바람, 땅, 물까지 라인하르트 저택을 구성하는 정령이라는 정령들은 전부 아리아의 명령과 부탁을 따라주고 있었다.

    그 증거로,

    '...안개가 더욱...!'

    나무 덕분에 퍼진 흙먼지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더 거세게 퍼지고 있었다.

    때문에 떨어진 샤를리안은 자욱한 흙먼지 속에 들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상해...’

    마나로 감지했을 때, 샤를리안과 아라아스필 모두 감지되었다. 하지만 신성으로 예민해진 감각에서 느껴지는 호흡음은 어째서 한명 뿐인 것인가.

    ‘...안돼...!!’

    갤러위드는 신성의 검풍으로 흙먼지를 날려버리며 아리아를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보인 것은...

    “끄륵...!!”

    “이정도 실력으로 레오를 깔본 거야? 머리가 나쁜 거야? 아니면 정신이 나간 거야?”

    아리아는 연못에 샤를리안의 머리를 처박은 채, 천천히 질식시키고 있었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기사의 대련에 이런 짓을...!!”

    “너희부터 예의 지키고, 남한테 예의 운운해! 새끼야!”

    이단심문관들은 늘 사냥하는 입장이었기에 모를 것이다. 마인들을 늘 사냥하는 쪽이었기에 공략당하는 감각을 모른다.

    그건 과거의 아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레오나르도가 그걸 신전에 가기 전에 알려줬을 뿐이었다.

    ‘신성에도 약점은 있지...!!’

    신성은 치료에 매우 특출난 마나인 것은 사실이다. 재생부터 해독까지, 본인을 치료한 것이라면 굳이 술식을 쓸 필요가 없이 신성을 품는 것만으로 괜찮을 정도였다.

    그 증거로 샤를리안의 타박상들은 점점 아물고 있었다.

    하지만 호흡을 못해 죽는 교살이나 익사엔 신성은 맥을 추지 못했다. 그것은 산소의 결핍으로 생기는 죽음, 회복의 개념과는 초점이 달랐다.

    신성을 누구보다 잘 다루는 아리아스필이기에 알고 있는 약점이었다.

    ‘...끄아아아....! 힘이...!!’

    샤를리안은 버둥거리기 바빴다. 냉정한 정신을 운운한 것치고는 추한 꼴이었다. 본래도 아리아에게는 마나고, 신성의 총량마저 밀리는 샤를리안이었다.

    거기에 점차 산소가 부족해지고, 아리아가 계속해서 구타하는 것으로 뼈를 부러뜨는 것으로 치료에 신성을 깎아내고 있었다.

    “...아리아스필...!!”

    “이젠 말이 짧다?”

    1대2로 상대한 것은 그저 그럼에도 이길 수 있고, 그들 전부에게 분노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다수가 싸울 때의 제일 불리한 약점은 의외로 아군에게 있었다.

    도움이 안 되는 아군은 민폐에 불과하며, 방해까지 되는 동료는 짐덩이밖에 되지 않는다.

    하물며 동료가 무조적으로 구해야할 상대라면, 인질이 될 최악의 가능성이 있었다.

    아리아는 그걸 이용한 것이었다.

    갤러위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험이며, 실력이 떨어지는 샤를리안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렇게 하는 게 대련입니까!? 이건...!!”

    살육극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저렇게 하면 분명 죽을 것이다.

    “난 대련한다고 한 적 없는데.”

    그 말에 갤러위드는 진심으로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아리아는 자신들을 평가하겠다고 했지 그게 대련이라 명명하지는 않았다.

    ‘...설마 정말로...!’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는 듯, 아리아는 갤러위드를 향해 다시 샤를리안을 집어던졌다.

    이번에는 처음과 달리 경우가 완전히 달랐다. 샤를리안은 완전히 기절해서 스스로 착지가 불가능했다.

    고로 저런 속도로 떨어지면 정말로 목이 부러져 죽을 수도 있었다. 그건 루미네조차 막지 못했다.

    “...용사님!! 정말...!”

    갤러위드는 황급히 샤를리안을 붙잡았다. 때문에 공격 태세고, 방어 태세고, 흐트러져 있었다.

    “왜? 너도 남의 딸 팼잖아.”

    아리아는 그렇게 도발하며, 샤를리안의 레이피어를 잡아들었다. 지금은 소유주가 완전히 쓰러졌기에 다시 돌아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카앙!!

    드디어 제대로 합이 오갔다. 갤러위드는 생각했다. 아리아는 세검을 다루는 것에 전문적이지 못하다.

    카아앙!! 캉!!

    찌르는 것보다는 자주 베기를 사용하는 것이 그 증거였다. 그건 롱소드나 아밍소드를 자주 사용하는 검사들의 특징이었으니까.

    그렇다면 그 습관을 역이용하면 그만이었다.

    파아앙!!

    이윽고 갤러위드는 샤를리안을 가볍게 던진 채, 남은 손으로 메이스를 휘둘렀다

    스켈레톤이나 데스 나이트 같은 언데드 대용으로 철판마저 확실히 뚫을 만큼 강력한 무게를 자랑하는 무기였다.

    파앙!!

    이어지는 반격에 세검은 그대로 잘려 부러졌다. 부러진 검날은 그대로 회전하며 떠올랐고, 갤러위드는 승리를 확신하며 반대편 검을 휘둘렀다.

    ‘경험이 부족하시...’

    하지만 아리아의 경험은 그런 것따윈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퍼어어억!!

    이윽고 검기가 둔탁하게 갤러위드의 머리를 날린다. 지금 아리아에겐 애초에 물리적인 손잡이만 존재해도 시용할 수 있었다.

    ‘...신성에 오러...블레이드...?’

    신성까지 포함된 오러가 압축되어 하나의 칼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물리적인 칼날이 있는 것보다는 못했지만, 확실히 충격을 줄 수 있는 에너지가 그 오러의 검에는 존재했다.

    “...승부는 보였군. 아리아, 네가 이겼다.”

    마르켄은 그렇게 말했다. 루미네는 급히 치료를 위해 샤를리안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예? 아직 덜 때렸는데요? 레오에 아인이 꺼까지 합하면 부족하죠.”

    “...어...그게 무슨...”

    아리아는 반쯤 무시한 채, 발을 뒤로 뻗었다.

    퍼억!! 발이 갤러위드의 배에 부딪친다.

    "우리 딸한테...! 감히...!"

    퍼억...!!

    "물건이라고...!"

    빠악...!!

    "해?! 감히...!"

    계속해서 발이 차인다.

    “네까짓 게...!”

    타격음이 계속해서 주변에 울린다. 어차피 성기사였으니 신성 덕분에 죽지는 않을 것이다. 루미네도 대기하고 있었으니.

    “뭔데...!”

    그래서 이번에는 짓이긴다.

    이미 승리가 여실함에도 난타는 이어졌다.

    짓이긴 발이 좌우로 돌아지며 고통이 가중된다.

    “감히...!”

    빡...!! 그리고 다시 발로 걷어찬다.

    “내 레오한테...!”

    이번에는 연속해서 내리친다.

    “내통자니 부족한 인간이니...!”

    ‘살려줘’라는 소리가 들린 건, 착각이 아닐 것이다.

    “뭐니 해...!!!”

    이윽고 레오나르도가 경악한 표정으로 뛰쳐나온다. 잠도 막 깬 눈치였다.

    “...도대체... 뭔일이 있던 거에요...!? 고작 40분 사이에!!”

    참고로 이렇게 되기 걸린 시간은 47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아까 대화한 것이 37분, 대련은 10분 정도를 차지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 사람들이 아버지를 내통자에 부족한 인간이라 모욕했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저렇게까지...”

    “그리고 절 밀쳐 넘어뜨리고 물건에 모욕적인 존재라 명명...”

    “아가씨! 코를 집중적으로 때리세요!”

    다른 건 참아도, 아인을 괴롭힌 건 못 참는 레오였다.

    설사 1시간도 되기 전에 저택 정원이 개판이 되었고, 신전의 이단심문관이 떡이 되도록 맞고 있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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