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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128화 (128/253)

1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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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맨 백작령이 점령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안의 큰어머니인 케네이나와 예전 말썽을 피우던 그녀의 남동생 칸타프가 찾아왔다.

“백작 각하를 뵙습니다. 제 동생들이 각하께 폐를 끼쳤습니다.”

의외의 인물도 끼어 있었는데, 백작 부인의 오빠이자 상단주인 케로루였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과한 예를 차렸다.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단주님. 이제 먀햐햐햐햐 남작님이라 불러야겠군요.”

리안의 말에 케로루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먀햐르 남작이 이번 전쟁으로 사망했습니다. 그곳을 다스려 주시죠. 그곳 지명도 먀햐햐햐로 변경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저… 정말이십니까?!”

먀햐햐햐 남작이라니.

솔직히 다른 페밀리 네임을 하사하고 싶었지만, 먀햐햐햐 상단으로 활동 중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상단은 어떻게 보면 기업과도 같았는데, 갑자기 사명을 바꾸는 것은 곤란하지 않은가.

“그리고 아직 제 동생이 어리니 작은어머니가 이 땅을 수렴청정해 주세요.”

“최선을 다하마.”

마맨 백작령은 이들이 원한 레온 백작령보다 훨씬 풍요로운 땅이다.

특히나 브루타뉴 공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제법 쏠쏠한 통행료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세바스 남작.”

“네… 각하.”

여전히 세바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세스 남작령을 내리겠습니다. 저를 계속해서 보좌해야 하니 선원 중 한 명을 대리인으로 남기세요. 그곳 명칭도 세스 남작령에서 세바스 남작령으로 변경합니다. 그리고 그 대리인을 이 땅에 무관장으로 임명하는 바입니다.”

“저… 정말이십니까? 선… 아니 각하.”

세스 남작령은 마맨 백작령의 하위 영지 중 가장 큰 영지다.

이런 조치를 한 것은 마맨 백작가를 이어받은 동생을 대놓고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물론 케네이나가 이미 리안의 추종자이기에 불필요한 조치이긴 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다.

“그럼… 대리인으로는 무력이 뛰어난…….”

갑자기 남작이 되어 버린 세바스는 평소 냉철한 모습과 달리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적당히 마나 유저 중 똘똘한 사람으로 남겨요. 사람 한 명이 아쉬운 판이니.”

“알겠습니다. 각하.”

대전사는 계속해 리안 자신을 보좌해야 하기에 남길 수 없다.

사실 마나 유저도 한 명이 아쉬운 상황.

“자. 그럼. 돌아가죠.”

리안은 돌아갈 채비를 빠르게 했다.

아일리 섬이란 열매가 슬슬 익어 가고 있을 것이다.

이제 과실을 따먹으러 가야 하지 않겠는가.

“레온 백작……!”

자신의 사위를 위해서 점령지를 정리하고 있던 푸제흐 백작이 다가왔다.

전투를 할 때보다 얼굴이 많이 수축해 있었는데, 마음고생이 심했던 모양.

“아참. 병력 일부를 한동안 남겨 주시는 거죠?”

“당연히 그래야 될 듯하오. 치안의 공백을 메워야 하니.”

마맨 백작가의 병력은 이번 전쟁으로 완전히 증발해 버렸으니.

“아참. 그 우리를 따라다녔던 100명은 제 동생 친위대로 주시는 건 어때요?”

“별로 전투력이 없는 자들인데… 괜찮겠소?”

“성실하면 되었죠.”

“그리 말한다면 넘겨주겠소. 내 사위에게 뭔들 못 주리.”

100명은 아니었고 사상자가 발생해 70명 언저리였다.

그들은 원래 행정병에 가까운 자들로 푸제흐 말처럼 별로 전투력이 없는 자들이었다.

다만, 그들은 리안의 능력을 눈으로 본 자들이다.

‘어차피 전투력은 나중에 채워줄 수 있으니.’

리안에겐 신센롬 제국에서 얻은 식물과 신대륙의 마초 그리고 신물 야누스의 심장이 있다.

이 조합이면 마나 유저는 찍어 낼 수 있고. 각성도 시킬 수 있다.

‘나도 빨리 각성을 하든지 해야지.’

지금은 어려서 구경만 하고 있어도 상관이 없지만, 성인일 때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칼을 들고 써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전쟁에서 푸제흐 백작이 무모해 보여도 서사를 써 내려간 것이다.

그것을 목격한 적군과 아군들이 존재하며, 이는 소문이 날 것이다.

최전방에서 용맹하게 싸웠노라고.

“그럼 여기서. 헤어져요. 아디오스~!”

리안이 손가락 두 개를 경례하듯 날려 줬다.

“어어… 아디오스~!”

푸제흐 백작도 그 모습에 당황하다가 리안을 따라 아디오스를 외쳤다.

그도 브루타뉴의 귀족이다보니 유행에 뒤쳐졌다고 스스로 알고 있었다.

아디오스가 뭔지는 대충 알고 있었기에 이벨 왕국에서 유행하는 귀족 인사법이 아닌가 오해했다.

투타타타타타!!!

리안이 오토호스를 거칠게 몰자 그 뒤로 여러 대의 오토호스가 뒤따랐다.

그중에는 외할아버지인 아트로네 백작도 있었다.

‘대단한 기사들이다.’

예전 자신의 영지를 방문했을 땐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전쟁을 치른 직후라 이들은 몸에서 살기를 완전히 갈무리하지 못한 상태.

특히나 오토호스를 모는 활동적인 상태이니 대략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중견급만 넷인가?’

아트로네 백작 본인은 완숙한 중견급 대기사였다.

재능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백작가의 확실한 후계자로 길러져 엄청난 지원을 받아 왔기에 가능했다.

‘어떻게 이런 자들을 부하로 부리는 거지?’

고잉미샤호의 선원 중 중견급 대전사는 부선장, 화포장, 세바스, 샤로트로 총 네 명이었다.

세이나도 중견급으로 볼 수 있었지만, 사제였기에 결이 달라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미 공후작으로 봐도 무방하겠군.’

하나의 직할 백작령과 세 개의 봉신 백작가를 두면 스스로 공작에 오를 수가 있었다.

물론 그 백작가들은 서로 같은 권역에 있어야 한다.

공작 작위는 새로 창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

작위 자체가 오래전 사라진 고대 롬 제국의 직책이기 때문.

고대 롬 제국은 율대륙 전체를 아울렀는데, 망해 버리며 각지의 군벌들이 스스로 남작을 칭하며 봉기했다.

그게 서로 통폐합을 거치며 지금의 국가 세력들이 탄생한 것이다.

다시 말해 남작령부터 공작령까지 이미 정해져 있다.

만약 공작이 되고 싶다면, 해당 작위를 가진 공작에게 작위를 양위 받거나.

공석일 경우 어떤 공작령 범위의 2/3를 실효 지배 후 교회에 돈을 먹여 작위를 스스로 선포하는 방법이 있다.

투타타타타!!

오토호스들은 빠르게 달렸다.

리안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각성자들이었으며, 대신 리안은 오토호스 조종에 달인이었기에 레온 백작령까지는 순식간에 당도할 수 있었다.

“와아아아아!”

리안이 레온 백작령의 수도에 도착하자 시민들이 환호를 했다.

며칠 전부터 리안이 도착한다는 소문이 도시에 퍼졌던 것.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처녀들은 꽃과 꽃잎을 준비했고. 일반 백성들은 가까이에서 리안의 얼굴을 보길 원했다.

“하하하하~! 호이호이~~!”

뜻밖의 환대한 시민들의 환영에 리안은 또 살짝 오버하며 포즈를 취했다.

오토호스를 숙련급으로 몰수 있으니…….

‘볼썽사납군…….’

부선장의 눈에는 그리 보였다.

아니. 부끄러움은 각성자들의 몫이었다.

이 시대의 멋은 대체로 전투적인 것과 밀접한데, 리안의 것은 그것과 아주 거리가 멀었다.

‘저게 진짜 내 외손주의 모습인가?’

아트로네 백작도 부끄러움에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렸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각하!!”

궁전 앞에 대신들이 마중을 나와 극진히 인사를 했다.

당연히 선두에는 작은어머니와 두 동생이 마중 나와 있었다.

“고마워요. 아이고. 내 이쁜 동생들~~!”

리안은 오토호스에서 뛰어내려 동생들에게 달려갔다.

동생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특히나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더더욱 좋았다.

츄릅~ 츄릅~

리안은 품에서 막대사탕을 꺼내서 두 어린 동생의 입에 물렸다.

거기에 금화 하나를 꺼내 여동생인 나탈리아의 손에 쥐여 줬다.

“이렇게 동생들을 이뻐해 주시니. 너무도 기쁩니다. 백작님.”

작은어머니 마스쥬가 말했다.

다만, 속이 많이 상한 상태다.

‘크루슈가 데릴사위가 되었다면… 지금 마맨 백작이 되었을 텐데…….’

아쉽지 않다면 거짓일 거다.

솔직히 레온 백작령보다 마맨 백작가가 훨씬 더 가치가 큰 땅이니.

통행세는 물론이고 땅 또한 비옥하여 식량 생산량 또한 최소 2배는 차이가 날 것이다.

“사탕 먹고 나면 양치해야 된다.”

작은어머니 마스쥬가 아이들의 등을 토닥였다.

그 말에 리안은 조금 움찔했으나 생각해보면 조금 안심이 되었다.

‘곧 봄의 사제들이 생기니까…….’

이빨이 썩어도 괜찮다.

봄의 사제들은 봄이 되면 피는 꽃처럼 이빨도 새로 피어나게 만들 수 있으니.

봄의 사제들이 자취를 감췄을 때 귀족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것이 이빨이었다.

귀족들은 평민들에 비해 단것을 많이 먹으니.

“재상!”

쪼그려 앉아 동생들을 쓰다듬던 리안이 일어나며 불렀다.

“네네!! 가… 각하!!!!”

잽싸게 달려와 고개를 숙인다.

이번 전쟁으로 리안의 실력에 공포를 느낀 것이다.

이미 계승 전쟁과 옆 영지와의 영지전으로 엄청난 능력을 보여 줬는데, 부하 몇 명과 완전 다른 영지로 가서 휘저어 버리기까지.

눈앞의 작은 꼬마가 거대한 전신으로 느껴졌다.

‘탱글 님의 화신이 아닐까?’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등이 따끔거렸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국정을 운영하도록.”

“최선을 다해 영지를 돌보겠나이다. 각하!”

“그리고 모든 국정에 내 여동생인 나탈리아를 대동하도록.”

“…네엡?!”

갑작스러운 말에 재상이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내 여동생은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니 조기 교육을 시킬 것이다. 재상과 집사장은 내 여동생의 교육에 각별히 신경 쓸 것.”

“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신들도 황당해하긴 마찬가지.

“절대 강제로 주입식 교육은 시키진 말고. 그럼 난 바빠서 이만~ 아디오스~!”

리안은 그리 말하고는 그대로 궁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하루를 쉬고 다시 곧장 떠날 예정이었다.

* * *

잉글슨 왕국의 궁전.

“뭐?!! 질 높은 마나석 광산이 발견되었다고?!!”

잉글슨 국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이번 전쟁 아니 앞으로 일어날 육전에 대한 전비를 모두 상쇄시킬 만한 로또.

“큰일이다…….”

그러다 순간 망연자실한 얼굴을 했다.

리안의 외조부에게 내린 명령은 리안에게 마맨 백작가를 스랑 제국에 양도하게 만들라는 것이었다.

“그 땅은 지키는 쪽이 조금 더 유리한 지형인데…….”

사실 마맨 백작령은 그다지 수비하기 좋은 지형은 아니지만, 그래도 따져 보면 수비가 더 유리하긴 했다.

특히나 대규모 전투에선 당연히 지키는 쪽이 유리하고.

“레온 백작이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음?! 말해 보게.”

“마나석 광산은 마맨 백작가의 변두리 지역에 있는 황무지라 그곳은 포기한다고 했답니다. 그 대신 이번 전쟁에서 마맨 백작령은 완전 중립을 하는 조건으로…….”

그러면 말이 조금 달라지긴 했다.

“양국이 정당성을 보증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딴 마맨 백작령 따위는 몇 개든 줘도 상관없다. 마나석 광산이 중요하지.”

“기한을 줬습니다. 그 전에는 어느 쪽 군대도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그래?! 좋아. 아주 좋아!!”

마맨 백작령은 원래 노르망 공국에 속했던 땅.

당연히 지금 병력의 배치 상황으로 봤을 땐 잉글슨에 유리하긴 했다.

“병력을 더 지원해!! 의회에 전비를 늘리라는 안건을 올리도록.”

“지금 국가의 예산이 빠듯합니다. 신대륙에서 전투도 한창이고… 로이센 왕국에 약속한 금액도 있고…….”

원래 신센롬 제국과 잉글슨 왕국의 사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전쟁에선 로이센 왕국과 은밀히 손을 잡게 되었고. 로이센 국왕에게 지원을 약속했다.

“젠장!! 로이센 국왕에겐 친필 편지를 보내겠다. 어차피 우리가 스랑 제국을 견제하는 것이니…….”

“의회에서 승인이 안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지출된 전비만 갚고 나면, 마나석 광산을 국영화한다고 해!!”

속이 쓰리지만, 이것이 잉글슨 국왕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였다.

어차피 노르드 공국이 스랑 제국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온다면, 스랑 제국으로 넘어가던 세금을 자신에게 돌릴 수 있게 된다.

거기다 잘만 하면 스랑 제국의 다른 땅들도 집어삼킬지도 모르고.

“알겠습니다. 전하.”

* * *

스랑제국도 발칵 뒤집히긴 마찬가지였다.

이번 잉글슨과의 해전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상황.

“아주 절묘한 위치로다.”

스랑 제국의 황제의 거만한 말투.

그는 백성들에게 이상하리만큼 사랑받는 황제였다.

불륜을 밥 먹듯이 저지르는 자였음에도.

-우리 폐하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역시 위대한 스랑 제국의 황제답게 남자다우시다.

뭘 해도 용서되는 이상한 분위기였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이 근방에는 마나석 광산이 없어 유통비를 줄일 수 있어 막대한 이익이…….”

마나석은 민감하기에 취급하기 힘든 물건이다.

부피는 작지만, 유통하기는 쉽지 않았다.

“병력을 때려 부어라.”

“얼마나…….”

“그냥. 마구. 아주. 계속. 때려 붓도록 하여라.”

율 대륙 동부에 이어 서부도 커다란 전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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