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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15화 (15/253)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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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물 레이더의 단점이기도 했다.

에너지를 방출하는 모든 것에 반응하는 데, 종류를 알 수 없다는 것.

딱!딱!딱!

리안은 턱을 괴고 선반 위에 손가락을 두들겼다.

정말로 바다 괴물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참고로 이 세계에서 이 시점에 잠수함 따위는 없다.

“뭔가 있기는 있다는 건데······.”

고인물에 가까운 이 몸일지라도 섬 뒤쪽에 바다에 속에서 반짝이는 저 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괴물? 아마도 아닐 거다.

헤브리디스 제도 근처의 바다를 죽음의 바다라고 부른다.

해양 자원이라고 해 봐야 한 종류의 물고기밖에 없는데, 흑어라고 더럽게 맛

이 없다.

다른 바다에서도 가끔 잡히지만, 버리기에 아까워서 부두에서 값싸게 넘긴다.

서민들이나 먹는 물고기라는 인식이 박혔다.

다시 말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물론 조리법을 달리하면 천상의 요리로 바뀌지만, 그것도 게임 후반부 이야기.

하여튼 이런 바다에 괴물이 있을 리가··· 괴물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죽음의 바다에 특별히 괴물이 산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도 없고.

“그렇다면?!”

보물일 가능성이 높다.

성유물 외에도 마나를 품고 있는 강력한 물건은 레이더가 인식하기도 하니까.

보통 아이템이라 불리는 것들이다.

그것도 레이더에 잡힐 정도로 에너지를 방출한다면 고가의 물건일 터.

“일단 수심 먼저!”

“그··· 그냥 해적 섬으로 가면 안 될까? 선장. 괴물이면 어떻게······.”

마법사라는 양반이 겁은 많아 가지고.

“괴물이면 싸워야죠. 최신형 전함에 전사만 5명인데 무슨 걱정이람.”

“그래도··· 뭔가 바다 아래에 사는 괴물은······.”

통신 마법사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오돌오돌 떨었다.

전투마법사로 키우기에는 글렀다.

이 배의 유일한 마법사라 마법사와 관련된 아이템을 몰아주려고 했었는데······.

“그럼 수심 측정을 해 볼까요?”

도대체 어떻게 된 바다인지 바다가 검은색으로 일렁거렸다.

돌섬 근처의 옅은 수심도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으으으. 무서운데······.”

수심을 측정하는 일은 유일한 마법사인 포터가 할 수밖에 없었다.

측정기가 로프에 수정을 달아 놓은 물건이었는데, 이걸 사용하기 위해선 마법

사의 전유물인 서클이 필요했다.

‘마법사가 한 명인 게 불안한데, 내가 마법사로 전직해 버려?’

아직 전사로 전직하지는 않았다.

가장 먼저 마나 심법으로 마나 로드를 뚫고 이후 서클을 만들면 마법사, 단전

을 만들면 전사로 전직된다.

마나심법은 마법사용과 전사용이 따로 있었지만, 초반의 차이는 미미하여 없

는 거나 마찬가지.

참고로 전사로 전직하면 마나를 더 이상 다루지 못한다.

그 대신 외부에서 받아들인 마나를 오러라는 형태로 바꿔 사용한다.

‘혹시 내가 재능이 없는 걸까?’

리안의 몸은 원래부터 마나 로드가 개통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리 SSR+급이라 해도 너무 차이 나잖아!’

샤로트 베리의 성장 속도의 반의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들어 보니 얼마 안 가서 단전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마나 로드의 발달 속도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어쩌면 나는 마법사 체질일지도!!’

리안이 눈을 반짝이는 사이.

“어··· 어?! 5미터? 서··· 선장. 수심이 5미터인데?”

통신 마법사 포터가 고개를 휙 하니 돌렸다.

그 말은 바다 괴물이 아니란 말이 된다.

겨우 5미터의 바닷속에 있는 괴물의 레이더 신호가 이렇게 약할 리가 없기 때

문이다.

그것도 이렇게나 지근거리에 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수심 5미터의 바다는 너무 잔잔하기만 했다.

“내가 다녀오지. 흐하하!”

부선장이 정령 갑옷을 입더니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무모한 건지 용감한 건지.

그의 정령 갑옷은 물 속성이기에 오랜 시간 잠수를 할 수 있었고 물속에서도

이동이 자유로웠다.

“장전!”

혹시나 몰라 긴장한 총병들이 마총을 장전했고. 물 속성의 나머지 두 전사도

갑옷을 소환해 입고선 대기했다.

혹여라도 바다 괴물일 경우 바로 개입하기 위해.

.

.

.

“너무 오래 걸리는데······.”

제법 시간이 오래되었지만, 바다는 고요하기만 했다.

“잡아 먹힌 것이 아닐까요?”

마법사 포터가 손톱을 자근자근 물었다.

손은 씻고 저러는 것일까?

“그건 아닐 거예요. 바다가 너무 잔잔하니.”

정령 갑옷을 입은 전사와 바다 괴물이 격하게 움직이면 겨우 수심 5미터의 바

다에 변화가 없을 리가 없다.

쏴아!!

그러다 바다 위로 무언가 튀어나왔다.

“으어엇!”

마법사 포터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른 선원들은 그걸 보고 깔깔 웃어 댔다.

“우리 마법사님은 너무 겁이 많다니까.”

“그래도 존경심을 가져라. 저분이 내리면 우리 배에 마법사가 없단 말이야.”

“하긴 그것도 그렇지.”

도대체 저렇게 담이 작은 양반이 왜 해적을 하고 있는지 원.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마법사라 딱히 무시하는 선원은 없었다.

“꼬맹이! 찾았어.”

곧장 보물 인양이 들어갔다.

갈고리를 내리고 바닥에 깔린 보물 상자에 걸었다.

덜컥!!

여러 개의 밧줄이 팽팽해졌다.

“당겨!!”

선원 여럿이 붙어 밧줄을 당기자 상자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오옷!

대략 가로의 길이만 2미터가 넘어 보이는 상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기대감을 주입시켰다.

“제가 먼저 확인해 보겠어요. 다들 물러나 주세요.”

상자가 갑판 위에 오르자 앞으로 나선 것은 사제 세이나.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상자였기에 혹시라도 저주가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누나. 괜찮겠어?”

그 말에 세이나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저주에 대한 내성은 강한 편이거든요.”

전쟁 신 사제의 능력은 아주 극단적이다.

전투 그것도 자기 자신에 대해 강력한 신성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자가 치유, 마법 방어, 저주 면역, 체력 회복 등.

그 외 다수를 대상으로 한 축복도 하나 있긴 있는데, 용기를 증폭시키는 종류다.

본인의 강력함과 용기를 증폭시키는··· 그렇다. 탱글 교는 전쟁을 선동하는

능력만큼은 발군인 종교다.

“하긴··· 그렇겠네.”

저주 몸빵용으로는 최고다.

탈칵!

차분한 외모와 달리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상자를 열어 재끼는 세이나.

모두의 시선이 상자 속으로 쏠렸다.

“뭐야?!”

“이런······.”

“꽝이네.”

바다에 빠지기 전이라면 저 상자는 보물 상자였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저 서로 엉켜 쓸모도 없는 고철 덩어리들이 가득했다.

바닷물에 부식된 것이다.

“혹시 모르니 전부 꺼내 봐요.”

무려 레이더에 반응한 물건이다.

저 상자에 황금으로 가득 채운다 해도 그 보물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애초에 레이더는 에너지가 없는 것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탈칵. 철커덩. 철걱. 탕탕!!

기관실 기관병들이 달라붙어 상자를 해체했다.

녹으로 인해 서로 이리저리 엉켜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촤르르.

한쪽에서 많지는 않지만 금화가 쏟아졌다.

기관장 헤르미가 그 부분을 직접 잘라 냈다.

“오오~ 애새끼가 운도 좋아.”

금화 사이에는 정령 갑옷과 계약할 수 있는 보석 큐브가 튀어나왔다.

붉은빛을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불의 큐브.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녀석이다.

“아직이요. 더 찾아보세요. 분명히 더 있을 겁니다.”

큐브가 대박이긴 했지만, 이걸로 레이더가 동작했을 리는 없을 거다.

에너지를 방출하는 뭔가가 있다.

“애새끼. 아니 우리 아기 상어가 원한다면, 이 누님께서 실력을 발휘해 보지.

애들아. 연장 챙겨라.”

그녀의 주변으로 마도구들이 나열되었다.

종류가 뭐가 저리 많은지.

지이잉~ 징징~ 지이잉~

눈을 감으니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이건··· 이건 마치 치과에서나 들을 법한 소리.

칙! 치이익!!

생각보다 마도구의 종류가 많았다.

마나를 다룰 줄 모르면 사용하지 못한단다.

“부선장 아저씨. 기관장 누나도 마법사였나요?”

“아니. 서클을 만들지 못해서 마도 기술자가 되었다더라. 자기 말로는 서클을

만들었어도 마도 기술자가 되었을 거라고 떠들어 대지만. 퍽이나.”

“전투 마법사가 되었겠죠.”

“잘 아는군, 꼬맹이.”

저 미치광이 같은 성격으로 봤을 땐 전투 쪽으로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저 여자 무서클 마법뿐만 아니라 칼질도 좀 한다.”

“으음··· 단전이나 서클을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네요.”

“걱정하지 마.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단전을 만들어 줄 테니.”

왠지 다른 전사들이 스승으로 붙어도 소용없을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마법사로 노선을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법사라고 해서 정령 갑옷을 입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음······.”

접근전에 자신이 없기도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모든 구기 종목에 재앙적인 재능을 가졌기에.

“마법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응? 꼬맹이 몰라서 그런데, 서클을 만드는 것이 단전을 만드는 것보다 100배

는 힘들어. 괜히 마법사의 숫자가 적은 게 아니라고.”

마나 로드는 노력의 정도가 다를 뿐 거의 대부분 개척이 가능하다.

다만 재능이 없다면 돈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문제지만.

그래서 평민들 중에 마나를 다루는 사람이 적었다.

아마 리안도 귀족이기에 돈으로 마나 로드를 개척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전사는 백 명 중 한 명. 마법사는 만 명 중에 한 명.”

“으음··· 농사라도 지어야 하나?”

“뭐야.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 거야? 귀족 꼬맹이가 무슨 농사를. 그래서 농사

를 지을 땅은 있고?”

“땅이 없다는 게 문제죠. 에휴~”

내가 말한 농사는 다름이 아니라 각성의 열매를 말하는 거다.

마나 로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주며, 가끔 돌연변이 열매가 열리는데······.

그건 기후를 통제할 수 있을 때나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이다.

“오오!! 뭔가 나왔다.”

그때 헤르미가 탄성을 질렀다.

그녀는 이리저리 손을 마구 놀리더니 서로 엉겨 붙은 고철 덩어리에서 작은

상자를 빼냈다.

마나를 느낄 줄 아는 이라면 심상치 않은 물건이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두근두근.

리안도 심장이 뛰었다.

아까 전에 발굴하여 설치까지 한 등불의 여신 선수상도 이 정도까지의 존재감

이 아니었다.

“제가 열어 볼게요.”

이번에도 군종 사제 세이나가 나섰다.

작은 보석이 무서워 모두가 멀리 떨어졌다.

아무리 약한 저주라도 걸리면 개고생을 하는 걸 아니까.

탈칵.

보석함이 열렸다.

쏴아아아~!

영롱한 빛이 사방으로 쏟아졌다.

그곳에는 빛을 뿜는 구슬이 담겨 있었다.

구슬 속은 흰색과 검은색이 태극 문양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기운이··· 신의 따스함과 악마의 기운이 공존해요.”

“야누스의 심장?!”

리안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아는 물건인가요? 혹시 공자님은 해적 선장이 아니라 탐험가였나요?”

“한때 고고학자를 꿈꾸기도 했지.”

거짓이 아니었다.

“시간과 예산이 더 있었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몬티아나 존스를 꿈꾸지 않는가.

“변명은 죄악이란다 꼬맹이.”

“어쨌든 우리에게도 땅이 생겼군요.”

“갑자기 무슨 개소리야?”

“메롱! 안 가르쳐 주지롱~!”

리안은 혀를 내밀고 선실로 뛰어갔다.

부선장은 이마를 탁 치며 한숨을 쉰다.

“아···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저런 꼬맹이를 선장으로 모시는지.”

“제가 본 선장이나 함장 중에선 가장 뛰어난 분인걸요.”

군종 사제 세이나의 말에 부선장도 딱히 부정을 하지는 못했다.

상태가 이상한 애새끼지만, 능력만큼은 발군이니.

“젠장! 궁금하게시리.”

결국 부선장은 궁금해서 리안을 뒤따라갔다.

역시나 뛰어 봤자 손바닥 위.

금방 뒷덜미를 낚아챌 수 있었다.

“꼬맹이! 그래서 뭔데?!”

리안은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에서도 매우 기뻐 보였다.

“으하하! 아직 영지를 찾지는 못했지만, 농사지을 땅이 생겼다구요!”

야누스의 심장이라니 운이 좋았다.

게임에서는 경매를 통해 살 수 있었는데, 아마도 아직 모험가에 의해 발굴되

기 전인가 보다.

신기하게도 그 이름 모를 모험가는 <야누스의 심장>을 발굴했을 당시 바로 옆

에 있는 <등불의 여신 선수상>은 발굴하지 못한 모양.

이번에는 둘 다 발견하지 못하겠지만.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그때.

“선장!! 배들이 몰려옵니다!! 총 다섯 척!”

선실에 대기 중인 레이더병이 외쳤다.

딱히 능력이 있는 건 아니고. 착실하게 생긴 녀석을 앉혀 놨을 뿐이지만.

“음······.”

아마도 대포 소리를 듣고 온 모양이다.

이곳 돌섬은 해적 섬과 그리 먼 곳이 아니니.

트르르르~

때마침 파수대에서도 연락이 왔다.

부선장이 전화를 받았다.

“뭐?! 해적왕의 깃발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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