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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번째 로그라이크 헌터-156화 (156/235)
  • 156화

    <1031번째 로그라이크 헌터(5)>

    10시쯤 돼서 이브와 간단하게 요기를 때웠다.

    이제 붕괴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나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중이었다.

    형식적으로나마 전투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어?”

    그러던 어느 순간. 갑자기 이브가 탄성을 흘렸다.

    나는 스트레칭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봤다.

    “왜 그러냐, 이브.”

    “어어, 아빠. 저기, 저기 봐봐.”

    이브의 동그랗게 뜬 시선이 건너편 거리의 인파 속으로 가있었다.

    이내 그녀의 손가락이 척, 시선 방향으로 향했다.

    “저어기. 까만 안대로 눈 가린 사람!”

    이브가 날 보채기 시작한다.

    나도 그녀의 시선 방향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봤다.

    “그 아줌마 아니야? 전에 술집 아줌마 있잖아!”

    “…….”

    대로변은 엄청난 인파로 번잡하다. 그러나 이브가 가리킨 것이 누구인지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안대를 쓴 술집 아줌마. 이렇게 말하니 좀 거시기 하긴 한데. 아무튼 그 눈에 띄는 생김새를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 맞는 거 같은데.”

    이건 또 무슨 일이냐.

    이세라가 있다. 이번엔 천안의 3차 붕괴 현장에 그녀가 보이고 있었다.

    내가 아리까리하게 긍정하자, 이브가 퍼뜩 목소리를 높였다.

    “그치?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그래. 이세라 맞네.”

    “저 아줌마, 아빠 스토커야? 왜 자꾸 아빠 가는 데마다 졸졸 따라다녀?!”

    “…그러게.”

    당황하는 것도 잠시.

    나는 퍼뜩, 이브의 품으로 시선을 내렸다.

    ‘이게 네가 말했던, 재밌는 상황이냐?’

    그런 의미를 담아 토식이를 주시했다.

    하지만 토식이는 알아들은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의미심장하게 이죽거리며 나와 시선을 마주할 뿐이다.

    좀처럼 의도가 가늠이 안 되는 행동이었다.

    ‘뭐… 아무튼 간에.’

    어쨌든 내게 선택권은 없었다. 이변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뿐이다.

    저벅저벅. 이세라를 향해 빠르게 접근했다.

    “여기서 뭐 하냐, 이세라.”

    어느 정도 거리가 확보된 순간. 나는 대뜸 그녀를 불러 세웠다.

    우뚝. 이세라가 어깨를 떨며 퍼뜩 뒤를 돌아봤다.

    “아, 아……!”

    나를 마주한 이세라가 아찔한 탄성을 흘려댔다.

    행색이 약간 이상했다. 지금 그녀에게선 평소처럼 여유로 가득한 분위기 대신, 어딘가 급박하고 초조한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눈썹을 슬쩍 틀어 올렸다.

    “어디 아프냐?”

    “아, 아뇨. 괜찮아요. 전… 괜찮아요.”

    “괜찮은 얼굴이 아닌데.”

    “정말로 괜찮아요. 그, 그보다…….”

    이세라는 내 걱정을 허둥거리며 부정했고. 황급히 말을 돌려버렸다.

    그녀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 회귀자 한정용 씨, 맞으시죠?”

    “아.”

    그제야 이번 생의 이세라와는 초면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항상 저쪽에서 당연하게 아는 척을 해오니 통성명조차 잊었다. 아무리 그래도 지킬 건 지켜야겠지.

    나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한정용이야.”

    “아. 여, 역시 그렇군요……!”

    “갑자기 아는 척해서 당황한 거였냐. 그런 거면 좀 미안한데.”

    “아,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이세라는 안도하듯이 한숨을 팩 내쉬었다.

    점점 더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 왜 여기에 있는지는 둘째 치고. 왜 저렇게 초조해하고 안달 나있는 거지?

    나는 결국 의문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아까부터 뭘 그렇게 불안해하는 거냐. 이세라.”

    “으, 아. 아아?”

    “…이세라?”

    “아아… 아아아아……!”

    그야말로 별안간이었다.

    이세라의 상태가 급속도로 이상해졌다.

    “아, 윽. 끄윽……!!”

    내 부름에 점차 반응이 없어진다 싶더니. 이내 상체를 바싹 웅크리고 더듬더듬 신음성을 흘려댄다.

    그러다 퍼뜩! 그녀가 허리를 활짝 꺾으며 고개를 치켜들었고.

    “꺄아아아앗!!”

    푸화악!

    하늘을 향한 이세라의 눈에서 막대한 혈액이 쏟아져 나왔다.

    철철철. 시뻘건 핏물이 안대를 흠뻑 적시다 못해, 그녀의 뺨을 타고 턱에 맺혀 바닥에 흥건해진다.

    “꺄아앗! 뭐, 뭐야?!”

    “뭐야! 무슨 일이야!!”

    “저, 저기요! 괜찮아요……?!”

    우르르. 지나가던 인파가 소란에 휩싸였다. 나와 이세라의 주변으로 사람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온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이세라를 향해, 일대의 관심이 순식간에 집중되었다.

    “뭐, 뭐야. 왜 저래?”

    “세상에! 저, 저거 전부 피야?!”

    “구, 구급차! 누가 119좀 불러주세요!”

    “괜찮아요? 일어설 수 있겠어요?!”

    몇몇 선량한 시민들이 빠르게 신고를 한다. 그리고 이세라를 부축해 주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오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주저앉아 있던 이세라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 윽. 저, 저, 정용…… 씨……!”

    삐그덕삐그덕.

    마치 고장 난 인형처럼 비틀거리는 이세라였다.

    “저, 정용 씨. 어디……? 어, 어디에요? 정용 씨?”

    그녀가 날 부르며 내 쪽으로 필사적으로 손을 허우적거렸다.

    마력 파장도 못 쓰는 상태인 건가? 약간 멍해져 있던 나는,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여기다. 말해.”

    그리고 손이 맞닿는 순간 흠칫 놀랐다.

    엄청나게 차갑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을 정도로.

    굳어있던 내 귀로, 이세라의 목소리가 꽂혔다.

    “…이, 이상해요.”

    “이상하다니. 뭐가. 눈은 갑자기 왜 그러냐.”

    “이상해요. 이건 이상해요. 아니야. 이, 이게, 대체 뭐야. 나한테… 지금 대체, 뭘 보여주려는 건데……?”

    “뭐……?”

    내게 기댄 채 헛소리를 중얼거리는 이세라.

    그 순간에도 그녀의 안대 밑으로 피눈물이 계속 흘러내렸고. 내 상의 앞섶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물들었다.

    한참을 내게 안겨 바들바들 경련하던 이세라가,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벼, 변했어요. 뭔가가… 뭔가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 뒤. 털썩. 그녀의 온몸에서 힘이 축 빠지며 내 품에 안착했다. 정신을 잃은 것이다.

    나는 남겨진 한마디를 멍하니 곱씹었다.

    “…변했다고?”

    그리고 이세라가 탈진해 쓰러진 그 순간부터. 정확히 50분 뒤.

    그 말의 의미는, 알기 싫어도 알게 되었다.

    * * *

    일단 이세라는 인근 병원에 입원시켰다.

    정신을 잃어버렸으니 뭘 더 캐물어볼 수도 없고. 최소한 붕괴 예정지에서 떨어뜨려 안전이나 확보할 요량이었다.

    그렇게 12월 2일. 11시 정각이 되었다.

    “슬슬 오겠네.”

    구세계 백화점 옥상에서 게이트가 붕괴.

    백화점을 비롯한 이곳 일대가 아비규환의 혼란에 휩싸이고. 학살의 지옥도로 점철되는 미래가 예정된 바로 그 시각이다.

    역시 이번에도 그 비극이 반복되었을까?

    “…뭐냐.”

    아니. 그렇지 않았다.

    “……어?”

    직접 보는 나도 믿기지가 않으니 다시 한번 말한다.

    구세계 백화점 옥상에 올라와 있는 내 앞에는, 11시가 한참 전에 지났음에도… 게이트 붕괴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의문에 찬 말들을 더듬더듬 중얼거렸다.

    “뭐야. 대체. 이게. 무슨……?”

    1031회차 통틀어 이렇게까지 당황해 본 기억이 없다.

    환각인가 싶어 눈을 수차례나 박박 비벼볼 정도였다.

    그러나 몇 번을 다시 봐도,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멈췄어?”

    설마, 게이트 붕괴가 멈췄다?

    정말 그런 건가? 토식이가 말했던 ‘재밌는 일’이란 게, 정말로 내 입장에서 재밌기 그지없는 호재를 말했던 거였다고?

    ‘이번 회차엔 더 이상, 게이트 붕괴가 일어나지 않는다든가?’

    근본 없는 행복 회로가 맹렬하게 불타길 잠시.

    삐이이익―! 왼 손목의 스마트 워치가 날카로운 경고음을 토해냈다.

    [긴급 재난상황 안내]

    [한.정.용. 헌터님. 재난 문자를 확인해 주세요.]

    그것이 잠깐의 망상을 산산조각 냈다.

    화들짝 놀란 나는 서둘러 재난 문자를 확인했다.

    [D급 헌터 한정용: 준전시 긴급 소집 / D급 헌터 제17부대, 일반병 소속]

    “아.”

    나도 모르게 멍청한 탄성을 흘렸다.

    헌터의 긴급소집령. 지금 한국의 어딘가에 대규모의 던전 붕괴가 일어났다는 증거다.

    나는 다급하게 스마트 워치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어디냐. 대체 어디에……!’

    삐빅. 곧장 지도 패널부터 띄웠다.

    3차 붕괴지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일단 왜 그런지는 둘째 치고. 우선적으로 정확한 붕괴지부터 파악하는 게 급선무였다.

    “여기는…….”

    나는 눈앞에 떠오른 지도를 빤히 쳐다봤다.

    선명하게 표시된 붉은 점과 옆에 표기된 위치 정보를 시야에 담았다.

    “예술의 전당?”

    이번 생의 3차 붕괴지는 돌고 돌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이었다.

    덥석! 나는 곧장 이브의 팔목을 붙잡았다. 이브가 화들짝 나를 쳐다봤다.

    “으, 엉? 아빠. 왜, 왜?”

    “이브. 변신하자.”

    “…어? 지, 지금? 여기서?”

    “여기서. 지금 당장이다.”

    “으, 응. 아빠가 하라면 할 수야 있지만…….”

    이브의 아리송한 표정에 약간 미안함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느긋하게 설명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목가적인 대화는, 이 이례적인 3차 붕괴를 막아낸 다음이다.

    ‘…너한테도 물어볼 게 아주 많아, 토식아.’

    이브가 내 살갗을 깨물러 다가오는 그 짧은 사이. 점점 가까워지는 토식이의 얼굴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놈은, 여전히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고 있을 뿐이다.

    “아웅.”

    콰자작!

    이브가 토식이를 조심스럽게 땅바닥에 내려놨고. 곧장 내게 달려들어 가슴팍을 깨물었다.

    푸화악! 피 분수가 하늘 높이, 힘차게 솟구쳐 올랐다.

    * * *

    블러드 스트림과 각종 비행 스킬을 병행했다.

    나는 한쪽 어깨에 토식이를 대동한 채, 눈썹 휘날리도록 창공을 가로질렀다.

    “휘우! 엄청 빠르구만, 옥좌야! 기분이 끝내주는데!”

    “닥치고 있어. X같은 토끼야.”

    “엉? 뭐라고? 안 들려!!”

    “…말을 말자. X발.”

    천안에서 서울까지. 채 5분이 안 되는 시간 만에 다시 귀환했다.

    그렇게 예술의 전당에 도착한 나를 반기는 것은…….

    “끄아아아악!!”

    “아악! 카하아아악!!”

    비명. 절규. 그리고 단말마.

    폐허가 된 공연장과 널따란 대광장이 온통 새빨갛다.

    인간의 피와 토막 난 살덩이가 쓰레기 매립지 마냥 도처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사, 살려줘!! 누, 누구 없어요?!”

    “헌터들은 어디 있어! 아직, 아직이야?!”

    “으아아앙! 엄마아아아!!”

    배경만 전과 완전히 달라졌을 뿐. 여느 때와 다름없는 게이트 붕괴지의 정경이었다.

    “……하.”

    복잡한 심경을 담아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웃은 걸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내릴까.’

    스르륵.

    처참하게 대파된 예술의 전당 정문 앞. 대광장 한복판에 가뿐하게 착륙했다.

    털썩. 나는 어깨에 업었던 보팔을 대충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잠깐 기다려라. 금방 끝내고 올 테니까.”

    그렇게 중얼거린 뒤. 놈의 작달막한 몸을 광학미채 슈트에 구겨 넣었다.

    파지직. 점차 신형이 사라지는 토식이를 쳐다보며, 나는 한껏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거 끝나고 나면. 나랑 면담 좀 찐하게 하자.”

    “엉? 뭐라고?? 아까부터 뭐라는 거야! 크게 좀 말하라니까!!”

    일방통행의 대화에 극심한 피로를 느꼈다.

    염병 싸맞을 귀머거리 토끼년과 시트콤 찍느라 할애할 시간이 없다.

    “…됐으니까. 여물고 기다리기나 하라고.”

    어차피 듣지도 못할 통보만 남긴 채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러자 보팔의 당혹스런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어엉? 야! 옥좌야! 가냐? 나 두고 가?!”

    “두고 간다.”

    “아니, 너 분명 후회할 텐데?! 나 데리고 가! 내가 필요할 일이 분명히 있어! 무조건!”

    “…….”

    “한 번만 속는 셈 치고 데려가 봐!!”

    토식이의 열화와 같은 자기 PR이 이어졌다.

    저렇게까지 열렬하게 설득할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마음이 좀 흔들렸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하던가.’

    혹시나 싶어 토식이를 다시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아공간 인벤토리에 집어 처넣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로 했다.

    “아니, 잠깐! 너 X발 지금, 날 어디에 넣으려는……!”

    “꼬우면 방 빼.”

    “끄아, 으아아악……!”

    다행히 토식이는 내 인벤토리에 수납(?)이 가능한 생물이었다.

    이론상으론 인간도 먹고사는 데 문제없는 공간이다. 아마 생명엔 지장 없을 것이다.

    작업을 마친 내가 손바닥을 털고, 건물 쪽으로 한 발짝 걸어가는 순간.

    ―서라.

    살기등등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꽤 익숙한 목소리다. 나는 천천히 등을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맞이했다.

    예상대로의 인상착의를 한 누군가가 서있다.

    ―뭐냐. 넌.

    시커먼 갑주로 전신을 무장한 사내였다.

    어깨 위로는 잔뜩 해진 칠흑의 망토가 거칠게 휘날리고 있다.

    ―아니. 아니지.

    검은 투구 속에서 번득이는 흉흉한 적색 안광.

    온몸을 단단히 감싼 갑주엔 인간의 살점과 피가 덕지덕지 엉겨 있었고. 지독한 피비린내와 함께 육중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질문은… 이제 의미도 없지.

    양손에는 굳게 꼬나 쥔 흑백의 쌍검. 그리고 등 뒤로 날개처럼 돋아난 마력 추진기.

    거대한 까마귀 형상의 갑주가 인상적인, 인간형의 몬스터다.

    ―그 이상 그녀에게 접근하지 마라.

    펄럭!

    놈이 한 발짝 뻗어 망토 자락을 크게 흔들었다.

    해지고 찢어진 망토의 구멍 너머. 피로 번들거리는 칠흑의 갑주가 여실히 드러났다.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면. 죽여버릴 거다.

    던전 마스터는 아니었다.

    저 칠흑의 기사는, 이 던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일반 몬스터. 던전 마스터의 충직한 심복이다.

    ‘…74던전이구나.’

    놈의 등장으로 이번 던전을 즉각 특정했다.

    제74던전. 던전명은 <계승의 화원>. 한 명의 힘없는 여성형 던전 마스터와, 단 하나의 남성형 일반 몬스터만이 존재하는 극소규모의 던전이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는 한편. 놈의 전신을 뚫어지게 훑어봤다.

    ‘현자의 눈.’

    평소라면 스펙 확인까지는 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내 예상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는 이례적 상황. 놈의 스탯에 어떤 장난질이 들어가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붕괴지가 바뀌었다고. 붕괴지가.’

    1031번 동안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는데. 그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 같던 붕괴지가 바뀌어 버린 마당이다.

    만전을 기해서 손해 볼 건,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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