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1001번째 로그라이크 헌터(47)>
한동안 우리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결국 내가 기다림 끝에 먼저 입을 열었다.
“뭐. 그거 물어보려고 부른 거냐.”
“아, 아! 아뇨. 그게 아니고… 찾아오신 요, 용건을 말씀해 주시면, 제가 물심양면으로 도와드려야겠다 싶어서……!”
“흐음?”
김강현이 내뱉은 말은 의외의 것이었다.
내가 의문의 탄성을 내지르자, 놈은 기다렸다는 듯이 지껄여댔다.
“서, 선생님이야 워, 워낙 이 바닥에서 유명하시긴 합니다만은. 그게… 혹시나 저처럼 못 알아보는 무지렁이라도 있으면 말입니다. 아, 아까처럼 귀찮은 소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지 않습니까?”
“…흐음.”
“제, 제가 안내원 역할을 해드리겠슴다! 맡겨만 주십쇼! 제가 나름 레드 스컬 안에선 통입니다, 통!”
“오호.”
옅은 탄성을 흘렸다.
들을 것도 없는 개소리일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일리가 있다.
여기는 레드 스컬. 제 잘난 맛에 살던 고위 헌터가 득시글대는 불개미 굴이다.
‘안내원이 필요하긴 하겠어.’
나 혼자 털레털레 아지트를 들쑤시다, 아까처럼 누군가 마주친다 쳐보자.
놈의 랭크가 높을수록 말보단 스킬을 먼저 발사할 거다. 지금 세상에 아직까지 살아남은 헌터란, 기본적으로 그런 새끼들이니까.
‘대부분 법 없이도 살 놈들이었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법이 있어봐야 소용없는 새끼들이란 뜻이다.
하물며 진짜로 법이 사라져버린 게 지금 세상.
‘오히려 좋아’를 외치며 축배를 들던 요주의 미친놈들을, 죄다 긁어모은 곳이 바로 이곳. 레드 스컬이다.
“안내원. 해주겠다면 사양은 안 한다.”
결국 나는 고심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강현은 내 결정에 뛸 듯이 기뻐했다.
“가, 감사함다!! 레, 레드 스컬에 있으시는 동안, 열심히 보필하겠습니다!”
놈이 대번 화색을 지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쯤 되자 나도 놈의 행색에 의문이 들었다. 김강현의 면상을 지그시 쳐다봤다.
“네가 원하는 건 뭐냐.”
“아, 예?”
“맨입으로 해주는 건 아닐 거고. 나한테 뭘 바라고 안내원을 자처하는 거냐.”
“아… 하핫. 그, 그냥 유명인사 만난 김에, 얼굴도장도 찍어 놓을 겸……!”
“거짓말하는 안내원은 필요 없어.”
파지직!
다시 사복검 칼날에 새파란 스파크가 감돌기 시작한다.
꿀꺽. 김강현이 마른침을 삼켰고. 이내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으며, 황급히 말했다.
“보, 보, 보스! 보스한테 용건이 있으시죠?!”
그건 맞다.
이세라를 데려간 게 높은 확률로 레드 스컬의 보스다. 그래서 난 보스에게 용건이 있다.
눈을 가늘게 뜨고 김강현을 노려봤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아, 아뇨! 레드 저거너트씩이나 되시는 분이니까! 당연히 용건이 있으면 보스일 줄 알고…….”
“맞아. 그래서, 그게 네 이득이랑 무슨 상관이냐.”
“그게, 혹시 보스와 대화하실 일이 있으면 말입니다. 제 얘기를 어떻게 잘 포장해서 해주십사 하고… 하, 하핫.”
그렇군. 출세욕인가.
생각보다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거 하나 부탁하자고, 공포의 레드 저거너트한테 말 걸었냐.’
수라흉인이 발동돼서 공포감이 상당했을 텐데. 그야말로 본능을 이긴 출세욕이다.
배짱은 두둑한 걸 보니, 쟤는 나 아니었어도 조만간 이 바닥에서 출세했지 싶다. 그래봐야 10일쯤 후엔 다 뒤지니 의미는 없지만.
“그래. 내가 최대한 잘 말해주지.”
어쨌든 지금은 이용할 만큼 이용한다. 그뿐이다.
김강현은 재차 비굴하게 고개를 조아려댔고. 옆에 벙쪄있던 박영훈을 팽개치고, 내 앞으로 총총 걸어나 왔다.
“가, 가시죠! 제가 보스가 계신 곳까지 곧장 안내하겠슴다!”
“오냐.”
저벅저벅.
안내원 김강현을 필두로, 폐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 *
어쩌다 보니 레드 스컬의 본거지로 무혈입성을 했다.
지금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인가. 음습한 건물 전체에서 물비린내와, 매캐한 콘크리트 냄새가 섞여 진동을 했다.
1층의 로비를 가로지르며 꽤 많은 인원을 스쳐 지나갔다.
“…….”
“…….”
경계 어린 시선을 보내오는 레드 스컬의 헌터들.
멀찍이서 제들끼리 수군거리다, 이내 내 앞에 서있는 안내원 쪽으로 시선이 간다.
놈들은 하나둘씩 조심스럽게 다가와 김강현에게 말을 건넸다.
“야. 김강현.”
“아, 예. 형님.”
우르르르. 순식간이었다.
어느새 헌터 십수 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적대 어린 시선을 보내왔다.
‘수가 꽤 되는데.’
그사이 어디서 소문이라도 퍼진 것인가. 이미 사방이 꽉 막혀서 퇴로가 없다.
스크럼을 짜는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인간 사냥이 익숙한 행색이다.
‘세상이 요지경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익숙하다.
뭐, 전부터 드문 일은 아니었다. 분명 괴물만 나오는 던전에서, 칼날이나 총알이 박힌 헌터 시체가 번번이 발견 되곤 했지.
세상이 요지경이 되기 전부터, 인간 사냥을 일삼았던 놈들이 분명하다.
‘어디.’
빠르게 현자의 눈을 스캔해서 무력 수준부터 살펴본다.
A급 캐스터가 둘. A급 육체계가 하나. 그리고 나머진 B급의 떨거지들이다.
‘벌써부터 A급 헌터들이 꽤 보이는군.’
1층부터 이러면, 고층으로 올라가면 S급도 보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곧 대표격으로 보이는 남자가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어딜 그렇게 슬금슬금 기어가냐. 너희.”
현자의 눈으로 정보부터 스캔해 봤다.
이름은 안진호. A급 캐스터다. 왼쪽 눈의 자글자글한 흉터와 짧은 스포츠머리. 가죽 재킷이 잘 어울리는 불량한 인상이다.
놈과 김강현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 빨갱이 새낀 뭐야. 아는 사람이냐?”
“어. 혀, 형님. 이 사람 모르십니까?”
“몰라 X발. 묻는 거 대답이나 해, 새끼야.”
“이, 이 분. 그 뉴스에 엄청 나왔던 그 사람 아닙니까! 레드 저거너트!”
“레드… 저거너트?”
흘끔. 안진호의 시선이 나를 위아래로 훑는다.
놈의 눈이 조금 부풀어 올랐고. 이내 놀란 어조로 중얼거렸다.
“듣고 보니. TV 나오던 때까지만 해도… 꽤 많이 본 갑옷이군.”
“그, 그렇죠?”
“그래서. 진짜라는 증거는?”
“어… 즈, 증거요?”
거기서 덜컥. 김강현의 비굴한 웃음이 싹 가셨다.
퍼뜩, 김강현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안진호는 그 얼빠진 반응에 눈을 부릅떴다.
“이 병신년아. 확인 작업도 안 해보고 그냥 들여보냈냐?”
“어, 그, 그, 그게! 가짜라기엔, 가, 갑옷이 너무 똑같아서……!”
“갑옷이야 X발, 복사 스킬 같은 걸로 만들면 그만이잖아. 투구 벗겨서 내용물 확인도 안 해봤어?!”
“아, 아니. 형님. 내용물은 뉴스에도 나온 적이 없는데 어떻게 확인을 합니까! 그, 그리고 이 분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말임다, 진짜가 아니고선 절대……!”
퍼어억!
뭉툭한 타격음.
변명을 늘어놓던 김강현의 말문이 턱 막혔다. 놈의 허리가 기역자로 꺾여있었다.
“끄허억……!”
털썩. 김강현이 배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안진호가 그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놈의 손아귀에서 푸른 마력이 잠깐 일렁거리다 흩어졌다.
나는 눈을 번득였다.
‘기탄(氣彈)이다.’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속도였지만. 나는 그 마력의 움직임을 똑똑히 읽어냈기에 알 수 있었다.
‘손속이 굉장히 빠르다.’
속공 계열의 마법사인가.
A급 나부랭이 치곤 나름 한 따까리 하는 놈이다.
“아가리 해 X발아! 뭘 잘했다고 변명질이야, 변명질은!”
퍼억, 퍼퍼퍽!
이어지는 건 무자비한 구타. 마력을 잔뜩 실은 안진호의 주먹과 발차기가, 쓰러진 김강현의 온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축구공처럼 떼떼굴 굴러다니기 시작하는 김강현.
“으, 아아아! 보, 보, 보스! 이 사람이 보스한테 용건이 있다고 했슴다!!”
김강현이 절박하게 소리쳤다.
어느새 놈의 얼굴은 피떡이 다 돼있었다. 퉁퉁 부은 머리를 잔뜩 조아리며, 살기 위해 아무 말이나 외친 것이다.
당연히 안진호는 코웃음을 쳤다.
“X발아. 어쩌라고?”
“아, 예?”
“그거랑. 네가 이 새끼를 우리 아지트에 넙죽 들인 거랑. 뭔 상관이 있냐고, 병신 새꺄!”
“아, 그, 그건……!”
“그게 진짜여도 문제지! 저 새끼가 무슨 짓을 하려고 여기 온 줄 알고, 넙죽 보스를 만나게 해주냐고! 이 개병신 새끼야!”
분위기가 시시각각 흉흉해졌다.
도처에서 눌러 죽일 듯한 살기가 오롯이 나를 향해 쏟아져 온다.
“으, 흐으… 죄, 죄송……!”
김강현은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다급한 눈으로, 레드 스컬 헌터들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어떻게 좀 해주세요. 당신 진짜 맞죠? 제발 그렇다고 해줘!
딱 그런 눈빛이다.
‘애 쓴다, 아주.’
보다 보니 없던 동정심도 생길 정도였다.
김강현은 내가 사용한 인챈트 스킬의 압도적인 출력과, 수라흉인의 숨 막히는 살기를 직접 느꼈다.
그래서 진짜 레드 저거너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 뭐, 다른 놈들은 쉽게 믿기 힘들겠지.’
결국은 무력행사가 필요한가?
아무튼 짐승 같은 새끼들. 말로 해선 들어 처먹질 않아요.
“그만.”
결국 내가 마지못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흠칫, 모든 헌터들이 경계 태세를 취하며 나를 노려본다.
“…….”
나는 그들의 면면을 쭈욱 훑어본 뒤.
가장 마지막에 안진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진짜라는 걸 어떻게 해야 증명할 수 있냐.”
“넌 빠져있어. X발년아. 진짜고 가짜고 X발. 이 새끼 족친 다음은 니 차례니까.”
“기다려줄 시간 없다. 지금 족쳐봐.”
“…뭐, X발?”
희번득. 안진호가 미간을 있는 대로 구겼다.
내 당당한 도발이 자존심을 건드린 듯하다. 꼴에 A급이라고, 무시하니 상처받긴.
나는 바닥에서 빌빌대는 김강현을 가리켰다.
“이놈은 내가 직접 선별한 안내원이다. 너희 보스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 주기로 약속했다.”
“하. X발. 이 미친 새끼 봐라? 뭐, 그래서 어쩌라고!”
“더 패면 움직이지도 못할 거 같으니 그만하라는 소리다. 직원교육 시킬 거면, 안내원 일이 끝나고 하든가.”
“싫다면?”
안진호가 오기 어린 표정으로 입술을 비틀어 올린다.
피식. 나도 투구 속에서 마주 웃어줬다.
“싫으면 나부터 손봐 보라고.”
“오냐. X발아. 그래줄게.”
퍼퍼펑!
순식간에 기탄이 내 온몸을 두들긴다. 탄환이 갑옷과 충돌하며 충격파를 뿜어낸다.
자욱한 폭연이 쏟아진다. 폐건물 1층 로비가 흙먼지로 가득 채워졌다.
“하하핫! 뒤져, 개새꺄!!”
총 세 발.
목과 명치, 그리고 아랫배에 꽂혔다.
“…….”
하나같이 급소에 적중했다.
스킬샷이 놀랍도록 정확하고, 김강현을 때렸던 것과는 위력의 차원이 다르다.
확실하게 사람을 죽이기 위한 마탄 세례다.
“자. 족쳐줬다. 이제 만족하냐? 존만아.”
매캐한 연기 너머. 안진호의 비아냥이 계속 들려온다.
그래서 나는…….
“그래. 차라리 이게 낫겠다.”
태연하게 대답해 줬다.
투학! 폭연을 뚫고 달려, 안진호의 앞까지 한달음에 쇄도한다.
“…으어?!”
놈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무방비한 안진호의 면상을 덥석, 힘껏 틀어쥐었다.
“그헉!!”
“처음부터 이럴 걸 그랬어.”
안진호의 면상을 붙잡은 채 라이트닝 헬릭스를 발동시켰다.
뇌전 다발이 손아귀로 모여든다. 쏟아지는 벼락의 홍수로 시원하게 세수하는 안진호.
“일단 너는 죽자.”
파지지직!
놈의 면상이 지글지글 끓어올랐다.
“끄아아아아악!!”
끔찍한 비명 소리가 폐건물을 윙윙 울렸다.
문득 안진호가 이를 악물었다.
“그으……!!”
새파란 마력 덩어리가 안진호의 온몸에서 쏟아져 나왔다.
키킹, 키잉! 마력 덩어리가 뇌전과 격렬하게 부딪치다, 번번이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린다.
“으, 아아… 뭐, 뭐야! 왜… 왜!!”
안진호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당혹스럽게 중얼거렸다.
방금 놈의 몸에서 쏟아져 나온 푸른 마력 덩어리. 저건 디스펠 스킬이었다.
상대가 영창한 스킬을 무위로 돌리는 기술.
‘왜 디스펠 스킬이 먹히지 않는 거냐. 그런 소리겠지.’
이 스킬의 대전제는, 상대보다 내가 스킬의 출력이 높아야 한다는 것.
지능 스탯과 마력 스탯의 총량에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
“뭐. 꼽냐.”
꼬우면 알지?
너도 나처럼 1천 번 회귀해라.
던전 마스터 수천 마리 죽살나게 잡고. 그러다 수백 번 죽고. 목숨을 담보로 열렙하라고.
포텐셜 1짜리 개병신 D급 헌터도 이렇게 되더만.
“…컥.”
곧 안진호가 마지막 숨을 내뱉고, 다시는 들이쉬지 않았다.
놈의 목 위는 통째로 시커먼 숯덩이가 돼있었다. 나는 가만히 손가락 끝에 힘을 줬다.
퍼석! 안진호의 머리가 썩은 나무처럼 산산이 으스러졌다.
“지, 진호 형!”
“…이, 이런 미친……!”
지켜보던 다른 헌터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죽은 안진호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놈. 나에게 한껏 적개심을 피워 올리는 놈. 그리고 한층 경계하며 몇 발자국 물러나는 놈.
그러나 단 한 가지.
“불만 있는 놈. 나와라.”
내 말에 대한 반응만은 똑같다.
“…….”
“……!”
조용하다.
아무도 내 앞에 섣불리 나오지 못했다.
후우. 나는 한숨을 내쉬며 김강현을 부축해 줬다.
‘이래야 말을 듣는 새끼들이었지.’
아무렴. 이게 내가 아는 헌터다.
자기가 가진 힘이 곧 자존심의 근거. 그래서 자기보다 강자라는 게 증명되면, 그 앞에선 자존심을 꽤 쉽게 굽힐 줄 안다.
정확히는 굽히지 않고 개기던 놈들은, 이미 다 뒤지고 없다.
“레드 스컬 보스한테 용건이 있다.”
나는 곤죽이 된 김강현을 앞세우며 중얼거렸다.
좌중을 천천히 둘러본 뒤, 한마디 했다.
“길 터.”
우르르.
비명 소리를 듣고 그새 또 모여든 건가. 아까보다도 많아진 인파들이, 나를 중심으로 홍해의 기적처럼 갈라졌다.
그 인간통로의 끝.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얼핏 보였다.
“그… 가, 가시죠. 선생님.”
김강현이 퉁퉁 부은 볼을 주무르며, 한층 조심스러운 어조로 나를 이끌었다.
내가 쳐다보던 계단 방향이었다.
‘역시 보스는 보스답게, 위층인가.’
레드 스컬이든 던전교든 항상 그랬다.
언제나 보스들은 최상층에 거주하고 있었지.
조직의 대가리들은 왜 높은 곳을 그리도 좋아할까. 위에서 내려다보면 알량한 지배욕이라도 충족되는 건가?
소싯적에 학급 반장도 못해본 나로선 의문일 따름이다.
“빨리 가자.”
나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깔끔하게 묵살한 뒤. 김강현의 뒤를 따라 당당하게 걸어갔다.
저벅저벅.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점점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