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화 〉29 (29/94)



〈 29화 〉29

*


“....
우리 또 만날 걸 알아
내일 만날 수가 있단 걸 알아
다만 지금  네가 보고 싶은데
어떻게 자는지 궁금해지는데
연희야, 연희야, 너를 부르던  말
날 보며 웃어주던 행복했던 그 날
그리워, 그리워, 네 얼굴이 그리워
하루만 더 자고 나면  눈에 보일까...“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난 뒤, 가벼운 산책을 다녀온 수현과 연희는 샤워를 끝마친  나란히 기대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연희는 얼마 전 노래방에서 불렀던 개사한 노래를 다시 불러달라고 했다. 수현은 약간 붉어진 얼굴로 작게 흥얼거리며 노래를 불렀다. 연희는 눈을 살며시 감은 채로 기분 좋은 미소를 띄고 몸을 가볍게 흔들었다.


“뭐야 더 해줘.”


연희가 눈을 그대로 감은 채, 수현의 몸을  건드렸다.

“1절이랑 2절 중간에는 간주가 있어.”

수현이 말했다. 짧긴 하지만... 분명 있다.


“간점!”


연희가 외쳤다.


“버튼을 눌러야지.”

수현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연희가 고개를 돌려 입술을 내밀었다. 수현이 가볍게 고개를 내려 입을 맞췄다. 간주점프 버튼은 간주보다 훨씬 길게 눌렸다.

“흐음-.”


연희는 만족스런 콧소리를 흘렸다. 수현이 슬며시 연희의 몸을 침대 위로 몰아갔다. 연희가  의도를 알고 옅게 미소를 지었다.

“은근슬쩍 노래도 안 끝내구...”


연희가 눈을 가늘게 만들며 말했다.

“사실은 취소버튼이었어.”

수현이 연희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아주 맘대로야...”


연희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사랑해.”

수현이 가볍게 연희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연희의 웃음소리가 조금 더 커졌다.

“말로만?”


연희가 말했다.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수현이 연희의 잠옷 단추를 푸르며 말했다. 연희가  소리를 내며 무의미한 반항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은근히 그의 손을 도왔다.


수현은 풀어진 틈사이의 새하얀 앙가슴을 내려다보며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남아있던 장난기가 사라진 표정에 연희가 마른침을 삼켰다.

“연희야.”


수현이 한 결 짙어진 목소리로 말하며 천천히 몸을 숙여왔다. 연희에겐 무언가 스위치를 확실히 켜는 그 목소리였다. 연희는 짙어진 농도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음-. 자기.”

연희가 수현의 상의를 끌어올리며 작게 칭얼대듯 말했다. 수현이 얼른 벗기는 것을 도왔다. 연희는 부쩍 탄탄해진 티가 나기 시작한 수현의 몸에 손을 댔다. 흥분으로 숨이 크게 들이 쉬어지고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가 손을 천천히 움직여 근육과 뼈들을 만졌다. 수현의 숨이 조금 더 거칠어졌다. 연희가 데인 것처럼 손을 떼고 수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탄탄해서...”

연희는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수현이 버티지 못하고 몸을 내려 연희에게 입을 맞추며 가슴을 잡았다. 그제야 수현은 무언가 조금 해소 되는 기분이 들었다.


수현은 천천히 착실하게 연희의 성감대를 공략하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연희는 갈수록 자신의 쾌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해져갔다. 이제는 수현의 다음 행동을 은근히 기대하는 몸짓들을 하곤 했다.


“으응-. 아응! 자기야아.”

연희는 가슴을 애무하다가 천천히 손을 내려 허벅지를 쓰다듬는 수현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몸을 꼬았다.


수현은 연희의 안쪽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입술을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연희는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아흣! 수현아...”

연희는 수현이 장골에 입을 맞추기 시작하자 약간 당황스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수현이 입술을 떼고 연희를 올려다보았다.

“수현아...거...거긴...”

연희가 말을 잇지 못했다. 수현이 다시 몸을 올려 연희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부끄러워?”

수현이 최대한 차분하게 물었다.


“...응... 미안.”


연희가 붉어진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내킬 때 하면 되는 거야.”

수현이 연희의 목에 입을 맞춰주며 말했다. 대신 수현이 천천히 손을 가져갔다. 연희도 그것만큼은 막지 않았다. 아니, 약간 다리를 벌려 그가 편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수현은 천천히 손으로 연희의 습기 가득한 계곡을 애무해 가기 시작했다.

“읏! 아흣!”


연희가 몸을 떨며 수현의 애무를 받아가며 예쁘게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꼭 감고 수현의 입을 맞춰가며 신음을 흘려댔다.


“앙! 아응! 자기!”

연희가 작게 그를 밀어내듯 헐떡였다. 수현은 조금 더 손을 움직여 연희를 가볍게 보냈다. 이 정도 괴롭히고 내려다보는 연희의 모습은 무언가 그를 간절하게 갈구하는 눈빛이라 좋았다.

“빠...빨리...”

연희가 재촉했다. 수현은 콘돔도 끼지 않은 채로 넣을  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그가 완전히 연희의 안으로 들어가 합쳐지자 그제야 연희는 만족스런 한숨을 내쉬었다.

“또 괴롭히고...”

조금 안정을 찾은 연희가 밉다는 듯이 수현의 어깨를 살짝 깨물며 말했다.


“미안.”

수현이 가볍게 연희의 볼에 입을 맞추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탓할 여유를 부리던 연희는 다시 여유를 빼앗기고 황홀경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응! 좋아! 자기! 아흣!”


연희는 작게 인상을 찌푸린 채로 온 정신을 쾌감에 맡긴 듯 했다. 수현이 그 모습이 마음에 들어 여기 저기 입을 맞춰가며 허리를 움직였다.


뜨거워진 둘의 몸은 식을 줄 모르고 계속 서로를 원했다. 계속 갈증이 나는  했다. 침대의 출렁임이 더 격해지고, 둘의 몸에도 송골송골 땀이 맺혀왔다.


연희가 수현의 목에 맺힌 땀방울들을 핥아올렸다.


“크흣!”

수현이 거친 숨을 토해내며 더 거칠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앙! 아앙!”

그에 맞춰 연희의 교성도 빨라져갔다.

“연희야.”

수현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숨을 몰아쉬며 연희를 불렀다.


“으응! 나도! 아흣!”


연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껴안았다. 둘은 그대로 함께 끝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수현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고, 연희의 참을  없는 신음이 이어지다가 순간 멈췄다. 둘의 몸이 제멋대로 떨리며 절정에 달하고, 머릿속이 하얗게 터졌다.

잠시간의 정전이 온 듯 모든 게 멈추었다. 적어도 그들에겐 그랬다.


“하아-.”

다시 토해내지는 숨과 함께 사그라드는 고양감에 두 남녀는 서로를 껴안고 가벼운 스킨십을 이어나갔다. 서로에 대한 가벼운 칭찬 같기도 했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둘은 웃으며 입을 맞췄다. 서로에 대한 훈훈함이 넘치는 그런 입맞춤이었다.

*

수현과 연희는 간단한 아침식사 후에 커플티를 입고 거울 앞에 섰다. 회색 후드티에 간단한 시바견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고, 워싱이 약간 들어간 연청으로 바지를 맞춘, 사실은 크게 튀지 않는 느낌의 커플룩이었다. 신입생 둘이 너무 튀게 커플인 티를 내는 것도 좋아보이진 않을  같아서  선택이었다.

“음, 확실히 같이 있으면 딱 티는 나고, 또 그렇게 튀진 않고 좋다. 그치?”

연희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응. 강아지 그림이 포인트로 딱 그렇게 보이게 해주는  같다.”

수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바지까지 색을 맞추니 매장에서 보다 더 커플인 티가 났다.

“그럼 가볼까? 칫솔이랑 면도기 다 잘 챙겼지?”

연희가 설레는 목소리로 말했다.


“응. 아까 넣었지.”


수현이 연희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잘 했어요.”

연희가 수현의 입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둘이 마주보며 웃었다.

“가자. 이러다 오히려 늦겠다.”

수현이 피식 웃으며 말하고는  번 더 입을 맞췄다. 둘은 웃음을 터뜨리며 신발을 신었다. 연희는 발랄하게 걸음을 옮겼다. 수현은 그녀의 끌어당겨 자신의 옆구리에 붙었다. 연희는 그것도 좋다는 듯이 그의 옆구리에 파고들었다.

“으힛, 좋다.”


연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수현의 어깨에 머리를 부비며 말했다.


수현이 그녀의 높아져 있는 텐션이 웃겨서 크게 웃었다. 어지간히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그렇게 좋아?”


수현이 물었다.


“그럼, 너랑 아침에 나와서 새터가고 있는데 기분 최고지!”

연희가 숨김없이 말했다. 수현은 그 대답이 마음에 들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둘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거리를 걸었다. 지하철 안에서도 둘은 설레는 마음으로 가벼운 장난을 치며 웃음을 지었다. 주변 사람들도 그 밝은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을 정도의 딱 풋풋한 그런 모습이었다.

“자기야. 저기 기억나?”


연희가 역을 나와 걷다가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응? 아...”

수현이 그녀의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가 당혹스런 표정으로 변했다.

“나한테 처음으로 거짓말 한 곳이잖아.”


연희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아, 아닌데? 진짜 길 물어본 건데?”


수현이 말을 절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무슨... 번호 따는 거 다 알고, 혹시 번호 줄까봐 내가 너 부른 거였거든?”

연희가 수현의 옆구리를 쿡쿡찌르며 말했다.

“어, 어?”

수현이 제대로 말을 절었다. 완패였다. 연희가 까르르 웃었다.

“나 그때, 어? 막 설레서 왔는데 말야...”


연희가 그것도 벌써 추억이라는  말했다.


“미안...”

수현이 괜히 찔려서 말했다.

“됐어. 장난이야. 잘생긴  죄지 뭐. 우리 그런 의미에서 저기서 커피  잔 먹고 가자. 그걸로 터는 거다?”


연희가 그를  치며 말했다. 사실, 잘 보이는  중에 하나임에도, 둘이 사귄 이후로 피하던 카페였다.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치는 최곤데 매일 은근히 비켜 가는  싫어서 그랬어.”


연희가 화끈하게 말하고는 앞장을 섰다. 수현이 그녀의 실행력에 살짝 고개를 저으며 뒤를 따라 걸었다. 똑순이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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