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45화 (145/300)
  • # 145

    정글속의 추격전

    “헉헉!”

    거친 숨소리를내며 리빙스턴이 나아갔다.

    그의 앞길을 울창한 수풀과 나무들이 가로 막았지만 속도를 늦출수는 없었다.

    뒤에서 추격해오는 자들은 잔인했다.

    자동소총과 무기까지든 상태다.

    그래도 리빙스턴에게 한가지 유리한 부분은 있었다.

    정글에 대해서는 자신이 추격자들보다 잘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추격해오는 상대의 숫자는 꽤 많았다.

    포위망을 만들기위해 넓게 퍼지면서 다가왔다.

    얼마후 그들중에 한명이 외쳤다.

    “리빙스턴. 네가 아무리 우리들 손에서 빠져나갈려고해도 소용없다.”

    어눌한 영어식 발음.

    그러나 부하들을향해 외칠때에는 중국어다.

    리빙스턴은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어떤것을 명령하는지 짐작했다.

    잠시 뒤를 보았다.

    추격자들중 일부가 보였다.

    수색을위해 주위를 두리번 거렸고 그중 한명이 리빙스턴의 뒷모습을 확인했다.

    “저기다!”

    “사격!”

    탕! 타타탕! 맹렬한 총격음이 터진다.

    리빙스턴이 신속하게 바닥으로 엎드렸다.

    머리위로 탄환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공포와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해야할 임무가 있었다.

    적들이 습격해 왔을때 자신은 캔사스주에있는 네오 메디칼(Neo Medical) 연구소와 통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상황을 전달하지 못한채 적들에게 당했다.

    그리고 통신은 끊겼다.

    그러나 지금쯤 네오 메디컬 연구소에서는 행동을 취하고 있을것이다.

    연구소의 책임자인 제퍼슨은 절친한 동료이다.

    비록 그가 전투조차 모르는 민간인이 신분이지만, 네오 메디칼 연구소는 막강한 재력과 힘을가진 조직의 일부다.

    로버트 강(Robert Kang)-

    리빙스턴은 그를 한번정도 만난적이 있었다.

    그리고 로버트강은 막강한 MCU-펀드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MCU-펀드의 힘과 지원이 아니였다면 네오 메디칼 연구소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탐사대에대한 지원도 MCU-펀드를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어떻하든 저놈들의 손에서 벗어난 다음에 뒷일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기회는 올것이다.”

    리빙스턴이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사격이 빗발치는 와중에도 리빙스턴은 속도를 높였다.

    적이 자동소총으로 무장했고 숫자도 월등하게 많았지만 모든것이 불리한것은 아니다.

    여기의 정글에 대해서는 자신이 더 잘 알았다.

    얼마후 기회가 찾아왔다.

    꾸르륵! 푸룩! 기이한 연기와 가스들이 솟아나오는 장소.

    정글속의 수많은 퇴적물들이 쌓이면서 늪지를 만들었고 메탄가스까지 뿜어내고 있었다.

    수키로미터에 이를정도로 넓은 지역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적들도 총을 발사할수 없었다. 잘못해서 폭발이 터지면 자신들도 당할수 있으니 말이다.

    “사격중지.”

    “왜 그러십니까? 대장님.”

    “냄새가 느껴지지 않나?”

    “뭔가 시궁창냄새 같은데요.”

    “메탄가스다. 리빙스턴 자식. 잔머리를 굴렸군. 여기서 총을쏘면 우리들도 당할수 있다.”

    추격대의 리더가 말했다.

    그러자 부하들이 움찔한다.

    추격대에는 중국인외에 현지의 게릴라들도 뒤섞여 있었다.

    메탄가스와 운무로인해 적들의 시야는 방해를 받았다. 리빙스턴은 메탄가스의 악취를 참아가며 나아갔다.

    얼마후 적당한 장소가 나왔다.

    진흙과 수많은 퇴적물로 가득한 부분.

    리빙스턴은 그곳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주위로 정글속의 벌레들이 꾸물거리며 다가왔고 얼굴에도 기어오른다.

    하지만 리빙스턴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얼마후 그가 숨어있는 근처로 추격대가 다가왔다.

    쿡! 푸푹! 자동소총에 달려있는 총검등으로 군데군데 찔러보며 확인을 시작했다.

    리빙스턴이 몸을감춘 근처에 대해서도 적들이 찔러보았다.

    하지만 추격자들은 세밀하게 하지는 못했다. 코를찌르는 메탄가스의 악취에 서둘러 이장소를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얼마후 추격에 실패한 적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하나둘씩 떠나갔다.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리빙스턴이 추격대가 사라진 방향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

    “으아아! 숨이 턱턱 막히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LA-의 골든하우스에 있을때에 운동이라도 좀 해두는건데.”

    “빈둥거리며 놀고 먹기만 하더니 꼴좋다.”

    박광석의 말에 후배들은 울상이 되었다.

    수천미터 상공의 수송기에서 뛰어내리는 것만으로 지옥을 경험했다.

    두명은 공포에질려 눈물까지 찔끔거렸던 것이다. 그러나 공포의 순간은 잠시였고 얼마후 대원들의 도움을받아 무사히 착지했다.

    송재동과 박광석도 이제는 능숙하게 낙하를 하였다. 두사람도 처음에 공수낙하를 할때에는 꽤나 고생했다. 그러나 이제는 익숙해졌고 한편으로 재미도 느끼는 중이다.

    그렇다해도 비행기에서의 점프는 언제나 위험한 상황이기에 최대한 신중해야했다.

    단 한번의 실수로 끝장이니까 말이다.

    대원들이 지상으로 착지를 완료한뒤에도 쉴틈은 없었다. 곧바로 수송기에서 먼저 투하한 화물과 장비들을 확보하는게 최우선 이였다.

    투하된 화물들에는 비컨(신호발생기)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투하된 장소들도 정확한 지점에 떨어졌기에 신속하게 작업이 끝났다.

    이것이 완료된뒤에 우리들은 출발을 시작했다.

    먼저 해야할 부분은 탐사대의 통신이 끊어졌던 장소다.

    우리들이 낙하한 장소에서 크게 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글을 헤치면서 나아가야 하기에 시간은 제법 걸린다.

    “실장님. 거의 도착한거 같습니다.”

    김태천이 말했다.

    이동하는 대원들은 전방위 경계를서고 있었다. 선두쪽에는 김태천이 담당했다.

    그리고 후미쪽에는 프리먼이 지휘를 하였다.

    카리브해의 작전기지인 프라스 섬(Pras Island)에는 러시아 카잔조직의 핵심인 유리 이바노프도 도착했다.

    그녀와 함께하는 정예 조직원들도 왔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와 조직원들은 프라스섬에서 후방지원을 담당하기로 하였다.

    이후에 상황이 긴급하게 변하면 그녀도 여기로 본대를 이끌고 올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순조로운 편인데, 앞으로 어떤 상황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김태천의 표정이 굳어졌다.

    네오 메디컬(Neo Medical)에서 봤던 통신영상에는 분명히 총소리와 습격이 있었다. 그리고 배후에있던 음성은 중국어다.

    이번사건에 중국정부나 특수기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따라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해야 했다.

    “프리먼. 후방쪽은 어떤가?”

    “지금까지는 이상무.”

    프리먼의 통신이 들어왔다.

    선발대로 편성된 대원들의 숫자는 35명이다.

    그러나 대원들의 전투력은 일당백의 수준이다.

    따라서 숫자가 중요한것이 아니다.

    “저곳이군요.”

    “역시 예상대로...”

    나의 김태천이 대답했다.

    ***

    “완전히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군요.”

    “그나마 다행인것은 시체가 없다는 것인가.”

    “리빙스턴 탐사대는 학술목적의 팀이다보니 습격자들을 상대로 순순히 항복한거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이군요.”

    김태천과 프리먼이 현장을 조사하며 파악했다.

    리빙스턴 탐사대가 있던 장소와 막사는 완전히 파괴된 상태였다.

    탐사대가 갖고있던 다양한 장비들은 총탄을맞아 부서진 상태고 무전기도 역시다.

    그리고 현장에대한 조사를통해 습격해온 적들에게 강제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알수있었다.

    “문제는 무슨일이 벌어졌고, 어디로 끌려갔느냐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그 부분을 알수가 없습니다.”

    김태천도 이것에서 막혔다.

    그사이에 박광석과 팀원들은 파괴된 장비들이지만 내부에서 여러가지 데이터와 자료들을 회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컴퓨터의 모니터와 본체가 총탄에맞아 박살나도, 중요한 데이터가 저장된 하드 디스크(Hard Disk)와 각종 메모리들은 무사할 가능성도 많았다.

    “무식하게 총질을 해댔군.”

    박광석이 부서진 장비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어떻습니까? 데이터의 회수 상황은?”

    “역시 제대로 아는 놈들이 없었는지, 그냥 총알만 군데군데 퍼부어 놓았습니다. 지금 작업을 진행중인데 잘될거 같습니다.”

    박광석이 대답했다.

    역시 박광석팀을 데려오길 잘했다.

    전투에서 총을들고 활약하는건 못하지만 그외에 컴퓨터와 IT-전문가로서 그들의 실력은 뛰어났기 때문이다.

    “선배님. 저것은 그래도 운이 좋은가 봅니다. 내부의 배터리가 아직도 살아서 불이 깜빡깜빡 하는군요.”

    “그래? 하지만 조금전에 봤을때에는 완전히 꺼졌었는데.”

    후배의 말에 박광석이 대답했다.

    그때 박광석이 뭔가 눈치챈듯 서둘러 다가갔다.

    “잠시만. 이건 분명히 누군가가 원격으로 전원을 켠것 같은데...”

    “정말입니까?”

    “그래. 확실해!”

    박광석이 말했고 장비를 관찰했다.

    이미 통신기는 파괴되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연락이 오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박광석이 살펴보는 장비는 지층과 토양을 탐사하는 장비중에 하나로 다른곳에 설치된 센서를통해 정보가 들어오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지금 규칙적으로 반짝이는 불빛과 조금전에 켜진 전원은 누군가가 원거리에있는 센서를 발견하고 이곳으로 신호를 보내는것이 분명했다.

    “이건 모르스 부호다. 누군지 모르지만 대단한데. 이거 빨리 촬영해.”

    “알겠습니다.”

    후배가 서둘러 휴대용 캠코더를 꺼내어서 반짝이는 불빛과 장비를 촬영했다. 얼마후 박광석과 팀원들이 그것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역시 탐사대장인 리빙스턴 이군요.”

    “하지만 지금 보내온 정보들을보니 상당히 다급한 것은 분명한거 같습니다.”

    “적들이 손을 쓰기전에 먼저 움직여야 겠군요.”

    나의 말에 프리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후 대원들에게 긴급명령에 떨어졌다.

    철컥! 대원들이 각종 무기와 장비를 점검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왔지만 지금부터는 틀리다.

    리빙스턴이 보내온 모르스 부호와 정보에 따르면 현재 그는 추격당하고 있었다.

    잠시 위기를 모면하기는 했지만 적들은 리빙스턴을 찾기위해 주변을 뒤지고 있는것이다.

    “적들의 시선이 리빙스턴에게 집중된 상황이라면, 우리쪽이 유리합니다.”

    “반드시 그를 구출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그의 역활은 어느때보다 중요하니까 말이지요.”

    “물론입니다.”

    김태천이 대답했다.

    ***

    “개같은 놈들. 역시 포기하지 않았던 것인가?”

    리빙스턴이 입술을 깨문다.

    현재 그의모습은 엉망진창이다.

    늪지대에 몸을 숨긴다고 옷은 흙투성이고 정글속의 벌레들에게 물려서 군데군데 상처다.

    하지만 이런것에 불평할때가 아니다.

    리빙스턴을 발견하는데 실패하자 적들은 다시 메탄가스와 늪지대가 있는곳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리빙스턴을 놓쳤고 여기에 숨어있다는 확신을 한것이다.

    “저기다. 잡아라!”

    추격대가 리빙스턴을 쫓기 시작했다.

    메탄가스로 뒤덮힌 곳이다보니 총을 쏘지는 못했다. 대신에 추격자들은 군용대검을 꺼내들었다.

    “리빙스턴. 아무리 발악해봐야 소용없지. 네놈이 우리들의 손에서 탈출한것은 칭찬해주지. 그러나 여기가 마지막이야.”

    부하들의 사이에서 영어로 말하는 리더가 나왔다.

    눈매가 날카롭고 입가에 조소를 지었다.

    이윽고 리더가 부하들에게 신호했다.

    좌우에서 곧바로 3명이 달려들었다.

    도망치느라 체력이 급격하게 소모되었고 제대로 반항조차 힘들었다.

    ‘이게 마지막인가?’

    리빙스턴이 심호홉을 하였다.

    적들에게 포위 되었지만 쉽게 당할수는 없었다. 좌측에서 오던 한명의 군용대검을 피하면서 그것을 역으로 상대의 복부에 박아넣었다.

    “저새끼가... 죽여!”

    이번에는 2명이 더 합세했다.

    운좋게 한명은 해치웠지만 더이상은 무리다.

    그때 공기를찢는 파공성이 터진다.

    쉬잇! 퍽! 쾌속으로 날아온 화살이 리빙스턴을향해 달려들던 적의 목을 꿰뚫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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